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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29 03:20:41

진채봉

구운몽의 주요 등장인물
현실 <colbgcolor=#cfc,#003300> 성진 팔선녀
몽환 양소유 진채봉 계섬월 정경패 가춘운 적경홍 이소화 심요연 백능파

1. 개요2. 작중 행적3. 기타

1. 개요

秦彩鳳

이 문서는 구운몽의 등장인물인 진채봉을 소개하는 문서이다. 진채봉은 불심을 어지럽히는 죄를 짓고 인간으로 환생하게 된 팔선녀 중 한 명이다.

2. 작중 행적

양소유가 과거를 보러 장안으로 상경하는 도중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팔선녀. 즉 첫 번째 히로인이다.

화주 화음현[1]에서 모친을 일찍 여의고 부친인 진 어사를 홀로 모시고 있었다.

아버지가 장안에 가서 혼자 집에 있을 때, 누각에서 낮잠을 자는 중 자기 집 앞 버드나무를 보고 시[2]를 짓는 양소유의 목소리를 듣고 창밖을 내다봤다가 눈이 마주치고 서로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이때 양소유의 시종이 밥 다 됐다고 부르러 와서 진채봉이 창문을 닫아버린다. 양소유는 그녀를 다시 만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풀이 죽어서 시종을 원망하는데, 사랑에 빠진 아가씨 진채봉은 이미 양소유의 혼인까지 하기로 결심한 상태였다.

여기서부터 진채봉의 적극적인 구혼이 시작된다. 일단 유모에게 양소유가 지은 양류사의 답시를 주면서 자기가 그랑 혼인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라고 시킨다. 이때 유모가 '혼자 멋대로 했다가 장안에 있는 부친이 나중에 물어보면 어떡하고 양소유가 이미 혼인했으면 어쩔까요?'라고 물어보는데, '아버지는 내가 알아서 할 거고 그가 아직 어려서 혼인을 안 한 것 같지만 했어도 상관없어. 난 2번째여도 좋아'라는 파격적인 대답을 내놓는다[3]. 양소유는 그 뜻을 흔쾌히 수락하고, 바로 또 답시를 써서 건네준다.

이때부터 호색한 기질이 다분한 양소유는 유모한테 "우리가 서로 멀리 떨어져서 살고 있어 만나기 쉽지 않으니 아가씨한테 '오늘 밤 만나는 게 어떠냐'고 여쭤봐라"라고 시키는데, 아쉽게도 진채봉은 "아버지가 없을 때 야밤에 만나면 말이 많을 테니 내일 낮에 만나자"고 한다. 그런데 다음 날 새벽, 갑자기 서울( 장안)에서 신책장군 구사량이 반란이 일으켜 장안으로 피난민과 군사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게다가 신분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징병한다고 소문까지 들리니 놀란 양소유는 이를 피하기 위해병역기피 남전산으로 피난가 버린다. 다만 무작정 도망친 건 아니고, 일단 남전산에 숨긴 했는데 난데없이 아버지 양 처사의 친구가 찾아와 하룻밤 이야기를 나누고 내려와보니 벌써 가을이 되고 반란은 평정되고 진채봉은 없어졌다더라~ 하는 걸 알게 됐다.

여기서부터 양소유의 첫 번째 히로인 진채봉의 불행이 시작된다. 반란이 진압된 후, 진채봉의 아버지 진 어사가 역적에게 가담했다는 이유로 처형되고, 진채봉은 장안으로 끌려가 궁녀가 된다. 이때 황제가 진채봉의 미모를 보고 후궁으로 삼으려고 하지만, 태후가 "폐하가 진채봉의 아버지에게 벌을 내려 죽였는데 그 딸을 취하는 건 제왕이 도리가 아니다"라고 반대해서 무산된다. 대신 글 짓는 재주로 여중서[4]에 포함되고 황제의 여동생인 난양공주의 시녀도 겸하게 된다. 난양공주는 진채봉을 친자매처럼 아꼈다고 하는데 왠지 정경패- 가춘운의 관계와 비슷하다.[5]

한편, 양소유는 진채봉을 한동안 그리워하다가 그냥 죽었다고 치부하고[6] 다른 히로인들에게 열심히 플래그를 꽂고 다닌다. 그러다 야근 중에 퉁소를 불다가 난양공주한테 플래그를 꽂고 태후한테 찍혀서 한동안 고생길이 열린다. 진채봉은 태후의 부탁에 따라 양소유의 재주를 시험하기 위해 황제가 양소유를 불러 술을 먹이고 여중서가 가져온 비단, 수건, 부채 등에 시를 쓰게 했을 때 소유와 재회한다. 진채봉이 여중서의 일원으로 부채에 그가 쓴 시를 받았을 때, 그녀는 바로 양소유를 알아보지만 이때 양소유는 술에 취했고, 황제 앞에서 고개를 뻣뻣하게 들 수 없어서 진채봉을 알아채지 못한다.

