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7 18:43:01
사두여장(蛇頭如獐: 뱀의 머리가 노루와 같다는 뜻)은
인조 때의 문인 김시양(金時讓)의 저서 부계기문(涪溪記聞)에 기록된
뱀이다.
머리가
노루와 비슷하게 생긴 거대한 뱀으로, 동전 구멍만한 아주 작은 구멍도 드나들 수 있다.
이암(頣庵) 송인(宋寅)은 중종 때의 부마(駙馬)이다. 문장에 능숙하고 예서(隸書)를 잘 써서 사류의 인정을 받았다. 일찍이 집을 팔고 이사를 하자 남들이 이상히 여겨 물으니, 송인은 말하기를, “이 일은 매우 괴이하다. 매양 밤이 깊어서 인적이 고요하면 행랑채 사이에서 무슨 물건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 집안 사람들이 몰래 엿보니 큰 뱀이 있어서 머리는 노루 머리 같고 길이는 두 길이 넘었는데, 사람 소리를 들으면 문득 달아나서 남쪽 계단에 이르러 사라지곤 하였다. 거기에 가서 자세히 살펴보니 돈 구멍만한 작은 구멍이 있는데, 미끄럽고 평이하여 길을 이루고 있었다. 파보니 깊이가 끝이 없어서 끝까지 파볼 수 없었다. 드디어 큰 돌을 쌓아놓았는데 두어 밤 뒤에는 그 괴물이 다시 나왔다. 날이 밝은 뒤에 그 구멍을 보면 전과 같고 큰 돌들은 다 전에 있던 자리에 돌아가 있어서 파낸 일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일이 매우 헤아릴 수 없으므로 드디어 집을 팔았다.” 하였다 한다. 판서 서성(徐渻)이 직접 이암에게서 듣고 나에게 이야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