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稅
1. 개요
문자 그대로 비가 내릴 때마다 이를 처리한다는 명목 하에 시민들에 부과하는 세금.세간의 인지도가 없는 세금의 형태이지만, 국내에서는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주도 하에 서울특별시에서 가장 먼저 도입을 추진함에 따라 사회적으로 본격적인 공론의 도마에 올랐다.
2. 빗물세 개념의 출현
실제로 빗물세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1980년대 독일의 한 연방행정법원에서 1980년대 중반 내린 판결 중 '건물을 신축한 자와 다른 사람들이 상수도에 관련해서 내는 세금이 같은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그 시효가 되었다. 건물의 신축은 불투수층(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을 형성하며 이에 따라 설비의 추가 증설은 불가피한데, 그 책임 소재를 건물 신축자의 소재로 귀착시킨 것이다.물론 이는 건물 신축자에게만 부과되는 특별세 개념이지 일반세 개념의 목적세라고 할 수는 없는데, 1990년대 동서독 통일 과정에서 막대한 세비가 필요함에 따라 결국 이걸 국민 모두가 부과해야 하는 일반세로 확대해버렸다. 당연히 반발이 엄청날 수밖에 없었지만, 통일 비용으로 국고가 거덜나가는 상황에서 비용 전가는 불가피했다. 수도 베를린의 경우 2000년까지 못 낸다고 버텼지만 결국 손을 들었다.
이런 선구적 역할 덕에, 독일의 사례는 이후 빗물세를 도입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범 케이스이자 반면교사로 꼽히게 되었다. 독일 외에는 이탈리아의 라벤나가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이쪽 역시 도입 과정에서 만만찮게 논란이 되었다.
3. 논란
이 세금의 요지는 빗물 처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시민 각자가 해결하자는 것인데, 사실 기존에 내던 세금도 이미 이러한 '시설 확충'이라는 측면을 분담해왔으므로 이걸 추가적으로 낸다는 것에 반감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무엇보다 기상 상태에 따라서 세금을 내야 한다면 가뭄세, 태풍세, 황사세 같은 것까지 다 내야 하냐는 것[1].실제로 빗물세의 효시가 되었던 독일 연방법원의 판결은 말 그대로 원인부담자에게 한정되는 특별세 개념이었으므로, 이러한 일반세로서의 빗물세는 근본 취지가 훼손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현재 서울시에서 도입 추진중인 빗물세는 콘크리트, 아스팔트 등으로 '지면을 가로막는 불투수 면적'에 기준하는데, 반지하에 사는 경우처럼 불투수 면적은 끝내주면서도 생활 조건이 열악한 이들에게는 정말 억울해서 팔짝 뛸 노릇이 된다. 종부세와 달리 빈부격차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세금이라는 것이다.
또한 서울은 시민들이 농업 같은 1차 산업보다는 주로 3차 산업에 종사하는 관계로 가옥 주변이 불투수 용지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서울시 자체가 땅이란 땅은 죄다 콘크리트에 아스팔트 투성이인지라 세금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서 이러한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반발을 의식한 듯, 현재 도입을 주도중인 박원순 시장도 아직은 신중하게 접근하자며 잦은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과연 정말로 서울시가 아시아 최초의 빗물세 도입 사례가 될는지, 앞으로의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부분. 하지만 이것도 박원순 시장이 죽으면서 없었던 일이 되었다.
[1]
실제로 이런 경우 역시 설비 재투자를 초래하기 때문에, 같은 논리라면 세금을 못 만들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