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9:37:23

헬리(초상화)/작중 행적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헬리(초상화)
파일:초상화로고.png 등장인물
{{{#!wiki style="margin:0 -10px -5px"
{{{#!folding [ 펼치기 · 접기 ]
{{{#!wiki style="margin :-6px -1px -11px"
헬리 자베스
파일:헬리프로필.jpg 파일:자베스프로필.jpg
{{{#!wiki style="margin:-16px -11px" 하저 버지아 지먼 아이리아
파일:하저프로필.jpg 파일:버지아프로필.jpg 파일:지먼프로필.jpg 파일:아이리아프로필.jpg }}}
그 외 등장인물은 등장인물 문서 참고.
}}}}}}}}} ||
1. 1부2. 2부3. 스승과 제자4. 3부

1. 1부

1화에서 마을에 의원이 찾아와 스승님을 돌볼 수 있다며 좋아하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다. 헬리의 스승님은 휩 블레뫼르로, 국내에서 초상화가로 유명한 사람이다. 남부의 시골 마을에서 친구 로저와 함께 노쇠한 스승님을 돌봐주고 있었다. 어느날, 휩 블레뫼르는 클라이튼 백작가에서 초상화 의뢰서를 받는다. 헬리는 무려 클라이튼 백작가라는 거물급 집안에게 초상화 의뢰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거장 휩 블레뫼르를 스승으로 두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휩은 사실 이미 은퇴해서 시골에서 조용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클라이튼 집안이 워낙 대단한 집안이었기 때문에 헬리는 스승님이 제안을 당연히 수락할 것이라 생각한다. 휩이 백작저로 떠나기로 한 날 밤, 휩이 헬리를 찾아와 헬리가 백작저로 대신 가라고 명령한다. 의뢰를 수락한다는 편지를 이미 백작저로 보낸 뒤였다. 헬리는 휩의 요구를 전혀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휩은 강경했다. 백작가에서 그린 초상화를 발판으로 이름을 널리 알려 홀로서기를 하라고 호통친다. 헬리의 정직한 성품과는 어긋나는 행동이었지만 휩의 말을 듣는 것이 더 중요했던[1] 헬리는 결국 백작저로 떠나게 된다.

백작저로 도착한 헬리는 백작과 그 수행인을 만난다. 휩이 자신을 대신 보냈음을 밝히고 추천서도 보여주지만 백작에게는 사정이 어떻든간에 휩이 아닌데다 헬리는 그 어떤 명성도 없는 어린 화가이기 때문에 매몰차게 거절한다. 집으로 들어가는 백작을 붙잡고 마지막으로 휩의 유일한 제자임을 근거로 들어 호소해보지만 소용이없었다. 그러나 스승의 명을 지키기 위해 닷새동안 출입구 앞에서 떠나지 않는다. 어쩌면 스승의 마지막 부탁일 수도 있는 것이었는데 들어드리지 못하고 문전박대당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며칠이 더 지나 일주일 가량 지났을 시점, 헬리는 저택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헬리는 백작 앞에서 클라이튼 가로 오게 된 포부와 자신감을 보이고,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 손목까지 걸고서 화가로 고용된다. 가혹한 조건이었음에도 스승의 말을 들어드릴 수 있게 되어 기뻤고 백작에게 감사를 표하기까지 한다. 다음날 백작이 제공한 방에서 자고 일어난다. 문득 어젯밤 자신의 언행이 생각나 부끄러웠지만 배운대로 열심히 하기로 다짐한다. 간단하게 저택의 구조와 고용인들, 그리고 클라이튼 가의 구성원에 대한 안내를 받은 후, 초상화의 모델이 될 자베스가 기다리고 있을 다용도실로 향한다.
파일:자베스첫등장.jpg
자베스와의 첫만남
자베스를 처음 보자마자 그 미모에 놀란다. 자베스 옆에 꼭꼭 숨어있던 아이린이 갑자기 헬리를 놀라게 하며 두 자매와 모두 만나게 된다. 백작과는 전혀 다르게 다정한 자베스를 보고서 신기해한다. 헬리는 자베스를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압도되는 느낌을 그림에 담고 싶어서 자베스의 자세를 고쳐 잡아주고 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제공해준 미술 도구가 모두 최상급이어서 감탄하지만 몰래 가져온 스승님의 붓을 늘 보며 마음을 다잡기도 하고, 그 붓이 스승님이라 생각하며 나름대로 의지한다. 자베스와는 일주일에 세 번 만나서 그림을 그리고, 나머지 날에는 그림을 점검하거나 저택을 둘러본다고 한다. 꾸준히 스승에게 편지도 한다.

