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音 韻 論 的 分 布 / Phonological distribution한 언어에서 두 말소리가 가지는 분포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개론 수준에서는 흔히 변별적(혹은 중복적, contrastive or overlapping) 혹은 상보적(complementary) 두 종류의 관계가 있다고 본다. "두 소리 p1과 p2는 '변별적이다/상보적이다'와 같은 식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현대 음운론에서 음운론적 분포는 범주적이지 않고 연속적(continuous)이라고 본다. 즉, 언어의 어휘부(lexicon)가 어떻게 구성되어있느냐에 따라 두 음의 관계가 '덜 상보적'일 수도 있고, '덜 변별적'일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2. 상세
음운론적 분포를 기술(記述, describe)하기 위해서는 두 소리가 출현하는 음운론적 환경을 파악한 다음 두 소리의 출현 환경이 겹치는지 여부를 알아본다.- 중첩적: 두 소리 [p1] [p2]의 분포가 중첩적이라면, 두 소리가 나오는 환경이 겹친다. 예를들어, 영어에서 [p]와 [t]소리의 출현 환경은 _ɑ (/ɑ/ 앞에서) 환경에서 중첩된다. 즉, 음소배열론적으로 [pɑ] 연쇄나 [tɑ] 연쇄는 가능한 연쇄이다. 그런데, top의 [t]소리를 [p]소리로 바꾸면 단어 의미가 '정상'에서 '터뜨리다'로 바뀐다. 이러한 경우는 특별히 변별적이라고 말한다. 한편 영어에서 [p]와 [pʰ] 소리 역시 _ɑ (/ɑ/ 앞에서) 환경에서 중첩된다. 그러나 이 경우는 한 소리를 다른소리로 바꾼다고 하여서 단어 의미가 바뀌지 않는다. 이럴 때는 중첩적이나 변별적이지 않다.
- 변별적: 두 소리 [p1] [p2]가 변별적이라면, 두 소리가 나오는 환경이 겹치고, 더 나아가 두 소리와 관련된 최소대립쌍이 존재한다. 따라서 두 소리를 바꾸었을 때 단어 의미가 바뀐다. 이러한 경우 이 두 소리는 확실히 음소이다. 즉, /p1/, /p2/와 같이 서술한다.
- 자유변이: 두 소리 [p1] [p2]가 자유변이관계에 있다면, 두 소리가 나오는 환경이 겹치고 두 소리를 바꾸어도 의미가 바뀌지 않는다. 예를들어 현대 남한의 한국어에서는 철자 'ㅐ'와 'ㅔ'로 표기되는 말소리가 더 이상 변별되지 않는데, 사람에 따라 해당 음소를 [ɛ]에 가깝게 발화하는 사람이 있고 [e̞]에 가깝게 발화하는 사람이 있다. 따라서 현대 한국어에서는 '애교'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 단어 처음의 [ɛ]와 [e̞]가 자유변이관계에 있다.
- 상보적: 두 소리 [p1] [p2]가 상보적이라면, 두 소리가 나오는 환경이 겹치지 않는다. 예를들어 한국어의 [k̚]와 [k]는 상보적분포를 이룬다. [k]는 항상 어두에만 나오고, [k̚]는 어말에만 나온다.[1]
3. 현대 음운론에서
현대 음운론에서는 기본적인 3가지 관계가 범주적으로 나누어지지 않고 점층적인 관계에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즉, 두 소리가 나오는 환경이 겹치기는 하더라도 그 수가 적을 경우에는 '덜 변별적이다'라고 말하고, 해당 두 소리간의 혼동과 공시적 융합(merger)의 이유 등을 설명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어의 ㅐ와 ㅔ가 있다. 이 둘이 변별적이었음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덜 변별적이게 되었다.[2] 결국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두 소리는 이제 자유변이상태에 있게 되었다.이것은 학부 개론 수준의 음운론에서 단 하나의 중복 환경만 발견되어도 '변별적인 소리'라고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두 소리의 출현환경(특히 인접 환경)이 중복되는 데에는 원거리 작용인 자음조화/모음조화의 영향이 기저에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러한 경우 환경의 중복은 겉으로만 그러할 뿐(seemingly) 실제로는 중복되는 환경이 아닐 수도 있다.
[1]
예시로 든 한국어의 소리쌍은 /ㄱ/라는 음소의 이음이다. 그러나 상보적 분포를 이루는 두 소리가 항상 어떠한 음소의 이음인 것은 아니다. 예컨대, 영어에서 \[h\]는 항상 어두에만 나오고 \[ŋ\]는 항상 어말에만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이 두 소리가 어떠한 음소의 이음은 아니다.
음운론적 관계에 언급된 '음성학적 유사성' 부분 참조.
[2]
혹은, 두 소리의 기능부담량이 변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