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자르를 쓰러트린 9영웅의 수장으로서 제국의 황제, 본명보다 황제라는 칭호로 많이 불린다. 공을 위해 사를 돌보지 않는 인물로 네자르와 싸울 때 자기자신도 죽어버리는 무시무시한 금단의 주문까지 걸었으나 네자르가 이를 무효화 시키며 핀잔을 줄 정도이다.
사를 돌보지 않는다고 하지만 젊은 시절엔 키르키스에게 연정을 품기도 하고 그 양녀인 이세드라에게 구혼을 해보기도 하고 늙어서도 다보아와 자신과의 사이에서 태어나는것이 부정의 정령이라는 것에 괴로워하거나 이세드라에게 품었던 연정을 간직하고 있고 아티스에게 죄책감도 품고 있고 자신의 통치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파멸에 회한을 느끼는 등 인간적인 감정이 없지는 않다.
허나 황제는 그런 인간적인 감정을 도외시하고 움직일 수 있는 인물로, 제국의 수많은 비인간적인 악행이 다 황제의 의지와 주재하에 벌어진 일이다. 사람들에게 애정을 받지 못하고 있으나 그 어느 누구도 황제의 끝간데 없는 자기희생이나 효율적인 제국 통치 및 이상에 대한 의지는 부정하지 않고, 황제에 의해 인생과 행복이 시궁창으로 처박힌 카를조차 황제를 부정하지는 못하고 어느 정도는 존경하고 있다. 카를은 주로 표리부동함 없이 통치를 추구하는 황제의 의지나, 제국 제도 인민들의 밝고 당당한 주권의식 및 행복과 바트리 영지 인민들의 봉건의식을 비교하며 황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되뇐다. 제국 9영웅 중 찬밥 취급을 받는 게라트나 다보아 역시 황제를 미워하는 마음이 적지 않아도 황제에 대한 존경과 의지는 절대적이며, 분리주의자인 공작조차 그 부분은 인정하고 있다. 분리주의자나 공화주의자들은 황제의 금욕으로 인해 자식이 없는 점만을 생각하며 그저 늙어 죽기만을 바라고 있다.
황제의 검약함이나 기행은 유명하며, 실제 카를에게 금화 10닢을 쥐어주며 학림원 시험비용을 대 줌과 동시에 마왕전승자로서의 감시에 들어간 것도 황제였다. 카를이 연구원으로서 성과를 올리고 있을 때는 잠자코 있었으나 단물이 다 빠지자 바로 카를+로켄펠트를 제거하려 했다. 카를의 역습에 황제는 마환갑 전륜성왕까지 쓰고도 발리는 굴욕을 당하기도 하나 제국수호경 시온 루카스의 참전으로 목숨을 건진다. 카를이 수용소에 처박히면서 황제라 하면 이를 갈게 되나 역시 통치자로서의 황제를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것을 몇 차례 자인하게 되고, 구원이나 감정을 무시하고 태연하게 협상을 제안하는 황제의 얼굴가죽을 보고 질려버리며 협력관계가 되기도 최종보스였던 인상이 옅어진다. 사실상 파워 인플레에서도 멀어진 까닭에 이대로 흘러가나 싶었으나 고대 신족인 히스칼과 협력하게 되고, 또 동시에 카를에게 제국 5호장을 딸려 주면서 두 진영 모두에게 투자를 해서 카를을 질려버리게 한다. 중반부 카를 + 제국 9영웅 다수 + 마환갑 부대 vs 히스칼의 싸움에 히스칼을 통해 강화된 황제가 카를 편으로 참전하며 전황이 기우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후 카를이 반대 세계로 넘어가며 스토리라인에서 사라지는 듯했으나, 네다 신족인 히스칼의 영혼 일부가 황제에게 남겨진 데다가 이런저런 살육을 통해 얻은 영혼으로 엄청나게 강화된 황제는 슈라인의 사도를 모두 털어버리며 괴물에 가깝게 강해진다. 이후 한창 카를 일행과 히스칼 일행의 전투가 불붙었을 때 히스칼의 영혼의 파편을 통해 히스칼에게 자신의 영혼백육 전부를 먹여버려 융합하며 최종보스로 등극한다. 황제는 항상 그러했듯 사심이 없는 자신을 제외한 다른 이가 설령 신이라 하더라도 인류를 좌지우지할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작품상에서는 융합된 히스칼에게 슈라인이 황제는 죽었다고 선언하며, 카를 역시 넌 황제가 아닌 그를 먹은 히스칼이라고 단정한다. 이후의 전투는 밑바닥에서 올라오며 통치자로서의 고충을 모른 채 이세드라의 마음 역시 얻었던 카를을 질시하는 황제의 일부분 + 히스칼의 일부분과 카를의 싸움이었다. 히스칼이 황제를 흡수하며 더 강해지긴 했으나 황제와 융합되며 안 되면 도망치거나 세계의 안위는 도외시하고 상대의 약점을 찔러버리는 히스칼의 전략이 붕괴되며 패배를 맞이하게 된다. 5가지의 힘(마검-영천왕의 위광, 마력-아케인 서지, 경기공-통천장, 신성마법-아인소프, 초능력-염마염동)을 다루는 카를의 최후의 일격에 소멸당한다.
카를에게 네자르와 싸워본 적도 없고 그 전의 세계를 본 적도 없는 애송이가 깝치지 말라는 식으로 디스를 넣었지만, 카를이 '넌 사실 황태자라 편하게 잘 먹고 잘 자란 태생이고, 그래서 불완전한 세상을 인정하지 못하고 자기 기준에서 완벽한 세상으로 바꾸려고 하는 철부지에 불과하다'라고 받아치며 크게 화를 냈다. 사실 사심을 완벽하게 억누르는 독재자가 인권과 인간의 감정을 무시한 채 효율적인 통치만을 노력한다면? 과 같은 실로 심오한 테마이나 홍정훈의 역량 부족으로 조잡한 인신공격성 디스전이 되어 버렸고 둘 다 큰 의미가 있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심을 억누르고 파멸을 맞이해가고 있으며 희망도 없어 보이는 세계에서 최고 통치자로서 끝없이 노력한 황제의 고뇌를 담기에는 지극히 유치해져 버렸고, 히스칼의 인격과 결합한 탓에 그리 되어 버렸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