하저에게서 백작이 차가운 성격을 갖게 된 사연에 대해 듣게된다.[2]

자베스와 만나는 날, 자베스 손의 상처를 보고 놀란다. 자베스는 화롯불에 데였다고 말했지만, 이전에 그림에 쓸 목탄을 구하러 갔을 때 저택의 화롯불은 직접 손이 닿지 않는 구조인 것을 보았던데다 화롯불 관리는 하인들의 업무였고, 날이 춥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를 이상하게 여긴다. 자베스의 손이 나앗을 무렵 자베스와 만나 초상화를 그리는데 붉은 물감에 재가 섞여있는 것을 알아챈다. 자베스의 옷이 붉은 색감이었기 때문에 붉은 물감은 아주 중요해서 그림 작업을 멈추고 물감을 새로 갈러 가게 되고, 자베스도 함께 물감을 간다. 물감에 재가 섞이게 된 경로를 고민하다 다용도실 관리 담당자인 쟌을 의심하기 시작한다.[3]

스승님의 건강을 앗아간 보라색 염료에 대해 자베스에게 알려준다. 자베스는 이날 헬리가 고아인것도, 버려진 자신을 스승님이 거두어 키워주면서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하게 된 사연도 알게 되었고, 자베스는 이런 헬리에게 좋은 기억만 남겨주겠다고 위로해준다. 헬리는 성격도 다정한 자베스에게 점점 이끌린다.

자신의 담당 시녀인 베피가 그동안 틈틈이 그려놓았던 저택 구성원들의 초상화를 발견하게 된다. 베피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흔쾌히 선물로 베피의 초상화를 준다.

자베스가 파티에 간 날, 오랜만에 외출을 해서 미술재료상점으로 간다. 근처의 재료상점이 규모가 커 감탄하고 있을 무렵 상점 주인들이 헬리에게 말을 건다. 이들은 헬리가 휩과 같은 남부 지역 출신임을 알고서 휩 블레뫼르 이야기를 시작하고 헬리는 문득 스승의 자리를 차지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가진다. 그래도 같은 지역 사람이라는 이유로 휩 블레뫼르가 그 곳에서 자주 사던 아마인유를 덤으로 받는다. 재료상점에서 나오던 찰나, 약재상점으로 들어가던 쟌을 목격하는데 쟌이 수면제가 든 성분을 샀다는 것을 엿듣게 된다. 이로써 헬리는 쟌을 더욱 의심하게 된다. 귀가 후 쟌을 몰래 따라가 쟌과 다른 사용인들 사이의 대화를 엿듣는다. 쟌은 자베스에게 대접할 차를 자신에게 먼저 가지고 오라는 지시를 내렸고, 헬리는 확신을 갖게 된다.

