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즐겜이란 즐거운 게임의 줄임말이자 인터넷 은어로서, 말 그대로 즐겁게 게임하십시오라는 의미에서 쓰이는 말이다. 은어라고는 하지만 구글 검색 결과를 보면 이미 2000년 초의 디아블로나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용례가 보이는 등 꽤 뿌리가 있는 말이며, 줄임말이 직관적이고 간단하기 때문에 이해가 쉽다.2014년 즈음을 기점으로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뉘앙스로 쓰이기 시작했는데, 팀플레이형 게임에서 승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게임 그 자체를 즐기면서 게임 하는 것을 말하게 되었다.
2. 변질된 의미
2014년 즈음에 쓰이기 시작한 승패를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즐겜이 "이기지 않아도 되니, 내가 하고 싶은 행위를 하겠다"라는 의미로 변질되면서 트롤링이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게 되었다. 반댓말은 빡겜.2010년대 중반은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스타크래프트2 협동전등으로 대표되는 팀플레이형 게임이 게임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시기로서[1] 오래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즐겜'이라는 표현은 나름 자주쓰이는 표현이곤 했다. 이런 부류의 게임들은 팀원과의 조합과 협동이 승리에 중요한 요소이며, 한명의 전력 이탈만으로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승리를 노리는 유저는 단독행동을 하는 유저에게 촉각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는 중에도 게임을 단순히 즐기는 것으로 여기면서 팀에 협조적이지 않고 엇나가는 일명 트롤링 유저가 존재하니, 이들이 '즐겜'의 의미를 변질시켜버린 주범이다. 마치 ' 즐'과 비슷한 사례.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게임하면서 핑크와드를 잔뜩 사서 하라는 한타는 안하고 미드에 와드 박으면서 벚꽃엔딩을 부르거나 보통 랭크 게임이 아닌 일반 게임에서 친구들과 같이 블레쒸를 한다던가 AD소라카와 같은 특이한 캐릭터를 할 때 즐겜이라고 한다.
오버워치의 경우 빠른대전에서 중복픽이 가능했을 적에 올림픽 양궁경기가 열릴 때 6 한조를 한다던가, 공격경기에서 5 D.Va 1 루시우, 5 윈스턴 1 루시우, 수비경기에서 6 메이와 같이 트롤스러운 픽이지만 재미있는 경기가 예상될 때 "이번 판 즐겜인가여?" 이런 식으로 쓰인다.[2] 그러나 패치가 되면서 이것은 불가능해졌다. 다만, 이외에 한 직업군으로 몰빵하는 6딜,6힐같은 조합은 오버워치2가 돼서도 자유경쟁전에서 5딜,5힐 등으로 여전히 남아있긴하다.
스타크래프트2 협동전의 경우 깨면 그만, 내가 못해도 남이 캐리해주겠지라는 썩어빠진 마인드가 주가 되어 남은 열심히 메인 밀고 보너스 목표도 치우고 공세도 막을때 자신은 자신의 재미를 위해서 자기 입맛 꼴리는대로만하는 유저들이 많다. 특히 즐겜 트롤의 대표주자인 땡전순,땡우모,땡공포 같은것들이다. 덕분에 게임 후반가서 동맹은 열받을대로 열받았는데 그제서야 게임이란걸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속이 터지지 않는게 이상할 지경이다.
