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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2-23 19:42:35

화이트데이 2: 거짓말하는 꽃/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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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괴담 수첩
2.1. 지하실 괴담2.2. 정신적인 불안함2.3. 소강당에서의 악몽2.4. 폭격2.5. 목 매단 학생2.6. 토막 살인12.7. 토막 살인22.8. 마스크를 쓴 여자2.9. 죽도록 좋아해2.10. 의문의 자판기2.11. 부당한 괴롭힘
3. 심령 사진
3.1. 억울한 아낙네3.2. 죽음의 러브레터3.3. 부서진 둥지3.4. 두 동강 난 사내3.5. 탈영병3.6. 초혼3.7.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3.8. 엇갈린 장난3.9. 지워지지 않은 욕설3.10. 굶주린 노파3.11. 거꾸로 선 여자3.12. 혼자 하는 숨바꼭질3.13. TV에 갇힌 원혼3.14. 충귀3.15. 거짓된 손거울3.16. 유골의 정체3.17. 끝나지 않은 연습3.18. 뜀틀 속의 누군가

1. 개요

화이트데이 2: 거짓말하는 꽃의 괴담을 정리한 문서

2. 괴담 수첩

2.1. 지하실 괴담

너 그 얘기 들었어? 우리 학교에 지하실이 있다는 얘기 말이야.
아주 오래 전의 일이라서 지금은 잘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지만.
원래 연두고가 있던 자리에는 병원이 있었대.
그리고 그 지하실에는 그 병원에서 죽었던 영혼들이 득실득실하다는 소문이 있어.
어쩌다 잘못 들어가기라도 하면 살아돌아올 수 없다나?
믿거나 말거나지만 왠지 섬뜩하지 않아?

2.2. 정신적인 불안함

가정불화가 심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했기 때문일까. 교내에서 대외 관계도 좋지 않았다.
집으로 가도 지옥, 학교에서도 지옥인 나날들이 이어졌다. 기댈 곳은 없었다.

그녀는 커터칼로 자신의 손목을 긋는 것으로 울분을 해소했다.
자해를 할 때마다 자신이 살아 있음을 비로소 느꼈다.
손목에 반창고를 붙이고 오는 날들이 많아졌지만 으레 그렇듯 주변 사람들은 소녀를 동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롱의 대상으로 삼으면 삼았다.
결국 소녀는 자신의 인생을 끝마치기로 결심했다.

다음 날 아침, 학생들이 등교했을 때 피웅덩이가 고여 있는 교실 한복판에 쓰러져 있는 소녀를 목격할 수 있었다.
그녀의 전신은 온통 커터칼 자국 투성이었다.

2.3. 소강당에서의 악몽

꿈속에서 난 소강당 한복판에 서 있었어.
그리고 스탠드 홀더에 고정된 마네킹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지.
난 너무 무서워져서 소강당을 빠져나가려 했는데 아무리 문을 밀고 당겨도 열리질 않는 거야.

그때 바닥에 놓인 종이 한 장이 눈에 들어왔어.
[내 몸을 찾아줘.]

사지가 없는 마네킹이 내게 건네는 말 같았어.
마네킹의 몸을 찾아주면 소강당을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
비현실적인 이야기긴 하지만 꿈속이라서 그때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어.

난 마네킹의 몸을 찾아주기 위해 다른 마네킹에 붙어있는 팔다리를 떼어냈어.
그런데 어느 순간 팔다리가 떼어진 마네킹들이 남아있는 손발을 휘두르며 나를 덮쳐왔어.
팔 없이 다가오는 마네킹. 다리 없이 다가오는 마네킹. 정말 공포스러웠지.
나는 마네킹들한테 붙잡혔고 그 순간 꿈에서 깨어난 거야. 소름돋는 꿈이었어.

2.4. 폭격

문옥은 남편과 아이와 함께 산골에서 사는 평범한 여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쟁이 터졌고 남편은 전쟁터로 끌려 갔다.
폭격이 예정된 밤, 문옥은 아이를 데리고 뒷산 동굴에 몸을 숨겼다.

