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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1-22 17:25:43

이슬람 전투술

1. 정의2. 현황3. 단편적인 내용

1. 정의

이슬람 전투술이란 전근대적인 검술, 창술, 승마술, 총술 등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 유럽과 마찬가지로 아랍, 튀르크, 베르베르, 이란은 물론, 인도 북부에 이르기까지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정서와 문화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전투술이 매우 쉽게 퍼지고 공유되었기 때문에 하나의 커다란 형태를 공유하고 있으므로 이슬람 전투술이라는 이름으로 호칭할 수 있는 것이며, 이는 유럽의 전투술이 서양 검술등의 이름으로 싸잡아 호칭될 수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2. 현황

미주유럽에서 서양 중세-르네상스 전투술이 활발하게 복원되는 것과는 별개로 아직 이슬람 전투술의 복원은 막 시작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많은 이슬람국가들이 아직 미주유럽처럼 옛 전투술에 관심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생활이 안정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먹고 살기에 충분히 여유가 있는 터키 등의 국가에서는 자국의 옛 전술서를 바탕으로 전통 활쏘기를 중심으로 무술을 복원하여, 활의 경우 전통 활 제조법을 완전히 부활시켜 중세시대와 동일한 투르크 각궁을 양산해내고 있는 등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기타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복장 정도를 고증하는 데에 그칠 뿐 검술이나 창술 등의 다른 무술들의 복원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미 훈련생을 교육시켜 중세 검사 수준으로 숙련시킬 수 있는 무술적 복원까지 되어 있고 점차 중세 검술길드의 문서들까지 발굴하여 복원하는 시점까지 와 있는 서양 검술에 비하면 그 복원은 아주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이슬람 전투술의 복원은 병법 차원에서는 유럽의 이슬람세계 역사연구가들에 의한 문서와 발굴, 번역에 의한 것이 더 크다. 매뉴얼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닌데, 터키 같은 경우는 군사훈련 지침이나 활쏘기 매뉴얼 등과 같은 것들이 존재하며 활발히 연구되고 있고, 이집트의 경우 일본의 사무라이와 흡사한 전사계급인 맘루크가 오랜 기간 왕조를 열어 지배를 했으므로 관련 전술서가 제법 있는 편[1]. 그러나 연구 자체는 그다지 되어 있지 않으며, 얼마나 더 많은 무술서가 서고 안에 잠자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현재는 독일국적을 가진 이란인 박사 마노체흐르 모스타흐 호라싸니에 의해 페르시아 검술의 복원이 시도되는 정도. 그나마 이것도 자유로운 독일에 거주하고 서양검술의 활발한 연구복원을 목도한 사람이기에 그에 자극받아 시작한 것이며, 현재까지는 다양한 삽화를 찾아 자세를 정리하고 매뉴얼을 발굴하기 시작하고 있는 처지로, 서양 검술의 연구단계로 말하자면 19세기 후반 정도에 해당하는 처지라고 할 수 있다.

3. 단편적인 내용

8세기에서 16세기 사이, 맘루크들은 무슬림 군대의 핵심이었다. 맘루크라는 아랍어는 원래 노예를 사들여서 가르치고 훈련시켜서 전문 군인으로 키워낸 병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한 맘루크의 전술과 조직, 무장은 상당부분이 몽골로부터 영향받은 것이다. 십자군을 상대하면서 맘루크 군대는 적에 비해 좀 더 효과적이며 잘 단련되고 조직적인 편임이 드러났다. 그러한 우수성은 고도로 연구한 군사 이론과 기술에서 비롯되었다. 맘루크 군인들이 훈련 중에 반드시 읽어야 했던 그 실전적 교범들은 아랍과 페르시아의 전통있는 군사서에서 기원했다.

