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pe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23:14:46

에이카 온라인/스토리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에이카 온라인
1. 스토리2. 이야기
2.1. [프롤로그.1-1] 에이카와 제레카2.2. [프롤로그.1-2] 에이카와 제레카2.3. [프롤로그.1-3] 에이카와 제레카

1. 스토리

파일:에이카 온라인 스토리 1.jpg
파일:에이카 온라인 스토리 2.jpg
파일:에이카 온라인 스토리 3.jpg

2. 이야기

2.1. [프롤로그.1-1] 에이카와 제레카

Gott ist tot !!!(신은 죽었다.)
많은 인간들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비록 많은 힘을 잃고 구름에 의지해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는
지금도 내 귀에 들리는 소리의 거의 대부분은 이런 말이다.
난 아직 죽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죽었다고 인정하고 있다.

그들은 나에게 더 이상 기도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제 나에게 분노를 터트릴 뿐이다.
하지만 난 내 창조물인 그들에게 분노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을 핍박하는 또 다른 나의 창조물에게도 분노하지 않는다.
아니 그들에게 분노할 힘도 가지고 있지 않다.

인간들은 나에게 전지전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까지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의 힘은,남아있는 힘의 한도 안에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힘만이

가능하다.
나는 땅 위를 기어 다니는 개미 한 마리 조차 죽이지 못한다.
하지만 그 개미를 잡아먹고 사는 개미핥기는 창조할 수 있다.
나는 인간들이 땀 흘려 가꾼 벼 이삭 하나 뽑아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 들을 모두 뿌리째 뽑아낼 수 있는 거대한 태풍을 창조할 수는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영원한 생명과 뛰어난 지식을 가진 인간을 창조 하였고
그들을 통제하고 감시하기 위해 제레카(Zereca)를 창조했을 뿐이다.


인간들을 이해한다.
그들은 내가 상상하고 느끼는 것보다 더 한 고통을 받을 것이다.
이제 그들에게는 영원한 생명도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의 대지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이름을 부르며 찬양을 하던 신전은 허물어지고 그 땅에 군대막사가 세워질

것이다. 나의 기적들을 기록해놓은 성경은 불태워지고 대신 그들은 한 자루의 검과
마법에 의지해 살아갈 것이다. 더 이상 나를 위해 애쓰지 않고 그들의 왕과 가족들을

위해 생명을 걸고 싸움터에 나갈 것이다.
나를 따르던 사제들은 지하에 숨어들고
고통 당한 인간들의 돌팔매질에 피를 흘릴 것이다.

인간들아......인간들아......

제발 그러지 말지어다...... 나는 지금 너희들의 얼마 남지 않은 안식처를
내 이 혼란 중에 가장 안전할 수 있는 창공으로 끌어올리는 것만으로
힘이 부칠 지경이다......
나는 나의 존재를 깊은 잠에 빠트리고 너희를 구하고자 함이니라......



"주인이시여......
전 당신의 충성스러운 종이며 창조물입니다.
지금부터 당신의 뜻을 받들어 인간들을 감독하고 옳은 자에게는 축복을,
옳지 않은 자에게는
벌을 내려 당신의 낙원을 보호하겠나이다! 이 일을 하는 데에
있어서 아침과 밤을 가리지 않겠습니다"

나의 앞에 첫 모습을 나타낸 제레카가 나에게 한 첫마디였다.
나는 탈진하여 힘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제레카의 황금빛 육체를 보며

흡족해했다.


아르칸(Arcan)대륙과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를 열흘 동안 만들어냈을 때보다
열 배는 더 힘든 느낌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나는 제레카를 위해 나의 힘 절반을

쏟아 부었다. 그 정도 힘이면 아르칸대륙과 같은 세상을 3개는 만들고도 남을 힘이다.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왜 나는 제레카를 만든 것인가...

난 인간들을 처음 만들고 많은 고민을 했다.
다른 창조물들처럼 일정한 기간의 생명을 줄 것인지 아니면 영원한 생명을 줄 것인지......
결국 난 나의 형상대로 만든 인간들에게 영원한 생명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흐뭇한 그들에게 죽음을 내린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일이라 생각했다. 또한 나의 형상을 한 생명체가 죽어가는 모습을 내려다

보는 것도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기에 나는 인간들을 편애하였다.


