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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대한민국의 라이트노벨 출판사 시드노벨에서 김월희 작가의 2013년 3월 출간작 중2병 데이즈의 히로인 '흑련'과 주인공의 여동생 '린'이 나치 독일의 선전 장관 파울 요제프 괴벨스를 존경한다고 하는 대사와 괴벨스의 미화된 일러스트( #)가 그대로 단행본에 실려 논란이 일었다.[1]논쟁이 본격화된 것은 책이 나오고 12일이 지난 2013년 3월 12일.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곳은 판타지 갤러리로 당초 중2병 데이즈에 대해 비판적인 논조의 감상을 올린 한 판갤러가 '정말로 괴벨스 관련 내용이 있었느냐'라는 다른 판갤러의 질문에 위의 두 페이지를 찍어올리며 사건이 본격화되었다. 이후 몇몇 판갤러들이 시드노벨 홈페이지에 괴벨스 관련 내용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는 가운데 다른 서브컬처 관련 커뮤니티로도 불길이 옮겨붙기 시작했다.
워낙 민감한 사항을 건드렸는지라 이 항목이 중2병 데이즈 항목보다 3개월이나 일찍 작성되었다.[2] 이 사건 이전에는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로 대표되는[3] '중2병 모에 붐에 숟가락 얹기' 라는 평가 이외에는 그냥 널려있는 흔하디 흔한 라이트 노벨이라고 평가되었다.
2. 논란이 되는 부분
구체적으로는 두 사람이 '미디어 장악은 문화 장악의 기본이니까'라는 대사를 나란히 말한 후 " 괴벨스가 했던 말이죠. 참고로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입니다"라는 대사를 연이어 한 장면이 문제가 되었다. 거기에 괴벨스를 미화하고 반짝이 효과까지 넣은 일러스트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괴벨스가 남긴 전과를 생각해보면 가볍게 웃고 넘어가기에는 심각한 인용이다.
괴벨스가 시작한 미디어 선동은 오늘 날에도 광고나 정치분야에서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괴벨스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했던 정상적인 수준의 찌라시 활동에 국한된다. 괴벨스라는 인간 자체의 선동관은 하나같이 일시적인 효과만 비대할 뿐 장기적인 국정 운영에 있어서는 독재정당 휘하의 개막장 국가를 만들어내는 데 특화되어 있는, 오늘날 기준으로는 국가안정면에서도 그 해악이나 위험성이 지극히 높은 책동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나치와 괴벨스라는 민감하기 짝이 없는 소재를 히로인 둘이서 (아무 설명 없이) 찬양했다는 점이 주요한 비판 사항이었다. 게다가 선동술에서 괴벨스를 언급하는 장면은 나쁜 의미로 너무나도 적합한 인용이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그에 따른 작가의 해석을 찾아내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작가에 의한 비판은 전무했으며 오히려 일러스트를 통해서 위인을 소개하는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작품 내에서 어떤 인물이 살인을 저지르건 학살을 자행하건 악행을 미화하건 상관은 없다. 심지어 그것이 주인공이나 주동인물이어도 그렇다. 주인공이 무조건 선할 필요성은 없다. 그건 그 인물의 성격이나 어떤 특징을 보여주기 위한 묘사나 서술이지 작가의 사상과는 관련이 없다. 어떤 문학 작품에 있어서 기존의 윤리관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윤리관이 때로는 작가의 상상력을 갉아먹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작가의 작품의 등장인물에 가해지는 윤리적 제약은 일반인에게 가해지는 윤리적 제약보다 확연히 적다. 이는 문학 작품이 기본적으로는 인간의 본성을 조명하기 위함이고, 새로운 인간의 본성의 조명과 당연하지만 재미를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극단적으로 문학이 나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라이트 노벨에서 이러한 문학적 의의를 찾는 것은 상당히 무의미한 일이기는 하지만, 때문에 작품 내의 인물의 범죄행위는 대개의 경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2병 데이즈는 어떠한 비판도 하지 않은 채, 단순히 캐릭터의 성격을 단편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 무겁디 무거운 괴벨스의 찬양을 꺼냈기 때문에 강한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만약 중2병 데이즈의 히로인이 아크튜러스 멩스크나 기렌 자비같은 가상의 독재자나 선동가를 예시로 들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괴벨스는 분명히 실존했던 인물이며, 나치를 찬양하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금기로 취급되고 있고, 심지어 그 피해자들이 아직까지 살아 있는 상황에서 나치의 핵심인물을 단순히 소재로 다루었다는 것은 분명히 큰 문제다. 이것은 엑셀러레이터 등 다른 작품의 윤리적 논쟁과는 차원을 달리하는데, 이는 단순히 작중에서 가상의 악을 미화한 것으로 작품성의 문제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지만, 중2병 데이즈는 나치의 핵심 인물을 미화했다는 점에서 작품 외적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쉬이 말하자면 윤리적으로 너무도 어긋나는 무거운 주제를, 어떠한 비판의식도 없이 사용해버렸기 때문에 중2병 데이즈는 큰 비판을 받는 것이다.