그녀가 잠깐 잠에 빠진 사이 품속에 있던 아이가 없어졌다.
문옥은 사람들의 만류에도 동굴을 뛰쳐나가 아이를 찾으러 다녔다.
한참 아이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던 그녀는 폭격기의 소이탄에 휩싸여 화염 속에서 끔찍하게 사망했다.

2.5. 목 매단 학생

친구 사이인 A양 B양은 사소한 일로 서로 다투었다.
B양은 A양에게 화해하자며 방과후에 가정실습실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A양은 가지 않았고, 그날 밤 가정실습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B양은 사망하고 만다.
그 후 A양은 양심의 가책에 시달렸고 결국 학교에서 목 매단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 이후로 학교에서 종종 A양이 목격된다고 한다.

2.6. 토막 살인1

나의 할아버지는 장의사였다.
할아버지는 종종 사지가 절단된 사체가 실려오면 실로 꿰매어 주곤 했다.
육체가 온전히 붙어 있어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망자가 마음 편히 성불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토막 살인을 당했다.
연쇄 살인마의 손에 토막난 사체가 다른 사체의 것들과 뒤섞였다.
안 돼! 안 된단 말이야! 뒤섞이면 내 몸을 찾을 수 없잖아.
절규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2.7. 토막 살인2

나 말고도 살해당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끔찍한 고통과 원한 속에서 온전한 정신을 잃은 지 오래다.
자신들의 육체는 이미 부패되어 사라져서 성불을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인가? 그들은 내 몸을 찾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내가 내 것을 가져가려고 하면 화를 내며 달려든다.

2.8. 마스크를 쓴 여자

명희의 부모님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22살의 꽃다운 나이였지만 그 이후로 그녀는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살아왔다.
그녀에게는 보살펴야 하는 소중한 동생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쪽잠을 자가며 하루에도 아르바이트 몇 개씩 전전하는 삶이었지만 명희는 괜찮았다.
자신이 희생해서 동생들이 잘 자라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했으니까.

어느 날, 명희의 생일이었다.
일에 치여 자신의 생일인 줄도 몰랐던 그녀는 동생들에게서 생일 선물을 받고 그만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동생들이 얼마 되지 않는 용돈을 쓰지 않고 모아 화장품과 옷을 사서 준 것이었다.
한창 꾸밀 나이인 젊은 명희가 한 푼이라도 아끼느라 수수하게만 다녔던 게 어린 동생들의 마음에도 걸렸다고 한다.

명희는 동생들이 준 옷과 화장품으로 한껏 꾸민 후에 행복한 기분으로 밖을 나섰다.
그리고 그녀는 처참한 시신으로 동생들에게 돌아왔다. 게다가 그녀의 얼굴은 입이 귀 밑까지 찢어져 있었다.
명희를 그렇게 만든 범인은 성형 실패 후 얼굴을 가리기 위해 언제나 마스크를 쓰고 가방에 날붙이를 들고 다니는 여자라고 한다.
그 여자는 어째서인지 자신보다 예쁘고 젊은 여성을 보면 분노하며 달려들었다고 한다.

2.9. 죽도록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난 이렇게나 널 좋아하는데 넌 왜 알아주지 않는 거야?
왜 나더러 쫓아다니지 말라고 하는 거야?
왜 내가 쳐다보는 게 기분 나쁘고 소름 끼친다고 하는 거야?
난 널 좋아할 뿐인데. 좋아할 뿐인데.
어째서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다니면 안 되는 거야?

방해받고 싶지 않아. 방해하지 마.
계속 그렇게 방해한다면 죽어서라도 따라다닐 테니까.
그래. 그렇겠네. 내가 죽어서 귀신이 된다면 날 방해할 수도 없겠구나.

