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운국 이야기의 등장인물. 애니메이션 성우는 미도리카와 히카루/ 김승준
1. 소개
홍소가에게 고용된 홍가의 가인(家人). 어릴 적부터 수려를 돌봐서 거의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수려의 집이 가난해진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가인(家人)이기도 하다. 어릴 적 다주에서 쓰러져 있는 걸 홍소가와 홍장군이 주워왔다.자정란(茈静蘭)이란 이름은 홍소가 부부가 붙여준 것으로, 뜻은 '조용한 난초'. 성인 자(茈)씨는 채운국 왕족의 성씨인 자(紫)씨랑 발음은 같지만 한자가 다르다.[1]
2. 작중행적
가인(家人)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수려한 외모와 지식, 그리고 뛰어난 검술을 자랑한다. 이를 이용해 궁궐의 무관으로 들어가 쌀창고지기를 하고 있었지만 수려가 후궁에 들어감과 동시에 우우림군으로 승격되고 수려가 다주 주목으로 임명되자 다주주목 전속 무관으로 임명되며 수려가 어사대에 들어간 이후로는 우우림군 소속 상서령 전속 무관으로 지내고 있다.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승진을 한 셈.높은 무관 자리를 마다하고 쌀창고지기로 지냈던 건 지위를 높이면 쓸데없는 일에 차출되는 경우가 많고 칼퇴근도 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쌀창고지기로 있으면서 창고에서 은밀히 장부를 조작해 쌀서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우림군으로 전속된 현재 장부조작 같은 건 하지 않고 있다.
검술 말고도 문무겸비의 엄친아로, 마음만 먹는다면 국시 상위입제도 가능할 정도의 뛰어난 학식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본인은 문관이 되는건 철저하게 피하고 있다.
수려보다 10세 연상으로 슬슬 30세를 바라보고 있지만 외모가 동안이라는 것을 이용해 나이를 속이고 다니고 있다(실제 나이보다 다섯 살 아래 정도로). 수려와 주인어른인 홍소가 앞에선 어느 때나 사람좋은 미소를 보이지만 상당히 잔머리가 잘 돌아가는 인물로 이강유와 남추영은 그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
수려와 맞먹을 정도로 절약 정신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에 수려가 누군가를 집에 무상 초대하면 식사 재료를 가져오라고 하는 것도 정란이고 숙식비 대신 부려먹는 것도 정란이다. 워낙 커다랗고 가난한 집안의 유일한 가인이라 목수일은 물론 기와 고치는 것도 잘하고 요리도 뛰어나다. 그의 정체를 아는 이상 참으로 궁상맞게 변한 셈. 물론 본인은 목수일을 하든 요리를 하든 고고하다. 상당히 깔끔떠는 성격으로 옷은 늘 다림질하고 머리도 항상 감고 무관들에게 공동으로 지급되는 팬티에도 이름을 수놓고 있다. 구양옥 왈, 자신이 잘생겼다는 걸 알기에 일부러 꾸미지 않는 성격.
온화한 미소의 미남이지만 내용물은 검고 칙칙하다. 실제로 온갖 음모, 모략 등에 익숙하며 어두운 과거를 보냈다. 그런 이유로 타인을 잘 안 믿는 편인데 그런 그가 신뢰하는 몇 안되는 인물이 낭연청과 진소방이다. 과거에 연이 있던 연청과 달리 진소방의 경우는 그로선 드물게도 처음부터 시커먼 본색을 드러냈으며[2] 암흑의 미소를 지으며 죽순을 던지기 때문에 소방은 그를 '죽순가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연청과도 서로를 엿먹이는 관계지만 굳은 신뢰로 묶여있다.
보너스로 나왔던 외전격의 에피소드에 따르면, 옛날 악몽의 국시조 3인방과 만난 적이 있는데 황기인의 본얼굴을 보고도 태연했고 이 사실만으로도 기인은 그를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진소방이 모든 남자들은 침대 밑이나 옷장 안에 도색지를 감추고 있고 자정란도 예외가 아니라고 수려에게 말하자, 수려는 자정란은 그럴리 없다고 대꾸했으나 의심을 지울 수 없어 정란에게 물어본다. 본인은 그런 것을 숨겨놓을 돈이 있으면 식량 값으로 쓴다고 했으나 애초에 도색지가 뭔지 아는 걸로 봐서 그쪽으로도 그리 순수하지는 않은 듯.[3]
3. 정체
1권에서 계속 뭔가 있을 것처럼 언급되고, 결국 1권 후반부에서 다태보의 음모 때문에 밝혀진 것에 따르면...