아랍말로 Nihayat al-Su'l wa'l Umniyaya fi Ta'lim A'mal al-Furusiyya, 대충 옮겨보면 '후루시야(혹은 군사 기술)[2]의 훈련에 대한 완전 교범(혹은 완벽한 가르침, 최종 답안)' 정도 되는데, 중동 이슬람의 후루시야(furusiyya) 기병 훈련에 관해 가장 잘 알려진 서적이다. 이 책은 1250년대에서 1500년대 사이 맘루크에 군사적 행정적 권력이 집중되었던 맘루크 왕조 시대에 편찬되었다. 하지만 내용의 상당부는 이전 시대의 작품에서 빌려온 것이다. 일부는 9세기나 8세기 말의 아바스 왕조 시대까지 거슬러올라가기도 하는데, 다만 여기에 번역한 내용은 13세기 후반에서 14세기 초에 쓰여진 것이다. 'Nihayat al-Su'l(이하 완전 교범)' 자체는 1365년에 키프로스를 공격했던 알렉산드리아 십자군의 공격에 대응하여 편찬된 것이다. 다만 당시 맘루크에게 십자군의 위험은 두번째 순위였다. 그들이 일순위로 고려했던 것은 유프라테스 강 너머의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을 지배하고 있던 몽골이었다.

전승에 의하면 완전교범은 시리아에서 평생을 살다가 다마스커스에서 1348년 사망한 Muhammad ibn 'Isa al-Hanafi al-Aqsara'i가 펴냈다고 한다. 그 판본에 의하면 알아크사라이는 당시 다마스커스 요새 주둔군 최고의 맘루크 군사 전문가와 함께 감수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아랍-이슬람 기술 서적과 마찬가지로, 그 내용의 권위는 스승과 학생을 통해서 계속 물려내려져와 보장된다. 이 책의 경우 그 권위는 1294년 사망한 십자군 시대 창술의 대가인 Najm al-Din al-Rammah al-Ahdab로 거슬러 올라간다. 완전 교범의 일곱번째 교훈 제 2장의 대부분의 내용은 맘루크 군사 교범의 원본을 담고 있다. 병사가 그들의 무장과 마구를 사용하고, 착용하고, 유지하는 훈련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제 2장은 일곱개 파트로 나뉘는데 여기에 첫 네 파트를 발췌하여 영어로 번역한 것을 최초 공개한다. 다른 세 파트는 장차 다룰 예정이다; 거기에는 무기를 즉각 사용하지 않을때 휴대하는 법에 관한 내용과, 강을 건너는 법과 올가미를 다루는 법이 담겨있다.

이 저술의 상세하고 체계적인 완벽함을 통하여 당시 맘루크가 정말 우수한 엘리트였음을 실감할수 있으며, 동시에 그 매력적인 시대의 전투 경험을 생생하게 엿볼수 있을 것이다.
일곱번째 교훈의 제 2장, 일곱개 파트로 이루어짐.


제 1편: 한 남자를 그의 영혼과 분리시키는 무기에 대하여
질문: 남자가 적지에 들어섰거나 적과 마주했을때 어떤 무기를 사용해야 합니까?
답변: (적을) 시야에 두었거든 검을 뽑아 우측편에, 힐트를 아래로 가게 하여 두어라. 메이스나 단검도 같은 식으로 다루지만 >한번에 한 무기를 넘기지는 말라.
주석: 이 내용을 통틀어, 다른 말이 없는 한 기병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질문: 만약 검을 칼집에 넣어둔다면 어떻게 합니까?
답변: 그렇다면 왼편 태싯 아래에 (칼을) 두도록 하라. 힐트를 돌려 집어넣는다. 같은 방식으로 메이스도 홀더에 집어넣고 단검도 칼집에 넣는다.
주석: 태싯은 라멜라 갑옷이나 자우샨(jawshan: 사슬갑옷, 혹은 라멜라나 플레이티드 메일.)의 허벅지 쪽 아랫자락을 말하는 것이며 종종 코트의 밑단을 뜻하기도 한다.

