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0-26 22:25:51

이와모토 코간

파일:external/pds18.egloos.com/b0007805_4d6ea61a6a061.jpg 파일:external/pds18.egloos.com/b0007805_4d6ea62170560.jpg
평상시 모습 정신이 돌아왔을 때의 모습
[ruby(岩本虎眼,ruby=いわもとこがん)]
1. 개요2. 작중 행적

1. 개요

미쳐버린 피와 같이 달은 뜨는구나. 감춰두었던 마검이 내 손에 있으니...

시구루이의 등장인물.

애니메이션에서의 성우는 카토 세이조 , 청년기때 성우는 야오 카즈키.

코간류의 창시자로, 오른손은 육손이다. [1] 이와모토 코간에 대해 요약하여 설명하면, 시구루이 작품 최강자다.

작중 시점에서는 노령인지라 치매가 와서 연중 대부분을 벽에 똥칠하며(한마디로 금치산자) 보내다가 간혹 제정신이 들곤 하는 상태며, 이때 머릿속엔 온통 코간류의 위세를 떨치기 위해 강한 후계자를 얻을 생각뿐이다. 딸 미에를 '코간류를 이을 강한 종자를 받을 씨받이'[2]로 취급할 정도. 원작에서는 이 정도로 망가진 인간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3]

2. 작중 행적

지독한 아집과 자기 현시욕으로 똘똘 뭉친 성품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천하무쌍을 자칭할 정도로 가공할 만한 검술을 익힌 달인. 죄인 6명의 목을 한꺼번에 베어, 그중 2명의 목이 절단된 흔적도 없이 그대로 몸 위에 올라가 있을 정도였다.

1595년, 젊은 시절, 도쿠가와 가문의 가신이자 검호로서 이름 높았던 야규 무네노리를 도장깨기로 사실상 꺾은 적이 있을 정도. 야심을 품고 있었던 그는 일찍이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천하를 잡으리라 예측, 무네노리가 패배를 직감하고 있을 때 승부를 무승부로 하여 무네노리의 체면을 살려주는 대신 그의 소개로 토쿠가와 가문에 임관하고자 하였다. [4]

하지만 이에야스의 측근인 혼다 마사노부의 아들 마사즈미와 면담하게 되었을 때, 무네노리의 지시로 육손인 자신의 오른손을 숨기자 마사스미는 " 히데요시 전하의 손가락도 그대와 똑같느니라. 그런데 어찌 그대는 그걸 보기 괴롭다 하는가."라고 꾸짖어 코간의 임관은 좌절된다.

이는 자신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낀 무네노리의 모략 때문일 거라는 것이 코간의 생각이지만 진상은 불명. 오히려 히데요시 파벌을 누르고 차기 패권을 장악해야 하는 이에야스 측에서 보았을 때 히데요시와의 공통점 때문에 괜한 안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여 해준 조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전후 맥락을 따져보면 사실 야규 무네노리가 어떤 의도로 조언한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와모토 고간이 임관하지 못한 원인은 결국 혼다 마사즈미의 변덕 때문이라는 점이다.