하지만 인간들에게 있어서 영원한 생명이란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 였다.
나는 분명 그들에게 파종과 재배의 지식을 전해주었지만 그들은 힘써 일하려

하지 않았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남이 가진 것을 탐내기 시작하였고
자신들을 제외한 모든 생명체들의 생명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차피 그들은 죽을 운명이기에 언제 죽던지 상관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들은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같은 인간들끼리도

다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인간들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나쁜 인간들의 숫자가 많아지는 것이 나의 고귀하고 예민한 신경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더러운 인간들이 깨끗한 인간들을 오염시키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 나는 인간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공포와 자극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제레카였다.


내가 제레카에게 준 첫 번째 능력은 바로 인간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이었다.
또한 내가 가진 창조의 능력까지 주었다.
앞으로 아르칸 대륙에 필요한 작은 창조물들은 제레카가 만들기를 바랬다.
솔직히 나는 제레카를 만들고 좀 쉬고 싶었다. 구름 위에 누워서 내가 만든

이 위대한 창조물들의 평화로운 모습을 편안한 마음으로 둘러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이 내게 보내는 기도와 찬양만을 받고 싶었다.
나를 향한 불만은 제레카가 모두 흡수해줄 것이기에….
하지만 제레카가 탄생한 순간 인간들은 영원한 생명을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나는 이 위험한(당시에는 위대하다고 생각했다)창조물에게 아르칸대륙을 맡겼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창조물을 감독하게 하고 인간들의 독주를 견제하게 했다.
제레카는 나의 힘을 이어받고 세상의 또 하나의 신이 된 것이다.

"주인님이 만드신 아르칸대륙에 해가 되는 문제는 저 제레카가 모두 제거 할 것

입니다" 이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2.2. [프롤로그.1-2] 에이카와 제레카

"인간들은 나를 실망케 하지 말지어다!"
지상에 내려선 제레카는 대륙의 모든 인간들이 들을 수 있는 소리로 외쳤다.
인간들은 뼛속까지 울리는 그의 목소리에 전율하며 공포스러워했다.
나는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며 흐믓해했다.
나의 사랑스러운 창조물들이
이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레카가 처음부터 인간들에게 무자비했던 것은 아니었다.
제레카는 인간들에게 무의미한 살생을 중단하고
땀 흘려 일하며 나를 진심으로 섬길 것을 명했다.
만약 그런 자신의 명령을 무시할 시에는 작은 창조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그 영원한 생명부터 빼앗을 것을 선언했다.
하지만 오랜세월동안 영원한 생명이라는 달콤한 맛에 길들여있던
인간들은 제레카의 말을 무시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제레카는 그저 거대한 또 다른 창조물일 뿐이었다.
그들의 삶은 제레카가 지상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바뀌어지지 않았다.
결국 제레카는 인간들의 영원한 생명을 빼앗았다.
나는 그가 몇몇 나쁜 인간들의 영생만 빼앗을 거라 생각했지만
나의 생각과는 달리 제레카는 모든 인간들의 영원한 생명을 빼앗았다.

"그들은 결코 백 년을 넘기지 못할것입니다! 또한 그들이 다른 생명에게 주었던
고통을 똑같이 느끼고 똑같은 방법으로 죽음을 맞이할것입니다! 또한 출산의
고통을 주어 생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 느끼게 할 것 입니다!"

나는 제레카를 말리고 싶었지만 그의 단호한 표정 앞에 입맛만 다셨다.
왜 내 창조물들은 나의 뜻과는 달리 움직이는 것일까......
그와 동시에 나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의 능력은 제레카를 굴복시킬 창조물을 만들 힘이 남아 있지 않은것이다...
나는 세상을 창조하고 사이닉을 만들었으며 인간을 만들고 또한 제레카를 만들었다.
내 힘이 다시 회복되려면 너무나 오랜 시간이 지나야 했다.
과연 그때까지 인간들이 버티어 낼 수 있을 것인가...



