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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3 14:05:27

육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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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3. 등장인물4. 기타

1. 개요

6.25 전쟁을 작품으로 한 이현주 단편소설이다. 여기서 6촌은 촌수로 6이 되는 친족을 의미하는데, 같은 증조부모에게서 갈라져나온 친족으로, 그 육촌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각각의 부모 중 한 명이 서로 사촌이 된다.[1]

2. 줄거리

주인공 장성태와 성태의 육촌형 장근태. 이 둘은 모두 양짓담에 살고 있었다. 근태는 성태보다 한살 많지만 키도 작고 몸무게도 가볍다. 그 이유가 어릴 적 많이 못 먹어서 그렇다고 한다. 하지만 근태의 아빠는 술주정뱅이면서 집은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 그래서 근태는 방학이면 공사판에 가서 뼈빠지게 일하며 돈을 번다.

음실과 양짓담은 한산계라는 작은 개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마을이다. 예전에는 사이가 좋았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해서 두 마을은 쑥대밭이 되고 사이가 아주 매우 나빠졌다. 그러나 현재는 사이가 그럭저럭 좋아진 듯 하며 어른들이 사이가 나쁘든 상관없이 두 마을 아이들은 오리쯤 떨어져 있는 산동초등학교에 다니며 운동회와 소풍, 축구대회와 개울가에서 놀며 지내는 사이 좋은 친구 사이다.

그러나 지난 봄에 한산목장이라는 나이가 40도 안된 돈많은 부자가 목장 주인이 음실로 이사오면서 이상하게 돌아가면서 틀어지기 시작한다. 한산목장 주인의 아들 유세아와 한산목장 관리인의 아들인 홍탱크라는 별명을 가진 홍철식[2]이 전학을 오게 되는데 홍탱크는 힘으로 유세아는 돈과 간식으로 아이들을 유혹하고 호감을 사서 음실아이들을 자기들 편으로 만들어 초등학교 아이들의 우두머리가 된다. 또 양짓담에 돈많은 부자인 붉은 벽돌공장 주인이 이사오면서[3] 그의 조카인 오토바이란 별명을 가진 소비연이 전학오게 된다.[4]

낯선 녀석이 자기들처럼 집이 부자인데다 오토바이를 타고 초등학교에 전학왔으니 세아와 탱크가 가만두고 볼리가 없었다. 물론 오토바이 역시 돈과 간식, 힘으로 아이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대장노릇을 하는 세아와 철식을 곱게 볼리가 없었다. 결국 아이들의 싸움터인 밤나무에 둘러싸인 작은 공터에서 탱크와 오토바이가 싸웠다. 우선은 탱크가 오토바이의 어깨를 잡자 오토바이의 주먹이 탱크의 배에 꽂혔고 이후 탱크가 오토바이에게 돌진해서 멱살을 잡고 들어올려 돌림배지기로 집어던졌으나 소비연은 몸을 한바퀴 돌더니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일어서 철식을 노려보고 당황한 철식을 그대로 풀밭을 뒹굴며 소비연과 주먹질을 하다 비연의 배에 걸터앉고 코피가 터져 얼굴이 비범벅이 되도록 주먹을 갈긴다. 하지만 오토바이가 있는 힘을 다해 탱크를 밀어붙이고 쓰러진 탱크의 팔뚝을 물고 늘어졌다. 괴로워하는 탱크가 비연의 사타구니를 계속 걷어차자 소비연은 물었던 탱크의 팔뚝을 이제야 놓고 계속 싸운다. 아이들은 부들부들 떨면서 둘이 싸우는 걸 그냥 바라만 볼 뿐이었다. 다행히 선생님이 알고 달려오셨기 때문에 그 날 싸움은 그렇게 끝났다. 소비연은 그 다음날에도 얼굴에 멍이 좀 들고 입술이 터지긴 했지만 여전히 오토바이를 타고 학교에 왔고 홍탱크는 팔뚝에 붕대를 감고 있었으며 이 둘은 싸우지 않았다.