질문: 만약 검이 쉬고 있는 상태라면 어찌합니까?
답변: 이는 위험한 행동이다. 손에 쥐고 칼을 뽑아들어라. 검을 칼집에서 뽑는 것과 마찬가지로, 메이스와 단검도 그렇게 하라.
주석: 쉬는 상태(resting)이란 것은 아마도 무기가 칼집이나 홀더에 들어있긴 하지만 벨트라든지 정위치에 걸어놓고 있지는 않은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질문: 마상창은 어찌 합니까?
답변: 제대로 곧추세워들고 있지 않았다면, 오른 팔 안에서 (아마도 세워?) 쉬도록 하라. 단단히 쥐고 있지 않는 한 (창이) 흔들거리고 있을 터인데, 이는 꼴불견이다. 만약 경비병이 졸고 있다면 그가 모르는 사이에 전부 훔쳐낼수도 있는 노릇이다.

질문: 방패는 어떻게 합니까?
답변: 방패는 왼쪽편에 들고 있어라. 방패를 땅에 내려놓는 경우 그립 부분을 위로 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필요한 경우 즉각 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주석: 이후의 질문과 답변은 이런식으로 활과 화살을 다루는 규정과 각자의 갑옷과 마갑 등등을 기습에 대비하여, 야간 공격에 대비하여 놓아두는 식으로 사소한 것 하나까지 간섭하고 있는데 이는 십자군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야습 등을 잘 쓰던) 몽골에 대비하는 것이다.

질문: 야간에 두려움을 물리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입니까?
답변: 바지를 챙겨입고, 외투와 신발을 신고, 검을 차고, 말에 안장을 올려두면 된다.


제 2편: 전투 복장에 대한 열두 가지 질문들
질문: 보병이 사슬 호버크를 입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답변: 먼저 두 손을 호버크의 소매에 집어넣고, 손가락으로 끝단을 움켜쥔다. 호버크의 나머지를 팔까지 끌어당겨 놓고 자신의 위에 덮어씌운다. 목깃 부분을 좁히기 전에 허리를 먼저 가죽 벨트로 묶는다. 가슴에 호버크의 무게가 실리는 것(에 의한 피로)을 방지하기 위해, 병사는 필요할 때까지 소지하고 다닌다.

질문: 보병이 사슬 호버크를 벗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답변: (양 손의) 반대편 무릎을 각각 붙잡고 들어올린 다음, 머리를 호버크 안으로 밀어넣고, 등 쪽을 들어올려서 밀어내어서 벗겨낸다.
주석: 입고 벗는 법의 언급은 좀 이상해보일지도 모르나, 사실 사슬 갑옷은 상당히 무겁고 다루기 어렵다. 이 다음 내용은 더 어려운 내용이며 맘루크 기병의 마상 기술을 엿볼수 있는 부분이다.

질문: 기병이 빠르게 움직이는 와중에 사슬 호버크를 입으려면 어찌합니까?
답변: 먼저 한 손을 어느 한쪽 소매에 집어넣고 손가락으로 끝자락을 움켜쥔다. 그 손으로 (호버크의) 가슴과 끝단 부분을 들어올려서, 자신의 위로 들어올린다. (호버크에 먼저 집어넣은) 그 손으로 말고삐와 나머지 갑옷을 붙잡고 다른 손을 소매에 꿰어, 앞서와 같이 끝단을 붙잡는다.

질문: 기병이 달리는 도중 그의 사슬 호버크를 벗으려면 어찌합니까?
답변: 먼저 머리에서 투구를 벗는다. 다음으로 앞쪽 아랫자락을 접어 한데 모아쥔다. 다음으로 모아쥔 것을 검(검대?)이나 안장의 앞테에 걸쳐놓는다. 후자의 경우 사슬갑옷 자락이 안장을 걸쳐서 자연스럽게 내려가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허리띠를 풀고 검을 끌러내는데, 전자의 경우 칼을 홀더에 걸어서 허리띠를 안장의 앞이나 뒤에다 걸어놓는다. 다음으로 호버크의 뒷자락을 움켜쥐고 들어올린다. 투구나 사슬 코이프나 터번을 머리에서 벗겨내고, 호버크의 등쪽을 들어올려서, 머리를 앞쪽으로 숙이고, 갑옷을 머리부터 벗겨낸다.
주석: 여기서 홀더라는 것은 대개 화살통을 의미한다. 칼집을 거는 구멍이나, 행거 같은 것이나, 검을 걸어놓는 다른 위치를 말할수도 있고, 안장에 있는 다른 칼 걸어두는 장소를 말하는 것일 수도 있다.

