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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0-12 20:11:20

브라이트 루비호 침몰사고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사건 사고 관련 서술 규정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파일:brightruby.jpg

1. 사고 개요

대한민국 선적 벌크선 '브라이트 루비' (M/V BRIGHT RUBY)'호는 2011년 11월 13일 말레이시아 페낭항에서 철광석 약 17,000톤을 적재하여 중국 리자오항으로 항해 중이었다. '브라이트 루비'호는 2011년 11월 15일 싱가포르항에 기항하여 이틀 간 연료유 보급을 받고 다시 중국 리자오항으로 항해를 재개하였으며 11월 22일 선박이 남중국해 해상 ( 홍콩 남쪽 약 200해리)을 항해 도중 갑자기 좌현으로 전복, 침몰했다.

갑작스래 전복하여 퇴선 명령도 내리지 못했으나 침몰 직전 보안 경보 신호를 작동하여 해양수산부가 이를 수신, 홍콩과 베트남 항만청에 연락하여 구조에 나섰다. 하지만 선원 21명 중 15명이 구조되고 6명이 실종됐다.

2. 사고 원인

사고 초반에는 아무도 원인을 찾지 못하였다. '브라이트 루비'호가 항해하던 주변 해역에는 암초도 없었고, 주변에 충돌할 만한 선박이 있지도 않았다. 해상 상황이 좀 좋지 않아 높은 파고로 인해 침몰했으리라 예상은 했으나 '브라이트 루비'호가 항해가 불가능 할 정도로 파도가 높지도 않았다.

그리고 조사 결과 원인은 적재되어 있던 철광석이 액상화 (Liquefaction)하며 한쪽으로 쏠려 순식간에 복원력을 잃고 침몰 한 것으로 나왔다.

이렇게 되기까지가 아주 긴데, 당시 '브라이트 루비'호가 적재하고 있던 철광석은 약 17,000톤이었으나 원래 운송 계약은 24,000톤이었다. 당초 계약보다 화물을 7,000톤 가량 덜 적재하고 출항한 것. 이유는 말레이시아 페낭항에서 선적할 때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브라이트 루비'호는 이미 페낭항 출항 2달 전인 2011년 9월 28일 페낭항에 도착하여 10월 05일 철광석 적재를 시작하였다. 10월 11일, '브라이트 루비'호는 약 14,000톤의 철광석을 적재하고 부두측에서 철광석 약 10,000톤 분량이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통보를 받고 부두에서 이안, 페낭항에서 대기한다. 이후 11월 06일 철광석 하역작업이 준비됐다는 부두측 통보를 받고 아침에 접안하여 작업을 개시하였으나 비가 내렸다 말았다를 반복하여 작업이 수시로 중단되었으며, 11월 13일 약 17,000톤의 철광석을 적재한 채로 출항한다.

이미 여기서부터 잘못되었는데, 사고 당시 1등 항해사는 11월 10일 하역 작업중에 교대되었으며 진술하기를 이미 선박에 승선하였을 때 부두에서 크레인이 철광석과 대량의 물을 함께 선창에 집어넣었으며 선창에는 철광석 가루가 물과 섞여 진흙과 같은 상태였고 선창 양 옆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고 했다. 출항 전 1등 항해사는 중국 리자오항에 도착시 물로 인해 화물량이 부족할 것을 염려, 화물 수취증에 '선적 시 폭우로 인해 다량의 물이 섞여있으며 이로 인한 화물의 양, 품질 저하에 대해서는 본선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기재하였다.

이후 11월 13일 '브라이트 루비'호는 먼저 연료유 보급 및 2달간의 장기 정박으로 인한 선저부의 해조류를 처리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출항하였다. 1등 항해사는 출항 당시 이미 선박이 우현으로 2도가량 기울어진 상태였다고 진술하였다. 출항과 동시에 펌프를 이용해 선창에 고인 물을 배수하기 시작했으며 이 배수 작업을 침몰 전날인 11월 20일까지 계속 하였다. 이후, 배에서 사용하기 위해 실려있던 청수의 펌핑 (Pumping)이 잘 되지 않자 우현 청수 탱크에 있던 90톤 가량의 물을 이동식 펌프를 이용해 좌현으로 이송하였으며 이로 인한 선체 경사를 조절하기 위해 좌현 5번 평형수 탱크에 실려있던 평형수 일부를 배출한다.

사고 당일이 되자 기상이 악화되고 선체가 점점 우현으로 기울기 시작한다. 09시 30분에 우현으로 약 4도가량 기울었던 선체는 10시 30분 경 우현으로 10도나 기운다. 우현으로 기우는 선체 경사를 바로잡기 위해 좌현 5번 평형수 탱크에 평형수를 적재하기 시작한 1등 항해사는 선장에게 적재된 철광석의 액상화로 추정된다며 파도를 우현으로 계속 받으면 철광석의 액상화가 가속될 수 있으니 정 선수로 파도를 받으며 항해하자고 제안하였으며 선장은 이에 응하여 약 20도 정도 진로를 수정하여 항해한다.

14시가 지나자 선체 경사가 어느정도 바로 잡혔으며 이에 1등 항해사는 평형수 주입을 중단하였으나 잠시 후 바로 선체가 좌현으로 전복되며 순식간에 침몰한다.

사실 '브라이트 루비'호에 적재되어 있던 철광석은 일반 철광석이 아닌 분철광석으로 수분 함유시 액상화 위험이 매우 큰 화물로 '고체 산적화물을 위한 안전 실무 지침 (IMSBC Code, International Maritime Solid Bulk Cargoes Code)에 그룹 A (액화성 산적 화물)로 분류된 화물이나 선주와 용선주 측에서 단순히 철광석이라고만 전달하여 선박에서는 그룹 C (무해 화물)로 분류되는 일반 철광석으로 판단하여 선적 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