자베스가 귀가하자 쟌은 평소처럼 자베스 옆에 꼭 붙어있었고, 헬리는 쟌을 자베스와 떨어뜨려놓고 싶어하지만 마땅히 방법이 없어 그러지 못하고 차를 마시지 말라고도 말할 수도 없었다. 헬리는 결국 고민 끝에 자베스의 침실이 있는 3층에 출입하게 해달라고 경비원을 조른다. 당연히 경비원은 거절하지만 큰 소란에 잠에서 깬 하저가 찾아오고, 악몽을 꿨다고 둘러대기까지하며 하저를 조른다. 하저는 결국 한 번만 허락해주겠다며 헬리를 안으로 들인다. 하저가 확인해본 결과 쟌은 침실에 없었고, 자베스의 침실 문을 두드리자 방 안에서 큰 소리가 난다. 하저가 문을 열려하자 문은 잠겨있었다. 침실 문은 아침이 밝아오면 사용인들이 출입해야하기 때문에 절대 잠그지 않는다고 한다. 하저 역시 심상치 않음을 판단하고 결국 문을 따고 들어간다. 헬리의 예상대로 쟌이 인두를 들고 자베스 옆에 있었다. 헬리는 쟌을 온몸으로 막으려하고 이때 왼팔에 화상을 입는다.

쟌을 추궁하는 자리에서 쟌의 아버지가 하저에게 전해들었던 백작을 배신한 5명의 수행인 중 끝까지 배신하지 않았던 수행장 '하일 마레트'였음이 드러난다. 쟌도, 헬리도 백작이 하일에게마저 책임을 물어 죽였다고 알고 있었지만 사실 백작은 하일을 죽이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저택을 나가라고 지시했지만 하일이 자결해버린 것이었다. 백작은 쟌을 처리하기 전 아이리아와 자베스를 내보내려하지만 자베스가 아버지를 말린다. 그러나 이미 자결하겠다고 굳게 결심했던 쟌은 그 자리에서 아버지와 같은 방법으로 자결하고 이내 숨을 거둔다. 백작은 헬리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2. 2부

쟌 사건 이후 자베스는 식음을 전폐하고 있었다. 그런 자베스가 걱정되어 자베스가 있는 정원에 찾아간다. 그동안 헬리는 스승님의 일을 대신 하게 된 것도, 낯선 귀족가도 싫어서 빨리 초상화 작업을 끝내고 스승님에게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클라이튼 식구들과 고용인들에게 점점 정이 들고, 자베스에게 이끌리면서 저택에 더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자베스가 우는 모습을 보자 그의 눈물을 닦아주며 진심을 담아 위로해준다.[4] 그러자 자베스가 갑자기 헬리에게 다가와 입을 맞춰 버린다. 헬리는 그런 자베스에게 답키스를 해준다. 자베스도 헬리의 답키스를 받아들인다.

그 다음 초상화를 그리는 날, 헬리는 스승님께 편지를 쓰다가 문득 자베스와의 일이 떠올라 부끄러워진다. 이때 하녀 하나가 헬리에게 찾아와 지금 당장 초상화를 그리러 가고 지시가 있기 이전까지는 절대 나오지 말고 작업만 하라는 아이리아의 명을 대신 전해준다. 의아해하지만 자베스와 오래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며 다용도실로 향한다. 자베스가 모델 일을 하는 것이 힘들 것을 걱정하여 작업에 더 속도를 내려고 한다. 그러나 그림이 완성된다는 것은 자베스와의 이별을 의미하기 때문에 서운해하지만 자베스와 자신의 격차때문에 그를 마주하게 된 것조차 기적이라며 미래를 담담히 받아들이려 한다.

휴식 시간, 갑자기 어떤 남자가[5] 찾아와 자베스에게 결혼을 요구한다. 이때 남자가 화상을 입었던 왼팔을 세게 잡아 상처가 터져버렸다. 그는 자베스와의 몇 차례의 언쟁 후 자베스 외 모든 사용인들을 전부 밖으로 내보내려한다. 보아하니 자베스보다 더 높은 신분의 귀족인 듯 했지만 자베스가 싫어하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 자베스를 홀로 남겨둘 수는 없었고, 헬리는 자신의 고용주는 오직 클라이튼 백작이니 백작의 명에 따라 그림을 그려야하고, 따라서 당신의 명령을 듣지 않겠다며 버틴다. 그 사이 그는 헬리의 왼팔에서 피가 묻어나오는 것을 보고 왼팔을 강하게 잡으며 팔을 잘라버릴 수도 있었다며 협박한다. 자베스가 로자드를 때리며 말리고, 헬리에게서 손을 뗐지만 헬리와 자베스를 크게 비웃으며 그림을 찢으려 든다. 헬리가 다시 막아서는 사이 다행히 기사들이 찾아와 로자드를 데리고 나간다. 자베스가 헬리의 터진 상처를 치료해주다가 울음을 터뜨린다. 헬리는 자베스를 가만히 안아주며 달래고,[6] 자베스가 자신을 치료해주자 마냥 좋아한다.

