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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07 11:44:32

카이베르 고개

카이베르 고개
Khyber Pass
파일:KhyberPassPakistan.jpg

고갯길 전경

파일:카이베르 파키스탄.jpg

1964년 페샤와르 부근에 세워진 밥 에 카이베르

1. 개요2. 역사3. 사제 총기

1. 개요


파키스탄 북서부와 아프가니스탄을 연결하는 협곡.

고대부터 여러 유목민들이 인도로 침입하는 통로이자 인도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무역로이기도 했다. 북쪽에서 이 지점을 통과하면 페샤와르 계곡이 나온다. 파슈툰족이 이 지역을 장악하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파키스탄으로 이동하는 통로이자 탈레반이 악용하는 경우가 많아져 파키스탄 측에서 삼엄하게 감시하고 있다.

오늘날 파키스탄 북부 파슈툰족 거주 지역은 카이베르 고개에서 이름을 따온 카이베르파크툰크와 주로 불린다.

2. 역사

고대 아케메네스 왕조 페르시아 다리우스 1세의 군대가 이 지역을 넘어 북인도을 침공한 적이 있으며 이후 쿠샨 왕조 시기에는 도로가 건설되며 무역이 부흥하였다. 카이베르 고개는 간다라 지방을 통과하는데 쿠샨 왕조가 전성기를 누리기 전에 그리스인들이 이 고개를 장악하면서 불교 중앙아시아로 전파되고 그리스 문화가 인도로 유입되었다. 좁고 위험한 길목이지만 중앙아시아 인도를 연결하는 지역으로서 이 지역을 장악한 북인도 왕조들은 무역과 관세 수입으로 번영을 누렸다. 1738년에는 아프샤르 왕조 나디르 샤 무굴 제국을 침공하기 위해 카이베르 고개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3. 사제 총기


[1]
이 지역이 유명한 이유는 따로 있는데 바로 사제 총기의 메카이기 때문이다. 무려 15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사제 총기의 성지로, 수많은 사제 총기 제작자들이 대를 이어 살고 있으며 대장간 수준일 것이라는 편견과 달리 거의 개발도상국 조병창 수준의 설비를 갖춘 곳도 있다.

카이베르 고개의 사제 총기 제조업은 영국-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있었던 19세기 말에 이 지역의 다라 애덤켈(Darra Adam Khel) # 마을에서 영국군에 맞서 싸우기 위한 총기들을 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제자일부터 영국군 총기의 모방품까지 다양한 총기가 제작되었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도 사제 총기는 계속 제작되었다.

100여년이 지나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시작되면서 이 지역의 사제 총기 제조업은 다시 부흥했다. 무자헤딘들이 사용한 AK의 상당수는 중국산 56식 자동소총이었지만 카이베르 고개에서 만들어진 짝퉁의 비율도 상당했다. 발군의 근접교전 성능으로 인해 당시 소련 스페츠나츠가 애용하여 오랫동안 소련에서 개발한 '스페츠나츠 카빈'이라고 알려졌던 AKMSU도 사실 카이베르 고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되는 사제 총기다.

제대로 통제되지 않고 다양한 총기가 중구난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문가조차 정품과 구별하기 어려워하는 초정밀한 짝퉁이나 AKMSU와 같은 정규군에서도 탐낼 만한 준수한 성능의 총기부터 볼트액션으로 작동하는 AK 짝퉁, 제대로 작동하는 부분이 하나도 없는 짝퉁 웨블리 리볼버[2][3]같은 허접한 물건까지 다양한 수준의 총기가 만들어진다. 기성 총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각종 독특한 설계의 사제 총기가 튀어나오기 때문에 아예 카이베르 고개산 사제 총기만 전문적으로 리뷰하는 Khyber Armoury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을 정도다. 카이베르 고개 산 사제 총기에 흥미를 보이는 서양 총덕후들이 늘어나자 최근에는 아예 외국인 수집가들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애초에 실제 사용은 고려하지 않고 수집욕을 자극할 만한 특이한 총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무려 150여 년간 규제 없이 총기가 제작되었으며 돈을 내고 사제 총기를 쏴 볼 수 있는 사격장까지 성업할 정도였으나 2020년대 들어 정세의 변화로 인해 어느 정도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1] 해당 총기는 AK를 AR-15 계열 처럼 보이도록 마개조한 물건이다. 상부 커버가 분리되는 구조와 먼지덮개를 겸하는 조정간의 형태가 눈에 띈다. [2] 재밌게도 영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꾸미고 싶었는지 영국 버밍엄에서 만들었다는 가짜 각인을 새겨넣었는데 버밍엄(Birmingham)의 스펠링조차 Birmingam, 즉 버밍감(...)으로 잘못 적었다. [3] 이 총기들을 리뷰한 Forgotten Weapons의 총기연구가 이안 맥캘럼은 보통 총기 시험발사까지 직접 해 보는 것을 선호하지만 위험할 수 있다며 이런 총들을 직접 쏴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