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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06 17:11:32

안성 하천 백골 시신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개요2. 하반신이 없는 백골3. 의문점
3.1. 의문점 1: 정말 백골은 물살에 떠내려 온 것일까?3.2. 의문점 2: 백골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가?3.3. 의문점 3: 정말 범죄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은 없는가?
4. 현황

1. 개요

2016년 3월 24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송천리에서 등산복 차림을 한 신원불명의 20~40대로 추정되는 남성의 백골 사체가 발견된 사건이다.

시신의 하반신이 사라지고 없는 점, 흉기로 토막낸 점이 없는 점, 어떻게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을 수 있었는가, 변사자의 신원과 사인 등에 대해 갖가지 의문점들을 낳았지만 도무지 어떠한 단서도 나오지 않아 진전이 없는 상태이다.

이보다 18개월 전인 2014년 8월 8일에 40대 남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왼쪽 다리 하나가 발견되었고 마침내 동일인으로 판정되었지만 역시 절단 흔적 없이 자연 탈구된 것으로 밝혀져 더 큰 의문점만 남았다.

경찰은 사고사와 살인 등에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했지만 지금도 별 다른 소득 없이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다만, 좀 더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살인 사건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

2. 하반신이 없는 백골

2016년 3월 24일,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송천리 천둔마을 주민 15명이 마을 근처 화봉천 청소를 위해 나섰다. 그렇게 하천을 청소하던 중 한 주민의 발에 뭔가 '딱딱한 물건'이 걸렸다. 진흙과 잡초 사이에 묻혀 있던 물체를 처음엔 그저 이라고 생각했지만 돌치고는 너무나도 매끈했다. 아무리 봐도 뼈였다. 그 주민은 하천 주변에 살다 죽은 야생동물의 뼈겠거니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발로 흙을 치웠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뼈는 야생동물의 뼈가 아니라 사람의 두개골이었다. 함께 이 모습을 지켜본 마을 이장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현장에서 두개골과 팔, 가슴뼈 등을 추가로 발견했다.

백골은 진흙과 잡초 등 하천 퇴적물에 묻혀 있었고 95 사이즈의 춘추용 등산복과 와이셔츠, 티셔츠를 차례로 입은 채 발견됐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도무지 다리뼈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기동대 1개 소대와 형사 등 30여 명을 투입해 인근 지역에 대한 수색에 나섰지만 결국 하반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누군가가 이 남성을 두 토막내어 따로따로 버리지 않았나 하고 검시해보았지만 백골엔 흉기로 절단된 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두개골과 가슴뼈 등에도 어떠한 타점 흔적이 없는 등 별다른 타살 혐의점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경찰은 시신의 옷차림과 상태를 보았을 때 사망자는 20~40대 남성으로 추정되며 춘추복 차림인 것으로 보아 2015년 봄 혹은 가을에 등산을 갔다가 하천 상류에서 실족사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도 범죄에 연루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백골이 발견되기 18개월 전인 2014년 8월 8일에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의 청미천 변에서 4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왼쪽 다리 하나가 발견되었다.

청미천은 이 백골이 발견된 화봉천과 불과 10km 정도밖에 안 떨어진 곳이고 또 화봉천에서 이어지는 하류 하천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안성 화봉천의 상반신 백골과 이천 청미천의 왼쪽 다리 백골이 동일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DNA 감정을 의뢰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6년 6월 10일, 국과수 감정 결과 두 유골의 주인은 동일인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두 시신이 분리된 것은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 탈구'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감정결과가 나왔다. 즉, 누군가가 다리를 도구로 자른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통과 다리가 분리되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사건은 더욱 더 꼬여만 갔다.

3. 의문점

3.1. 의문점 1: 정말 백골은 물살에 떠내려 온 것일까?

하지만 이런 경찰의 발표에 마을 주민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않았다.

주민들은 시신이 발견된 화봉천은 마을에서 불과 5~10m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어 정말 시신이 물살에 떠내려 왔다면 육안으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백골의 형태와 발견 지점을 봤을 때도 단순히 상류에서 발을 헛디뎌 죽었고 그 시신이 물살에 떠내려 와 화봉천에서 발견되었다고 보기엔 뭔가 석연찮은 점들이 있었다.

백골이 발견된 화봉천은 청미천과 인근 3~4개의 저수지 등의 하류 지점으로 장마철이 아니면 유속이 느리고 수위도 성인 남자의 발목까지밖에 안 찰 정도로 얕은 곳이라 한다. 더군다나 시신이 발견된 3월은 전형적인 갈수기(渴水期)로 평소보다 흐르는 물도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떻게 상류에서 하류까지 시신이 떠내려올 수 있었을까?