백작의 부탁에 윌리엄 후작가로 서류를 전달하러 가게 되고, 꼭 좋은 여관에서 묵으라는 브로디의 충고를 듣는다. 마부가 피곤한지 안개를 핑계로 좋은 여관 대신 근처의 여관에 묵으려 하자 마부를 배려해서 마부의 요구를 들어준다. 그러나 헬리가 들어간 여관은 우범 지역의 여관이었고, 주인은 헬리가 돈을 내는 사이 헬리의 돈주머니에 손을 넣고 팁을 핑계로 돈을 더 가져간다. 자고 일어난 사이 돈도 모두 훔쳐 달아났고, 클라이튼 가문의 인장까지 가져갔다. 클라이튼 백작의 수행인이라는 신분을 증명할 길이 사라졌지만 헬리의 소지품 중에 윌리엄 후작가로 가는 편지가 있었고, 경찰은 헬리를 윌리엄 후작가로 보낸다. 윌리엄 후작은 이미 클라이튼가로 서류를 보냈기 때문에 헬리를 믿지 않고 있었고, 아들 윌리엄이 들어와 자베스가 어떤 사람인지 상세히 설명할 것을 요구한다다. 헬리는 쉴틈없이 자베스의 생김새와 성격, 행동을 묘사하고, 아들 윌리엄에게는 신뢰를 사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윌리엄 후작은 여전히 헬리를 믿지 못해 클라이튼가로 확인 차 서신을 보냈고, 그걸 받아야만 헬리를 보내줄 작정이었다. 꼬박 이틀은 걸리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헬리는 돌아가면 손목이 아니라 목이 날아갈 것 같다고 생각한다.
파일:헬리자베스말.jpg
헬리를 구해내고 함께 돌아가는 자베스
세간에 로자드와 자베스의 결혼설이 도는 것도 윌리엄에게서 알게 된다. 윌리엄도 자베스를 좋아하고 있었고, 자베스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들은 없다는 윌리엄의 말에 새삼 자베스가 대단함을 느낀다. 윌리엄은 그동안 헬리에게 잘해주었고 옷도 빌려준다. 이틀 뒤, 자베스가 헬리를 데리러 후작댁으로 직접 찾아오자 모두가 놀라고, 자베스 덕에 드디어 후작댁을 빠져나간다. 자베스가 드레스 차림으로 나올 정도로 급하게 데리러 왔다는 것이 미안해졌다. 함께 떠났던 마부는 만신창이가 돼서 클라이튼 가로 돌아갔고, 자베스가 그걸 보고 많이 걱정하고 무서워 했는데 윌리엄 후작댁까진 들어가는데 성공했다는 뒤이은 소식에 한시름 놓았다고 한다.[7] 자베스와 함께 말을 타고 돌아가며 자베스의 애정 어린 표현도 받는다. 돌아가는 길에 꽃밭에서 잠시 쉬어가게 되고, 그 곳에서 염료로 쓰이는 보라색 꽃을 직접 보여준다. 헬리는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했지만 이별이 다가오고 있었고, 이 순간을 평생 기억하기로 하며 자베스에게 키스를 건넨다.