2.10. 의문의 자판기

예준은 현아를 사랑했다. 예준은 현아가 해달라는 걸 다해줬다. 현아가 좋았으니까.
그날도 예준은 현아를 기쁘게 하기 위해 그녀가 좋아하는 음료수를 자판기에서 뽑아가려 했다.
하지만 그날따라 자판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다른 음료수가 나왔다.
어쩔 수 없이 그 음료수를 가지고 현아에게 갔는데, 그녀는 예준에게 더이상 이러지 말아달라 얘기했다.

예준은 자신이 차인 이유가 고장난 자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차마 현아가 자신이 싫어서 거절했을 거란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다면 자신이 너무 비참해질 것 같았으니까.

예준은 자판기에게 화풀이를 하기로 했다.
밤늦게 학교로 들어가서 자판기를 마구 걷어찼다. 아무리 차고 또 차도 분이 풀리지 않았다.
문제는 자판기가 넘어져서 예준을 깔아뭉갰다는 거였다. 하필이면 방학이었다.
며칠을 자판기 밑에 뭉개진 채로 움직일 수 없었던 예준은 사망하고 말았다.

2.11. 부당한 괴롭힘

캐비닛에 머리를 박아대는 것보다 자신의 억울함이 더 아팠던 사람이 이 학교에 있었다나 봐.
한 학생이 동급생들로부터 부당한 괴롭힘을 당했대.
그런데 가해 학생의 부모님이 학교 재단에 엄청난 돈을 후원하는 후원자였던 거야. 애석하게도 교사들은 방관했지.
학생은 억울해서 교무실에 찾아가 교사에게 항의했는데, 오히려 감히 어른에게 반항한다는 이유로 학생부실에 불려가 심한 체벌을 당했다지.

그 학생은 결국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억울함에 학교에서 발작을 일으키며 자해를 하기 시작했어.
캐비닛 안에 들어가 머리를 계속해서 박은 거지.
결국 그 학생은 쇼크사해버리고 말았는데 아직도 밤에 캐비닛 근처에 가면 캐비닛에 머리를 박는 소리가 들려온대.

3. 심령 사진

3.1. 억울한 아낙네

사진반 서유정은 학교 홍보 책자에 실릴 학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유정이 교실 사진을 촬영 중 뒷편 사물함에서 이상한 형체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모습이 렌즈 너머로 보였다
순간적으로 셔터를 눌렀지만 아쉽게도 필름에 남지는 않았다.

헛것을 봤다기에는 너무나 생생한 광경이라 유정은 오컬트부의 선배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선배는 원귀일거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벽장에 갇히는 고문을 당한 여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일제 강점기 무렵에 정치범 수용소로 사용되었다고 했다.
그때 정치범이란 죄명으로 고문을 받고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한 명일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 고문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주었다며 아마도 앉거나 누울 수 없게 만든 독방에 갇혀 있었을 거라 했다.
큰 고통 속에서 강한 원한에 사로 잡혀 목숨을 잃었기 때문에 원귀가 되었을 거란 이야기도 했다. 그리고 선배는 학교의 이상한 기운 때문에 영혼들이 이승을 떠나지 못함을 안타까워 했다.

3.2. 죽음의 러브레터

제2외국어 교사 현정희는 매사 짜증이 많았다. 비중이 낮은 과목이라 학생들은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았고 정희를 무시했다. 일부 학생들은 정희에게 심한 장난을 치기도 했다. 특히나 정희의 추한 외모를 가지고 놀리는 것은 정말 참을 수 없었다.

견디기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정희는 평소 좋아했던 동료 교사로부터 러브레터를 받았다. 그녀는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편지에는 야간자율학습 종료시간에 맞춰 학교 뒤뜰로 나와 달라는 부탁이 적혀 있었다. 정희는 평소하지도 않던 화장을 정성껏 했다. 정희가 들뜬 마음으로 나가자 어두운 뒤뜰에 가로등이 켜졌다. 대형거울과 거기 적힌 글씨가 정희의 눈에 들어왔다.

