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험하게 생긴 얼굴과는 달리 반대로 시키면 또 곧잘 잘하는 귀여운 구석이 있다.
유들유들 모든 사람의 말은 잘 들어주는데, 가족 일에는 영 재주가 없다.
정재와 둘이서 애 셋을 키워낸 보람이 있고,
이대로 하루하루 성실히 살면 되는 모든 것이 문제없을 줄 알았는데,
정희가 다시 나타나 일상을 흔들기 시작한다.
아내였던 정희가 떠날 때도 가지 마라 못했던 대욱은
산하가 떠날 때도 결국 가지 마라 못했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말도 못하고 결국 마음에만 담아둔다.
산하가 어른이 돼 돌아온 이 순간에도,
아들에게 의지가 못 되는 아빠라는 것에 속이 상한다.
한 번도 아들한테 제대로 된 울타리가 못 되어줬으니까.
아빠가 자기를 위해서 뭔가 할 것이라는 믿음이 산하에게 없으니까.
소정이 죽고 난 후로, 해동에 내려와 다시 잘 추스르고 산하의 엄마로, 대욱의 아내로 살아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다. 딸 소정이 죽을 때 소정과 단둘이 있었던 산하를 보는 게 지옥이었다. 그래서 결국 대욱과 이혼하고, 산하를 버리고, 서울로 혼자 떠난다.
집안 소개로 의사인 지금의 남편과 재혼해 딸 소희가 태어나고 키우면서 여유가 생기자 자신이 산하에게 했던 말들이 떠오른다.
이제 슬슬 산하를 용서해 줘야겠다.
( 용서 해주긴 개뿔 )
원작의 천팅. 소희가 나름 밝은 아이로 큰 게 의아할 정도로 인격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1] 인물소개에서 언급되듯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의심되는 행동패턴을 보이는데[2], 원작의 막장 행보를 너무 잘 반영한 덕분에(...)[3] 본작의 대표적인 발암 캐릭터로 꼽히고 있다. 가세가 기운 현재 시점에서는 아예 산하의 등에 빨대를 꽂으려고 드는 중.
엄마가 원하는 대로 성실한 모범생으로 착실하게 살았다.
엄마가 그토록 고대하던 대학을 졸업하고,
엄마가 바라는 대로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가 되었다.
엄마도 이만하면 변호사 딸까지 뒀고, 해드릴 일은 다 했지 싶다.
그래서 결정했다. 내 마음대로, 마음 가는대로 살겠다고.
그길로 엄마는 서울에 두고 혼자만 다시 해동으로 내려와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
평온한 일상도 잠시,
바로 앞집 문을 열고 나오는 고등학교 때 첫사랑 해준과 딱! 마주쳤다.
고등학교 신입생 시절에 해준이 농구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첫눈에 반했다.
갑갑한 고등학교 생활의 유일한 오아시스 같은 존재였다.
해준이 땀 흘리며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숨통이 탁 트이는 것만 같았다.
시원한 탄산수 같은 남자. 너무 환하게 웃으면서 떠나 잊혀지지도 않는 남자.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10년이 지났다.
분명히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만난 해준이 미소 한방에, 또 다시 심장이 반응한다.
고2 겨울방학 때 해준과 잠깐 사귀었다가,
김산하가 더 멋져 보여 갈아타려다 실패했다.
다시 해준에게 돌아오려다 또 실패하고.
세 사람과 얽히면 모양 빠지는 일밖에 없었지만
예쁜 데다 공부도 잘하는 내로라하는 멋진 언니다.
사실, 성격 빼고는 어디 나가서 절대 빠지지 않는데,
그걸 자기도 잘 안다.
정재가 주원을 데리고 집 구하고 가게 구할 때부터 이래저래 도와줬다.
동네 어느 집에 간장 종지가 몇 갠지
분리수거는 누가 허투루 하는지 다 아는 동네 터줏대감이다.
여사님의 하루는 여기저기 참견으로 시작해 걱정으로 끝난다.
동네 사람들이 좀 잘 살았으면 좋겠다. 멀쩡하게!
그래서 홀애비 정재한테 선 좀 보라고 졸랐고,
자기 때문에 해준을 떠맡게 됐다고 생각해 부채감이 있다.
양동구(
이종혁): 강해준의 친아빠. 강서현의 전 연인. 돈 많은 집안 여자와 결혼을 했지만 좀처럼 아이가 생기질 않아 버린 아들인 해준을 찾아온다. 그후 해준을 미국으로 데려갔지만, 10회에서 밝혀지길 뒤늦게 아이가 태어났다고 한다. 뒤늦게 아이가 태어남에 따라 해준은 양동구에게 버림을 당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1]
소희에게 소정을 투영하는 것을 보면 소희에게는 애정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2]
대표적인 부분이 딸의 죽음을 끝까지 아들 탓으로 돌리는 '이제 슬슬 산하를 용서해 줘야겠다'. 작중에서도 다른 인물들의 입을 통해 수시로 비판받는다.
[3]
심지어 원작에서는
도박하느라 아이들만 남겨놓고 문을 잠그고 나가 딸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