"당신은 신의 자격이 없습니다."

제레카가 나에게 기분 나쁘게 생긴 검을 겨누며 한 말이다.
제레카의 힘에 떨고 있는 인간들을 위해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인간들 중 한명인
지오반니(Giovanni)에게 세상을 떠돌아 다니는 마나의 힘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쳤다.
적어도 그 마나의 힘을 사용하면 제레카의 공격에 목숨을 부지할 확률이
1%라도 올라갈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레카는 그 때문에 무척 화가 났다.
지오반니에게 지식을 나누어 받은 인간들이 마나의 힘을 공격적으로
바꾸고 새로이 많은 무기를 만들어 제레카에게 대항을 하였기 때문이다.
수십만 명의 인간들이 제레카를 공격하였고 그나마 몇몇의 착한 인간들에게는
동정을 베풀던 제레카는 모든 인간들을 말살하기로 결정하였다.
물론 인간들의 공격은 터무니 없이 무산되었다.
그들 모두는 제레카에게 목숨을 잃었고 분노한 제레카는 나를 찾아왔다.
아마도 인간들의 공격에 조금이나마 아픔을 느껴 화가 난 것 같았다.

"이제 당신을 주인이라 부르지 않겠습니다"

나는 사실 제레카에게 나를 주인이라 부르라 명령한적도 없었다.

"나는 당신이 창조한 것들을 파괴하고 취소 시킬 수 있는 존재......
당신과의 주종관계 역시 취소 시킬 수 있습니다. 나 역시 당신이 창조한 존재이니..."

"어디 가서 소문이나 내지 말게... 말썽을 일으키는 것들만 만들어내는
창조주로 놀림을 받을 것 같구먼..."

제레카는 잠시 말없이 나를 바라보다 다시 입을 열었다.
무척 불만이 많은듯한 얼굴이었다.

"당신은 당신의 무책임한 창조물을 감독하게 하고자 나를 만들었으면서
왜 나에게는 불사의 몸을 주지 않으셨습니까?"

사실 나는 제레카에게 기한이 없는 생명을 주었지만 불사의 몸을 주지는 않았다.
그 말은 곧 그도 고통을 느끼고 생명의 위협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제레카는 그것이 불만인 것 같았다.

"그 쓸모 없는 인간의 공격에 조금이나마 고통을 느꼈습니다. 당신은 나를 신으로써
만들었으면서 왜 대륙의 하등생물만 느낄 수 있는 고통을 주셨습니까?!"

나는 나의 세 번째 실패작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너를 신격화 하려는 것이었지 신으로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신이 신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만들 때 한번 실수 했던 것이 교훈이 되었지...
대신 너에게 수명의 제한은 두지 않았다."


"당신은 인간들에게 마법을 가르쳐주어 나를 제압하게 하려고 하였습니다.
이제 나는 당신의 종이 아니며 당신은 나에게 있어 신이 아닙니다"

제레카는 그 말을 마치며 손에 들고 있는 거대한 검을 들어 내 목을 가리켰다.

"고통이란 것을 아십니까?"

"네가 아무 잘못 없는 인간들을 죽일 때 고통이란 걸 느낀다"

내 말에 제레카는 피식 실소 하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당신에게 고통을 주는 방법도 있군요. 좋습니다.
대륙내의 모든 인간들을 비롯하여 살아있는 모든 것을 파괴하겠습니다"

성격 좋은 나도 제레카의 그 말에는 참을 수 없었다.

"너를 만든 것은 나다. 어찌 나의 뜻을 거부하느냐!"

"나는 당신이 나를 만든 뜻을 충분히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나는 당신에게 분명 아르칸 대륙에 해를 입히는
모든 것을 제거 할 것이라 맹세했습니다.
지금 현재 아르칸 대륙에 해를 입히는 것은 당신이 만든 모든 생명체입니다!"

"그럼 너도 사라져야 하겠구나!"

내 말에 제레카는 비웃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신입니다. 신은 소멸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신은 나다.."