질문: 만약 전투 소리가 가까이서 들린다면 팔의 보호구를 어떻게 착용합니까?
답변: 왼쪽 편부터 착용하고, 다음으로 오른 팔을 착용하고, 다리 방어구도 같은 식으로 하나씩 착용한다. 양 팔의 방어구를 모두 착용했으면 그는 이제 양 측면으로부터 안전하다. 가장 먼저 고려할 부분은 적이 팔다리를 공격하는 것을 막는 방도이며 다음으로 얼굴과 머리에 대한 추가 보호이고 팔다리를 잃을 걱정이 없어졌을 때 마지막으로 몸통 방어를 하는데,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팔다리 갑옷으로 공격을 막아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질문: 자우샨을 가진 이가 그 사용과 기타 용법에 숙련되었을때 어떤 특징이 보입니까?
답변: 자우샨을 자기 혼자서 착용할 수 있으며, 설령 소매와 아랫자락이 분리되는 형태라 할지라도 스스로 빠르게 착용할 수 있어야 한다.
주석: 자우샨의 플랩 형태의 소매 부분은 어깨 주변에 매달려있으나 팔의 앞뒤를 완전히 감싸지 않으며, 팔꿈치를 가려주지도 않는 형태다. 보통 팔꿈치 윗부분을 끈으로 결속하는 형태다. 자우샨의 허리 아랫부분 아랫자락은 보통 2개 이상의 플랩 형태이며, 허벅지와 엉덩이는 14세기 유럽식 갑옷의 태싯과 퀼렛처럼 덮어주는 형태이다.

질문: 그 외에 자우샨 소유자가 알아야 할 점이 있습니까?
답변: 파손에 대비해서 갑옷을 만들어지는 방법과, 각 부위가 서로 결속되는 법을 알아두어야 한다; 또한 어떻게 걸치는지(연결하는지) 구멍을 막는 법에 대해서도 알아두어야 한다.

질문: 준비가 되지 않은 자는 어떻게 알아봅니까?
답변: 먼저 안장 끈의 가죽을 살피고, 자우샨의 비단 끈이 삭거나 닳지 않았는지 보고 무기의 날이 제대로 세워졌는지를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자우샨의 구멍이 찢어진 부분이 없는지 걸려있는게 결속이 느슨하지는 않는지 살핀다.

질문: 남자가 자신의 자우산을 가지고 평소에 해두어야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답변: 골절상이나 부상을 입지 않도록 매일마다 그는 기품있게 하마하는 법을 연습해두어야 하며, 이 기술은 끊임없이 단련하고 발전해야 한다. 겨울 중에 갑옷이 비에 젖거나 습기가 찰 수 있으므로, 가죽끈과 그 고정을 주의깊게 점검하고 어느 조각이든간에 습기나 진흙을 즉시 닦아내고 끈이 젖지 않도록 한다. 이 관리가 실패하면 끈이 썩기 시작해서 모양새를 잃게 된다. 이런 삭은 모습이 보인다면 태만함과 부주의함의 증거다.
주석: 이 부분은 생명을 지켜주는 장비를 평소부터 전투에 미리 대비하여 관리할것에 대한 부분이다.