무네노리의 의도를 따진다면 호의로 조언한 것이 역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반대로 함정에 빠트리기 위해 악의적으로 조언한 것이라도 마사즈미가 이를 별로 신경쓰지 않고 그냥 넘어가거나 도리어 좋게 받아들이는 다른 역효과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굳이 무네노리의 악의를 추정하고 싶다면 '마사즈미등 도요토미 가문의 고위 인사들과 자주 접하는 무네노리라면 그들이 불쾌하게 여기기 쉬운 행동이 무엇인지 짐작하기 쉬웠을 가능성이 높지 않으냐?'고 지적할수야 있겠지만, 이런 비약적인 짐작까지 한들 남의 속마음을 넘겨짚어 꾸민 모략이 성공할지는 잘 해봐야 복불복의 영역. 진짜 문제는 예의 문제라고 하기도 민망한 사소한 문제(그나마 신체적 특징에 대한 차별이 별로 비판받지 않던 당대 기준에서, 자신의 신체적 특징이 상대를 불쾌하게 할까봐 신경 쓴 나름의 배려)를 트집잡아 고간에게는 임관여부와 미래가 달려있는 중요한 면담자리를 제대로 대화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끝내버릴 수 있는 혼다 마사즈미의 독단적 권력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본작의 주제가 '무사도'와 '봉건제'이며 작품의 주제를 압축하는 작가의 해설이 <봉건사회의 완성형은, 소수의 사디스트와 다수의 마조히스트로 구성된 것이다> 임을 생각하면 이 장면이 의미하는 바 역시 일목요연하다 볼 수 있다. 자신의 제자나 마을 사람들에게는 폭군처럼 구는 이와모토 고간이지만 무가 사회의 정점에 있는 (그리고 얼마 후에는 정말로 정점인 쇼군의 지위를 차지할) 대 다이묘인 도쿠가와 가문의 권력 앞에서는 그 역시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하기에 사소한 실수로 상대의 비위를 거슬릴까 전전긍긍하고, 자신의 입장과 기량을 피력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쫒겨나고서도 그 이유조차 설명받지 못하는 처지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보다 약한 다수를 가학할 수 있는 사디스트의 입장인 고간조차 무사들의 봉건사회라는 피라미드 내에서는 더 소수인 강자들에게 박해당하는 것을 감수해야 하는 마조히스트의 입장 역시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에 봉건사회가 소수의 사디스트와 다수의 마조히스트, 즉 극소수의 지배자와 다수의 피지배자로 완성됨을 보여준다는 것.

아무튼 그는 이후 시골 구석에 처박혀 썩어가는 자신의 신세에 대한 한탄과 원망 속에서 세월을 보낸다. 그래도 카게가와 영주의 검술 사범 자리를 얻어 300석의 녹봉을 받고 있으며 마을에서 행세하며 살 정도의 지위는 얻었지만, 야심가였던 그에게 있어 이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것이었을 것이다. 자신이 (사실상) 꺾었던 야규 일족은 쇼군의 검술 사범으로서 무려 1만 2천 석의 녹봉을 받고 있으니….

작중에서는 그로부터 27년이 지난 1622년, 이라코 세이겐이 코간류에 입문하기 위한 의식을 치를 때 처음으로 등장한다. 여전한 검 솜씨로 이라코의 이마 위에 얹어진 콩을 4조각 내며 코간류의 기묘한 입문 의식을 치르나, 노환으로 인해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인지라 이후 선 채로 소변을 지린다. 정신이 명료해지는 시기는 가끔가다 반나절 정도로 짧으며, 그 짧은 시간 동안 코간류의 방침을 정한다.

1년 가량 뒤 제정신을 되찾았을 때, 후지키와 이라코 중 코간류의 후계자를 정하기 위해 후나키 이치덴사이의 쌍둥이 아들 후나키 효마&후나키 카즈마를 베어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들을 베고자 하는 이유는 젊은 시절 카게가와 성주 앞에서 후나키 이치덴사이와 대련을 했을 때 그의 턱을 날려버렸는데 정작 성주로부터 무례하다는 꾸짖음을 들었던 것과, 자신은 아들이 없어서 사윗감을 구해야 하는데 이치덴사이는 장성한 쌍둥이를 두고 있다는 후사에 대한 열등감 때문이다.[5]

대놓고 작중에서 소시오패스 스러운 성격을 보이는데, 미에가 어렸을 적에 귀엽게 여기던 제비들을 단칼에 죽이거나 자신의 아내가 감옥에 갇혀 목을 맸을 때도 어리석다는 말을 하였을 뿐이었다.[6] 게다가 겐노스케를 테스트할 때 불에 다룬 쇠젓가락을 쥐게 하거나, 이라코와 세이겐 중 누가 후계자로 적합한지 물었을 때 곤자에몬의 대답이 마음에 안든다고 입을 찢기도 하였고[7] 두 명을 의심할 때 서로간의 목숨을 건 시합을 시키는 등 이 양반 밑에 붙어 있는 코간류의 제자들이 대단할 지경.

