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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1-11-16 16:42:01

바드(리그 오브 레전드)/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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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문 배경2. 가객의 증언

1. 장문 배경

천상의 주민 대다수는 자신들이 사는 곳을 경이롭고도 선명한 별빛이 수 놓인 융단으로 본다고 한다. 사실 이 경이로운 세계가 담고 있는 영원한 아름다움은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영겁의 존재이자 수수께끼의 음유시인 바드는 이곳 천상의 아름다움을 신비롭고 신성한 소리로 느낄 수 있다.

태초에 바드는 그 어떤 목적 없이 적막한 우주를 표류하는 존재였으나, 그와 동시에 무언가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날 것임을 고대하고 있었다. 운명은 바드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최초의 별들이 탄생하는 순간, 우주의 침묵이 깨지고 창조를 알리는 기쁨의 음표가 바드의 귀를 향해 울려 퍼졌다.

별들의 탄생에서 비롯된 영감과 생각의 줄기와 함께, 바드는 별들의 화음 속을 여행했다. 바드의 목소리가 우주에 닿을 때마다 반음정의 불완전한 정령의 소리가 바드에게 다가갔고, 이들의 완벽한 화음은 끝없이 울려 퍼졌다.

흠잡을 데 없는 걸작은 아니었지만, 바드는 환희에 넘쳤다.

그런데 이 무한한 음정 뒤에 불협화음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소리였기 때문에 바드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소중한 정령의 소리가 바드에게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조화롭지 못한 음의 변화와 예상치 못한 당김음을 알려주었고, 소리가 있던 곳엔 점점 침묵이 커지기 시작했다.

바드는 이 변화의 근원지를 찾기 위해 천상을 샅샅이 탐색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느꼈던 세계의 소리 중 가장 특이했다.

미지의 마법에 의해 룬테라에서 발생한 정체불명의 음악 소리는 그곳에 사는 필멸의 존재들처럼 원시적이고 가다듬어지지 않은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그럼에도 그 소리에는 폭풍 속에서 울리는 천둥처럼, 나무로 된 풍경종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처럼, 어떤 내재된 아름다움이 존재했다. 바드는 그것 자체로 감사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특이한 소리는 점차 천상의 소리와 견줄 수 없는 무언가가 됐고, 파괴적인 존재로 변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나서야 했다.

바드와 그를 따르는 작은 정령들은 아이오니아 최초의 땅으로 내려와 물질 세계로 향했다. 그러자 갑자기 바드의 귀가 눈으로 변했다.바드는 목관악기 연주자가 타고 다닐 듯한 유랑 마차에 달린 천과 장신구로 자신의 모습을 단순한 형상으로 빚었고 구멍 세 개가 뚫린,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둥근 가면을 썼다.

바드가 오랜 세월 물질 세계를 여행하는 동안, 바드와 만났던 이들은 혼란에 빠지기도 했고 기쁨에 차오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바드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한 현상을 목도하게 됐다. 예측할 수 없는 원시의 힘을 가진 수많은 존재들이 잘못된 방법으로 룬테라로 가는 길을 만드는 것 같았고, 우주의 질서까지 어지럽히고 있었다. 천상으로 시선을 돌린 바드는 천상의 어떠한 힘이 이곳 지상에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했지만, 이 현상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그럼에도 바드는 수호자의 역할을 도맡아, 어질러진 모든 것들을 찾아 더 이상 다른 존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제자리에 되돌려 놓기 시작했다. 조화로운 세상을 위한 첫 발걸음에 불과했지만, 어쩌면 이것이 훗날 찾아올 무언가로부터 세상을 구원할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바드는 미래를 볼 수 있는 존재이기에 훗날 거대한 물리적 충돌이 도래할 것을 알고 있다. 이는 단 하나의 세계가 아닌, 모든 세계에서 일어날 충돌이며, 그때가 오면 결국 바드는 어느 쪽에 서야 할지 선택해야 하리라.

2. 가객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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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자네! 그래, 자네 말이야! 귀가 멀쩡한 데마시아인 같아 보이는구먼. 진득하니 앉아서 말도 안 되는 것을 목격한 늙은이의 경고에 귀를 기울일 수 있겠어. 사실 난 영겁의 수호자의 뜻에 따라 원정을 다니는 중이네. 자네가 날 좀 도와주게나!

회수해야 할 게 있는데... 뭐, 그냥 설명하는 게 좋겠군.

자, 이리 오게. 피하지 말고.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은 모두 진짜일세...