"거울 좀 보고 사세요"

거울 속에는 엉망진창 화장이 된 정희의 얼굴이 있었다.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정희는 폭발했다. 맨손으로 거울을 깨고 소리를 질렀다. 정희는 깨진 거울 조각을 들고 자신을 비웃은 학생들을 마구 찌르고 베었다. 뒤뜰은 순식간에 피로 물들었다.

달아난 정희는 다음 날 교실 교탁에 기대어 죽은 채 발견되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듯 엄청난 분노로 두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3.3. 부서진 둥지

미희는 옆자리에 앉은 지수가 거슬렸다. 수업중에 그녀가 계속 무언가를 중얼거렸기 때문이었다. 하루는 뭘 그렇게 중얼거리나 싶어 귀를 기울여 봤더니...
"날아가야 해. 날아가야 해. 여기 있어선 안 돼."
그녀는 퀭한 눈으로 창문 밖의 새둥지를 쳐다보며 그리 중얼거렸다.

어느 날. 나무 위에 있는 새둥지가 떨어졌다. 지석이라는 학생이 새둥지를 향해 장난삼아 돌을 던진게 화근.
둥지 안의 알은 모두 깨졌고 터져버린 노른자위가 흙바닥을 적셨다.

"우리들의 아이를 죽이다니 용서할 수 없어." 지수는 분노에 찬 음성으로 똑똑히 말했다. 미희는 흠칫 놀라 지수를 쳐다보았고, 그녀는 소름끼치도록 평온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다음 날, 지석이 머리가 깨어진 채로 발견되었다. 나무 위를 오르려다가 떨어져 죽은 것이다. 흘러내리는 피가 흙바닥에 스며들었다. 터져버린 노른자위가 그랬던 것처럼.

그 날부터였다. 지수가 등교하지 않기 시작한건. 나중에 전해 듣기로는 지석이 죽었던 날과 같은 날, 그녀는 자택에서 목숨을 끊은 채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미희는 지수가 새가 되어 날아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3.4. 두 동강 난 사내

지금은 없어진 기숙사를 지을 때였다. 공사부지의 땅을 파고 흙을 고르던 중 지뢰가 발견되었다. 인부들이 당황해 하며 경찰이나 부대에 신고하여 제거해야 한다고 한마디씩 했다. 하지만 공사 관리인은 가뜩이나 늦어진 공사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는 없었다. 관리인은 절대 터지지 않는다며 인부를 시켜 지뢰를 들어 내라고 명령했다. 모두들 머뭇거리자, 관리인은 걷어 내는 사람에게 일당의 2배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모두들 관리인의 눈길을 피하는데 홀로 노모를 모시는 영수가 조용히 손을 들었다.

영수가 삽으로 조심스레 지뢰를 건드리자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영수가 공중으로 튕겨져 올라갔다. 땅에 떨어진 영수는 두 조각이었다. 허리가 잘린 영수는 원망과 고통의 표정으로 관리인을 향해 기어가려 했다. 바로 숨이 끊어지지 않아 영수의 고통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누군가는 숨을 끊어 고통을 덜어 주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도 나서지 못했다. 영수는 1분 남짓 견딜수 없는 고통을 느끼다 숨이 끊어졌다.

3.5. 탈영병

어둠 속의 초소. 한밤 중이지만 보름달이 떠서 어스름하게 주변을 비춰주고 있다. 근무 중인 김창수 일병은 자신의 상의 주머니를 살짝 두드려 본다. 주머니에는 고향의 여자친구의 편지가 있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기다림이 힘들어 헤어지자. 광적으로여자친구에게 집착했던 김창수는 평소에도 여자친구 대문에 불안하고 초조해 했다.

감히 헤어지자고 해? 바람이 난 게 틀림없어. 용서할 수 없어.

옆을 보니 사수인 상병은 잠이 들어있었다. 창수는 소총을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창수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는 그대로 앞으로 내달렸다.

"이것들! 다 죽여 버릴 거야."