설사 그에게 인정받은 인물이라고 하여도 이 괴팍한 성격 때문에 한번 눈에 벗어나면 자비가 없는 성격으로 검을 훔쳐간 미에를 베어서라도 찾아오라고 하거나, 사위로 인정한 이라코 세이겐이 이쿠를 건드렸을 때 그 벌은 파문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쿠가 직접 이라코의 거세를 하도록 하였고[8] 눈을 베어 장님으로 만들어 버릴 정도였다. 이 건은 도가 지나친 처벌이었던 데다 이것 역시 개인이 맞선 게 아니라 치사하게 제자들과 짜고 몰래 속여 린치하였고 마무리조차 작중 내레이션에서 직전의 후지키-이라코 간의 대결과의 차이점에 대해 논하면서 대놓고 이라코의 전투능력은 후지키와 대련할 때보다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라고 할 정도로, 그 간사한 방식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

다만 다른 인물들에 대한 경우들과는 달리, 이라코의 사례에 한해서는 코간이 일방적인 가해자의 입장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일단 코간의 사위(코간류의 잠정적 계승자)로 인정받고서도 스승의 첩인 이쿠를 건드렸다는 것 자체가 당대 기준에서는 패륜에 해당하는 심각한 하극상인만큼 '큰 벌은 주지 말고 파문하는 것으로 처벌을 끝냈어야 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시대상과 도장의 엄격함을 고려하면 스승의 애인을 건드리는 것은 죽더라도 할 말이 없을 상황. 게다가 정당한 일대일 대결을 하지 않고 제자들과 함께 린치했으니 비겁하다고 하기에는 당시 이라코의 행위는 명백히 자신의 스승인 코간(+자신의 소속인 코간류)를 배신한 것이었고, 그 배신의 질도 매우 나쁜 것이었기에 코간류의 입장에서는 '이것은 실력대결이 아니라 유파의 죄인을 처벌하는 것이니 대결의 정당함을 따질 일이 아니다'라고 말할만한 문제였던 것. 물론 현대인의 윤리적 관점에서 본다면 너무 지나치고 잔인해보이는 행태일 수 있지만, 작중 배경은 현대보다 훨씬 폭력적인 에도 막부 초기 사회였다.

코간의 잔혹함 앞에서 일방적인 피해자의 입장에 놓인 다른 코간류 제자들과는 달리, 이라코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코간(및 다른 코간류 소속 인물들)을 속이거나 해를 끼치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인물이고, 단지 이미 강한 힘을 가진 코간에게 폭력의 '잔혹함'이 두드러지는데 비해 아직 힘이 없는 이라코의 경우 속임수의 '비열함'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일 뿐이다. 작품의 주제의식을 생각할 때 자신의 욕망을 위해 상대가 가진 것을 빼앗으려 싸움을 벌인 두 사람의 관계를 가학적인 지배자-피학적인 피지배자의 입장에 있던 다른 사람들의 관계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힘든 것.

물론 이러나 저러나 결국 이와모토 코간은 지극히 잔인하고 가학적인 인물이 맞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시마타 곤자에몬이나 후지키 겐노스케 같은 몇몇 제자들의 절대적인 충성심과, 그가 모시던 양반들의 그에 대한 두터운 신임 그리고 이들의 회상 등에서 엿보이는 모습 등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대인관계에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몇 번 나오지는 않지만 인자하게 미소 지을 때는 정말 한 없이 인자해 보여서 같은 인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후지키를 거둬들일 때의 정황을 보면 어떤 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은혜를 베푸는 측면이 있기도 하다.[9]

작 종반부, 복수를 위해 이라코와 이쿠가 제정신이 아닌 그를 자극해 최후의 결전을 시작하나, 그를 지키려던 제자 둘을 카타나 두 자루를 역수로 들고서는 순식간에 토막을 내버리고[10] 발등으로 제자의 시체를 천장에 던져 창자의 분내와 피비린내로 이라코의 시야를 원천차단 해버리고서는 마당에서 전투를 시작하게 된다.

특히 제정신이 아닌 상황에서도 전투에 대한 센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기에 마당에 이라코가 착지할 자리를 간파하여 칼을 던져 발바닥을 베게 만들어버리는데, 여기서 눈이 안보이는 이라코의 심상 속 시야가 간접적으로 드러나는데, 코간이 검을 물고있는 분노한 백호로 보이는 묘사가 나온다.