난 창밖에서 종이 미친 듯이 댕그랑거리는 소리에 깨어났네. 어머니의 200년 된 풍경 소리였지. 어머니가 당신 딴에는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여름 노래라고 말해 주시던 소리였어. 곧 따뜻하고 맑은 날이 온다는 신호라나? 난 그 나이에도 발라 분지에 온화한 날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이야. 하! 끝도 없이 장작만 패며 자라다 보면 누구라도 그럴 테지. 그날 밤도 예외는 아니었네. 겨울 폭풍이 휘몰아치더군.

난 문이 벌컥 열리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섰어. 차가운 바람이 순식간에 방을 채웠지. 덜덜 떨리는 몸을 가장 두꺼운 모피로 허둥지둥 감싸고는 문을 닫으러 문가로 갔네. 하지만 망설였어. 어머니의 풍경이 여전히 미친 듯이 울리고 있었거든. 그 소리를 들으면 거칠고 힘겨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어머니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 그런 풍경을 잃어버리면 곤란했지. 물론 끊임없이 댕그랑거리는 소리에 잠을 설치는 것도 곤란했고 말이야.

그 풍경이 싫다는 건 아니야. 나름 사연이 있는 풍경이거든.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과거에서 놀라운 운명의 흐름을 타고 우리 가족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으니까. 그 풍경은 프렐요드에서 가장 희귀하다는 전쟁 금속을 섞은 주괴로 만들었어. 전쟁에서 승패가 갈릴 때마다 수집가, 그러니까 가난하지만 수완이 있었던 내 조상들은 전장으로 들어가 피로 물든 눈 속에서 녹슬도록 방치된 것을 회수해 왔지.

"전장에 주괴가 얼마나 있었어요, 어머니?" 어느 날 어머니가 해 주시는 옛날이야기를 듣던 나는 물었네.

"수백 개는 됐단다."

"수집가들은 그걸로 뭘 했는데요?"

"겨울 발톱 부족에 팔았지." 어머니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씀하셨네. "그들은 다가올 전쟁에 대비해 더 많은 무기를 만들었거든." 잠시 말을 멈춘 어머니는 풍경의 노랫소리가 울리자 미소를 지으시더군.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을 것도 조금은 남겨 두었단다. 죽음이 아닌 생명의 악기를 만들기 위해서."

어머니 말씀대로 그 귀한 풍경은 우리의 땅에 아름다운 음악을 가져온 악기였지. "힘든 시기에도 행운은 찾아오기 마련이야."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셨네. 난 어머니가 병에 걸리시자 그 행운을 간절히 빌었지만 행운은 오지 않았어. 영겁의 수호자는 병약한 자를 돕는 것보다 자신의 음악에 더 신경을 썼던 게지. 혼자 남은 난 지긋지긋한 풍경 소리를 들으며 어머니와 영겁의 수호자를 떠올리게 되었어.

이야기가 새었군.

숨을 깊이 들이쉬며 밖으로 나간 나는 말도 안 되는 광경에 그대로 얼어붙었네. 앞에 작고 반투명한 생물이 폭풍에도 끄떡없이 둥둥 떠 있었지. 날개도 팔도 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떠 있었어. 꼭 무시무시한 마법 때문에 공중에 못으로 박히기라도 한 것 같더군. 둥그스름한 머리에는 횃불처럼 빛나는 하얀 눈 두 개가 붙어 있었지. 그때 생물의 배에서 세 개의 반짝이는 별이 마구 움직이며 깜빡이기 시작했어. 놀랍게도 어머니의 풍경 중 하나가 반응을 보였네. 마치 아이의 팔처럼 그 빛나는 생물에게 이끌리며 같은 빛으로 반짝이더군.

그런데 그때...

풍경에 금이 갔지! 그러자 풍경이 내던 여름 노래가 기이하게 변했어. 풍경 옆에 길게 갈라진 균열에서는 금색의 빛 입자들이 흘러나왔네. 꼭 풍경을 구성하는 어떤 재료를 빼앗기기라도 하는 것 같더군. 그 생물이 빼앗는 것은 빛이 아니라 우리 어머니의 떨어지는 눈물이었네. 소중하지만 거슬리는 우리 집 가보는 빠른 속도로 망가지고 있었어.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었지!

난 눈보라 속으로 뛰어올라 풍경을 잡았네. 풍경에 손이 닿는 순간 멀리서 뿔피리 울리는 소리가 들리더군. 왜인지는 알 수 없었어. 난 온 힘을 다해 풍경을 끌어당겼지만 그 생물의 마법은 너무 강했네. 심지어 온몸이 하늘로 홱 끌리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땅에서 발이 떨어졌지. 난 곧 그 망할 녀석 때문에 하늘로 치솟으며 구름 속으로 끌려가기 시작했어!

쩌적! 풍경에는 또 금이 갔네. 그때 우리 사이의 공간에 무언가 형태를 갖추는 게 보이더군. 파편이, 어떤 것의 일부가 나타나고 있었어. 난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며 그것을 잡았지.

