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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6-27 09:35:50

비천연 아미노산

1. 개요2. 단백질 내 도입 방법
2.1. 생체 외 도입
2.1.1. Suppressor
2.2. 생체 내 도입
2.2.1. Residue-specific2.2.2. Site-specific
3. 이용


Unnatural Amino Acid

1. 개요

비천연 아미노산이란 생명체에 존재하지 않는, 특히 단백질을 구성하지 않는 아미노산을 뜻한다.

아미노산 항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미노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화합물은 무수히 많으나 실제로 생체 내에서 단백질 합성에 사용되는 아미노산은 20가지 정도에 불과하다. 만일 기존의 아미노산 말고 새로운 곁사슬을 갖는 아미노산, 즉 비천연 아미노산을 만들어 단백질에 잘 끼워넣는다면 색다른 기능과 성질의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다.

기존의 20가지 아미노산을 넘어 유전자 암호를 확장하겠다는 이런 학문의 기반을 닦은 것은 미국 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Peter G. Schultz라는 과학자였다. 비천연 아미노산을 이용한 단백질 합성 연구는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되어 2010년대 이후로는 넓은 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2. 단백질 내 도입 방법

흔히 사용되는 비천연 아미노산은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아미노산이 아니며, 기존 아미노산의 곁사슬에 작용기가 달린 형태이므로 비천연 아미노산 자체의 합성은 어렵지 않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이 아미노산을 단백질 사슬의 적당한 위치에 끼워넣을 수 있느냐는 것인데, 이것을 비천연 아미노산 도입(UAA[1] incorporation)이라고 부르며 이를 위한 몇 가지 공법이 개발되었다.

2.1. 생체 외 도입

가장 무식한 방법은 생명체를 사용하지 않고 실험관 안에서(In vitro) 합성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아미노산을 원하는 순서대로 구슬 꿰듯 정성스레 하나씩 이어 붙이면 된다. 적절히 합성한 짧은 절편들을 적절히 이어 붙여주면 완성! 이전에는 오래 걸리고 효율이 낮다는 이유로 완전히 도태된 기술이라고 서술되어있었으나 엄연히 현재도 많이 쓰이는 방법이다. peptide synthesizer라는 기계에 비천연 아미노산을 사용하여 화학적으로 합성한다. 화학적으로 합성하는 것은 하루에 많아야 20정도의 아미노산만 연결할 수있고 수율이 낮고 스크리닝이 안좋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다른 방법과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은 다른 방법과는 달리 비천연 아미노산을 100% 대체할 수 있다. 스크리닝이 안좋다는 것도 AS-MS를 사용하여 극복하려는 방법이 제시되었다.

2.1.1. Suppressor

Suppressor 방법 자체는 종결코돈을 이용한 UAA 치환법을 의미하며 In vitro에 한정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In vitro에서 그나마 사용되는 방법이기에 이 항목에서 간단한 개념을 서술한다.

tRNA는 아미노산과 결합한 뒤 리보솜에서 번역되고 있는 mRNA 코돈에 결합해 단백질을 합성하며, 이 때 tRNA에 올바른 아미노산을 결합시켜 주는 것이 아미노아실-tRNA 결합 효소(Aminoacyl-tRNA synthase)이다. 각 코돈에는 한 가지의 tRNA가 대응되고, 각 tRNA는 각각의 아미노산에 대응되는 효소 짝[2][3]에 의해 한 종류만의 아미노산과 결합한다.
생체 내에서 mRNA의 64가지 코돈 중 UAA, UAG. UGA의 세 가지 종결 코돈은 대응하는 tRNA가 없으며, 대신 방출인자(Release Factor)가 결합해 번역 과정을 종결시킨다. 따라서, 한 종결코돈에 결합하는 방출인자를 없애고 해당 종결코돈에 대응하는 tRNA/synthase pair을 만들어 넣어주면 해당 종결코돈에서 번역이 끊기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아미노산이 합성되도록 할 수 있다. 이 때 종결 코돈에 결합하는 tRNA를 종결 코돈을 억제(suppress)한다는 의미로 suppressor tRNA라고 부른다.
물론 비천연 아미노산을 지정하도록 설정할 코돈은 다른 코돈과 혼동되지만 않으면 되므로, 반드시 종결 코돈일 필요는 없다. 자세한 내용은 site-specific 항목에서 후술.

이 방법은 UAA incorporation이 소개되기 이전부터 연구되어 왔으며[4],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아미노산을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생체 외부에서 과정을 진행시키다보니 전사 후 가공 과정을 거치지 않으므로 생체내에서 실제로 합성된 단백질과는 구조가 다르며, 실험실에서 생산하다 보니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 후술할 site-specific 생합성 방법에 거의 자리를 내주었다.

