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소설 신승의 등장인물.본명은 첨수장. 생긴 게 간사해 보이는 인상이라 별호가 향원(鄕愿)이다. 공자의 대화를 다룬 논어(論語)에 "향원은 도덕의 적이다(鄕愿德之賊也)"라는 말이 나오고, 후에 맹자는 이를 좀 더 구체화[1]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향원이란 말은 사이비 유덕자, 즉 " 덕이 있는 사람과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닌 사람" 정도의 뜻이다. 단 이것은 공자와 맹자의 해석이고 원래 전국시대에 향원이라는 말 자체의 뜻은 "무리의 으뜸"이라는 뜻이며, 실제로 인문지식도 많고 대중 인지도가 높으며 인기가 많은 사람들을 향원이라 일컬었다. 공자와 맹자[2]가 당대 향원들이 겉으로는 고결한 척하고 뒤에서 더러운 짓을 한다고 공격하면서 향원이라는 어휘의 의미가 전국시대 이후로 바뀐 것.
무공 재질은 평범한 편이지만, 머리가 잘 돌아가는 편이고, 마두들 중에서는 그 성품이 올곧은 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처음부터 마두가 아니었고, 환희궁에 들어온 이유부터 대부분의 마두들과는 달랐으니까.
예전 음마(淫魔)와 비슷한 시기에 마교에 투신하여 환희궁을 접수하려고 했다. 인품이나 지도력이나 모두 향원이 뛰어나기 때문에 일이 잘 풀려가는 듯 했지만, 무림에서의 수장은 일신의 무력이 받쳐줘야 한다는 걸 그때의 향원은 실감하지 못했었다. 향원은 너무 약해서 경쟁자인 음마에게, 다른 마두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단 일초(一招)에 패배하고 처절하게 농락당했다.
이후 손주의 머리가 모자란 것을 걱정하던 철용(鐵龍) 방갑우가, 향원을 거둬 부상을 치료해주고 손주 방순, 즉 철두(鐵頭)를 그에게 맡긴다. 그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의 독문무공 철피내원공(鐵皮內原功)의 구결을 머리를 다친 그의 손주에게 전수해준다 해도, 철두가 스스로 암기하고 수련하는 것은 무리였던 것. 그래서 그는 향원을 통해 조두의 수련을 돕게 하려던 것도 있었다. 철용은 향원에게 철피내원공의 구결을 조두에게 암송만 해주라고 했지만, 그게 어디 되나? 무력이 약해 죽음의 위기를 겪은 사람인데, 최상승무공을 암송해주다 보니 익히게 되는 건 당연한 일. 하지만 본래 타고난 신력이 따라줘야 하는 철피내원공 특성상 별다른 발전은 없었다.
이후 철두를 돌보면서 함께 살다가, 정각을 통해 다시 한 번 거사를 일으키려 한다. 그러나 비돈(飛豚)에게 속아서 대판 실패하고, 이후 계속 고달픈 삶을 살아간다. 음마가 죽고 나서는 좀 나아졌나 했지만, 정각을 따라다니다가 적대 세력에게 잡혀 손가락이 모조리 분질러지는 고문을 당하는 등 계속 고생만 한다. 다만 그 와중에서도 정각을 배신하지 않아, 다른 마두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성품을 보여주었다. 다 꿍꿍이속이 있었지만, 그래도 후일 정각 때문에 고문까지 받아가면서도 정각을 따랐다.
사실 장가장의 데릴사위인 장국충이 향원의 여동생을 간살(姦殺)한 원한이 있어서 마교에 투신한 것인데, 1부 마지막 즈음에 정각이 향원의 체질에 맞게 수정한 철피내원공을 전수해주고 수련을 도와 무공이 강해져, 직접 복수에 성공한다. 그 전에는 조금 진중하고 책사스러운 면이 부각됐으나, 복수가 끝나고 나니 언행이 가벼워졌다. 뺀질거린다고 한달까…. 사실 그 전부터 뭔가 모사를 꾸며도 뭔가 한두 가지를 간과하는 등, 조금 모자란 면이 있긴 했었다.
이후 마교척살대를 피해 들어간 마봉에서 정각에게 황금신공(黃金神功)과 천마신공(天魔神功)을 적어놓은 책을 받아서 보관하고 있다가 혼란 중에 잃어버리고, 하오문주에게 해결사로 일해볼 생각 없느냐는 제의를 받는 것이 마지막 등장이다.
2. 2부에서의 행적
여전히 철두와 함께 돌아다니는데, 고수가 부족한 하오문을 잘 활용하여, 신주제일마(神州第一魔) 정각의 제자라는 악명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가고 있는 듯 하다.다만 철두가 신주7성에 비견될 만큼 성장한 것에 비해, 정각이 무공을 손봐줬음에도 익힌 무공이 향원의 체질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1부에서와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더 약해진 느낌도 들 정도. 어쩌면 복수가 끝나자 무공에 관심을 끊었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머리도 소천이 더 똑똑한 편이라 개드립이나 치거나 철두를 움직일 인질로 사용되거나(…) 하는 인생. 1부에서 나름대로 나올만한 이야기가 다 나와서 별로 할 이야기가 없었던 게 아닐까?
[1]
공자가 "내 집앞을 지나가는 모든 자가 나에게 가르침을 청하길 바람에도 불구하고, 향원은 그냥 지나가도 아쉽지도 않다"고 했다고 맹자(정확히 말하면 맹자의 제자 만장이 그렇게 말한다.)에 나온다. 하지만 논어에는 저 도덕의 적이라는 말과 향원이 세상을 어지럽힐까 두렵다는 말만 나오지 가르치기 싫다는 말은 안 나온다.
[2]
특히 맹자가 향원에 대한 공격을 많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