2.1. 어째서 문제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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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이자 애정을 받도록 기획된 캐릭터가 실존인물인 전범을 미화했다
사람을 죽인 실존인물이 나오는 작품은 많지만, 훌륭한 작품들은 그 사람에 대해 비판성을 지킨다. 정당하고 의롭게 해석할 수 있는 실존인물(대표적으로 군인, 깡패, 정치인)에 대해서는 의인, 영웅 등으로 미화나 찬양이 들어가긴 하지만 이마저도 비판 의식이 많으며, 선을 좀 넘어서 살인마, 대량학살자를 멋지게 표현한 작품일 경우 그 인물이 실존인물이 아니라는 선은 지킨다. 명백한 실존인물 살인마에 대한 미화는 단순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유머라고 보기엔 생각이 얇았다. 유영철 등의 연쇄살인마를 찬양한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그 캐릭터는 '정말로' 악해야 하는데, 라이트노벨의 히로인으로서 있는 이상 과연 악인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유럽보다 나치 독일를 적대하는 감정이 희미하지만, 괴벨스는 A급 전범이면서 세계 최악의 학살자다. 히틀러, 괴벨스 등은 매체나 커뮤니티에서 많이 언급되며 혹자는 찬양하지만, 이는 희화화나 분석의 영역에서 언급되지 이를 작품에까지 그대로 옮긴 것은 선을 넘었다. 좋아해주고, 사랑해주라는 작품의도가 분명히 있는 캐릭터가 이러한 선을 너무 넘었기에 욕을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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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문제
괴벨스가 속한 나치는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국가 및 군사 동맹까지 맺으면서 각각 유라시아를 연달아 침략했던 만악의 집단이었다. 한국에서는 나치의 침략영향이 없어서 나치에 대한 혐오감이 드문 편이지만 그 동맹국이자 파트너로 뛰었던 일제에 대한 반감은 매우 높은 상황이었고 이러한 일제와 손잡고 유라시아를 전화(戰火)의 도가니로 만들었던 나치를 봤을 때 사실상 간접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할 만악의 집단이기 때문이었다. 비록 한민족에게 죄악을 끼친 적이 없지만 중국 충칭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도 나치를 일제와 함께 적성집단으로 규정하며 두 집단에 선전포고를 내렸던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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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적
중2병 데이즈에서는 나치스를 찬양하는 히로인을 두고 주인공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4] 작품 내부에서도 반짝이가 들어간 일러스트 외에는 아무런 부연설명이 없다. 괴벨스를 찬양하면서 맞장구를 치는 히로인들만 나올 뿐.
