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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18 09:52:29

트로페오그나투스

트로페오그나투스
Tropeognathus
파일:트로페오그나투스_화석 (1).jpg
학명 Tropeognathus mesembrinus
Wellnhofer, 1987
분류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계통군 석형류(Sauropsida)
†익룡목(Pterosauria)
아목 †프테로닥틸루스아목(Pterodactyloidea)
하목 †에웁테로닥틸루스하목(Eupterodactyloidea)
계통군 †오르니토케이라이(Ornithocheirae)
†트로페오그나투스속(Tropeognathus)
[[생물 분류 단계#s-3.9|{{{#000 }}}]]
†트로페오그나투스 메셈브리누스(T. mesembrinus)모식종
파일:1-areplicaofth.jpg
모식종의 골격 표본 레플리카
파일:tropeognathus_joshua-tedder.jpg
모식종의 복원도

1. 개요2. 연구사3. 등장 매체

1. 개요

중생대 백악기 전기에 남아메리카에 살았던 대형 익룡. 속명은 그리스어 용골을 의미하는 단어 '트로피스(τρόπις, tropis)'와 턱이라는 뜻을 가진 '그나토스(γνάθος, gnathos)'를 합쳐 만든 '용골 턱'이라는 뜻으로, 이 녀석의 주둥이 끝부분에 돋아난 골질의 볏 모양새가 선박의 용골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

2. 연구사

이 녀석이 학계에 처음 알려진 것은 독일 고생물학자 페터 벨른호퍼(Peter Wellnhofer)가 브라질 케아라(Ceará) 주 아라리페(Araripe) 분지의 호무알두층(Romualdo Formation)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두개골과 하악골 화석을 모식종인 메셈브리누스종(T. mesembrinus)의 모식표본으로 삼아 트로페오그나투스라는 속명을 붙여줄 것을 제안한 1987년의 일이다. 당시에도 길이 60cm 정도 되는 모식종의 두개골 표본을 근거로 6m 가량의 날개폭을 자랑하는 나름 덩치가 있는 익룡으로 추정되었는데, 2013년에 꼬리와 뒷다리 일부를 제외한 골격 대부분이 온전히 보존된 트로페오그나투스의 것으로 추측되는 화석 표본을 가지고 다시금 크기를 추산했더니 이전보다 날개폭 추정치가 대폭 증가해 표본 자체의 날개폭은 8.26m, 최대 날개폭은 8.7m라는 결과가 나왔다.[1] 이는 백악기 전기 익룡들은 물론이고 현재 남반구 일대에 해당하는 곤드와나 지역에 살았던 모든 익룡들과 비교하더라도 단연 최대급에 해당한다. 잘 알려진 대형 익룡들 중에서 화석 표본의 골격 보존률이 가장 양호한 녀석이라는 타이틀은 덤. 안타깝게도 브라질 국립박물관에 보관 중이었던 이 표본은 2018년 9월 2일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파괴당하고 말았다.

이처럼 익룡목 내에서는 나름 여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녀석이지만, 이 녀석이 계통분류학적으로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연구자들 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바람에 한때 속명 자체가 무효화될 뻔하기도 하는 등 연구사적 측면에서는 꽤 굴곡이 많았던 편이다. 처음 학계에 소개될 당시 트로페오그나투스속에는 모식종 외에도 길이가 무려 70cm에 육박하는 아랫턱 화석을 근거로 명명된 로부스투스종(T. robustus)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상위 분류군으로는 트로페오그나투스과(Tropeognathidae)라는 독자적인 분류군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브라질의 고생물학자 알렉산더 W. A. 켈너(Alexander W. A. Kellner)에 의해 안항구에라속의 일종으로 재동정된 것을 시작으로, 이 녀석은 한동안 콜로보링쿠스나 현재는 오르니토케이루스의 동물이명으로 흡수된 크리오링쿠스(Criorhynchus), 오르니토케이루스 등의 여러 속을 전전해야 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이 녀석이 오르니토케이루스속의 모식종이라고 여긴 적도 있었을 정도.[2]

그나마 오르니토케이루스의 모식표본과 이 녀석의 모식표본을 상세히 비교한 결과 주둥이 끝부분의 형태와 이빨이 돋아난 자리 등에서 분명한 차이가 확인된다는 점이 지적되고, 이후 앞에서도 언급했던 우수한 골격 보존률의 화석 표본에 관한 연구가 2013년 발표되면서 비로소 지금처럼 독립적인 속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다만 이는 트로페오그나투스속의 모식종에 한정된 얘기로, 볏의 형태와 이빨 갯수의 차이 때문에 모식종과는 구별되는 별도의 종으로 여겨진 로부스투스종의 경우 여러 속을 전전하다 최종적으로 안항구에라속의 일원이 되었지만 현재는 사실상 의문명 취급을 받고 있는 신세다. 이 녀석의 상위 분류군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어서 이 녀석을 오르니토케이루스과의 구성원으로 봐야 한다는 학자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 녀석이 안항구에라과(Anhangueridae)에 속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어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길쭉한 주둥이 끝에는 속명의 유래가 되기도 한 골질의 둥그스름한 볏이 솟아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비슷한 볏을 가진 근연종들의 것과 비교해봐도 꽤 큰 편이며 아랫턱에 돋아난 것보다 윗턱에 돋아난 것이 더 크다는 차이가 있다. 위아래 도합 25개 가량의 뾰족한 이빨들은 주둥이 끝으로 갈수록 촘촘하게 돋아나있어서 물고기 따위의 미끌거리는 먹잇감을 붙잡기에 적합한 형태인데, 이를 감안하면 이 볏은 아마 현생 검은집게제비갈매기처럼 물 속에 주둥이 끝부분을 담그고 수면 근처를 활강하는 방식으로 사냥할 때 물살을 가르는데 도움을 주는 용도였을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는 서로를 식별하고 의사소통을 하는 기관이었다거나 암수 간의 성적 이형성을 보여주는 기관으로 이성 개체에 대한 과시용 기관이었으리라는 등의 다양한 추측이 제기된 바 있으나, 현재까지 확보된 화석 자료만으로는 이를 충분히 입증할 수 없는 관계로 아직까지는 가설 단계에만 머물러있는 상태다.

3. 등장 매체



[1] 이 수치도 분석 과정에서 여러모로 조정을 거치면서 그나마 처음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한때는 날개폭 12m에 몸무게는 100kg 가량으로 초대형 익룡의 대명사급인 케찰코아틀루스와도 견줘볼 만한 어마어마한 거구였으리라는 추정치가 나온 적도 있었다. 뒤에 언급할 BBC 다큐멘터리 오르니토케이루스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트로페오그나투스도 이 최대 수치를 차용한 것. [2] 이는 고생물학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던 19세기 후반 무렵에 동정된데다 명명 당시 모식종이나 모식표본이 따로 지정되지 않았고, 여기에 워낙 오랫동안 파편적인 수준의 익룡 화석들을 위한 일종의 쓰레기통 분류군처럼 이용되어왔다는 오르니토케이루스속 자체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콜로보링쿠스나 크리올로링쿠스 등도 원래는 오르니토케이루스속이었다가 별도의 속으로 독립해나간 녀석들인데, 기준점이 되어야 할 오르니토케이루스속 자체의 해부학적 형질이나 계통분류학적 위치가 불안정하다보니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이 녀석들도 트로페오그나투스의 동정 문제에 관해 이런 곡절을 겪어야 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