창수의 기척을 듣고 상병이 잠에서 깨어났다. 상병은 큰소리로 창수를 불렀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창수는 탈영병이 되었다. 한밤의 부대가 발칵 뒤집어 졌다. 탈영병을 잡기 위해 대기조가 출동을 하고 주변 수색이 시작되었다. 수색과 검문이 삼엄해서 창수는 계속 산을 헤매며 숨어 있었다. 쉬지도 먹지도 못한 7일째 되는 밤이었다. 문득 고개를 들어 보니 멀리 불빛 하나가 보였다. 창수는 홀린 듯 그 불빛을 향해 움직였다. 한참을 걸어 가보니 학교 운동장의 가로등이었다. 그 옆에는 커다란 나무가 서있었다. 창수는 되뇌었다. 이제 끝내자

다음날 창수는 목을 맨 채 발견되었다.

3.6. 초혼

민주는 신기를 가지고 있었다. 이른바 귀신의 기운을 느낄 줄 아는 아이였다.
할머니가 영험한 무당이었다. 엄마는 신내림을 받고 싶어하지 않아 민주가 대신 신기를 받았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분명 신기해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고 귀찮게 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일도 없었다.
가끔 아이들이 분신사바, 즉 초혼을 하는 모습을 보면 속으로 한숨이 나왔다. 아무 것도 오지 않는데 호들갑이라니..
수업 중 잠깐 졸았던 민주는 깨어나 보니 이미 쉬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또다시 분신사바를 하며 대학에 붙을 지, 남자 친구가 생길지를 묻고 깔깔대고 있었다.
민주는 신경 안 쓰듯 곁눈질로 살짝 살펴보니 처음 보는 아이가 무리에 끼어있었다. 민주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정말 무서운 게 왔어!
모두들 깜짝 놀라 민주를 바라 보았다. 그 처음 보는 아이는 쇳소리같은 웃음 소리를 내며 민주에게 다가 왔다. 하지만 아무도 그 아이를 신경쓰지 않았다. 아이는 민주에게 속삭였다.
나를 보면 안 돼. 어쩔 수 없네. 나랑 같이가자.
민주의 눈동자가 위로 뒤집어지고 입에서 거품이 흘러 나왔다.
민주는 괴성을 지르며 창문 밖으로 몸을 던졌다.

3.7.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미희는 무용부였다. 그녀는 무용 연습에 열중하다가 그만 해가 저무는 지도 몰랐다.
빨리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보다 더 급한 게 있었다. 바로 화장실.
그녀는 화장실에 가기 꺼려졌다.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을 종종 들었기 때문이었다.
겁 먹은 채로 화장실을 사용했지만 미희의 걱정과는 다르게 귀신은 없었다.

역시 괴담 같은 건 헛소문이었던 거야.
그녀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화장실을 떠나려 했다.
그때 어딘가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귀신일 거라는 직감. 미희는 절대 뒤를 돌아보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엄마."

그때 엄마를 부르는 듯한 아이의 소리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고야 말았다.
한 아이가 휴지통 안에서 미희를 쳐다보고 있었다. 눈물까지 흘리면서.
아이는 미희가 자신의 엄마가 아닌 걸 확인이라도 한 듯 연기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미희는 어째선지 마음이 아팠다.
예전에 이 학교에서 한 미혼모가 숨어 들어 아이를 유기하고 갔고 그 아이는 결국 숨졌다는 이야기를 듣자 더더욱.

3.8. 엇갈린 장난

연극부에서 있었던 일이다. 소품 준비 담당이었단 A양과 B양은 곧 있을 가을 축제를 위해 한참을 밤새워서 연극 준비에 힘쓰고 있었다.
그러다 A양이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자리를 떴다. 문득 장난기가 돌은 B양.

그녀는 연극 소품인 사람의 머리를 들고 발소리를 죽인 채로 A양이 들어간 화장실 칸의 옆 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사람머리를 손으로 들어 마치 귀신이 옆칸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A양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B양은 꺄르륵 웃으며 화장실 밖으로 뛰쳐나가 연극반으로 돌아갔다.

