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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11-25 10:34:56

엄한과 애먼

1. 개요2. 상세3. 관련 문서

1. 개요

잘못 쓰는 사람도 왜 그른지 모르는 기묘한 말. 남해 및 경상도 사투리인 어만이 변형되었다는 설도 있다. 1999년 무렵을 기점으로 인터넷에서 갑자기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인터넷 특성상 방언 사용자들이 문자로 적은 사투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원래 사투리는 사전에도 올라오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소외된 언어였기 때문에 본래는 어만이라고 적어야 할 것을 엄한으로 잘못 듣고 그렇게 적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우로 빈정상하다가 있다.

2. 상세

'애먼'[1]의 의미는
①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억울하게 느껴지는
② 일의 결과가 다른 데로 돌아가 엉뚱하게 느껴지는
으로, 관형사로 사용된다. 예로는, "애먼 사람에게 누명 씌우지마!", "애먼 짓 하지마라!", "애먼 감옥 살이를 하다" 등이 있다.

반면에 '엄한(嚴-)'은 '엄하다(嚴--)'에서 온 말이다. '엄하다'는
① 규율이나 규칙을 적용하거나 예절을 가르치는 것이 매우 철저하고 바르다.
② 어떤 일이나 행동이 잘못되지 아니하도록 주의를 단단히 하여 두다.
③ 성격이나 행동이 철저하고 까다롭다.
라는 뜻이다. '嚴寒'라는 한자어도 있는데, 이는 "매우 심한 추위."라는 뜻이다.[2]

사람들이 흔히 "엄한 XX"라는 식으로 쓰지만, 표준어에 올라 있는 표준어는 "애먼 XX"다. 상상플러스에서 '애먼'이 표준어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탁재훈 이휘재가 계속 '엄한'이라는 말을 써서 삽질했다고.

일종의 유추에 따른 재분석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애먼'이 여러 이유로 '어만'과 같이 발음이 달라지자, '엄하다'의 관형형 '엄한'에서 'ㅎ'이 탈락된 것으로 잘못 분석한 것이다. 한국어에서 오로지 수식하는 데에만 쓰이고 종결형으로 쓰이지 못하는 품사인 관형사 자체가 점점 줄어들어가는 추세라는 것도 이 현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관형사를 모아본 페이지에는 수관형사를 제외하고서는 그다지 남은 것이 별로 없다. 그렇다보니 관형사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형용사의 관형형이라고 생각하는 것.

3. 관련 문서



[1] '억울한', '애꿎은', '엉뚱한'을 뜻하는 순우리말 '애매한'의 준말인 '앰한'에서 유래했다. [2] 엄동설한(嚴冬雪寒)으로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