마지막엔 결국 이라코의 무명역류에 의해 두번째로 시전한 나가레보시가 파훼당해 오른쪽 얼굴 절반이 통째로 날아가나, 이 시점에서 코간은 몽롱한 치매 노인도 강인한 무사도 아닌, 공포스러운 마신으로 변모된 상태라 얼굴이 반으로 썰리는 즉사 수준의 중상에도 검을 손에 쥔 채 멀쩡히 서있어서 맹인인 이라코는 코간이 쓰러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공포에 질려 바닥을 기었으며, 때맞추어 신부복을 입고 나온 미에에게 정신이 팔려 얼굴을 돌린 순간 [11] 이라코가 등을 검으로 꿰뚫어 오른 손가락이 엄지를 빼고 모두 잘리고 결국 사망한다. 그가 죽을때 입고 있던 외의는 피로 잔뜩 물들어 그대로 응고되어 옷감에 엉겨붙었는데 이때 주름이 진 형상이 얼굴이 잘려나간 코간이 괴기스러운 표정으로 울부짖는 형상이라 공포를 자아낸다.

사족으로, 오른손이 육손이란 특성을 작가도 헷갈렸는지 가끔 왼손도 육손으로 그리곤 한다.[12]

성격적 모티브는 일도류 오노 타다아키로 추정된다. 오노 타다아키도 코간처럼 패배자를 불구로 만들거나 살해하는 등 잔혹한 성질머리와 자신의 검술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전국시대에서 에도시대로 이어지는 격변기를 살아간 인물이었다. 하지만 권력자에 아부하는 코간과 달리, 오노 타다아키는 약자에게도 강하고, 강자에게도 강한 논픽션은 커녕 픽션에서조차 찾기 어려운 개성의 보유자였다. 이와는 별도로 오노 타다아키는 세키운의 일도류 스승으로서 작중 회상에서 나온다.


[1] 보통, 뼈가 없거나 뼈는 있으나 관절이 없는 등 하여 손가락으로 제 기능을 못하는 육손과 달리 고간의 육손은 멀쩡히 기능한다. [2] 마침 오래간만에 정신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딸에게도 손을 댈 뻔했으며 우시마타 곤자에몬에게 겐노스케와 세이겐 중 누가 코간류의 후계자로 적합한지 물었을 때에도 곤자에몬이 "미에에게 깍듯하다"는 이유로 겐노스케를 지목하자 "그 애만 아들로 태어났었더라면 이럴 일도 없었다"라며 바로 입을 찢어버릴 정도로 대를 잇지 못하는 딸로 태어난 미에에 대해 매우 고깝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3] 원작에서는 40대 정도의 모습이지만, 저 당시의 평균 수명을 고려해보면 초로의 나이였다. 소설판에서는 만화판과는 달리 정신이 멀쩡하지만 성격은 제정신 상태의 만화판 코간과 별반 차이가 없다. [4] 그의 통찰력이 상당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천하를 잡기 전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잡았기 때문에 도쿠가와에게 잘 보이려는 상상 따위는 힘들었을 테지만 결과는... 그러나 운이 없었다. [5] 이 열등감 때문에, 딸인 미에를 극진히 대한다는 하찮은 이유로 후지키를 후계자로 간언한 우시마타 곤자에몬의 입을 찢어버린다. [6] 그것도 딸인 미에가 바로 옆에 있는 상황에서. [7] 미에에게 극진하다고 후지키를 추천하는 얘기. 말그대로 감히 '그 따위' 이유로 추천하냐는 것... [8] 이것은 이쿠때문에 실패 [9] 그를 끝없이 증오하던 이라코 세이겐조차 코간의 카리스마나 실력은 굉장히 인정할 정도였다. 이 양반의 얼마 안 되는 장점이 그거이긴 했지만... [10] 특히, 작 중, 후나키 형제를 처리할 때 카마이타치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검을 역수로 들고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설화의 카마이타치 그 자체를 닮은 것을 알 수 있다. [11] 애니판에서는 이 당시, 딸인 미에를 보고서는 "많이 예뻐졌구나."라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이는 잔학하고 속좁은 코간조차도 결국 한 사람의 부모이자 죽음 앞에서는 무력한 인간이라는 것을 표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12] 1권 4화에서 등장하는 모습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