3. 스승과 제자

눈이 쏟아져내리는 어느 겨울날, 휩이 미술 상점에 다녀오는 길에 버려진 아기를 발견했다. 급히 부모를 찾아보았지만 날이 너무 추웠던 탓에 아기를 집 안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아기는 휩에게 방긋방긋 웃어보였고 휩은 부모를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아기를 맡아 길러주기로 하였다. 계절이 바뀌어도 부모는 나타나지 않았고, 휩은 그 사이 아기에게 '헬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헬리는 아기 때부터 자연스럽게 휩의 집 안에 있는 많은 미술 도구들을 가지고 놀았다. 휩은 헬리가 조금 더 크자 직접 그림을 가르쳐주게 되었는데, 우연인지 하필 헬리가 미술에 엄청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휩은 헬리에게 화가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려주곤 했다.[8] 미술 상점에서 재료를 사오는 심부름을 일부러 시키기도 했는데, 심부름을 하면서 안료의 이름도 외우고, 가격도 보아두고 질좋은 재료를 직접 고르는 등의 경험을 시킬 목적이었다.

헬리는 그런 휩에게 단 한 번도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낸 적이 없었다. 오히려 나서서 휩을 시내로 데리고 가 디저트 가게도 가고 옷도 사주고 면도도 시켜주는 등 정성을 다했다. 헬리는 휩을 스승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가족이 되어준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버지 또는 세상의 전부였다. 휩은 헬리에게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 말아달라는 약속을 한다.

그러나 휩의 건강은 점점 악화되었고, 결국 헬리가 클라이튼 가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사이 돌아가셨다. 비보를 전하러 온 로저에게서 헬리를 생부모가 헬리에게 남긴 유일한 물건인 목걸이[목걸이]와 편지를 유품으로 받는다.

4. 3부

헬리는 백작에게 스승님을 이대로 그냥 보낼 수 없으니 잠시만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지만 백작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로저가 찾아와 휩이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달한다. 헬리는 휩의 편지와 목걸이를 받아들고 울음바다가 된다. 백작을 찾아가 이대로 스승님을 그냥 보낼 수 없다며 고향으로 잠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한다. 그러나 백작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지먼이 헬리를 받아주게 된 것은 헬리의 눈빛과 자신감, 휩의 추천서, 촉박한 기한 등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고향에 가는 것을 허락해준다면 그 이유는 단지 동정 하나 뿐이라는 이유였다. 게다가 헬리는 윌리엄 후작가로 다녀오면서 클라이튼 가문의 인장을 잃어버리는 사고를 쳤다. 인장을 잃어버린 것은 자베스를 구해준 공이 있으니 흔쾌히 용서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시간을 이미 많이 낭비했고, 아무리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고 한들 기한은 얼마 남지 않았으며 고향에 다녀온다고 또다시 시간을 쓴다면 그림에 대한 책임은 더욱 중해진다며 요목조목 헬리의 요구를 설파해버린다. 더욱이 스승이 자신의 죽음에 슬퍼하며 초상화를 뒷전으로 두고 고향으로 돌아올 것을 바랄지, 그럼에도 목적을 완수한 뒤 돌아가길 바랄 지 생각해 보라는 진심어린 조언까지 해준다. 헬리는 지먼의 마지막 말에 설득당했고, 화가로서 현명하게 초상화에 더 집중하는 것이 맞다며 요청을 철회한다.