"당신은 더 이상 신이 아닙니다. 앞으로 에이카(Aika)라고 부르지요.
세상의 시작을 열었으니 문자의 첫 기호를 가지시오. 그리고 난 세상
의 끝을 만들 것 이니 문자의 마지막인 Z를 가져가 제레카(Zereca)가
될 것 이오!”

제레카의 붉은 망토가 바람에 한번 크게 펄럭이더니
그의 모습은 곧 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건 그렇고 에이카라니... 어떻게 내 피조물이 내 이름을 짓는단 말인가...
대충 인간의 언어 중 신이라는 뜻의 이카(Ika)에 ‘A’를 붙여 내 이름을 만
들고 악마라는 뜻의 레카(Reca)에 ‘Z’만 붙여 자신의 이름을 만든게 아닌가…
역시 창조적 능력이 떨어지다 보니 작명 솜씨는 별로 인 것 같다…
그건 그렇다 쳐도 다시 분주해질 필요가 있었다.
내 남은 힘을 파악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해야 한다.
비단 인간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2.3. [프롤로그.1-3] 에이카와 제레카

"방주들을…”
하늘로 띄어 올릴 것이니 너는 그에 대한 준비를 하여라!"

나는 다시 지오반니를 불러 나의 계획을 알렸다.
비록 일전의 마나사건이 있었지만 내 말을 가장 잘 알아듣고
인간들 세상에 영향력이 있는 건 지오반니가 유일했다.

"신이시여.. 저희는 이렇게 멸망하는 것입니까?"

지오반니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나는 이 늙은 인간과 한가하게 깊은 이야기를 나눌 틈이 없다.
벌써 대륙은 70%이상이 제레카의 힘에 폐허가 되었다.

"나는 내 창조물을 지킬 것이다. 이에 너는 나의 말을 기억하고 곧 시행하여라.
너는 곧 너의 무리로 돌아가 너의 뜻을 따르는 자들에게 나의 말을 전하라.
인간들은 가족들과 가축을 비롯하여 숨쉬는 것들 중 이동할 수 있는 것을 이끌고
북쪽으로는 헤스티아(Hestia),동쪽으로는 카레나(Karena),서쪽으로는

라키아(Lakia),남쪽으로는 레오폴드(Leopold)로 각자 이동하라.
믿지 않는 자는 버리고 너를 믿는 자를 이끌라......
그러면 내가 그곳에 도착한 너희들에게 기적을 베풀어
제레카의 힘에서 보호할 것이니라"

지오반니는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인간들 중 나를 가장 믿고 따르는 지오반니가 이럴진대
다른 인간들은 어떻게 나를 믿을 것인가......
물론 내가 만든 제레카 때문이리라... 역시 이해할 수 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솔직히 인간들에게 있어서 달리 선택할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삼일 후, 아직 살아있는 인간들과 생명체들은 내가 지오반니에게
알려준 지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네 곳 모두 인간들이 많이 살고 있는 대도시가 있는 지역이기에
많은 수의 인간들은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고도 나의 명령을 이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말을 끝까지 따르지 않은 인간들도 있었다.
그들까지 구원할 수는 없었다.
지오반니를 믿고 따르는 인간들만을 구원하기에도 나의 힘은 빠듯했다.
인간들이 어느 정도 목표지점에 도착하자 나는 며칠을 고심하며
세운 계획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일단 제레카가 빼앗은 인간들의 영원한 생명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제레카가 빼앗은 영생의 에너지는 대륙각지에 흩어져 떠돌아 다니고 있었다.
많은 수의 에너지는 제레카가 흡수하였지만
그래도 꽤 많은 에너지가 내 앞에 모여들었다.
나는 힘을 끌어 모아 그 에너지들에게 생각하고 말을 할 수 있는 능력과 형체를

주었다. 이것들에게 많은 힘을 빼앗길 수는 없어서 나의 힘에다가 대륙을

지탱하는 원소의 힘을 보탰다. 그 덕분에 투명했던 영생의 에너지는
자신들이 받은 불,물,대기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너희들을 프란(Pran)이라고 부르겠다!
한번 인간들의 몸 속에서 빠져 나왔으니 과거와 같이 인간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존재는 될 수 없다. 하지만 너희들은 본디 인간과 하나였던 존재…
나는 새로운 사명을 줄것이니 너희들은 깊은 수면 후 깨어나 교감이 통하는