특히 작가는 본 작품 뿐만 아니라 전작 세계 제일의 여동생님에서 수위 조절 실패로 문제( 시드노벨 19금 판정사건)를 일으킨 바 있고 세제녀 출간 당시에도 학살범 캐릭터를 내세웠다. 전작이 19금 판정을 받은 것은 성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학살 등 중대 범죄에 대한 비판이 옅다는 점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작과 이번 작품에서도 보았듯이 작가의 가장 큰 문제는 사회적 '금기' 가 왜 금기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그걸 함부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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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기능의 부재
컨셉이 중2병 말기이고, '멋져 보이는 것'을 깊은 고찰 없이 동경하는 것도 중2병의 속성 중 하나기 때문에 상상하지 못할 것도 아니지만, 나치를 미화하는 건 옳고 그르고를 떠나 감정적으로 문제가 된다. 사실 중2병(중2병이란 아직 가치관의 형성이 완전하지 못하지만, 기존의 가치관을 부정하고 자신만의 가치관을 세우려고 하는 시기이기에 나타나는 증상이며, 이로 인해 '비난받는 인물'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조명하거나, 악인을 동경하는 성향을 어느정도 지닌다.)이라는 컨셉을 고려하면 놀랄 일도 아니지만, 일단 역사적인 배경에서 나오는 "감정"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제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므로 "나치를 미화했다"는 점 만으로 용납받기 힘들기 마련이다. 작중에서 인물의 성향을 따져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뒷 내용에 괴벨스의 행태를 추악하다고 비판하는 대사가 나오는 것 같지만 앞뒤 문맥을 보면 그냥 선동을 옹호하고 실행에 옮기자는 강조어구에 불과하다. 자정적인 비판은 없다. 오히려 언론 장악을 '우매한 시민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수단' 정도로 묘사한다. 문제의 대사에 대한 비판적인 문장 한 줄만 있었어도 이 정도로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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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언급하며 쓰는 것 자체는 작가의 자유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 물론 해당 댓글의 작성자가 말했다시피 옹호 의견은 되지 못한다. 표현의 자유는 이후의 반작용을 감당할 의무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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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출판사의 오판
이에 대한 자체 검열 없이 탈고한 작가, 원고를 검수하고도 윤리적 문제를 지나치게 허용한 출판사 모두에게 책임이 있었다.
3. 대응
3.1. 편집부
한편 이 사건에 대해 이도경 편집자는 트위터에서 '사춘기 소녀들의 중2병적 망상을 개그로 표현하려는 의도였다' 며 '결코 미화하고자 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소재의 민감성이나 사태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현명한 대응은 아니다. 애초에 소재부터 부적절했다. 커뮤니케이션은 기본적으로 쌍방이 만족해야 하는데 개그를 의도로 잡아도 독자들에게 도저히 개그로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비단 받아들이는 쪽만의 문제라고 볼 수가 없다.2013년 3월 12일에 '이쪽 문화가 어른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게 보이지 않고 당당해지려면 남들한테 크게 피해주지 않으면서 이것도 하나의 문화라고 인정받도록 노력하는 게 맞지 나가지 마라 하면서 음지에 숨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는 글을 리트윗한 것이 발견되어 더 까였다.
결국 잘못을 인정하고 3월 13일 6시 시드노벨 공지사항에 편집부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사과문에 따르면 시드노벨도 이번 중2병 데이즈의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증쇄본부터 일러, 책 내용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수정된 내용으로썬 괴벨스의 일러스트가 썬글라스를 낀 사람으로 바뀌었고 괴벨스의 이름이 나온 부분을 '미스터 케이'로 바꾸어 놓았다.
3.2. 작가
3월 15일 11시 44분 작가의 사과문이 올라왔다. # 나치에 대한 미화의 의도는 없었지만 전적으로 자신의 미숙함으로 인한 잘못임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겠으며 모든 독자들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이다.다만 '다시는 앞으로 이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가 아닌 '저는 그렇게 대단하고 훌륭한 사람이 아닌지라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하여 단숨에 그것을 고칠 수는 없습니다' 라는 문구 때문에 다음에도 또 그럴 수도 있으니 이해해달라는 거냐는 비판도 있다. 혹은 '또 그러면 마음껏 비판해달라' 의 뜻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애당초 당장은 바꾸지 않겠다는 거절의 뜻이므로 방향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