헬리는 하저에게 백작의 말대로 초상화의 완성도를 올리겠다는 결심을 전한다. 다만, 고향으로 돌아가는 대신 휩의 죽음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그림이 공개되기 전까지 막아줄 것과 초상화를 그린 화가는 휩 블레뫼르로 알릴 것을 요청했다. 헬리는 휩이 원하는 대로 헬리의 이름으로 초상화를 그려 유명해지는 것을 선택하고 싶지 않아했다. 애초에 헬리가 앉은 자리는 휩의 자리였고, 사람들은 헬리가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며, 휩은 명성 높은 화가가 되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헬리는 그저 그림이 좋을 뿐인데다 이런 방법으로 유명해지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하저는 헬리의 말은 전달하겠다고 해주지만 지먼이 이를 수락할 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헬리는 저택에와서 좋았지만 스승과 초상화를 바꾼것 같아 불편했다. 자베스를 포함한 저택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으며 기뻐하는 동안 스승은 죽어갔기 때문에 죄책감이 상당했다. 초상화를 완성했지만 초상화의 완성은 곧 자베스와의 헤어짐을 의미한다. 헬리 곁에는 이제 스승도, 자베스도 없었다. 집에 돌아간 헬리는 혼자 남겨졌다는 사실을 크게 체감하며 상실감에 빠진다.

2년 후, 헬리는 지독한 우울증에 빠져 끼니도 제때 챙기지 않아 바짝 야위었다. 그나마 로저가 우편 배달일을 도와달라는 핑계로 헬리를 억지로라도 밖으로 데리고 다니며 건강을 챙겨주었다. 헬리가 우편일을 도와주러 동행한 날, 배달을 갔던 집의 아주머니에게서 자베스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로저 역시도 사망 소식을 들었지만 헬리가 걱정되어 말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헬리는 또 한 번 인사를 하지 못하고 떠났다는 것이 더 견디기 힘들어 로저에게 독한 말까지도 한다.[10] 헬리는 스승님과 자베스 모두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빠져버리고, 극단적인 생각이 들어 스승님이 쓰다 남은 보라색 꽃에 손을 댄다. 이때 절묘하게도 누군가가 헬리의 집 대문을 두드린다.

헬리의 집을 방문한 사람은 하저와 브로디였다. 하저는 헬리에게 먼저 자베스의 죽음에 관한 말을 꺼낸다. 헬리가 자베스 이야기를 듣고 슬픔에 떨자, 하저는 헬리를 진정시키고 백작 부부와 자베스의 부탁을 전하러 왔다며 자베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힌다. 사실 자베스는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로자드와 성인이 되자마자 결혼하기로 하였지만 자베스를 도저히 로자드에게 보낼 수 없었던 백작 부부는 자베스를 망자로 위장했다. 자베스는 혼자 생활할 수 없기에 함께 생활해줄 누군가를 찾고 있었고, 그 누군가는 백작의 지인과는 전혀 관련없는 사람이면서도[11] 자베스를 극진히 챙겨줘야할 사람이었기 때문에 아이리아가 지먼과 자베스에게 헬리를 제안했다고 한다.[12]

헬리는 은신처에서 자베스를 보자마자 미안하다는 말부터 전한다. 두 사람은 현재 왕까지 속이고 있기 때문에 절대 들켜서는 안되니 외출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지하 창고에 5년간은 충분히 쓸 물자를 지원받았고 창문도 꼼꼼히 가려두었다. 클라이튼가 및 지인과 연락도 하지 못하고 당연히 사람을 쓰지 못하니 모든 생활은 직접 해야한다. 그럼에도 헬리는 자베스와 함께 있는 것이 꿈만 같아 기뻤고, 그 모든 불편함을 감당할 준비를 빠르게 마친다. 두 사람은 정체를 숨기기 위한 이름을 서로 지어주기로 한다.

자베스는 헬리에게 릭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자베스가 밖으로 나오는 일은 잘 없었지만 가끔 나올 때면 자베스의 용모를 보고 마을 사람들이 놀라 아름다움으로 유명했던 클라이튼 가 장녀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씁쓸해하는 자베스를 지켜보곤 했다. 2년이 더 흘렸을 무렵, 헬리는 자베스의 또다른 초상화를 작업하고 있었다. 헬리의 존재가 알려지면 안되니 그림을 그리고 팔아 먹고 살 순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림을 놓지는 않았다. 자베스와 헤어진 후에는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않았지만 자베스 곁에 돌아온 이후로는 다시 붓을 잡았다. 지난 초상화는 기한이 있어 빠르게 완성했지만 이번 초상화는 느긋하게 그리고 싶어 작업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미완성이다. 자베스가 저택에 걸려있을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그리움을 달랠 가족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자, 헬리는 자베스에게 백작 부부와 아이린의 초상화를 그려준다.

