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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9:18:00

크리스마스 카드


1. 개요2. 악습

1. 개요

성탄절 기간에 쓰는 연하장. 영미권 국가에서 발달한 문화다. 한국에서는 보내더라도 모바일로 보내는 것이 전부이며 실물은 어렸을 때 체험학습 식으로 잠깐 만드는 것 이상으로 볼 일이 없다.

2. 악습

영미권 백인들의 명절 악습 중 하나. 명절 때마다 지인과 일가 친척들에게 카드를 적어 보내는 것이다. 대충 모바일로 좋은 글귀 적어서 보내는 경우가 많은 한국과 다르게 "이번에 당신 둘째 아들의 대학입학 합격을 우리가족 일동은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축하합니다." 하는 식으로 그 집의 사정에 맞게 보내야 하고, 인쇄 용지로 보내면 "나는 너를 스팸 메일 주소록에 넣어 놨다"는 말과 동급의 모욕이 되니 반드시 손글씨로 써야 한다. 이걸 가족들이 아는 사람 전부에게 돌려야 하다보니 평균 90~110장 정도의 엄청난 양을 써야 한다.

만약 이걸 따르지 않거나 빼먹는 사람이 있다면 "그 집 구석 여편네는"으로 시작하는 뒷담화가 온 동네 주부들 사이에 돌게 되며, 카드를 못 받은 집으로부터는 " 내가 뭔가 실수한게 있나? 아니면 저게 지금 우리집을 무시하는건가?"라는 적대적인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짓을 매년 해야 하니 서양 쪽에서도 명절 증후군이 만만치 않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이 악습을 '여성이 여성을 괴롭히는 여성혐오적 악습'으로 정의하여 여러 번 근절 운동을 벌여 왔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카드를 절대 쓰지 않겠다'고 공언한 여자의 집에도 카드는 여지없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게 문화인 이상, 일일이 카드 보내지 말라고 항의할 수도 없다. 남편 직장동료나 자식 친구들은 별 생각없이 안부차 보내거나 진심으로 축하하기 위해 보낸 것이고, 그런 사람들에게 일일이 카드 보내지 말라고 항의했다가는 본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카드도 못 보내게 하는 사이코 가족집착증 환자들이 된다. 굳이 항의하지 않고 답장도 안 주자니 매년 의례적으로 카드로 안부 전하는 상대를 번번히 씹는 무례한 사람이 되고, 그러다 가족이 사고를 당하는 등 힘든 일이 있을때 쏟아지는 위문편지나 대학입학 등 정말 자랑하고 싶을때 쏟아지는 축하편지를 보고나서 조금이라도 감동을 먹으면 바로 투항하게 마련이다.

이런 현상이 잇따르자 '가족이 다 같이 카드를 쓰자'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어보았지만, 남편이나 아이들은 애초에 아내만큼 동네 평판에 관심이 없고 그 이전에 잘 알지도 못한다. 주부들은 동네 가쉽에 빠삭한 편이지만, 남편이나 자식들은 옆집 둘째아들이 몇살인지, 그 집 할아버지가 무슨 병을 앓는지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말 친한 사람 몇 장은 같이 쓸 수 있어도 결국 동네 가쉽 지식의 한계상 아내가 독박을 쓰게 되는 것. 그렇다고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은 동네 가쉽을 모르는 만큼 사회생활 범주가 넓어져 보낼 카드가 더 늘어나기 때문에 결국 쓰는 양은 똑같다.

다만 이는 미국 교외의 백인 거주 지역에 한정된 이야기이다. 아시아인이나 흑인 계열은 애초부터 이런 문화가 없기도 하고, 이런 가족이 교외 백인 지역에 살더라도 그들의 커뮤니티에 끼기가 쉽지 않다보니 이런 풍습까지 참여할 일이 없다.

비슷한 명절 풍습으로 할로윈, 크리스마스 등의 명절 장식이 있다.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서 선물을 받는다던가 할로윈 코스튬을 갖추고 사탕 받으러 다니는 경험은 북미문화에서 공통적인 정서로 빼놓을 수 없는 것들인데, 준비하는 어른 입장에서는 매년 트리 사서 장식하고, 옷 사서 입혀주고, 사탕 사놓고 옆집 아이들을 문 앞에서 기다리는 등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잡아먹는 행사다. 크리스마스 카드는 그냥 나 혼자 동네 왕따 될 생각하고 씹을 수라도 있지만, 명절 이벤트는 아이들이 끼는 것이라 안 해주면 "가사 생활을 소홀히하며 자식들의 명절 추억을 빼앗는 엄마"로 낙인이 찍힌다. 종종 크리스마스를 부정하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 가정에서 종교적 이유로 애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못받고 사탕받으러 다니는 애들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보기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게 옆집사람들에 눈에 보이면 아동학대로 경찰에 신고될 수도 있다. 이 문제에 한해서는 종교 관습에 너그러운 경찰들도 훈계를 하기도 한다. 이런 상태인데 그 엄마가 종교적 이유도 없다면 그냥 "막장엄마"로 낙인이 찍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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