질문: 자우샨 착용자는 어떻게 활을 쏩니까?
답변: 활을 쏠때는 소형의 흉갑만 착용한다. 이 특별한 자우산의 끈과 조각들은 활이나 활시위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흉갑에 매달려있는 일부 부분은 (갑옷에) 손상 입히지 않고도 떼어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좋은 갑옷은 가로지르는 끈이 있어서 각 라멜라 조각들의 바깥부분 윗쪽을 결속하여 바깥에 흐늘거리는 부분이 없도록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종류는 그다지 튼튼하지 않다. 팔 보호대의 위쪽은 결속해두거나 활을 쏘려 할때는 풀어서 늘어트릴수도 있다. 이런 소매는 풀어두어서 손닿는 범위 내에 끈애 메달려있게 하다가, 사격이 끝난 후 다시 재결속시킬수 있다. 혹은 비단 직물이나 부드러운 가죽이나 둘을 섞어서 만든 가짜 소매를 덧입어서, 소매와 흉갑 쪽 양 끝단을 고정하는 수도 있다.
주석: '가짜 소매'라는 것은 갑옷 위에 덧입어서 활시위가 걸리지 않게 하는 유연한 천으로 만든 덧옷 류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궁수의 갑옷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는 점은 맘루크 군사 기술에서 궁술을 얼마나 중시했는가를 엿볼수 있는 부분이다. 맘루크 궁수는 75미터 거리에서 1미터 크기의 목표를 맞출수 있어야 하며 1.5초에 세발의 화살을 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영국 장궁수의 기록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맘루크 전술에는 십자군들이 가자에서 1244년 겪어보았던 빗발치는 화살 공격이 포함되어있다.

질문: 자우샨보다 더 좋은 방어가 필요하다면 무엇을 가져야 합니까?
답변: 유럽인들이 철제 갑옷 아래에 천 갑옷을 입듯이, 자우산 아래에 패드류 갑옷을 입을 수 있다. 이를 콰르콸(qarqal)이라 한다. 착용자를 더위와 추위로부터 보호하며, 살을 찢고 뼈를 부수는 메이스와 카피르 쿠밧의 공격도 막을 수 있다. 아래에 사슬 호버크를 입는다면, 보호와 안전을 얻을 것이다.
주석: 카피르 쿠밧(kafir kubat, 불신자의 몽둥이라는 뜻)은 메이스의 일종이다. AD 685년 반군 지도자가 사용한 이래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으며, 아랍 호라산 지역의 병사들의 손에서 9세기에 다시 등장한다. 무슬림이 아닌, 할례를 받지 않은 남자 거시기처럼 생겼다는 이유로 이름이 붙여진 것 같다.


제 3편: 어떤 무기를 여분으로 장만할 것인가, 그에 대한 논의 8개 파트.
질문: 병사가 어떤 무기를 항시 휴대함이 좋겠습니까?
답변: 칸잘(Khanjar)은 전시든 평화시에든 절대 떼어놓아서는 안될 것이다. 무수한 장점이 있으며 다른 많은 무기들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마상창과 화살, 검과 메이스, 그리고 투창, 이 모든 것이 다 유용하다. 그러므로 이 전부를 배워두도록 하라.
주석: 칸잘은 대형 단검이나 더크, 유럽의 행어 비슷한 도검으로 만능으로 사용될 수 있다.

질문: 칸잘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답변: 검이나 단검처럼 휘두를수 있고, 창처럼 찌를수 있으며, 투창처럼 던질수 있고, 화살, 슬링이나 손으로 던진 돌처럼 멀리 투척할 수 있다. 무사라면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 검을 이미 소지하고 있다면 다른 무기로 무엇을 고름이 좋습니까?
답변: 멀리서 찌를수 있는 창이나 근접시에 사용할 칸잘, 혹은 두 종류의 화살이나, 투창, 슬링, 혹은 그 조합이 좋다.
주석: 두 종류의 화살이란 원거리 사격을 위한 가벼운 화살과 최대의 관통력을 얻기 위한 무거운 화살을 말한다.

질문: 창과 함께 무엇을 사용하면 좋겠습니까?
답변: 근접 거리에서 휘두를 검이나 메이스 같은 것, 혹은 찌르는 칸잘 같은 무기, 혹은 두 종류의 화살, 투창이나 투석용 돌.

