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대통령실 대변인이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남자.
내전 지역 종군 기자, 인질 협상전문가, 공영방송 간판 앵커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투기, 외압, 성추행 등 온갖 스캔들로 물갈이가 빈번한 대변인 자리에서, 깨끗한 이미지와 철저한 자기관리로 단 한 번의 논란도 없었던 전무후무한 기록의 소유자.
뛰어난 언변은 물론이고 찰나의 동작, 호흡, 눈짓, 표정 하나도 능수능란하게 컨트롤하며 여론을 휘어잡는 젊은 정치 엘리트.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현(現) 여당 대표이며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의 외동아들이기도 하다.
그뿐이 아니다. 백사언을 논할 때 외모가 빠지면 섭하다.
화려한 스펙을 압도하고도 남는 잘난 마스크와 피지컬!
브리핑실로 들어오는 순간 모델워킹이 시작되고 찍히는 사진마다 화보가 되는 이 남자!
그에겐 ‘조용한’ 아내가 있다.
우리나라 최대 언론 청운일보 사주 차녀 홍희주.
얼굴 합만큼은 천생연분인 두 사람, 하지만 실상은...
차기 대권을 노리는 아버지와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청운일보 홍일경 회장의 전략적 유착관계로 맺어진 정략결혼 3년 차 부부.
그들은 대화를 하지 않는다.
함께 밥을 먹지 않는다.
스킨쉽도, 부부관계도, 다정한 눈맞춤도 없다.
그렇게 지난 3년간 그 어떤 대화도 감정적 소통도 없이 살았던 두 사람.
그러던 어느 날, 사언은 의문의 협박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감히, 누구를 납치해?
그때는 몰랐다. 이 전화 한 통이 사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줄은.
우리나라 최고 언론사주 둘째 딸이자 차기 대권주자의 외동 며느리, 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과 지지를 받는 대통령실 대변인의 아내.
껍데기는 제법 그럴싸하다.
하지만 여덟 살부터 시작된 함묵증, 만성 무기력증, 울화병으로 속은 곪아 터지기 일보 직전.
클럽 가수 출신 엄마가 밖에서 데려온 의붓자식에, 백사언의 비즈니스 와이프가 그녀의 실체다.
희주의 입을 대신하는 건 손, 소리를 대신 하는 건 손짓.
뛰어난 실력을 가진 수어통역사로 법원, 방송국 등으로 파견업무를 나가고 있다.
그녀에겐 ‘무심한’ 남편이 있다.
결혼식을 치르고 얼마 안 된 신혼의 어느 밤, 남편이 내뱉은 말은 딱 한 마디였다.
“있는 듯, 없는 듯 살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었다.
자신의 역할은 아내가 아니라, 양가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거래한 인질일 뿐이라는 것.
3년 전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 뒤 그녀가 백사언의 아내라는 사실은 공개된 바가 없다.
그렇게 비밀스럽고 무미건조한 쇼윈도 부부 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납치를 당하고 만다.
희주를 인질 삼아 사언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납치범.
내가 백사언의 아내란 걸 아는 사람은 가족 외에 없는데 어떻게 알았지?
그나저나 이 멍청한 납치범 놈아. 날 인질로 잡는다고 백사언이 호락호락 요구에 응할 거 같아?
그 남자, 나한텐 애정도 관심도 눈꼽만치도 없다고!!!
그런데 잠깐만. 이건 좀... 너무하잖아?
아내를 납치했다,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놈한테 남편이란 작자가 하는 말이...?!!
희주 안에서 수년간 꾹꾹 눌러왔던 울화와 분노, 깊은 빡침이란 것이 폭발한다.
그때는 몰랐다. 이 전화 한 통이 희주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게 될지.
정신의학과 전문의. 희주의 대학선배.
소위 말하는 요즘 스타일 얼굴에 잔근육이 돋보이는 몸매, 잔잔한 눈웃음과 다정한 성격까지 갖춘 매력남이다.
20만 구독자를 가진 개인 방송 크리에이터이기도 한데, 주로 다루는 주제가 미스테리, 미제사건이다.
미스테리 덕후가 된 것은 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성격적인 탓도 있지만 열 살 무렵 겪은 일이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범죄를 다루는 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게 되면서 기억 저편에 묻어놨던 ‘그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띄우게 되는데...
희주와는 대학 시절 수어 동아리에서 만나 수어봉사를 함께 다니곤 했었다.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으나 어쩐지 희주는 연애 자체를 기피하는 듯 보였고 둘은 좋은 선후배 사이로 남았다.
어느 날 갑자기 잠수를 타 버린 희주와 연락이 끊어졌다가 몇 년 만에 재회하게 되는데, 다시 만난 그녀가 행복해 보이지 않아 보여 신경이 쓰인다.
곁을 맴돌며 알게 모르게 챙겨주면서 희주에겐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사언에겐 질투와 경계심을 발동시키는 인물.
사언이 몸담았던 방송국 아나운서.
명문대를 졸업했고 빼어난 미모와 타고난 친화력을 탑재한 밝고 사랑스러운 인물.
뉴스 진행자로서는 단정하고 단아한 이미지이나 실제로는 엉뚱하고 통통 튀는 매력의 소유자.
일명 백사언 덕후로 유명하다.
방송국 앵커 시절 워너비 선배였던 사언.
눈물 쏙 빠지게 매섭고 엄격한 사수였지만 입사 전부터 롤모델이자 우상이던 백사언 앵커 옆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대변인으로 스카웃 됐단 소식을 듣던 날엔 남몰래 펑펑 울기도.