A양이 돌아오자 B양은 미안하다고 많이 놀랐냐고 물었다. 그러자 A양은 고개를 갸우뚱해했다.
B양은 그녀의 반응에 의아해하며 구관 화장실에서 사람의 머리를 보고 비명을 지르지 않았냐고 물었다.

A양이 대답했다. 나 구관 화장실에 안 갔는데...?
난 신관 화장실로 갔어. 그럼 내가 놀래켰던 그 사람은 누구지? 그런생각이 B양의 뇌리를 스쳤을 때. 그녀의 뒤에서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재밌었니?

3.9. 지워지지 않은 욕설

왕따를 당했던 여학생이 있었다. 그녀는 화장실 벽에 쓰인 자신에 대한 악의적인 욕설에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로 그녀는 화장실에 나타나 자신의 욕설이 적힌 낙서를 지우려 한다.
하지만 그건 허상에 붙잡혀 있는 것이다.

사실 욕설은 이미 지워진 지 오래다. 그녀는 자신의 안에 있는 상처가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지우려 들고 있는 것이다.

3.10. 굶주린 노파

보릿고개 굶주림에 시달리던 노파가 구휼미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하지만 구휼미를 받고 돌아가는 길, 굶주린 패거리들에게 구휼미를 빼앗기고 구타당한 뒤 길거리에 방치되어 죽고 만다.

이후 노파는 뼈다귀만 남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마른 모습으로 낡은 한복을 입은 채 나타나곤 한다.
그리고 혼자 있는 학생들을 보면 인간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의 강한 힘으로 손목을 끌고 가려한다고 한다.

고놈 참 맛있겠다. 입맛을 마구 다시면서.

3.11. 거꾸로 선 여자

한 남자가 여자를 죽였다. 서로 다투다가 남자가 여자를 계단에서 밀었는데, 여자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 채로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남자는 당황한 듯 보였다. 이윽고 주위를 둘러보더니 목격자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시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시체를 거꾸로 매단 후 발못의 뒷 부분에 칼집을 낸다.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고 그는 벽에 기대 앉아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극도의 긴장 속에서도 피곤함이 이상하리만치 몰려왔다.

깜빡 잠이 든 남자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여자의 시체가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그녀가 머리를 바닥에 박은 채 거꾸로 서서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도 머지않아 깨달았다.

3.12. 혼자 하는 숨바꼭질

왕따를 당하던 한 소녀가 있었다.그녀는 또래들이 자신을 끼워주지 않아 늘 쓸쓸해했다. 어느 날, 평소에는 소녀를 따돌리
던 한 무리들이 그녀에게 다가와 함께 숨바꼭질 하자고 제안했다. 소녀는 술래들을 피해 체육창고 안에 숨어있었다.
하지만 해가 떨어질 때가 되어도 술래는 소녀를 찾아오지 않았다. 심지어는 체육창고 문이 잠겨져 있었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소녀를 놀이에 끼워줄 생각이 없었던 것 소녀가 체육창고에 숨는 것을 보자 문을 잠궈버린 것이었다.
그날, 소녀는 체육창고에서 줄넘기를 이용해 목을 매달아 죽었다.

소녀는 자신을 찾아주길 바라면서 학교 곳곳에 숨어있고 때로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숨어있곤 한다.

천장 위라든가

3.13. TV에 갇힌 원혼

누군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3.14. 충귀

섬마을에 살던 가난한 여인이 있었다.

3.15. 거짓된 손거울

한 고등학교에서 파다하게 퍼진 소문이 있다.

3.16. 유골의 정체

두성이 화실에서 자다가 악몽을 꾸었다.

3.17. 끝나지 않은 연습

요리부에는 김한성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3.18. 뜀틀 속의 누군가

재훈은 도하를 집요하게 괴롭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