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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2 23:07:50

피눈물을 흘리는 돌부처

1. 개요2. 줄거리3. 여담

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함경남도 정평군 광포의 지명 유래담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다. 그 외 전북 군산시의 고군산 열도, 부안군의 계화도, 전남 무안군 칠산 바다 등 서해안 일대에서 많이 채록되는 민담이다.

2. 줄거리

어느 시골 마을에 한 부자 부부가 살았으며 성격이 고약하고 인색한 반면에 죽은 아들과 과부인 며느리는 타고난 성품이 착하고 성실했다.

어느날, 부자의 집에 한 거지가 왔다. 거지는 "실례합니다. 제가 먼 길을 와서 배가 고픈데, 죄송합니다만 먹을 것을 좀 나눠주실 수 있으신지요?"라고 부탁했으나 부자와 아내는 "어림없는 소리, 우리에게 뭘 받고자하면 무조건 피를 본다는 거 모르냐? 이놈들, 당장 저 거지를 흠씬 패 주거라."라고 외쳤다. 하인들이 당황하며 아무것도 못하고 쩔쩔매는 중에 부자 부부가 거지에게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려 했다. 이 때, 며느리가 이를 보고 당황하며 "아, 아버님! 어머님! 잠시만요! 이 사람은 아무짓도 안 했는데 왜 그러시는 것인가요?"라고 당황해하며 달려와 두 사람을 말렸다.

며느리는 거지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일단은 제가 마련한 음식을 조금 드릴테니 너무 언짢아하지 마세요. 저희 시부모님이 말이 험하신 것 뿐이랍니다."라고 사과하며 약간의 돈과 음식을 거지의 보따리에 넣어주었다.

며느리의 착한 마음씨에 감동한 거지는 이에 고마워하며 "정말 감사합니다! 보답으로 제가 약간의 도움을 드리지요. 내일부터 마을 뒷산에 있는 돌부처 상을 확인해보세요. 이 때 돌부처가 피눈물을 흘린다면 그 때는 큰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 때 바로 마을을 떠나 높은 산으로 가도록 하세요. 단, 산에 다 오를때까지 뒤를 돌아보시면 안 됩니다!"라고 충고했다.

며느리는 거지의 이 말을 새겨듣고, 도망갈 때 필요한 물건들을 미리 챙긴 뒤 매일같이 뒷산 돌부처를 확인하러 다녔다. 이런 행동에 부자 부부와 마을 사람들은 며느리가 미쳤다고 손가락질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야박하고 악독한 사람들이 주류였기에 며느리의 이 행동을 이해하기는커녕 얕잡아보고 고까워하며 놀리기 바빴다.

그럼에도 며느리는 어떻게든 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나 돌부처를 확인했는데 돌부처가 피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놀라 마을 사람들에게 "모두들 어서 산으로 피하세요! 곧 큰일이 닥칠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말을 듣지 않고 며느리를 비웃었는데, 사실은 마을 사람들 중 한 노처녀가 며느리를 곯리기 위해 몰래 돌부처 상의 눈에 붉은 염료를 칠해 피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만든 것이다.[1]

이를 모르는 며느리는 마을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으니 시부모에게도 알려주려 했지만 그들도 비웃기만 하자 결국 준비한 물건들을 가지고 아이들을 데리고 서둘러 산으로 달아났다.

거지의 말에 따라 한참을 달려 산 꼭대기에 오른 며느리는 숨을 몰아쉬던 중 그때 만난 거지를 만났으며, 거지가 "제 말을 잘 새겨들으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라고 기뻐하자 며느리는 "아니에요, 선생님의 혜안으로 이렇게 살아남았습니다."라고 고마워했다.

이어서 며느리가 "그런데 마을에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라 물어보나 거지는 "실은 이 마을이 야박하고 악독한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니 언젠가 천신들이 마을을 없애기 위해 홍수를 일으키려 한 것입니다. 그러던 중 당신 가족만이 착한 마음을 가져 당신들을 살리라 명하여 제가 사자로서 여기에 온 것입니다."라고 진실을 밝혀주었다.

며느리가 뒤를 돌아보니 마을은 흔적도 없었고 큰 호수가 있었다. 거지는 "이제 더 이상은 마을에 미련이 없을 것이니 다른 좋은 곳에 가도록 하세요."라고 축복의 말을 마친 뒤 어디론가 사라졌다. 며느리는 '아마 저 거지는 천신의 사자 중 한 사람이었을거야.'라고 생각했다. 그 뒤 며느리는 아이들과 함께 작은 마을에 지내다가 그 곳에서 착한 청년을 만나 재혼하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3. 여담



[1] 판본에 따라 돌부처 상에 산짐승/가축의 피를 묻히는 내용도 있으며 이걸 한 사람이 마을의 푸줏간을 하는 백정이나 청년들 또는 양아치들이나 혹은 이 소문을 들은 사냥꾼, 노숙자, 산적, 도적 무리라는 설정도 있다. [2] 이 경우 마을 사람들이 괜히 장난쳐서 이렇게 되었고 주인공의 말이 맞았다며 후회한다는 게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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