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목랑 이야기

“사실 너 외할머니의 외할머니까지만 해도 무속인, 그러니까 무당 비슷한 일을 하셨거든,
TV에 나오는 그런 무슨 귀신 보는 무당 그런 거는 아니고. 그 비슷한 건데. 하여간 나도 정확하게는 몰라.
무슨 나무에 신령이 붙어 있는데, 거기에 기도하고 뭐 그런 일을 하셨다는 거야.
그 외할머니의 어머니도 그런 일을 하셨고.”


“그러니까, 우리 집안이 대대로 신내림 받는 집안이라는 거예요?”


“신내림 그런 건 아니고, 무슨 귀신이 씌고 그런 것도 아니야.
세상에 귀신이 어딨니? 그냥 그 비슷한 거라는 거야.”


그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 잘 몰랐어요.
그냥 무속인 집안이라는 이야기를 해 주는구나. 그렇게만 생각했죠.


“그러다가 외할머니의 외할머니께서 딸을 낳았는데,
그분이 완전 신식 여성이라서, 나무에 붙어 있는 신령이나 주문, 술법 그런 건 하나도 안 믿었거든.
그분이 이화학당 들어가셔서 수학이랑 화학 공부하시고 그랬대.
그래서 그때부터 자손들이 그런 일을 전혀 안 하기로 했어.”


“안 하기로 하면 안 할 수도 있는 거예요?
원래 그런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은 그 길로 안 가려고 해도 신내림을 받으면 신병이 와서 못 견딘다던데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무당이 되고.”


“신내림, 귀신 그런 거 아니라니까. 우리는 그런 문제는 없어.”


“신내림 받는 무당이 아니면 뭔데요?”


“독갑방이라는 게 있거든. 도깨비방이라고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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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목랑 이야기>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