그 뒤로 이제까지 우리는 그들이 싸우는 걸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 대신, 양짓담 아이들과 음실 아이들이 싸움질을 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양짓담 아이들은 오토바이 부하가 되었고 음실 아이들은 유세아와 홍탱크의 부하가 되었던 것이다. 홍탱크는 음실 아이들을 모아놓고 유도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오토바이는 양짓담 아이들을 데려다가 태권도를 가르쳤다. 아이들은 그 누구도 그 세명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었다. 거역하기는 커녕 오히려 유세아와 홍탱크를 믿고 까불던 음실 놈들을 혼내주자면서 설치는 양짓담 녀석들까지 생겼고 음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양짓담 아이들과 음실 아이들은 마침내 앙숙이 되었다. 이제는 학교를 오가는 길에 서로 만나 개울에서 가재를 잡는 일 따위는 없어졌다. 소풍을 가도 따로 놀았고 군내 초등학교 축구시합에서도 함께 응원하는 일이 없었다. 선생님들이 아무리 꾸중을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양짓담 아이들과 음실 아이들은 꼼짝없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른들도 염려는 했지만 아무도 한산목장 집과 재일동포네 벽돌 공장 집에 싫은 소리를 할 용기는 없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근태가 음실에 있는 외삼촌네가 서울로 이사가자 그 집에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유세아와 홍탱크, 음실 편이 되고 만다. 이 바람에 성태는 양짓담 아이들보다 훨씬 더 섭섭해했지만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엄격한 법칙의 규율이 있어서 많이 만나지 못하고 피해 다녔는데, 장근태가 어느 날 밤에 양짓담과 음실 사이의 다리를 건너와서 아빠 심부름으로 족보를 빌리러 왔다. 그리고 서로 오토바이와 유세아, 홍탱크하고 음실과 양짓담 아이들의 험담을 하고 각자 헤어졌다. 그런데 토요일에 유세아와 탱크, 오토바이는 성태와 근태가 양짓담, 음실의 비밀을 다 알려 줬다면서, 만약 지금까지 한 말이 전부 사실이면 서로 한판 붙으라고 했다. 그래서 종례 후, 양짓담과 음실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서로 싸우게 된다. 일단 오토바이가 뒤에서 성태를 밀자 근태는 성태의 어깨에 부딪쳐 물러서자 탱크가 근태를 밀자 둘은 엉겹결에 껴안게되고 근태가 성태의 뺨을 때린다. 그리고 성태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 주먹으로 근태의 가슴을 있는 내질렀고 그러자 근태가 성태의 허벅지를 발로 걷어찬다. 이윽고 성태가 근태의 발을 걸어 넘어트리고 주먹을 갈긴다. 쓰러진 근태가 성태의 콧등을 쳐 코피가 흘러나오자 근태가 그만하란 말에 성태는 정신을 차리고 근태가 성태의 코피를 닦아주자 탱크와 오토바이가 뒤에서 소리친다. 근태가 싸움을 거부하자 탱크가 근태의 턱을 후려쳐 근태는 땅바닥에 쓰러지고 이에 이성을 잃은 성태가 두손에 큰 돌맹이로 탱크를 때리려 덤벼들지만 아이들의 제지로 다행히 탱크의 얼굴을 때리지 않게 된다. 그러자 탱크가 음실아이들에게 성태를 혼을 내 요절을 내버리라는 명령을 내리지만 근태가 앞에 버티고 서자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러다 아이들도 유세아와 홍탱크, 오토바이를 배신하고 근태와 성태 편이 되며 다 함께 밤나무 숲 아래에 흐르고 있는 개울로 간다. 아이들이 떠나자 그 셋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고, 이후 근태가 맑은 개울물로 성태의 코피를 씻어주며 '이제 서로 싸우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뭉쳐 힘을 합치면 저놈들 꼼짝 못하게 할 수 있다.'라며 위로하고 어디선가 부엉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며 끝난다.

3. 등장인물

4. 기타

보통 이 작품은 양짓담과 장성태는 북한, 음실과 육촌형 장근태는 남한, 유세아와 홍탱크는 미국, 소비연은 소련으로 비유되는 편인데[5] 아무래도 민족주의적인 시점에서 쓰여진 소설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즉 소설 내의 비유를 현실에 대입해보면 '남북한은 미국과 소련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싸운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 사실 한국 전쟁 김일성 스탈린에게 40번을 넘게 떼를 써서(...) 지원을 받아 일으킨 것이고 미국은 꿍꿍이야 어쨌건 간에 남한을 도와주는 입장이었다.


[1] 즉, 할아버지끼리 서로 형제 지간이다. 이 소설에서는 아버지끼리 서로 사촌인 친육촌이다. [2] 몸집도 크고 힘도 천하장사인데다 서울에 있을 때 유도를 배운 유단자다. [3] 묘사에 따르면 사람이 좋아보였다고 하며 이사오던 날에 양짓담 마을 전체에게 술과 고기로 푸짐하게 대접했다고 한다. [4] 도시에 있을 때 태권도를 배운 유단자로 작년 여름 고속도로에서 부모를 잃었다. [5] 이름부터가 노골적으로 유세아는 USA를 노린 것이고 소비연은 소비에트 연방을 적당히 한국 이름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