경찰의 설명대로 사망자의 사인이 실족사라면 2015년 봄철에 등산을 갔던 등산객이 산에서 발을 헛디뎌 실족사했고 그 해 여름에 장마 혹은 태풍으로 비에 물이 불어나 화봉천까지 시신이 떠내려 왔고 그 때 함께 떠내려온 흙이나 돌 등의 퇴적물에 파묻혀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았다가 2016년 3월에야 발견되었다고 봐야 사리에 맞을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2015년 가을철에 사망자가 실족사를 당했을 경우 그 시기는 갈수기라서 시신이 하류까지 떠내려갈 만큼의 유속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대로라면 화봉천에서 몇m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마을 주민들의 눈에 다 띄었을 것이고 이미 시신은 백골이 되기 전에 발견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최소 6~9개월 동안 마을 주민들에게 발견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또 정말 상류에서 떠내려온 시신이라면 시신의 상태도 과연 그러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하천 상류에서 하류로 떠내려 온 시신은 온전한 경우가 매우 드물다. 왜냐하면 하천의 상류는 대체로 계곡인데 계곡은 당연히 바위 투성이다. 예를 들어 등산객이 실족사를 당해 하류의 평지에서 발견되었다면 계곡물이 흐르는대로 떠내려오므로 평지까지 오는 동안 수차례 계곡의 바위에 부딪혀서 시신이 박살난다. 그래서 시신이 갈가리 찢어지고 부서지는 등 정말 험한 꼴은 다 보게 된다. 그런데 이번 화봉천에서 발견된 백골은 비록 하반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상반신은 두개골과 가슴뼈, 팔 등의 관절이 분리돼 있긴 했지만 신체 형태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과연 이게 상류에서 실족사를 당한 사람의 시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 하나 더 드는 의문점은 바로 백골이 발견된 지점에서 하천 상류 방향으로 불과 450m 떨어진 곳에 1.5m 높이의 낙차공이 설치돼 있다는 점이다. 확인 결과 실제로 이곳에서 부피가 큰 부유물은 모두 걸러지고 있었으며 설령 백골이 낙차공을 넘었다 하더라도 아래에 놓인 바위와 돌의 크기를 볼 때 형태를 유지한 채 해당 지점을 통과하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주민들이 경찰의 ‘사고사’ 추정에 의문을 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3.2. 의문점 2: 백골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가?

계절과 장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사망한 사람이 완전히 부패되어 백골이 되려면 몇 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사망자의 사망 시점은 최소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 추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안성시청에 따르면 백골이 발견된 화봉천은 2011년부터 크고 작은 공사가 이어졌는데 2011년 여름에 큰 홍수로 해당 지역에 수해가 발생하여 수해 복구 사업으로 하천 정비 공사를 했고 그 공사는 그 해 12월 26일에 끝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 2012년에도 보수, 보완 작업들을 몇 번씩 더 했고 지난 2013년엔 시청 하수사업소에서 하천 아래 오‧폐수 정화관을 묻는 공사를 했다고 한다.

만약 그 시기부터 백골이 있었다면 그때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테니 백골은 최소한 2013년까지는 화봉천에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 면사무소 또는 마을 주민들이 마을 환경미화 작업을 통해 매년 약 2회씩 하천을 샅샅이 청소하고 관리하고 있었다.

일죽면사무소 관계자와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앞서의 봄맞이 하천 대청소와 함께 장마철 전후로 마을 주민들이 모두 나서 하천 제초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 마을 주민은 2015년 8월에 화봉천 일대서 제초 작업을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백골이 이 시기에도 있었다면 역시 이미 그 때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것이므로 2015년 8월에 하천 일대 제초 작업을 했던 그 때까지는 역시 백골이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2가지 사실을 종합했을 때 백골은 2015년 8월~2016년 3월 24일 사이에 화봉천에 있었다고 압축할 수 있다.

그런데 2016년 6월 10일, 국과수 감정 결과 3월 24일에 안성 일죽면 화봉천에서 발견된 상반신 백골과 2014년 8월 8일에 이천 장호원읍 청미천에서 발견된 왼쪽 다리 뼈가 동일인이라고 밝혀졌다.

정말 백골이 실족사를 당해 강물에 떠내려온 게 사실이라고 가정할 경우 백골의 옷차림과 정황들을 고려하면 변사자는 2014년 봄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화봉천이 상류고 청미천이 하류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2014년 여름부터 화봉천에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2016년 3월 24일에 발견되었을 당시엔 이미 그곳에 최소 1년 7개월 이상 있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일죽면사무소와 마을 주민들은 매년 약 2회씩 하천을 청소했고 2015년 8월에는 제초작업까지 했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2014년 여름부터 있었을 백골이 2년 가까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홍수기가 아니면 수심도 얕고 하천의 유속도 느리고 하천 바로 옆에 마을이 있는 곳이라 자기 집에서도 육안으로 하천이 다 보이는 곳에서 어떻게 2년 가까이 주민들 어느 누구도 백골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3.3. 의문점 3: 정말 범죄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은 없는가?

범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해당 마을과 백골이 발견된 화봉 1교 주변은 마을 주민들을 제외하면 외지인이 지나치는 경우가 적다. 또한 가로등도 약 250m 간격으로 하나씩 설치돼 있어, 주민들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해가 진 이후 밖을 나서지 않는다고 한다. 반면 앞서 마을 주민은 "인근에 일죽IC, 일죽터미널 등으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가 위치해 있어 주의 깊게 봤으면 외지인도 충분히 마을에 들어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4년 8월 이천 장호원읍에서 발견된 왼쪽 다리 뼈가 2016년 3월 안성 일죽면에서 발견된 상반신 뼈와 동일인임이 밝혀졌고 그 때 왼쪽 다리 뼈가 자연 탈구되어 분리되었다고 보인다는 국과수 소견이 나왔으므로 범죄 연루설은 힘을 잃었다.

경찰들도 이 소견이 나온 이후로는 범죄 연루 가능성보다는 단지 백골의 신원 파악에만 주력한다고 한다.

4. 현황

현재도 경찰은 이 사건을 재수사하기보다는 사망자의 신원 파악에만 주력하는 상태라고 한다.

사망자는 2014년 봄에 등산을 갔다 실족사를 당한 사람인데, 여름에 물이 불어나 하류로 떠내려왔고 수압과 유속 등에 의해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되어, (두개골 때문에) 무거운 상반신은 상류인 안성시 일죽면 화봉천에서 멈췄고 가벼운 다리는 좀 더 멀리 떠내려가 이천시 장호원읍 청미천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신이 물에 가라앉으면서 그 위로 퇴적물이 쌓이는 바람에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백골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