자류휘의 둘째 형[4]이자 과거 유배된 이복형제 청원공자가 바로 그의 정체[5] 따라서 본명은 자청원. 그가 자신의 동안을 이용해 나이를 속이는 이유는 사실 정체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다.
음모에 엮여 유배된 후, 유배지로 가는 도중 암살자들을 피해 다주에 쓰러져 있던 걸 누구가 주워 다주의 유명한 도적집단 살인적에 들어가게되고 부두목 명상의 장난감이 된다. 죄가 없는 일반 백성들을 명령에 따라 죽이고 자신도 죽고 싶어하는 나날이 계속되었음에도 자살하지 않은 것은 그에게 외롭다고 말했던 막내동생의 목소리가 남아있었기 때문. 살인적에서는 소선풍(小旋風)이라 불렸다. 자정란이 소선풍이였다는걸 알고 있는 사람은 낭연청을 포함해 몇 안되며, 정란은 소선풍이라는 이름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낭연청의 도움을 받고 살인적을 괴멸시킨 뒤 나룻배로 탈출한 뒤, 쓰러져 있던 걸 주워준게 바로 다주에 내려왔던 홍소가와 그 가족들이었다. 이 때 자정란이라는 이름을 받고 홍소가의 집에 가인으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에는 무표정했지만, 여태까지 살벌한 왕궁과 살인적에 있었을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가족의 정을 받으면서 현재의 성격이 되고 홍가의 가족들을 누구보다 아끼게 된다.
딴에는 정체를 숨긴다고 나이도 속이고 이름도 바꿨지만 사실 정체를 알만한 사람들은 웬만해선 다 알고 있다. 소설 시작할 땐 확실히 아는 사람이 적긴 했다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알고 보면 정란과 직접적으로 만난 적이 거의 없는 사람들( 홍여심, 백합희)도 알고 있으니 뭐... 중요인물 중에 정말 모르는 건 홍수려 정도.
그가 문관이 되면 정체가 들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러면 그를 왕위에 올리려는 사람이 나타날 게 분명하기에 무관으로 있다. 대부분 눈치 못챈다지만, 그의 검술에서 왕가 특유의 검술의 흔적을 발견해 눈치챈 사람이 넷 정도 되는 걸 봐선 무관도 좀 위험할지도... 어쨌든, 그가 무관에 머무는 것은 절대로 왕위를 잇지 않겠다는 본인의 의지이기도 하다.
이런 의지는 류휘와 대적하고 싶지 않아서기도 하나,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있기에 자신보다 류휘가 더 왕으로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본인은 자신이 부친을 닮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자전화를 반쯤 인간말종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 홍소가는 정란의 이러한 생각에 대해 "가당찮은 소리" 라고 일축했다. 부친이자 당사자인 자전화는 이 둘째 아들과 그 아들의 친모인 제2첩비, 은방울꽃의 성품이 매우 닮았다고 평가했다. 모친이 생전에 늘 흐느껴 우는 나약한 모습만 보였으니 정란으로서는 자신의 냉랭한 면모가 아버지를 닮은 거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하다만.
4. 비중의 공기화
류휘를 위해 일하고 관리로서의 수려를 지지하겠다고 생각했지만,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했을 때 결국 자신이 수려가 아닌 류휘를 고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이유로 수려가 귀양에 올라온 뒤엔 수려의 곁에서 떨어져 있는데, 그 덕분인지 점점 비중이 낮아져 후반부에는 마치 공기와 같다(…). 초중반의 유능하기 그지없는 모습은 어디로 가고 자류휘, 남추영, 이강유에 이어 점점 무능한 모습을 보여준다.
[1]
그리고 일본어로는 성에 이름까지 발음이 비슷하다! 이쯤 되면 차라리 안 들키는 게 더 용하다(...). 코믹스판의 정란을 주워오는 에피소드에서도, 홍소가가 생각없이 이름을 지어주자, '과거시험 보다 들키면 어쩔거임!!!!!!!!'이라고 분노하는 홍장군을 볼 수 있다(...).
[2]
그의 악우인 낭연청의 말에 따르면 자정란이 처음부터 진소방을 마음에 들어 했기 때문에 본색을 드러낸 거라고 한다. 물론 괴롭힘을 당하는 입장인 진소방은 질색팔색하지만.
[3]
사실 군대에 있으면서 모를 수가 없다.
[4]
자류희가 술에 취해서 형님, 하고 부르니 자꾸 그러면 자기도 반말 쓰겠다고 따끔하게 말 하는 장면이 있다. 막내 동생 앞에서는 이따금 청원공자 시절로 돌아가는 듯
[5]
한국어로는 자청원, 자정란으로 성만 같지만 일본어에선 각각 시세엔, 시세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