지하 창고에 물자는 많았지만 그래도 헬리는 돈을 조금씩 벌어서 생활하고 있었다. 자베스는 제빵 실력을 크게 키웠다. 자베스는 어느 순간 누군가가 찾아오는 악몽을 꾸기 시작하고, 가끔은 일을 하지 않고 자베스 곁을 지키기도 한다. 헬리가 집으로 돌아오자 문 앞에 누군가의 발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급히 문을 연다. 다행히 발자국의 주인은 윌리엄이었다. 윌리엄은 로자드가 자베스를 사방팔방으로 찾아다니자 화가 나서 로자드 곁에 심복을 하나 심어두고 로자드에게 가는 정보를 똑같이 보고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보고를 받으면서 초상화를 그린 사람이 헬리였다는 것, 그리고 자베스가 죽은 시점에 헬리도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윌리엄 역시 로자드의 직감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또한 자베스가 헬리를 데리러 직접 윌리엄의 집을 찾아오기도 했기 때문에 윌리엄은 두 사람을 먼저 찾아내어 로자드로부터 지킬 생각이었다. 전국에서 두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 무모한 짓이긴 했지만 결국엔 찾아내었고, 관련 정보가 로자드에게 가는 것을 막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로자드가 두 사람을 찾아낼 것이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며 안심시키고 떠난다. 현재 로자드는 요제프 사후 자베스를 찾는데만 집중하느라 국왕의 신임도 잃었고 간신배들이 들러붙어 횡령과 갈취 정황까지 있다고 한다.

자베스는 그동안 책을 잘 읽지 않았지만 헬리와 함께 하며 시간이 많아졌고 이때부터 책을 좋아하게된다. 집으로 돌아가게 되면 전과 달리 서재에 자주 갈 것 같지만 못 가서 속상해한다. 헬리는 자베스와 함께 살며 자베스에게 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되었다.[13] 두 사람의 이런 행복한 일상이 지속되던 찰나, 누군가 찾아오고 자베스는 숨으려 하지만 이내 클라이튼 가의 마차 소리였음을 알고 감격한다.

헬리는 자베스가 다시 일상을 찾게 되어 기뻤지만 한편으로 자베스와 다시 헤어지게 되어 서글펐다. 그러나 그것이 이치라며 받아들이려 한다.[14] 다만 이번에는 말 없이 떠나지는 않길 바라고 있었다. 다음날, 자베스는 헬리를 찾아와 이제 돌아가야한다는 말을 하고, 헬리는 당연히 작별 인사라 생각해 굵은 눈물을 떨군다. 자베스는 놀라며 다시 해나와 릭으로 함께 돌아가는 것이라며 헬리를 달래준다. 헬리는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자베스를 만류해보지만 자베스는 자신도 헬리 없이는 살 수 없고, 헬리 덕에 행복을 알게 되었으니 해나로 살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헬리는 스승이 쓰던 붓 몇 필과 목걸이를 빼고는 짐을 전부 정리한다. 또한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 대한 상상도 멈추기로 한다. 그들이 자신을 버렸기에 자베스를 만나 행복할 수 있었다고 여기게 된다. 자베스와 함께 사는 집에 가끔 클라이튼 백작 부부와 아이린, 하저와 버지아가 찾아온다. 헬리는 마지막으로 자베스에게 완성한 초상화를 선물로 주며 프로포즈를 하고, 자베스는 헬리의 프로포즈를 받아주며 답례로 키스를 한다.
파일:헬리자베스엔딩.jpg
END

