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한국의 전래동화.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함경남도 정평군의 광포의 지명 유래담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다. 그 외 전북 군산시의 고군산 열도, 부안군의 계화도, 전남 무안군의 칠산 바다 등 서해안 일대에서 많이 채록되는 민담이다.2. 줄거리
어느 시골 마을에 한 부자 부부가 살았으며 성격이 고약하고 인색한 반면에 죽은 아들과 과부인 며느리는 타고난 성품이 착하고 성실했다.어느날, 부자의 집에 한 거지가 왔다. 거지는 "실례합니다. 제가 먼 길을 와서 배가 고픈데, 죄송합니다만 먹을 것을 좀 나눠주실 수 있으신지요?"라고 부탁했으나 부자와 아내는 "어림없는 소리, 우리에게 뭘 받고자하면 무조건 피를 본다는 거 모르냐? 이놈들, 당장 저 거지를 흠씬 패 주거라."라고 외쳤다. 하인들이 당황하며 아무것도 못하고 쩔쩔매는 중에 부자 부부가 거지에게 몽둥이를 들고 달려들려 했다. 이 때, 며느리가 이를 보고 당황하며 "아, 아버님! 어머님! 잠시만요! 이 사람은 아무짓도 안 했는데 왜 그러시는 것인가요?"라고 당황해하며 달려와 두 사람을 말렸다.
며느리는 거지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일단은 제가 마련한 음식을 조금 드릴테니 너무 언짢아하지 마세요. 저희 시부모님이 말이 험하신 것 뿐이랍니다."라고 사과하며 약간의 돈과 음식을 거지의 보따리에 넣어주었다.
며느리의 착한 마음씨에 감동한 거지는 이에 고마워하며 "정말 감사합니다! 보답으로 제가 약간의 도움을 드리지요. 내일부터 마을 뒷산에 있는 돌부처 상을 확인해보세요. 이 때 돌부처가 피눈물을 흘린다면 그 때는 큰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 때 바로 마을을 떠나 높은 산으로 가도록 하세요. 단, 산에 다 오를때까지 뒤를 돌아보시면 안 됩니다!"라고 충고했다.
며느리는 거지의 이 말을 새겨듣고, 도망갈 때 필요한 물건들을 미리 챙긴 뒤 매일같이 뒷산 돌부처를 확인하러 다녔다. 이런 행동에 부자 부부와 마을 사람들은 며느리가 미쳤다고 손가락질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야박하고 악독한 사람들이 주류였기에 며느리의 이 행동을 이해하기는커녕 얕잡아보고 고까워하며 놀리기 바빴다.
그럼에도 며느리는 어떻게든 간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나 돌부처를 확인했는데 돌부처가 피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놀라 마을 사람들에게 "모두들 어서 산으로 피하세요! 곧 큰일이 닥칠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모두 그 말을 듣지 않고 며느리를 비웃었는데, 사실은 마을 사람들 중 한 노처녀가 며느리를 곯리기 위해 몰래 돌부처 상의 눈에 붉은 염료를 칠해 피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만든 것이다.[1]
이를 모르는 며느리는 마을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으니 시부모에게도 알려주려 했지만 그들도 비웃기만 하자 결국 준비한 물건들을 가지고 아이들을 데리고 서둘러 산으로 달아났다.
거지의 말에 따라 한참을 달려 산 꼭대기에 오른 며느리는 숨을 몰아쉬던 중 그때 만난 거지를 만났으며, 거지가 "제 말을 잘 새겨들으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라고 기뻐하자 며느리는 "아니에요, 선생님의 혜안으로 이렇게 살아남았습니다."라고 고마워했다.
이어서 며느리가 "그런데 마을에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라 물어보나 거지는 "실은 이 마을이 야박하고 악독한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니 언젠가 천신들이 마을을 없애기 위해 홍수를 일으키려 한 것입니다. 그러던 중 당신 가족만이 착한 마음을 가져 당신들을 살리라 명하여 제가 사자로서 여기에 온 것입니다."라고 진실을 밝혀주었다.
며느리가 뒤를 돌아보니 마을은 흔적도 없었고 큰 호수가 있었다. 거지는 "이제 더 이상은 마을에 미련이 없을 것이니 다른 좋은 곳에 가도록 하세요."라고 축복의 말을 마친 뒤 어디론가 사라졌다. 며느리는 '아마 저 거지는 천신의 사자 중 한 사람이었을거야.'라고 생각했다. 그 뒤 며느리는 아이들과 함께 작은 마을에 지내다가 그 곳에서 착한 청년을 만나 재혼하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3. 여담
- 판본에 따라 배드엔딩인 경우도 있는데, 앞까지는 동일하지만 며느리가 의문의 소리에 놀라 경고를 잊고 산 중턱까지 오르다 뒤를 돌아보았을 때 돌이 되어버렸다는 결말도 있다. 이는 성경의 소돔과 고모라와 매우 유사하다.
- 판본에 따라 스님인 경우도 있으며, 부자가 스님의 바리에 쇠똥을 넣는 경우도 있다. 또한 며느리가 이 광경을 보고 몰래 쫓아가서 그 사실을 밝히고 쌀을 주는 경우도 있고 홍수가 일어나자 사람들이 기겁하며 도망치지만[2] 그대로 전부 익사했고 이에 주인공이 홍수 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에 뒤를 돌아봤지만 이미 사람들은 가축들과 전부 떠내려갔다는 버전 역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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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천 설화 혹은 광포전설과 같은 함몰설화는 동아시아에 적지 않게 전해져 내려온다. 중국 전한 시대의 문헌 『술이기(述異記)』의 역양호(歷陽湖) 전설이나 일본의 포도전설(捕島傳說) 같은 설화와 같은 맥락의 한국 설화인 셈이다.
민족문화대백과
관련 논문
- 판본에 따라 주인공이 마을에 사는 주모나 가난한 장로, 노파, 또는 주막을 운영하는 노인 부부인 경우도 있으며, 뒤를 돌아보면 안된다는 경고가 삭제된 경우도 있다. 이러한 판본의 경우는 무서운 게 딱! 좋아!에서 다룬 적이 있다. 판본에 따라 주인공의 자식이 등장해 조력자로서 주인공을 항상 도와주기도 한다. 그리고 돌부처 상에 짐승의 피를 묻힌 마을의 청년들이나 양아치들 혹은 노숙자, 산적, 도적 무리가 부부가 마을을 떠나자 이들의 주막으로 가서 남아있는 음식물들을 먹으며 잔치를 벌이다가 큰 홍수가 일어나자 이에 마을 사람들과 함께 기겁하다 전부 익사하는 버전도 있다.
[1]
판본에 따라 돌부처 상에 산짐승/가축의 피를 묻히는 내용도 있으며 이걸 한 사람이 마을의 푸줏간을 하는 백정이나 청년들 또는 양아치들이나 혹은 이 소문을 들은 사냥꾼, 노숙자, 산적, 도적 무리라는 설정도 있다.
[2]
이 경우 마을 사람들이 괜히 장난쳐서 이렇게 되었고 주인공의 말이 맞았다며 후회한다는 게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