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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21:03:19

중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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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요약2. 탄생3. 실전4. 야간전투기로서의 운용5. 전후

1. 요약

Heavy fighter

전간기에서 제2차 세계 대전 시기까지 운용된 전투기의 일종. 일반적으로 쌍발엔진에 기존의 전투기보다 중무장을 한 기체를 의미하며 쌍발엔진의 힘으로 장거리 폭격기 호위 및 적 폭격기 요격 임무를 주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전투기로서의 성능은 단발기의 유연한 기동성에 밀려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고 이후 뇌격 임무나 야간전투기로서 활용되었다. 쌍발엔진과 중무장 탑재 가능 조건을 만족하기위해 기존의 경폭격기를 개조하여 운용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드 해빌랜드 모스키토 F와 NF시리즈, 그리고 브리스톨 보파이터.

현재 중전투기의 포지션은 대부분 공격기들이 가져갔다.

2. 탄생

이름에 걸맞게 대부분 기존 전투기보다 큰 동체를 가지고 있고, 이런 동체를 빠르게 날리기 위해 엔진을 쌍발로 장착한 경우가 많다.

1차대전 당시의 전투기들은 중량상으로나, 구조상으로나, 재질상으로나 굉장히 타이트하게 설계되어 무장으로 기관총을 한두정 탑재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항공기술이 발달하며 구조와 재질 문제는 상당부분이 해결되었고 고출력 엔진들이 상용화되어 항공기도 이에 맞추어 대형화되었다. 그런데 무장들이 30구경 기관총에서 50구경 이상의 화기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무게와 공간의 제약이 다시 나타났다. 무기도 무기대로 커졌고, 비행기의 속도와 방어력이 향상되며 통상처럼 한두정의 기관총으로는 유효한 타격을 주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전간기에 폭격기무적론이 득세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이런 배경도 있었다. 그렇다고 전투기를 안만들수도 없고, 무턱대로 강한 무기를 가져다 달 수도 없는 노릇이다보니 영국처럼 가벼운 30구경 기관총을 대량으로 횡배치하여 투사중량을 늘리거나, 미국처럼 50구경 기관총을 적당히 횡배치하거나, 독일처럼 기관포 + 특수탄약을 사용해 실제 위력을 향상시키는 등의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런 식으로 화력을 증강시켰어도 대전 초기까지는 중폭격기에 대해 전투기가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각국의 관계자들도 이를 알고 있었다. 게다가 엔진을 여럿 단 폭격기가 전투기보다 빨랐던 시대가 잠깐이나마 있었던 만큼, 이러한 폭격기를 전투임무에 투입하면 어떻겠냐는 것이 중전투기의 시초였다.

중전투기는 태생부터 폭격기와 전투기 사이에 있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빠른 속도와 강한 화력, 긴 항속거리를 요구받았다. 사실 쌍발 엔진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쩔수 없이 장착된 거지 성능만 제대로 낼 수 있다면 단발이든, 4발이든 아무 상관이 없었다는 것. 물론 당시 항공기술의 한계와 경제성 때문에 대부분의 중전투기는 쌍발기가 되었다. 중전투기는 이러한 쌍발 엔진의 채용으로 위의 세가지 요구 사항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었다. 무장은 동세대 전투기의 2배 가까이 장비할 수 있었고, 탑재량이 넉넉했기에 연료를 더 싣거나 폭탄을 탑재할 수도 있었다. 다만 속도는 전투기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점하진 못했는데, Bf110 같은 항공기는 함께 운용된 전투기보다 느리기는 했지만 실전에서 문제가 될 정도로 느린 기체가 실전배치된 적은 없다. 또한 상대적으로 대용량 대형화에 집중한 물건인 만큼 속도는 빠를지언정 기동력은 둔하다는 점은 극복하기 어려웠다. 또한 그 크기 때문에 함재기로 사용하기 매우 까다로웠다.

3. 실전

실전에서 자주 쓰인 중전투기는 독일의 Bf110, 영국의 브리스톨 보파이터 DH-98 모스키토, 미국의 P-38 라이트닝, 일본의 Ki-45 토류 정도가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일반적인 제공임무에서 단발기에게 기동력 열세 때문에 털리기 바빴다. 그나마 선전한건 상대적으로 느린 일본기를 상대했던 P-38 정도. 대신 이들은 중전투기의 아이덴티티인 장거리 비행능력을 이용해 예상치 못한 지역에 나타나 제공권 장악을 보조하거나, 무장능력을 살려 폭격기 요격임무에 나서거나, 빠른 속도를 살려 일격이탈을 하거나, 높은 탑재량을 살려 공격기로 사용하거나,[2] 그마저도 안되면 적진 침투정찰용 정찰기로 쓰일 수 있었다.

또한 단발전투기가 대부분이고 폭격기가 잘 뜨지 않거나, 또는 그걸 잡으러 갈 고고도성능이 받쳐주지 않는 등의 사유로 전투기로 만들어놓고 폭격기로 쓴다던지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상술한 Bf110이 전투기로서의 임무보다는 저속저공 폭격기들을 때려잡는 요격기 임무나 후방사수의 존재와 쌍발엔진 및 큰 체급에서 나오는 나름의 폭장량으로 공격 및 폭격 임무를 뛰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 그렇고, 그 외에도 소련의 Pe-2 역시 원래 장거리 4발 중폭격기인 TB-7을 호위할 장거리 고고도 호위용 중전투기로 개발하다가 바르바로사 작전에 의한 독소전쟁의 개전으로 전선에 폭격을 해줄 세력이 다급히 대량으로 필요해지자 내부 잠망경 조종식의 접이식 무인총탑을 후하방에, 일반 방어기총을 후상방에, 고정식 방어기총을 기미부에 장비한 급강하폭격기로 변경되었다. 다만 Pe-2는 급강하폭격을 할 시 익면에 장력이 너무 많이 걸리는 문제가 있었고 그로 인해 아이러니하게도 원래 전투기로 설계했다가 여압장치 등을 뗀 만큼 중저고도에서의 속도 하나는 오지게 빠르다 보니[3] 중저고도에 한하여 원래 용도인 중전투기 겸 고속폭격기, 쌍발 중공격기 등 다목적 전투기로 쓰이는 경우가 생겨났다.

