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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00:32:48

호락논쟁

1. 개요2. 배경3. 내용4. 관련 문서

1. 개요

18세기 조선에서 일어난, 성리학의 사상적 갈래인 호론과 낙론의 논쟁에 관해 다룬 문서.

2. 배경

17세기, 명나라가 쇠퇴하고 만주족이 발흥하면서 동아시아 국제 정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임진왜란 원조로 인해 명나라의 내정이 악화되었고 남아 있던 국력을 전쟁에 소모하면서 만주 여진의 성장을 억제하지 못 했다. 결국 후금이 건국되고 중화대륙을 유린하기에 이른다.

한편 조선은 임진왜란을 도운 명나라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었고 이는 광해군의 실정과 인조반정, 그리고 친명배금 정책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조선은 임진왜란으로 소모된 국력을 회복하지 못 했고 무리한 경복궁 중건 등의 왕권 강화책으로 오히려 재정을 소모하였다. 이러한 자극에 후금은 조선을 침공했고 병자호란이 일어난다.

조선은 전쟁을 주장하는 주전론과 화친을 주장하는 주화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리학적 질서인 화이론에 따라 후금은 오랑캐였고 명은 중화였으며 조선은 중국 다음의 문명국인 소중화였다. 문명국이 오랑캐에게 머리를 조아릴 수 없었고 현실적으로도 명은 조선을 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끈 최대 주역이자 동맹국이었기에 주화론은 명분을 잃고 주전론이 승리했다. 그러나 국력이 회복되지 않았던 조선은 전쟁을 지속할 수 없었고 항복한다.

한편 명이 멸망하고 후금이 국호를 으로 바꾸면서 중화의 중심지가 되었고 국제 질서는 청 중심으로 흘러가게 된다.

이렇게 기존 성리학적 질서에 변동이 생기자 18세기, 충청도를 중심으로 한 호론과 한양을 중심으로한 낙론이 등장하게 된다.

3. 내용

호락논쟁은 성리학에서 말하는 사람의 본성(性)이 사람 이외의 존재에게도 있는지, 있다면 같은 지 다른 지를 따지는 논쟁이었다. 이를 인물성동이논쟁(人物性同異論爭)이라고 한다. 즉, 사람(人)과 동물 혹은 사물(物)의 본성(性)이 같냐(同) 다르냐(異)에 관한 논쟁(論爭)이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 시기 성리학자들이 인간 이외의 동물에게도 관심을 가진 것 같이 보이는, 꽤 현대적인 논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당시 근세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에 조선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관한 중대한 논쟁이었다.

호락에서 말하는 사람(人)은 기존의 중화인 명나라와 조선을 의미한다. 반면, 동물이나 사물(物)은 오랑캐인 만주족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화이론적 관점에 따라 명과 조선이 가지고 있는 우월한 문명(性)을 오랑캐들도 같고 있느냐(同異)에 대해 논쟁한 것이다.

여기서 호론은 본성이 다르다는 성이론(性異論)을 주장했고 낙론은 같다는 성동론(性同論)을 주장했다. 이에 따라 호론은 오랑캐의 본성이 소중화인 조선과는 다르므로 청에 대항하여야 한다 주장한 것이고 낙론은 오랑캐나 조선이나 모두 본성은 같으므로 청의 문물을 배우자고 주장한 것이다.

호론은 주전파의 사상을, 낙론은 주화파의 사상을 계승하여 일어났으며 낙론은 결국 북학파와 통상 개화론, 그리고 개화파로 이어진다. 한편, 호론은 위정척사 운동으로 이어져 이것이 항일의병운동으로 이어진다.

4. 관련 문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