2.2. 생체 내 도입

실험실에서 하나하나 합성해야 하는 In vitro 방식과는 달리, 생체 내(In vivo)에서 합성하는 방식은 빠르고 효율이 좋으며, 무작위 돌연변이를 이용해 단백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분자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2.1. Residue-specific

특정 아미노산 잔기(residue)[5]만을 특이적으로 비천연 아미노산으로 치환하는 방식. 국내에서는 후술할 '위치 특이적 도입'과 비교하기 위해 '무작위 도입'이라고도 부르는 듯 하다. 주로 어떤 아미노산을 분자 구조가 유사한 비천연 아미노산으로 모조리 치환시킬 때 사용된다.

세포 내에 어떤 아미노산과 비슷한 구조의 비천연 아미노산이 있다면, 낮은 확률로 아미노아실-tRNA 결합 효소가 두 아미노산을 헷갈려서 원래 결합시켜야 할 멀쩡한 아미노산을 놔두고 비천연 아미노산을 자신의 짝 tRNA에 결합시키는 일이 벌어진다. 이 때 당연히 비천연 아미노산이 기존 아미노산보다 세포 내에 더 많이 있다면 효소가 속아 넘어갈 확률이 더 높아지고, 기존 아미노산이 완전히 배제된 환경이라면 해당 아미노산 잔기가 있어야 할 자리는 모두 새로운 아미노산으로 치환됨을 예상할 수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해 특정한 종류의 아미노산을 특이적으로 치환하는 방법이 바로 Residue-specific incorporation이다.

이 방법은 낮은 비용과 짧은 시간을 자랑하지만 몇 가지 치명적인 문제점이 존재한다.

2.2.2. Site-specific

Site-specific 도입 방법은 기본적으로 앞서 언급한 In vitro의 Suppressor 방법과 유사하며,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전사 후 가공 과정을 거치며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Site-specific incorporation을 위해서는 먼저 원하는 UAA를 지정하는 코돈을 설정해야 한다. 코돈을 설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밖에도 mRNA에 새로운 염기쌍을 도입하는 방법 등이 있지만, 일단 위의 방식(중에서도 Nonsense 코돈과 Quadruplet 코돈)가 주로 사용된다.

코돈은 정해졌고, 이제 tRNA와 Aminoacyl-tRNA synthase를 준비할 차례이다. Suppressor 방법과 마찬가지로 Site-speific incorporation을 위해서는 새로운 tRNA/synthase pair가 필요하다. 이 때, 이 과정은 생체 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기존 번역 체계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새로운 tRNA/synthase pair은 세포가 원래 갖던 pair와는 공통점이 적은 편이 좋다. 세포 내의 기존의 20가지 Aminoacyl-tRNA synthase와 비교하여 이 새로운 pair를 21번째 tRNA/synthase pair 또는 Orthogonal tRNA/synthase pair라고 부른다. 이 Orthogonal tRNA/synthase pair는 주로 고균의 pair을 대장균에서 발현시킨 후 무작위 돌연변이를 유발시키고 원하는 비천연 아미노산을 결합시키는 synthase를 선별하는 식으로 확보한다[9][10]

Site-specific 방법은 Residue-specific 방법의 단점을 대부분 대체할 수 있으므로 정교한 비천연 아미노산 도입에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대신 이 방법은 보다시피 훨씬 복잡하지만, 이는 tRNA/synthase pair의 표준화[11]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

3. 이용

단순히 20가지의 아미노산만으로 단백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새로운 아미노산을 도입함으로써 단백질의 기능과 특성의 영역을 획기적으로 넓힐 수 있다.
이 밖에도 수많은 응용법이 존재하며, 관련 논문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향후의 발전을 기대해 보자.




[1] Unnatural Amino Acids. [2] 이를 tRNA/synthase pair이라고 한다. [3] 즉, 1종류의 효소가 1종류의 아미노산에 대응되므로 세포 내에는 20가지의 아미노아실-tRNA 결합 효소가 존재한다. [4] 종결코돈에 결합하는 인공 tRNA는 이미 1990년부터 연구되고 있었다. 당시에는 '신기하긴 한데 써먹을 곳이 없는' 기술이었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그 빛을 발하고 있는 셈. [5] 펩타이드 결합된 상태의 아미노산 한 단위를 일컫는다. [6] 아미노산을 암호화하는 기존의 61가지 코돈 [7] 종결 코돈 [8] amber codon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불린다. [9] 진핵생물과 원핵생물의 중간에 있는 고균의 특성상 고균의 synthase는 진핵생물에서 잘 작동하며, 대장균에서 생산되어도 활성을 잃지 않아 대량 생산에 적합하다. [10] 즉, 대장균에 도입된 고균의 유전자는 무작위 돌연변이를 통해서 UAA에 작용하는 효소를 암호화하게 된다. 무작위 돌연변이를 거치기 전에는 그냥 평범한 효소에 불과하다. [11] 단백질을 합성할 때마다 위의 과정을 거칠 필요 없이, 특정 UAA를 지정하는 코돈을 약속해 놓고 그에 대응하는 tRNA/synthase pair를 대량 생산하면 된다. [12] 플루오린 원자는 크기가 수소 원자와 비슷할 정도로 작으므로 기존 단백질의 활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 물론 전기음성도는 훨씬 크므로 곁사슬의 전자 밀도가 중요한 단백질 같은 경우에는 다른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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