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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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4 UEFA 챔피언스 리그 E조 조별리그 6차전 FC 바이에른 뮌헨 vs 맨체스터 시티 FC의 경기 도중에 나온 해프닝. 조별리그 순위가 고작 1골 차이로 결정나는 상황이었고 이를 대부분의 선수들은 깨닫지 못해 발생한 사건이었다.
조 1위를 해야 편한 상황에서, 맨시티는 1위까지 1골이 아직 모자른데도 걸어잠구고 있었고 뮌헨은 굳이 안해도 될 공격을 쏟아붓고 있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 소속 토마스 뮐러를 제외한 양 팀의 선수들은 물론이고 양 팀의 감독, 스태프, 심지어 팬들과 해설진까지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2. 경기 전 예상
E조의 조별리그 6차전을 앞두고, 당시 5전 전승이었던 뮌헨이 홈에서 맨시티 마저 잡고 6전 전승으로 16강에 갈 것인가, 아니면 4승 1패의 시티가 뮌헨 원정에서 사고를 쳐서 1위를 빼앗을 것인가에 정도는 물론 주목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과 팬들은 뮌헨의 압승을 예상했다.3. 경기
4. 전반전
전반 시작 5분 만에 뮌헨의 센터백 단테의 로빙 스루패스를 받은 토마스 뮐러가 수비를 제치고 왼발로 밀어 넣으며 뮌헨이 빠르게 1:0 리드를 잡았다. 시티 입장에선 이미 2라운드 홈경기서도 단테의 로빙 스루 한 방에 뮐러에게 수비가 벗겨지며 골을 헌납 했었는데,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12분엔 코너킥 상황에서 마리오 만주키치의 슈팅이 졸리온 레스콧의 발에 맞고 굴절되어 뒤로 흐른 것을 마리오 괴체가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며 뮌헨이 빠르게 2:0으로 달아났다.
이후 뮌헨은 압도적으로 앞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시티와 슈팅을 3회씩 주고 받았고, 잠시 소강상태가 되어 공방전을 펼치던 28분 헤수스 나바스가 만주키치를 제치고 올린 크로스를 반대쪽에서 달려오던 제임스 밀너가 헤딩으로 떨궈 주고, 그대로 쇄도해 들어오던 다비드 실바가 밀어 넣어 2:1을 만들었다. 이때 제롬 보아텡은 필립 람이 이미 밀너 마크를 나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에서 대놓고 달려오는 다비드 실바를 노마크로 내버려 둔 채 밀너의 헤딩 크로스를 발 한 쪽만 사뿐히 올려 막으려는 삽질을 했다.(...)[1] 자기 파트너가 달려 나가 놀고 있으니 단테는 급하게 실바에게 부딪혀 봤지만 이미 공은 노이어마저 통과해 골망을 출렁였고, 시티는 후반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42분 리베리의 스루패스를 괴체가 완전 노마크 상태에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조 하트 골키퍼에게 걸리며 무산되었고, 45분엔 보아텡의 로빙 패스를 뮐러가 떨궈 주고 만주키치가 받은 뒤 다시 힐패스로 연결, 뮐러가 한 번 잡은 뒤 때렸으나 마르틴 데미첼리스의 발에 맞고 코너킥. 이후 별다른 내용 없이 그대로 전반전이 마무리 되었다.
이렇게 뮌헨은 깔끔하게 승리하고 조 1위를 할 줄 알았으나 후반전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5. 후반전
이날 경기가 끝나고 커뮤니티에 돌아다녔던 정리글 |
후반 5분, 제코의 유효 슈팅으로 포문을 연 맨시티는 12분 드디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실바가 침투해 들어가는 밀너에게 완벽한 스루패스를 찔러줬고 밀너가 공을 받으려는 찰나에 단테가 밀너를 넘어뜨리면서 페널티 킥이 선언되어 버린 것. 키커로 나선 알렉산다르 콜라로프는 노이어의 반대편으로 꽂아넣으며 동점을 만들었고, 맨시티는 이후 엄청난 기세로 뮌헨을 몰아 붙였다.
이후 후반 16분에는 기적적인 제임스 밀너의 역전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범인은 제롬 보아텡이었는데, 전반전 실점 장면에서 실바를 마크하지 않고 발 한 쪽을 사뿐히 들어올려 통과시키는 삽질을 하고도 모자랐는지 이번엔 클리어링에 실패하며 이단옆차기를 날렸고 역전패의 원흉이 되었다.
스코어는 2:3. 맨시티가 기적같이 경기를 리드하고 있었고 맨시티는 본인들이 조 1위인줄 알고 있었다. 맨시티는 본격적으로 라인을 내리고 텐벡을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뮌헨 선수들은 펩의 지시 하에 다시 스코어를 원점으로 되돌리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이 있었다.