그와 동시에 그 사악한 생물을 돌아본 나는 그것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어. 그 자리에는 신비한 광휘에 싸인 영겁의 수호자가 둥둥 떠 있었네. 평생 기도한 후에야 겨우 나타난 거야. 어머니가 말씀하신 대로 풍경이 불러온 것이었지. 바드는 날... 내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더군. 내가 왜 거기 있는지 궁금하다는 듯이 말이야. 하지만 설명하기엔 너무 늦었어.

갑자기 세찬 바람과 열기가 불어왔거든. 내 팔이 덩굴처럼 늘어나는 게 느껴졌지. 내 몸도 그 뒤를 따르며 빙빙 돌고 비틀렸어. 마치 어딘가, 다른 세계로 끌려가는 느낌이더군!

그리고 어떻게 됐는지는 우리 어머니의 이 오래된 덜시머와 함께 노래로 들려주겠네...

종소리
그 소리에 어떤 곳의 환영이 펼쳐졌네.
바로 저편에 바드의 음악이 있는 신성한 곳.
주위에 창공이 모습을 드러낸 그곳은
현악기와 북과 피리가 어우러진 천상.

바드는 내게 우주를 활짝 열어 주었어!
난 시작과 끝, 그 사이를 느꼈지.
한 번도 파도가 일지 않은 암흑의 바다에서
솔이 별을 울리려고 준비하는 소리를 들었다네.

그 어떤 인간도 가 보지 못한 곳에서
난 막이 형태를 갖추는 소리를 들었지.
나의 내면을 바꾸던 그 음악에
필멸의 육체가 순식간에 모습을 바꾸었네.

영혼, 천상의 '정령'이 된 나는
이 꿈에서 성위처럼 승천하며
소리의 세계에서 바드와 노래하고
한 세기 동안 그의 의지를 받들었네.

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그때 종소리가 휘어지며
노래를 잠재우는 어둠이 느껴졌네.
난 정령들과 주인에게 그 소식을 전하고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여정을 떠났지.

우리가 도착한 곳은 거대한 구멍 앞
빛도 소리도 없는 텅 빈 구덩이였네.
저 너머에서 들리는 어둠의 소리는
내 영혼을 공포와 두려움으로 가득 채웠지.

그 안의 무리가 부르는 무시무시한 노래는
시작 없이 끝만 있는 노래였다네.
그 깊은 미지의 공간을 들여다보니
내 음악이 뒤틀리고 휘어지는 게 느껴지더군.

난 위쪽의 신성한 존재에게 애써 귀를 기울이며
선하고 옳은 것으로 돌아갔지만
그때 찢어진 틈, 공허의 균열을 발견하곤
머지않아 빛의 파멸을 목도했다네.

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수십억 개로 쪼개진 그 조각, 그 선율은
어둠이 분열되며 땅 위로 쏟아져 내렸다네.
리듬과 시간을 울리는 종소리
룬테라 찬가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

그 가능성을 없애고 음조를 정렬하고자
바드는 우리를 보내 세계를 뒤지게 했다네.
파편 하나하나는 균열을 꿰맬 바늘이 되어
공허가 남긴 상처를 봉합할 것이라네.

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곧 침대에서 깨어난 나는 정령의 모습에서 벗어나
내가 살던 발라 분지로 돌아왔고
문에서 어머니의 풍경을 떼어 내
바드에게 종을 고칠 파편을 제공했다네.

더 많은 선율을 모아야 하는 나는
바람과 비와 태양과 땅과 바다를 가로지르며
모든 보물로 공허가 들려주던 음악을
되감을 수 있길 바랄 뿐이라네.

종소리! 종소리! 종소리!

데마시아인이여, 난 모두에게 이 세계의 음악을 잠재우려는 어둠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먼 길을 왔고, 앞으로도 먼 길을 가야만 하네. 룬테라는 악에 잠식된 세계의 종이야. 다시 온전한 모습을 되찾으려면 그 파편, 그 선율을 찾아야만 하지.

그 첫 번째 단계는 자네가 가지고 있는 귀금속을 모두 내 바구니에 넣는 것이라네. 내가 그것을 가져가 살펴본 후 바드의 신성한 음악을 들려주어 그 안에 있는 세계의 종 선율을 깨끗이 없애겠네. 선율을 없앤 귀금속은 물론 자네에게 돌려줄 거야.

아니! 잠깐! 어딜 가나, 내 말은 진짜란 말일세! 제발 들어 봐. 시간이 별로 없어. 이 세계의 끝이 머지않았네...

우릴 구할 수 있는 것은 바드와 정령들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