제한된 인간들과 계약을 통해 친구가 되고 각자 가지고 있는 신비로운 힘을

보태어 주어라. 그리고 너희들과 하나가 된 인간들과 너희들 프란이 진실로
하나가 될 때 나는 또 하나의 기적을 내릴 것이니 그 기적은 언젠가 놀라운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나의 말에 프란들은 대답은 하지 않고 눈만 깜빡였다.
그들의 조금은 맹한 모습을 바라보니 다소 안심은 되었다.
거기에다 프란들은 철저하게 남을 공격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적어도 인간이나 제레카때의 실수는 하지 않겠구나...

프란을 창조하자 마자 나는 제레카를 찾기 시작했다.
제레카는 오늘도 인간들이 공들여 만든
건축물들과 눈에 띄는 생명들을 말살하고 있었다.
내가 천천히 제레카 앞에 내려서니 제레카는 그래도 한때는
자신의 주인 이였던 나를 경멸하는 눈초리로 쳐다 보았다.

"다음 창조물부터는 예의라는 것을 확실히 주입시켜야겠구나"

"당신은 나를 막지 못해"

제레카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는 알고 있지. 하지만 네가 좋아하는 일을 무척 까다롭게 만들 수는 있지"

"나는 당신의 남은 힘을 알고 있어. 당신이 지금 무엇을 창조하던지 간에
나를 곤란케 하는 것은 만들어 낼 수 없어"

나는 폐허가 된 마을을 둘러싼 한 작은 산을 밟고 올라가 말했다.

"내 자신은 너보다 내가 더 잘아.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제레카! 네 녀석이 하늘을 나는 작은 새들보다 못한 게 무엇인지 아느냐?!"

내 말에 제레카는 인상을 찌푸렸다.
나는 양손을 하늘로 뻗어 올리며 말했다.

"너는 절대 하늘을 날 수 없지."

[쿠르르릉]

발바닥이 간질간질거리며 대지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무슨 장난이냐!"

제레카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대지의 요동과 함께 인간들이 피신한 4곳의 지역에는 큰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땅이 갈라지고 바윗돌들이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우리를 몰살시키기 위해 신이 우리를 속인 것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오반니를 비롯하여 인간들의 늙은 장로들은 나에게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저런 소수의 인간들 때문에 다수의 나쁜 인간들까지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하..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그제서야 자신이 두발을 딛고 서있는 땅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고
느낀 인간들이 놀라기 시작했다.
마치 거대한 섬이 하늘로 상승하듯 대륙의 동,서,남,북의 대표적인
큰 도시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작은 지역들도 하늘로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얼마 올라가다 다시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곳도 있었다.
에이카가 가진 힘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네 곳의 큰 지역들은 계속 상승하고 있었다.

"이런 잔재주를 부리다니..."

제레카가 나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화가 나느냐? 나를 죽이고 싶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을 것이야...
난 불멸의 몸이거든...
설령 내가 죽는다고 할지라도 내가 사라진다는 것은 너도 사라지는 것이니까,
너 역시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고.."

"너 역시 인간에 대해 실망이 무척 크지 않은가?! 그러면서도 왜 인간을

도우려 하는가!"

"너라는 나쁜 창조물을 만든 것에 대한 사과라고나 할까? 제레카...
난 당분간 이곳을 떠나려 한다. 아주 오랫동안 잠을 자려하는 것이지..."

"나에게 무척 반가운 이야기이군..신이라는 자리..당신과는 어울리지 않아"

제레카는 팔짱을 낀 채 나를 보며 비웃었다.
나는 미소를 잃지 않고 제레카에게 말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아주 깊은 잠에 빠져야 하는데 혼자 잠이 들려니까
그것 또한 무척 심심해서... 너와 함께 잠이 들고 싶은 생각이 드는구나...
네가 아는 것처럼 나는 너를 파괴할 수 없다.
하지만 같이 깊은 잠에 빠지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제레카를 만들고 나서 처음으로 난 그 녀석이 당황해 하는 표정을 보았다.



