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득 재분배의 정치철학
정부는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경제학에서는 답을 할 수 없다. 이것은 정치철학에 관한 것이다.1.1. 공리주의
제러미 벤담과 존 스튜어트 밀이 창시한 공리주의의 목표는 개인의 의사결정 논리를 도덕과 공공정책에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니 정부 본연의 목표는 사회 구성원 전체의 효용의 합을 극대화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소득 분배에 관한 공리주의자들의 논리에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을 기초로 한다. 그래서 부자에게 1달러를 징수하여 가난한 이에게 1달러를 주는 것은 부자의 효용 감소분보다 가난한 이의 효용 증가분이 크기에 사회적 총효용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이 논리에 사람들은 “그러면 모두가 소득이 같아질 때까지 소득재분배를 해야하느냐?”라고 의문을 품을 것이다. 하지만 공리주의자들은 너무 많이 부자에게 세금을 징수하면 부자들은 열심히 일을 안 하려 하기 때문에 과도한 세금은 오히려 사회의 소득은 감소하고 총효용도 감소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니 공리주의자들은 정부가 소득재분배를 통해 얻는 이익과 근로 의욕 저하에서 비롯되는 손해를 잘 따져봐야한다고 한다.
1.2. 점진적 자유주의
철학자 존 롤스가 발표한 사상으로 사회의 단체, 법, 정책이 정의로워야 한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그리고 사회 구성원들 모두 정의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즉, 모든 사람의 관점은 그들의 특별한 환경에 좌우되니 객관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롤스는 객관적인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가상실험을 제안한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공정한 법칙을 만들기 위해 다 같이 모였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때 태어나기 전에 우리는 모두가 같은 입장이라 자신의 사적 이익에 유리한 원칙을 세울 수 없어 정의의 원칙이 도출된다고 롤스는 말한다. 그러니 합의의 결과 자신들이 소득분위 최하위층에 가지 않을까 염려하여 보험으로 소득재분배 정책과 사회 전체의 총소득을 지키기위해 근로 의욕이 너무 저하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지향한다.1.3. 급진적 자유주의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정부가 소득재분배를 위해 사회 구성원들의 소득을 이전시키거나 변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결과(소득불평등)보다는 과정을 검토하자고 한다. 즉, 소득을 얻는 과정이 도둑질이라면 정부는 개입할 권한과 책임이 있다. 하지만 소득을 얻는 과정이 정당했다면 배분은 결과가 불평등하든 상관없이 공정한 것이다.급진적 자유주의자는 점진적 자유주의의 가상실험을 소득 배분을 학점 배분에 비유함으로써 비판한다. 만약 우리가 학점이 공평하게 매겨졌는지 평가해달라고 요청을 받았다고 하자. 우리는 태어나기 전 상황에 있다고 가정하고 학생들의 재능이나 노력을 무시한 학점 분포(소득재분배)를 할 것인가, 학점을 주는 과정의 공정성을 보장하겠는가? 일반적으로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급진적 자유주의가 설득력 있어 보인다. 정리하자면 급진적 자유주의자들은 정부는 결과의 균등이 아니라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