지금도 존경과 애정을 놓지 못해 대놓고 덕질 중이다.
청운일보 딸과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린 이후 아내가 어떤 사람인지 세상에 알려진 적이 없어 궁금증은 많지만 유부남이면 뭐 어때, 연예인 마냥 덕질하는 건데 하는 마음.
특정 시간대 뉴스 진행 시 수어통역이 동시 진행되는데, 그때 합을 맞추는 통역사가 바로 희주다.
어린 시절 꿈꿨던 아나운서의 자리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유리가 희주에겐 선망의 대상.
반대로 유리는 그런 희주가 백사언의 아내란 사실은 꿈에도 모르고 있다.
티 내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종종 드러나는 게 사언에 대한 뼛속 깊은 콤플렉스다.
자신과 달리 아버지 백장호의 DNA를 몰빵한 사람이 사언이므로. 인정하기 싫지만 자신이 아닌 사언을 믿고 애정했던 아버지가 옳았다.
이번 대권 치트키는 백사언이다. 신뢰도, 호감도 일위의 국민 마이크. 썩을 놈.
그래서 어떻게든 품고 데려가야 하는데 도무지 백사언을 꿇릴 방법을 모르겠다.
현재는 남편 백의용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내조에 올인 중. 의용과 겉으로는 흠결 없는 부부지만 사실 남보다 못한 사이다.
아들 사언과도 어딘가 모르게 냉기가 철철, 별로 말을 섞지 않는데도 주변 사람들을 숨 막히게 하는 분위기를 뿜어낸다.
명문 정치가 며느리이자 차기 대권주자의 아내, 대통령실 대변인의 어머니, 유능한 범죄심리학자 타이틀 등
다 가진 듯하지만 어딘가 어둡고 불행한 기운이 언뜻언뜻 비친다.
백장호 의원 생전에 정부 인사들의 치부나 기삿거리를 받아 특종을 독점하면서 가업을 키워왔다.
대신 백장호 가문의 비밀이나 주로 백의용이 치고 다니는 사고를 철저하게 막아주었으며 이제는 사돈이 된 백의용의 킹메이커를 자처하는 인물.
그렇다고 백의용에게 비굴하게 굴지 않으며 겉으로 티 내지 않을 뿐 속으로는 만만하다 못해 발아래로 본다.
백 년 묵은 능구렁이 속내는 이십 년 넘게 같이 산 여우 같은 와이프도 짐작하지 못한다.
클럽 뒷방에 살던 시절 딸 희주 밥상보다 홍회장의 재떨이를 먼저 챙겼고,
당시 남편에겐 악다구니를 하다가도 홍회장이 오면 버선발로 마중 나간 여자.
타고난 미모와 몸매가 아직도 엄청나다.
재혼으로 팔자를 뒤집은 것이 일생일대 최고로 잘한 일이며 유일한 자랑거리이며, 희주를 맘대로 조종하고 가스라이팅 하는데 도가 튼 인물.
클럽 뒷방에서 자란 희주와 달리 본투비 언론 재벌가 딸답게 우아하고 아름답다. 아버지 홍회장이 재혼하며 새엄마가 데리고 온 희주와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자매 관계.
어릴 적 불의의 교통사고로 귀를 크게 다친 이후 듣지 못하는 장애가 생겼고 말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지만 입을 다물어버렸다. 가뜩이나 희주에게 냉랭한 언니였던 인아는 사고 이후 더욱 마음의 문을 닫았는데...
3년 전, 사언과 희주의 비공개 결혼식 전날 인아가 사라졌다. 그리고 그 이후의 행적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날,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릴 적부터 희주와 사언의 사이에는 늘 인아가 있었다. 아니, 어쩌면 인아와 사언의 사이에 눈치 없이 희주가 끼어있던 걸지도. 희주로 하여금 묘한 열등의식을 갖게 하는 인물.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을 때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난데없이 나타나 모두를 긴장시킨다.
가진 거라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이 전부였지만 재벌가에 데려가 부족함 없이 키워주는 조건으로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희주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는 대상.
현재는 치매를 진단받은 후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그의 정신세계는 연희가 희주 데리고 떠나던 시절에 머물러 있다.
성실한 FM 공무원이지만 꼭 한 박자씩 느린 눈치코치, 즉 사회생활 박치다.
가만히 숨만 쉬어도 카리스마 넘치는 대변인을 모시며 매일매일 기가 빨린다.
애처가인지 공처가인지 암튼 아내 사랑이 유별난 유부남.
희주와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면서 결혼생활에 관한 조언을 구하는 사언에게,
좋은 남편의 덕목을 가르치는 인물.
백사언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하며 그를 존경하고 따른다.
사언의 앵커 시절 같은 방송국 기자 출신으로, 사언이 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 추천으로 함께 들어왔다.
지시받은 것은 완벽에 가깝게 처리하고 마치 비밀 요원처럼 못 하는 일이 없는 일당백.
그림자처럼 사언을 따르며 리틀 백사언으로 불린다.
정장보다는 야상점퍼가, 로퍼보다 군화가 잘 어울리는 상남자다.
백사언 대변인과는 마주치기만 하면 설전을 벌이기로 유명하나, 다들 꿈에도 모르는 것이 있다.
앙숙처럼 보이는 그들이 사실, 종군기자 시절 총알이 빗발치는 내전지역을 누비며 생사를 함께 했던 둘도 없는 친구란 사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사언이 가끔 속내를 내비치는, 유일한 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