"봉인(封印)?"

나의 기적은 어느새 발동하고 있었다. 이미 나의 기적의 힘이 만들어낸
보랏빛의 오로라는 제레카의 머리 위를 서서히 감싸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만든 이 대단한 창조물은 호락호락한 성격이 아니었다.
얌전히 나의 통제를 받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적어도 2배는 빠른 속도로 나의 오로라를 빠져 나가기 위해 솟구쳐 올라갔다.
제레카의 강력한 힘이 나의 오로라와 충돌하자 엄청난 충격이 주위를 휘몰아 쳤다.
이 충격에 또 몇 개의 작은 땅이 지상으로 추락하였다.
가까스로 막긴 했지만 한번의 도전으로 포기할 제레카가 아니었다.
나는 힘을 더 쥐어짜야 했다.

"그래서 에이카 당신은 신으로써 실격이라는 거야!
자신이 만들어낸 피조물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려 하다니!"

제레카는 짜증 섞인 말들을 내게 내뿜으며 다시 나의 오로라를 깨고자
온 힘을 다해 몸을 날렸다.

'인간들이 가지고 있던 영생의 힘을 흡수해서 처음 때보다 더 강해졌구나...
계산 밖이군...'

아무래도 처음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랜시간동안 잠을 자야할것 같았다.

'설마 내가 소멸될 리는 없겠지'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을 초과해 제레카를 억눌렀다.

[우오오--]

제레카는 괴성을 지으며 오로라의 힘에 억눌리기 시작했다.
그가 디디고 있던 대지가 붉은빛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발목을 지나 무릎까지 붉은 대지에 침식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에이카!! 에이카!!!! 이런다고 네가 인간들의 멸망을 막을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제레카의 이런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이미 허리까지 붉은 대지에 잠겼다.
하지만 나의 침식은 그보다 훨씬 빨랐다.
나는 이미 가슴까지 침식이 이루어졌고 조금 더 지나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나는 아직 잠기지 않은 나의 입을 이용해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아무래도..동침은 불가능 할 것 같군...."

제레카의 어깨 정도가 남아있을 때 나는 완전히 붉은대지속으로 잠겼고
그와 동시에 제레카의 침식은 정지되었다.

"에이카!!!"

점점 제레카의 살기 찬 목소리가 작게 들려온다.

'인간들... 앞으로의 생존은 인간들에게 맡겨야 할 것 같군...
내가 다시 눈을 뜰 때까지 그들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제레카... 어쩌면 깊은 잠에 빠지는 게 나을 법 했을 텐데......'

나의 육신은 사라졌고 아직 소멸 되지 않은 나의 힘은 대륙 전역으로 흩어졌다.
내가 끝까지 이 힘을 남겨두었던 것은 인간들을 위해서였다.
남은 나의 힘을 빨아드린 암석들은 형광 빛으로 물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나의 힘이 담긴 암석들을 인간들은 훗날 파시온(Pasion)이라고 명명했다.

앞으로 인간의 역사는 나를 배제한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나는 내 사랑스러운 인간이라는 창조물의 영리함과 의외성을 믿는다.
그들은 분명 제레카보다 약하지만 두뇌는 뛰어나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장 나와 닮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겐 의외로 도와줄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현명한 지오반니와 그의 제자들은 비록 잠들어있을 나와
끊임없이 교감 할 것이고 프란…
그래, 그 녀석들은 인간들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이닉… 내 고귀한 첫번째 창조물들… 너무 잘난 척이 심해서
그때는 기분이 나빴지만 지금은 그 녀석들을 믿는다.
사이닉들의 족장 제논(Zenon)… 스스로 봉인을 자처하면서 내게 분명히 말했다…
나의 세계가 큰 위협에 빠지면 사이닉 전체가 봉인을 깨고 나와 분명히 나를

돕겠다고…

인간… 프란… 사이닉… 부탁한다… 내 깊은 잠에서 다시 깨어날 때까지…
나의 대륙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