질문: 투창과 함께 무엇을 사용하면 좋겠습니까?
답변: 근접전에서 찌르는데 사용할 칸잘이나 휘두르는 검이나 메이스, 가까운 거리에서 던질 투석용 돌 같은 것으로.

질문: 메이스와 함께 무엇을 사용하면 좋겠습니까?
답변: 원거리에서 찌를 창이나 근접전에서 찌를 칸잘 같은 것, 멀리 날릴수 있는 화살이나 슬링, 혹은 가까운 거리에서 던질 투석용 돌 같은 것으로.


제 4편: 경계와 적의 공격을 저지함에 관하여, 8개 파트
질문: 기병이 보병을 공격할 때는 무엇을 사용합니까?
답변: 기병은 창이나 투창, 화살을 사용하는 것이 최고이며 보병이 검으로 무장했고 기병이 메이스나 큰 단검 밖에 없다면 공격하지 말라.

질문: 그가 적 보병과 접전 중에 동료 기병들로부터 분리되었다면 무엇을 사용합니까?
답변: 그래서 화살, 창이나 투창으로 무장하지 않는 한 보병과 교전해서는 안 되며, 그렇게 되는 경우 죽기 십상이다.

질문: 보병이 공격해오는 기병을 저지하고, 말에게 달려들려면 어떤 방책이 좋겠습니까?
답변: 검으로 무장한 기병이 대열로 쳐들어오는 것을 막을 때는 화살, 창이나 투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말을 제압하려면 메이스나 칸잘을 사용하라.

질문: 기병을 공격하려면 어떤 종류의 보병이 좋습니까?
답변: 메이스나 검으로 무장한 보병이 좋다. 화살, 투창이나 창으로 말을 제압할수는 없다. 가까이 접근해서 공격해라.

질문: 기병과 보병 중 어느 쪽이 우세합니까?
답변: 어떤 때는 기병이 우세하지만, 어떤 때는 보병이 우세하며, 어떤 경우엔 양자가 대등하다. 각자 약점과 한계가 있다. 하지만 거짓 후퇴나 추격 면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무기의 힘과 속도와 타격력 면만 보자면 기병이 더 효과적이다.

질문: 소부대나 약간의 척후, 정찰, 유격대가 밤에 할 수 있는 일 혹은 밤이 되었을때 어떻게 작전을 바꾸어야 하겠습니까?
답변: 지면에 무릎을 꿇거나 엎드리며(역주: 포복이나 낮은 포복으로 행동) 아군으로부터 분리되었다거나 적 기병이나 보병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두려워하지 말라. 들키지 않고 조심스럽게 정탐하거나 후퇴할 수 있을 것이다.

질문: 어둠이 깔렸거나 안개가짙어서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위험이 가깝다면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답변: 조지아인들이 사용하는 종류의 화살촉이 위로 가게 되어있는 화살통을 가져와서, 내용물을 비운다. 지면에 놓고 머리를 거기에 갖다대면, 바람이 잠잠한 경우 말발굽이나 발소리를 들을수 있을 것이다. 바람이 부는 경우라 할지라도 화살통을 바람 부는 방향으로 들이대면 소리를 모아 들을 수 있다.
주석: 여기서 말하는 화살통은 나팔이나 메가폰처럼 고깔 형태인 것을 말하며, 넓은 면을 지면에 대거나 바람을 향해서 소리를 모아 듣는다는 말이다.

질문: 목제 방패에 가장 피해를 입히는 방법은?
답변: 불을 붙이거나, 돌을 던지거나 메이스로 후려갈긴다.

질문: 나무 방패는 무엇에 쓰는 것이 좋겠습니까?
답변: 두 종류의 화살, 투창이나 창을 막는데 좋다.

질문: 가죽 방패에 가장 피해를 입히는 방법은?
답변: 검이나 메이스로 후려치거나, 단검이나 투창을 투척하거나, 나무(아마도 몽둥이?)로 후려치는 것이다.)

