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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6 20:31:50

청대문집 개



이범선 단편소설. 1970년에 발표되어 제5회 월탄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사팔뜨기라서 '팔뜨기'로 불리는 주인공은 쓰레기를 주우며 생계를 유지하다가 어느 날부터 미군의 쓰레기를 대량으로 처리하면서 부자가 된다. 미군은 별 고민없이 귀여운 개가 있는 팔뜨기의 터에 쓰레기를 버린 거였고, 개가 행운을 불러들인다 싶어 팔뜨기는 개 죤을 애지중지 기르게 되고 미군의 쓰레기에 의존해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서 마을이 생기게 되는데 팔뜨기는 이 마을의 일종의 우두머리가 된다. 다른 지역의 업자가 미군의 쓰레기를 자기들 쪽으로 버리게 매수하면서 팔뜨기와 마을사람들은 살길이 막막해진다. 이에 팔뜨기는 간사한 지인이 귀띔해준 대로 마을 사람들을 속여 땅을 자신에게 양도하는 문서에 동의하게 하면서 모조리 빼앗지만 먹고 살길이 막막해진 사람들이 떠나면서 결국 팔뜨기 혼자 남게 된다. 미군의 쓰레기가 끊기고 혼란이 오는 와중에 팔뜨기의 인간군상이 드러나게 되는데 동병상련으로 같이 술을 먹고 부둥켜 안고 울던 양돈업자[1] 땅을 빼앗는 과정에서 배신한다.

땅만 손에 쥐었을 뿐 자기를 따르던 패거리도 먹고 살길 찾아 떠나버리고 팔뜨기는 다시 거지꼴이 되나 싶었으나 채석장을 건설하려는 사업가가 팔뜨기가 가진 땅에 흥미를 보이면서 돈이 돈을 불러들이다 보니 땅부자에 광산부자가 되어 팔뜨기 시절의 흑역사는 잊어버리고 김억대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새 삶을 살게 되고 작품의 제목에 나오듯 대문에 파란색 페인트칠을 한 번듯한 집도 짓게된다. 그와중에 일제강점기 때 신여성으로 대학을 마친 인텔리지만 늙은 홀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가난한 젊은 여성과 그녀의 아버지를 같이 모신다는 조건으로 재혼을 하게되는데 불쌍하게도 거지로 살면서 학교도 못나온 팔뜨기의 열등감에 손찌검을 자주당한다. 하지만 죤은 옛버릇 못버리고 거지 같은 행색의 사람만 반기고 돈 많은 사람한테는 짖는 비뚤어진 개로 늙어갔다.

어느 날 광산에서 사고가 났는데 이에 대해 청취하고자 경찰서의 높은 사람이 왔지만 죤이 경찰을 물어버렸고, 김억대는 죤으로 보신탕을 해서 광산 인부들에게 나눠주는 결말이다.
[1] 미군의 쓰레기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사료 삼아 돼지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