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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12 14:28:23

정신없는 도깨비

1. 개요2. 줄거리

1. 개요

엉뚱하고 건망증 심한 도깨비가 한 총각을 만나 그에게 많은 물건을 주다 본의 아니게 살림을 탕진하는 전래동화다.

2. 줄거리

오랜 옛날, 어린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던 젊은 청년이 있었다. 남매의 부모님은 청년이 어릴 때 여동생을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둘 모두 세상을 떠나, 마을 사람들은 고아가 된 남매를 걱정하여 친자식처럼 돌봐주었고, 어느정도 자라자 오빠인 청년은 어린 여동생을 돌보며 여러 마을로 가서 여러 일을 도와준 뒤 품삯을 받아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청년이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품삯을 받은 뒤 집으로 가던 중, 길 한가운데에서 거한 총각이 한 명 서 있는것을 보았다. 보아하니 눈에 불이 빛나는 걸 보아 도깨비가 틀림없었다. 도깨비는 청년에게 자신이 급하게 쓸 데가 있어서 그런데 청년이 받은 품삯 전부를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나서 내일 반드시 갚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에 청년은 흔쾌히 돈을 빌려주면서 내일 꼭 갚으라고 당부한 다음 약속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저녁, 청년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여동생과 함께 있으니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문을 열어보니 어제 본 도깨비이다. 도깨비는 청년에게 어제 꾼 돈을 갚아 주었다. 청년은 '도깨비가 신의가 철저하군' 이라 생각했지만 다음날부터 일이 생겼다. 도깨비는 매일 저녁마다 남매가 있는 집으로 가서 돈을 주었는데 여동생이 당황하여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오빠에게 얘기하자 오빠는 도깨비를 만류하며 "자네, 돈은 지난번에 갚지 않았어?"라고 얘기하니 도깨비는 "이 사람아, 내가 어제 돈을 빌렸는데 무슨 소리야?"라고 얘기했다.

이에 남매는 '허, 도깨비는 하나를 알면 그 하나를 잊는 버릇이 있다 하니 바로 이 모습이로군'이라 생각했고 나중에는 그냥 돈을 마당 앞에 놓으라고 얘기했다. 그 이후에도 도깨비가 계속 돈을 갖다줘서 근근히 살아가던 남매의 생활은 어느 정도 폈다.

그리고 어느 날, 도깨비는 청년에게 괜찮다면 오늘은 남매네 집에 하루 정도 놀다가게 해달라고 부탁했고 청년은 그러려무나라고 허락했다. 셋이 이야기꽃을 피우며 즐겁게 놀던 중 도깨비가 낡고 찌그러진 냄비를 보고 "저런, 냄비가 많이 낡았네... 저건 못 쓰게 생겼으니 내가 집에서 하나를 가져다 주마."라고 얘기했다. 다음날 저녁, 도깨비는 그랬던 것처럼 돈과 냄비를 가지고 왔다. 남매는 그 냄비에 밥을 지어먹은 뒤 잘 씻어서 점심밥을 하려고 냄비를 열었는데, 냄비 안에는 막 지은 쌀밥이 윤기가 흐르며 김을 뿜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이게 요술냄비였던 것이다. 그 뒤에 도깨비는 여느 날과 같이 돈과 냄비를 가지고 와서 남매는 냄비가 너무 많아서 난처해졌다. 이에 남매는 생각 끝에 식사용 냄비 3개만 남기고 남은 냄비들을 주민들에게 하나씩 선물로 주면서 동네사람들의 양식 걱정은 하나도 없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 도깨비는 그 전처럼 남매네 집에 놀러가겠다고 했고 청년 역시 허락해 주었다. 이번에도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놀던 중 도깨비는 작은 다듬잇방망이를 보고 놀랐다. 청년은 그 방망이는 돌아가신 모친이 생전에 돌아가신 부친의 옷을 다듬을 때 쓰던 것이라고 얘기했고 도깨비는 작은 방망이를 본 뒤 자신이 방망이를 선물로 주겠다고 했다. 그 뒤, 도깨비는 한 손에는 돈을, 한 손에는 냄비, 허리춤에는 방망이를 들고 왔는데 그렇게 많이 줬는데도 아직도 모르는 것이었다. 청년이 도깨비에게 고맙다고 한 뒤 집으로 돌아가 방망이를 두드리며 "새 옷과 이불 몇 벌이라도 나오면 좋겠다..." 라고 무심코 얘기했는데, 청년의 소원대로 이불과 새 옷이 나왔다. 여동생은 이걸 보고 이게 도깨비들의 요술 방망이라고 얘기했다.

그 뒤에도 도깨비는 돈과 냄비 뿐 아니라 방망이까지 가져다 주었고 방망이가 너무 많아 고민하던 남매는 생각 끝에 금은보화 방망이, 식량 방망이, 기타 소품 방망이 등 3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주민들에게 하나씩 선물로 주면서 마을 전체가 부자가 되었다.

며칠 뒤, 남매는 먼 곳에 사는 친척 아저씨의 생신잔치에 초대를 받아 친척집으로 가게 되었다. 한참 길을 걷던 남매 머리 위에서 "아무개야, 아무개야" 라며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위를 보니 바로 그 도깨비였다.

오빠가 반가워하며 "대체 무슨 일이길래 울고 있는 거니?" 라고 외치니까 도깨비는 "죄를 많이 지어서 천계 귀왕님께 벌을 받으러 가는 길이란다."라고 울면서 얘기하고 여동생이 의아해져서 "아니,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귀왕님이 아저씨께 벌을 내리시는 거래요?"라고 물어보니 "살림을 너무 헤프게 산 죄래. 아무것도 안 한것 같은데 살림을 너무 많이 가져다 준 나머지 결국 살림이 모두 탕진당해서 말야..."라며 섦게 울었다.

남매는 이를 듣고 매우 미안해했지만 애초부터 천계의 일을 지상의 인간이 상관할 수 없으니 난처해했는데 도깨비의 다음 말이 가관이다. 언젠가 벌 다 받고 오면 그때 밀린 돈 갚고 밀린 물건들도 주겠다고 약속하며 천계로 날아갔고, 그 뒤로는 그 도깨비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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