질문: 쇠 방패는 무엇에 씁니까?
답변: 화염방사기, 메이스와 검으로 후려칠때, 마상창이나 단검의 찌르기, 투창과 두 종류의 화살 모두에 대해 효과가 있다.
주석: 유럽에서는 15세기가 될 때까지 쇠 방패가 드물었으나, 이슬람 세계에서는 그보다 일찍 등장했다. 현존하는 유물은 12-13세기 트란스옥시아나 베슈탐-칼라 지방에서 발견된 것으로 각 철편을 리벳으로 고정한 것인데, 아마도 뒷면은 나무를 댔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말하는 '화염 방사기'란 그리스의 불이나 나프트를 마상창 거리 만큼 방사하는 피스톤식 사이펀 장치를 말한다. 나프트는 대체로 14세기 중반 화약식 무기가 등장하면서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그 도입 시기에 이 신무기를 가리키는 아랍식 용어가 그리스 불을 가리키는 것과 혼합된 모양이다. 그리스 불의 성분에는 나프타, 불이 붙는 피치(원유 찌꺼기), 유황, 송진, 생석회, 역청과 증류한 석유가 포함된다.

질문: 군인이 화염방사기에 대해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답변: 도보로 접근해서 메이스, 검, 창이나 단검으로 공격하며, 이때 화염 무기의 불과 공포로부터 보호해줄 특수하게 코팅된 방화 의류를 입는다. 하지만 화살이나 슬링 등으로 이 의류에 구멍이 나면 절대 이 방책을 사용치 말라. 이런 종류의 보호책이 없다면, 나무나 가죽 방패보다는 금속 방패를 사용하는게 한결 낫다.
주석: 방화 의류나 가죽옷에는 활석(운모나 규산 마그네슘 종류)을 처리해서 사용했다.

질문: 경계중인 군인들에게 어떻게 화염방사기를 가져가야 합니까?
답변: 도보로 함부로 접근하지 않도록 하며, 두 종류의 화살과 투창, 그리고 척탄병을 주의하도록 한다. 이런 무기를 가진 자에게 접근해야만 한다면 상대의 공격이 닿지 않는 곳으로 이동해있으라.
주석: 여기서 '척탄병'으로 번역한 것은 단순히 '뭔가를 던지는 사람'의 번역이다. 나프트를 담은 도기나 유리병을 던지는 경우일 수도 있다.

질문: 불을 이용하는 싸움을 사용해야 하는 곳과, 사용하면 안되는 곳은 어떤 곳인지?
답변: 배에 탑승했을때, 마을과 요새에, 군사적 거점과 숲에서 쓰면 좋다. 하지만 병사가 잘 짜여진 대열 속에서 싸우거나 부대의 한가운데에 사용해서는 안된다. 신의 뜻이 임한다면 화공은 많은 곳에서 좋은 평판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주석: 그리스 불은 대체로 14세기 중반부터 사라지게 됐으나, 이 질문은 이전 시대 이슬람 군대에서 군사적으로 사용됐음을 반영하는 것이며, 신의 뜻이 임한다 같은 문장은 전통적으로 사용된 전술이기는 하지만 현재는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by 데이비드 니콜. (오스프리 이슬람 계열 필진입니다.)

출처: http://www.ospreypublishing.com/articles/medieval_world/know_your_weapons_mamluk_training_manual/

[1] 맘루크가 집권하고 나서부터 오히려 무기술 등을 담은 서적이 출판되기 시작했다. 기존 아랍인 권력자들은 무술의 보존과 출판에 관심이 없었다는 이야기. [2] 후루시야는 아랍말로 기사의 무술을 뜻하는 단어로, 기마술, 궁술, 마상 창술을 3대 후루시야 기초 병법으로 보고 여기에 나중에 검술을 더해서 4대 기초로 보기도 한다. 후루시야라는 단어는 나중에는 아랍어로 기사도를 뜻하는 단어로도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