이런 즐겜과 트롤링은 한끗 차이라 모호하지만, 정확하게 구분하는 방법은 있다. 우선 본인은 즐겁되 그로 인해서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본다면 명백한 트롤링이지만, 상식 밖의 운용이나 조합법으로 승리를 이끌거나 분위기를 전환시켜준다면 즐겜이다. 따라서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들이 어떠한 이유로 권태감이 느껴질 시기에 이런 방법으로 해소하거나 뚜렷한 목적보단 과정을 중시하는 유저들이 선택하는 방법이다. 민폐 끼치지 않는 방법으로 즐겜을 한다면 언젠간 접어도 그리워서 다시 찾게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게임 자체의 구조에 대해서도 달라지는데, 만약 랭킹 같은 유저 간 경쟁 요소가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순전히 자기만족에 가깝거나, 보상의 차등이 그렇게 크지 않다면 트롤링이라는 행위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과열될 수는 있을지언정 말 그대로 모두가 즐겜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저간 경쟁 요소가 없어도 협동 요소가 있다면 트롤링이 가능하고, 유저간 경쟁 요소 + 협력전 요소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면 트롤링이 성립되기 딱 좋은 환경이 구성된다.
3. 즐겜유저가 되는 이유
사실 개인차가 있는 만큼 아래 이유들은 딱 하나로만 볼 수는 없고 몇 개 겹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가령 어떤 게임 자체는 너무나 좋아하지만 똥손이거나 연습할 시간이 많이 없어서 실력은 키우기 힘든데, 대리랭이나 현질로 승승장구하는 유저들을 보고 박탈감을 느낀 뒤 어차피 게임이니까 그냥 재미로 즐기자는 식으로 즐겜을 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실력 관련
- 실력 부족: 한 마디로 게임판 장포대. 다른 유저들보다 근본적인 실력이 낮아 빡겜을 해도 차상위 티어에 갈까말까한 유저들이 승패에 대한 욕심이 없어지면서 단순히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닌 여러 시도를 즐기는 즐겜 유저가 된다. 이유가 이유이니만큼 보통 재능 없이 올라갈 수 있는 한계로 평가되는, 즉 천상계로 가는 경계선 티어에서 자주 발생하는 유형이다. 이런 유저들은 그 만큼 게임 자체가 재밌어서 실력 향상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존재한다. 가장 악명 높은 예시는 뭐니뭐니해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다이아 4티어. 그래도 다이아라고 게임에 대해서 상당히 많이 알고 있기에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게임을 던지는지를 정말 잘 보여주어 같은 편들을 짜증나게 만드는 주범이 된다. 사설 서버가 가능한 게임의 경우 진지한 공식 매치 서버보다 아예 끼리끼리 모여 노는 사설 공방 서버가 인기가 많을 때도 있다.
- 어차피 이기니까: 어찌보면 실력 부족 사유와는 반대 사례. 어느 정도 실력이 올라온 유저가 상위 티어에서 빡겜을 하긴 귀찮고 하위 티어에서 눌러 앉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카트라이더 아이템전에서 막자나 시소 플레이가 여기에 해당한다. 1등 보내놓고 뒤에 오는 유저들 조지는 식으로. 한편 위에서 언급한 사설 공방 서버에서 양학을 하며 군림하는 고수들도 이 사유에 속한다.
- 박탈감 관련
- 대리랭, 부캐유저, 패작들의 난입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 보통 승률 100%가 보장되는 유저가 섞인 팀이 이긴다. 따라서 개인 피지컬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런 상황으로 지는 게임을 겪을 때마다 박탈감을 느끼면서 즐겜 유저가 될 수 있다.
- 현질유도에 대한 박탈감: 주로 현금 투자가 게임 능력과 직결되는 게임을 하는 유저들이 겪는 현상인데, 일정 단계부턴 현금 없인 더 이상 올라가기 힘들거나, 현금을 일정 수준 박아도 본인의 경제 능력 이상으로 핵과금을 하는 유저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박탈감을 느끼게 되며, 결국 즐겜 유저가 되나 박탈감이 심한 경우엔 그냥 게임을 접기도 한다.