4. 야간전투기로서의 운용

대전 중기부터 소형화된 레이더가 실용화되었다. 문제는 이렇게 소형화가 되어도 여전히 현용 전투기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컸다. 개발진들은 중전투기에게 주목했다. 중전투기는 원래부터 페이로드에 중점을 둔 물건인 만큼 레이더를 장비하기에 용이했으며, 레이더를 이용한 작전은 보통 야간에 이루어지니(낮에는 눈으로 보면 되니까 레이더가 필요 없다) 중전투기의 기동력은 고려할 사항이 되지 않았다. 무장은 전투기보다 두 배 가까이 충실했으므로 적을 포착할 수 있다면 더 짧은 시간 안에, 더 많이 적을 공격할 수 있었다. 때로는 슈레케뮤지크와 같은 특수한 장비를 선택할 수도 있었기에 야간전투기로써 쓰는데 중전투기는 매우 적합한 물건이었다. 때문에 대전 중기부터 연합군의 야간폭격에 시달리던 추축국들은 기존의 중전투기 폭격기들을 야간전투기로 개조하거나 우후, 모스키토, 겟코 등 진짜 야간전투기를 채용하였고 적을 포착할 수 있다면 거의 일방적인 공격이 가능했기에 제법 괜찮은 전과를 올렸다. 반대로 야간폭격 걱정이 없던 연합군은 P-70 나이트호크나 모스키토 NF 등 중전투기를 야간전투기로 전용하기도 하였지만, 레이더를 좀 더 소형화시켜 현용 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때문에 야간전투기의 실전배치는 추축군이 더 빠른 편이다. 물론 괜찮은 전과와는 별개로 전황을 바꿀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연합군 수뇌부가 따로 대응하지 않은 것도 있다.

5. 전후

한국 전쟁까지는 중전투기가 여전히 수요가 있었다. 당시 윗동네 공군은 신생국 치고는 강력한 편에 속했으나 제트기도 사실상 없고 그나마 있는 항공전력도 소수의 La-11을 제외하면 병맛 수준이었으니까. 게다가 MiG-15의 등장 후에는 장시간 체공 능력과 빵빵한 무장을 장점으로 살려 근접항공지원 용도로 굉장히 유용했고, F7F-3N 타이거캣 F-82 트윈머스탱은 야간전투기로서의 활약도 매우 충실했다.

그러나 한국전과 바로 이어진 말레이시아 공산 봉기 이후부터 항공기용 레이더가 필수장비로 격상되고, 제트엔진이 도입되자 중전투기의 우위가 대부분 사라져 야간전투기로서의 활용도도 사라진다. 전투기의 대형화가 용이해지고 단발/쌍발이 체급을 가르는 유의미한 차이가 아니게 되자[4] 중전투기의 아이덴티티는 완전히 희석되어버렸다. 때문에 중전투기라는 직접적인 분류는 사라졌지만 그 대용량 장거리 고속 침투용 다목적 전투기라는 설계개념은 전폭기라는 이름으로 계속 개발되어 F-105, F-111,[5] 파나비아 토네이도, Su-24, Su-34, F-15E와 같은 기체들이 실전에 투입되어 왔기에 중전투기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전투기는 계속 남아있다. 현대 해군에서 순양함 전함 구축함에게 대체되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맥락.

또한, 경공격기라는 명목으로 경전투기의 개념 역시 사실상 남아는 있으며, 그외에도 하이로우 믹스 개념 역시 존재하므로, 현대전에서는 경공격기나 몇몇 단발 전투기는 경전투기의 후손, 전투기의 주류를 이루는 쌍발 전투기( 전폭기)는 중전투기의 후손 개념으로 인식해도 될 듯하다.

이외에도 가끔 핵투발용 폭격기를 초장거리까지 호위하기 위해 동형의 폭격기를 개조한 B-1R Tu-161 등 '폭격기 개조 호위전투기'도 몇번 구상된 적이 있긴 한데, 이쪽은 크기 등을 포함해서 고전적인 중전투기의 개념에 거의 일치한다. 문제는 실용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Tu-161을 제외하면 실전 배치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 가끔 폭격기에서 개조되어 실전배치되는 기체도 그나마 중전투기의 역할 중 하나였던 정찰기가 대부분이다.


[1] 위의 사진들은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워썬더에서 가져왔다. [2] 역으로 공격기 폭격기 중 빠르고 비교적 민첩한 기체가 중전투기로 역할전환되어 쓰이기도 했다. [3] Bf109같은 날쌘 독일 전투기들을 뿌리치고 비행장을 폭격했을 정도라고. [4] 예를 들어 동세대의 항공기는 아니지만 F-5는 쌍발 경전투기고, F-35는 단발 중형전투기다. [5] 방어용이긴 하지만 AIM-9 사이드와인더는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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