양소유가 돌아간 뒤 진채봉은 부채에 쓰인 시를 보고 옛날 생각이나 눈물을 흘리고 밑에 자기 시를 덧붙이는데, 하필 이때 황제가 갑자기 양소유가 쓴 시들에 소장욕구가 생겨서 여중서가 받은 시들을 모조리 수거해간다. 황제의 여자인 궁녀가 다른 남자를 그리워하다가 걸렸으니 이제 죽었다 싶은 진채봉은 먼저 황제하고 죄를 고하고, 황제는 그녀에게 뭔가 사정이 있다 여겨서 양소유와의 관계에 대해 물어본다. 다행히 진채봉을 딱하게 여긴 황제는 그녀를 용서하고 "난양공주가 널 아껴서 살려준 거니까, 앞으로 난양공주를 더 잘 모시라"고 당부만 하고 일을 묻어준다.

관대하신 황제 폐하는 여기에 그치치 않고 훗날 양소유가 두 공주와 혼인하게 되었을 때, 태후한테 진채봉의 일을 말하고 그녀를 난양공주의 잉첩(媵妾)[7]으로 삼아 양소유의 하렘에 넣어준다. 이리하여 숙인으로 봉해지고 두 공주와 함께 양소유와 혼인한다. 이때 양소유가 눈물을 흘리며 그때 썼던 양류사를 아직도 가지고 있는 걸 보여주니 해피 엔딩…은 무슨. 차분히 되짚어 보면 불쌍하기 그지없는 히로인.

귀한 집 아가씨에 미모와 재주도 뛰어났으나, 똑같이 아가씨속성을 지닌 정경패의 완벽한 하위호환이다. 원래부터 진채봉보다 훨씬 명문가 출신인 정경패는 태후의 총애를 얻어 공주까지 신분이 상승하지만, 이쪽은 오히려 시녀로 강등되니… 일단 숙인에 봉해지면서 명목상으로 들 중 으뜸이라 넘버 쓰리다. 하지만 똑같이 공주의 잉첩이자 양소유와 혼인하기 전까지 실질적인 아내 노릇을 한 가춘운, 양소유의 첫경험 상대이자 정경패 공략에 공을 세운 계섬월 등의 쟁쟁한 경쟁자가 있어 넘버 쓰리 자리도 안전하지 않다.

양소유의 6남 2녀 중 첫째딸 전단(傳丹)을 낳았다. 나중에 월왕의 며느리가 되었다고 한다.

3. 기타

그 처음의 수려한 묘사와 아름다운 만남으로 히로인들 중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결국은… 페이크 히로인이 되었다. 사실 고전소설의 클리셰상으론 여성이 먼저 추파를 던진 경우가 보통 잘 될 수가 없긴 하다. 그나마 첩으로라도 들어가 잘 산 것도 작품이 구운몽이니 가능한 것.

부친 때문에 끌려가 고생하기 때문에 가녀린 이미지가 많지만, 초반의 행동을 보면 반대로 본래 성격은 차분하면서도 좀 자유로운 캐릭터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등장인물들이 TS당한 구운몽-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에서도 저 둘한테 밀리는 느낌. 이소화 TS의 소하의 소하패키지는 한정판이라 게임+굿즈이고 정경패TS의 경원의 경원패키지는 그냥저냥 게임만 즐길 수 있는 정도인데 진채봉 TS의 채윤의 채윤 패키지는 CG보기, 회상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영원히 고통받는 진채봉 그러나 정작 뚜껑을 벗겨보니 페이크였다. 메인 히어로인데도 공략 제한이 걸려 있고, 사실상 진히어로라고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진채윤 문서 참고.

[1] 장안에 들어가는 관문인 동관의 바로 앞 고을로, 현재의 산시성 화인시이다. 후한 시대를 다루는 삼국지 시리즈를 즐겼다면 홍농과 장안의 중간쯤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정확히는 후한시대에 홍농군 화음현이었다. [2] 이 시를 양류사(楊柳詞)라고 한다. [3] 작품의 저자가 조선시대 선비임을 생각하면 파격적으로 보이지만, 소설의 배경이 되는 당나라는 여성들의 기질이 자유분방해서 노출도 높은 옷을 입고 문예활동이랑 스포츠도 적극적으로 즐겼던 시대다. 한국의 고려시대랑 비슷하다. 다만 제도적으로 여권이 높았는지에 대해선 고려와 마찬가지로 논란이 있는 편. [4] 황제가 자기 궁녀들 중 글 잘 짓는 사람을 뽑아 만든 집단. [5] 근데 이 둘은 정경패와 가춘운처럼 백합물이 의심될 정도로 살가운 모습을 작중에서 보여주지 않는다. 진채봉 입장에선 난양공주가 원수의 동생이니 내심 껄끄러웠을지도 모른다…는 거야 팬픽의 영역이고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둘 사이의 정이 친자매와 같았다고 써있으면 그냥 믿는 수밖에 없다. 그냥 비중이 공기라서 부각이 안 된 것으로 간주하든지 [6] 남전산에서 만난 아버지 친구에게 진채봉과 앞으로 인연이 어떻게 될지 물은 적 있었는데, 대답은 "천기를 마냥 누설하긴 좀 그렇지만 '밤처럼 어둡다'고는 말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양소유는 이걸 진채봉이 죽었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그녀를 잊으려고 노력하는데, 밤중에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누군가와 부딪히듯이 우연에 우연이 겹쳐 결국 두사람이 맺어지게 된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7] 귀한 집 아가씨가 시집갈 때 시녀로 함께 따라가는 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