- 정말 즐기는 사례
- 순전한 재미를 위해: 이건 현실도 아닌데 왜 굳이 한판한판에 신경쓰냐는 생각으로 게임에 임하는 케이스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유저들은 게임을 하는 행위 자체가 남는 여가시간에 휴식 겸 플레이로 여기며, 주로 "현실이 충분히 가혹한데 게임하는 과정에서까지 스트레스를 받기는 싫다"는 이유로 즐겜족이 된다. 따라서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이거나 과정 속에서 재미를 찾고 싶을 때 즐겜 유저가 되는 편이다. 이러한 유저들은 커뮤니케이션 등 멀티플레이 게임의 또다른 재미에 매력을 크게 못 느끼거나 온라인 게임 자체에 질리기 시작할 경우, 점차 콘솔 등 싱글 플레이어 게임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빡겜하다가 잘못해서 망해놓고 이런 변명을 해서 비웃음을 사는 유저들도 종종 있다.
- 콘텐츠를 즐기자: 이런 게 나왔네, 저런 것도 있네, 하며 경험해보려는 모험가 타입. MMORPG 계열 게임에서 자주 등장하며 최적화된 레벨업과 장비 강화 혹은 현질을 우선시하는 보통의 풍토와는 정반대이지만, 스토리 텍스트를 하나하나 밟아가며 소소한 수집이나 퀘스트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들도 꽤 있다. 포켓몬스터로 치면 새로운 세대가 나올 때마다 온라인 레이팅에 집중하는 헤비 유저층 외 새로운 포켓몬과 싱글 콘텐츠 정도만 즐기는 라이트 유저층을 들 수 있다.
- 2차 창작을 즐기려고: 게임 플레이보다는 그 게임을 덕질하기 위해 게임을 즐기는 타입. 이 경우 게임성은 물론 캐릭터성이 우수해 2차 창작이 활발한 게임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례다. 덕질을 하고 싶지만 말이 많은 비구매 덕질이나 과도한 인게임 과금은 하고 싶지 않아 일단 게임을 구매하고, 게임 자체는 간단히 즐기면서 캐릭터에 대한 덕질이나 그 캐릭터를 담당한 성우를 덕질하는 것을 주로 하는 편이다. 이런 사람들은 오히려 게임보다 2차 창작에 들이는 시간이 더 많기도 하며, 심지어 일종의 티켓 내지 즐길 권리 같은 느낌으로 게임만 사놓거나 일부 과금만 해두고 유튜브 등지에서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면서 때워버리는 사람들까지 있다.[3] 극단적으로는 1분도 플레이 안하고 내가 좋아하는 회사가 내놓은 신작 게임이니 일단 사야지라고 하거나 수집형 아이템만 모으는 경우도 있다.[4]다만 이들은 빡겜러에서 즐겜러로 전향하는 경우가 아니다보니, 가끔씩 정말 게임이 손에 맞아 덕질도 하는 빡겜러로 전향하는 경우도 있다.
[1]
물론 이전에도
서든어택같은 팀대전 형식의 게임은 존재했으나, 협력의 중요도는 비교할 바가 안된다.
[2]
다만, 동전던지기 경쟁전시절 하나무라나 볼스카야 한정으론 5디바,5윈스턴 조합은 연장전 공격측에서 꽤나 강세를 보여 자주 쓰였던 경우는 있었다.
[3]
재밌게도 기업 입장에서는 운영하는 게임에 따라 빡겜러들보다 이들을 환영하기도 한다. 특히 부분 과금 게임의 경우, 빡겜러들은 승리에 일체 도움이 되지 않는 과금 요소들은 모두 무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2차 창작계 즐겜러들은 게임은 덜 할지언정 자신의 덕질을 위한 캐릭터, 스킨, 코스튬 등 게임 내 부차적 과금 요소들은 물론 각종 현실 굿즈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중이 높아지면
겜안분이나
동인파락호 같은 문제나 팬들 간의 갈등이 생기는 편이긴 하지만 이 문제도 운영사가 대처하기 나름이다.
[4]
하지만 대부분 게임은 수집을 위해 어느 정도 플레이가 동반되야하는데 이 때문에 즐겜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배틀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