1. 승점[동률]
2-1. 승점 동률 팀들 간의 맞대결 승점[동률]
2-2. 승점 동률 팀들 간의 맞대결 득실차
2-3. 승점 동률 팀들 간의 맞대결 다득점
2-4. 승점 동률 팀들 간의 맞대결 원정 다득점
— UEFA 챔피언스 리그 규정 제 17조, 조별리그 순위 결정에 관하여
2-1. 승점 동률 팀들 간의 맞대결 승점[동률]
2-2. 승점 동률 팀들 간의 맞대결 득실차
2-3. 승점 동률 팀들 간의 맞대결 다득점
2-4. 승점 동률 팀들 간의 맞대결 원정 다득점
— UEFA 챔피언스 리그 규정 제 17조, 조별리그 순위 결정에 관하여
여기서 잠깐 챔스의 룰을 설명하고 가야 한다. 당시 UEFA 챔피언스 리그 규정 제17조에는 조별리그의 순위는 위에 적힌 것과 같은 방법으로 정했다. 2:3으로 역전한 상황이 끝날 때까지 유지된다면 뮌헨과 맨시티는 나란히 5승 0무 1패로 승점 15점이 되어 동률이 되며, 승점을 따지면 서로에게 3점씩 챙겼기 때문에 1번은 패스. 2번 조항 득실차는 뮌헨이 1차전에서 3득 1실(+2), 2차전에서 2득 3실(-1)로 총 합 +1의 득실차를, 맨시티는 이와 반대인 1차전에서 1득 3실(-2), 2차전에서 3득 2실(+1)로 총 합에서 득실차가 -1이 되면서 뮌헨의 득실차가 +1로 맨시티의 -1보다 우위로 조 1위가 된 것.
즉 맨시티는 아직 조 1위가 아니었으며, 조 1위가 되려면 한 골을 더 넣어 합계 점수 5:5 동률을 만든 뒤 원정 다득점 우선까지 적용받게 해야 했다. 1골을 더 넣으면 2차전 맨시티 1:3 뮌헨(원정팀), 6차전 뮌헨 2:4 맨시티(원정팀)가 되어, 시티가 원정 다득점에서 4:3으로 앞서게 되기 때문.
조 1위를 하려면 뮌헨을 이겨야 한다는 사실 정돈 시합 전에 선수들이나 감독, 팬들도 충분히 인지한 상황이었지만, 아직 1골이 모자라다는 사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맨시티가 1위를 하려면 아직 1골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은 바이에른 선수들과 맨시티 선수들, 푸스발 아레나를 가득 채운 팬들은 물론 심지어 양팀 감독들과 해설자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 상황을 알아차린 단 한 명의 천재가 있었으니 바로 토마스 뮐러. 2:3 으로 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자신의 팀이 1위이고, 2위가 되려면 아직 한 골을 더 먹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뮐러는 바이에른을 조 1위로 16강에 진출시키기 위해 혼자서, 몇 만 명의 관중들과 뮌헨 선수들에게 무지막지한 쌍욕을 들어가며 시간을 끌었다. 잘 모르고 보면 뮐러는 팀이 지고 있는데도 시간을 끌고 있는 멍청한 트롤러로 보일 뿐이었다.
위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뮐러 혼자 알아차리고 시간을 끌고 있는데 정작 한 골을 더 넣어야 하는 맨시티 선수들은 이미 순위가 바뀐줄 알고 텐백을 시전하며 수비하기에 급급했다. 뮌헨도 순위 계산을 잘못하여 동점 만들자며 전원 공격을 나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만약 잘못 나가 역습을 당하면 2위가 되어 가시밭길을 걷게 될 수도 있는데도 그랬다. 물론 어느 경기든 지고 있으면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큰 그림을 보지 못하다 손해를 보면 비웃음만 살 뿐이다. 이후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조 1위로 뮌헨이 16강에 진출하자 그제서야 사람들은 뮐러의 의도를 눈치챘으며, 이 순위 착각 사건은 훗날 토마스 뮐러와 21명의 바보들로 불리게 되었다.
6. 진실
후에 과르디올라 컨피덴셜에 의하면 옆에 앉아있던 토렌트와 헤르만 게를란트 코치가 펩에게 1골을 더 실점 할 경우 조 2위가 될 수 있다고 알려주었으며 경기 종료 10분전 뮐러에게 터치라인으로 불러내서 경기를 죽이라고 (실점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천하의 과르디올라도 이 사실을 그 전까지 몰랐다는 의미.위 영상속에서 뮐러가 시간을 끌고 있는 장면을 보면 모두 후반 40분대인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과르디올라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영상속 뮐러는 과르디올라의 지시에 따라서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고, 과르디올라가 뮐러에게 시간 끈다고 뭐라고 한다는 장면들은 모두 잘못된 내용이 된다. 실제 영상을 다시 확인해봐야 하지만, 과르디올라가 후반 35분 전후 뮐러에게 지시하는 장면이 있는지와 해당 시점 이전에 뮐러가 시간을 끄는 장면이 있는지를 봐야 '뮐러만 실제로 해당 규칙을 이해하고 있는 시간대가 있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맨시티의 폐예그리니 감독은 "한골을 더 넣어 4-2가 되었다면 세르히오 아게로를 투입해 조1위를 노려보려고 했다" #고 말했다. 즉 맨시티는 1차전에서 3-1로 2골차로 졌으니 2차전에서 3골차로 이겨야 1위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정다득점을 생각하지 못했기에 경기후반에 뮌헨홈에서 뮌헨을 상대로 2골을 더 넣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여 1위는 포기하고 눈앞의 경기라도 이기자는 심정으로 수비를 강화했던 것.
7. 여담
위 사진에 있는 분의 표정이 모든 걸 설명한다.
맨시티는 그대로 조 2위로 16강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나 1, 2차전 합계 4-1로 패하면서 광탈하였다. 반면 조 1위로 올라간 뮌헨은 4강까지 진출했다.
여담으로는 뮐러는 독일의 대학 입학 자격 시험인 아비투어에 합격한 엘리트로, 김나지움 출신이다. 독일인답지 않은 똘끼 넘치고 뮐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뮐러로서는 의외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