파일:CC-white.sv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문서의 r51
, 번 문단
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전 역사 보러 가기
파일:CC-white.svg 이 문서의 내용 중 전체 또는 일부는 다른 문서에서 가져왔습니다.
[ 펼치기 · 접기 ]
문서의 r51 ( 이전 역사)
문서의 r ( 이전 역사)

[1] 스승이기 이전에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헬리를 거두어 키워주신 부모님같은 존재이다. 헬리는 단 한번도 휩의 말을 거역한 적이 없었다. 더군다나 휩은 건강이 안좋았기 때문에 자칫 마지막 부탁일 수도 있었다. [2] 백작을 따르던 5명의 수행인이 있었고, 이들은 5명이서 한 몸임을 맹세했다. 5명은 저택의 보안을 담당했던 기사장 1명, 업무를 보조하는 수행장 1명, 저택의 물품과 서류를 관리했던 비서장 3명으로 구성되어있었다. 백작은 이들을 매우 아껴 5명 모두에게 클라이튼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칼을 선물했고 귀중한 일을 함께 의논했다. 어느날부턴가 백작가에서 귀중한 문서가 사라지기 시작했고, 금품이 바꿔치기되어있었다. 백작은 5명을 모두 모아 범인을 색출할 것을 명하고 경비를 강화했지만 기현상은 계속해서 일어났다. 그러다 결국 3명의 비서장이 꾸민 일임이 밝혀졌고, 배신감을 느꼈던 백작은 5명이 한 몸이라는 이유로 5명 모두를 처형했다. 그 이후, 하인들을 포함해서 누군가를 잘 믿지 못하는 성격이 되었다. 저택의 3층은 가족들과 소수의 하인들을 제외하고는 출입을 금지했고, 출입이 가능한 인원조차 출입할 때에는 명패를 제출하도록 경비 체계를 대폭 개편했다. [3] 다용도실은 그림을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지 않을 때는 철저하게 출입이 제한된다. 헬리조차도 드나들 수 없고, 다용도실의 열쇠는 쟌이 관리한다. [4] 지금 슬퍼해도 좋고 억지로 웃지 않아도 되지만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해주길 바란다는 말을 했다. [5] 로자드 안토니안 [6] 치료받느라 맨몸인것도 잊었는지 그대로 자베스를 안아주었다. [7] 윌리엄 후작가는 클라이튼 가에 우호적이다. [8] 첫째로 그림 몇 장을 숙제로 내 주었다고해서 숙제를 내어준 휩을 의식하고 장수만 맞추지 말고 자신의 실력을 의식하고 정성들여 그릴 것, 둘째는 이 세상에사 가장 훌륭한 스승은 휩이 아니라 헬리 자신의 눈이니 누구보다 많이 관찰하고 많이 연습할 것. [목걸이]
파일:헬리목걸이.png
[10] '난 나약한 놈이야. 날 좀 이해해줘. 아니, 이해 안해줘도 되니까...! 앞으론 날 배려해주지마. 날 위해 무언갈 하지도 말고.' [11] 로자드가 자베스의 죽음을 전혀 믿지 않고 뒷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고용인이나 친척 등 가까운 사이라면 로자드에게 들킬 것이 뻔하다. [12] 떠나기 직전 로저에게만은 급하게 떠난다는 사실만을 전달하고, 로저가 헬리가 혹여나 극단적인 선택을 할까봐 헬리를 다그지차 헬리는 해명하며 자신의 목걸이와 함께 누군가 자신을 찾으러 오면 그저 죽었다고 둘러대라는 부탁을 남긴다. [13] 두 사람이 정원에 있을 때 그네에 앉아 있던 자베스가 헬리에게 충동적으로 입을 맞춰 버렸는데 그때를 언급하며 또 하고 싶다며 대범하게 표현할 정도로 변했다. 자베스 역시도 그런건 그냥 하고 싶으면 해도 된다며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14] 슬프기도 하지만 두 사람은 너무나 다른 위치에 있고, 외로움에 잠기더라도 감히 자베스를 사랑한 대가라면 괜찮다고 자기 암시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