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Watergeuzen네덜란드 독립전쟁 당시 네덜란드 반군 측 해상유격대의 별칭. 원래 뜻은 물거지떼인데 어쩌다보니 바다의 거지단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
2. 역사
1566년 4월 5일, 빌럼 판 오라녀를 비롯한 스페인령 네덜란드의 귀족 400명이 종교탄압 및 가렴주구의 중단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스페인 제국의 장공주이자 네덜란드 총독인 파르마 공작부인 마르게리타(Margherita di Parma, 1522~1586)에게 제출했다. 이때 수많은 시민들이 귀족들에게 호응하는 시위를 벌이고 귀족들이 궁궐을 기세등등하게 활보하는 모습을 보고는 마르게리타는 두려운 나머지 눈물을 흘렸다. 이때 옆에 있던 신하가 ''걱정 마십시오. 저놈들은 그저 거지들일 뿐입니다."라고 속삭였다. 나중에 이 말을 전해들은 네덜란드 귀족들은 분노에 차서 "우리를 거지떼 취급한다면 진짜 거지떼의 맛을 보여주겠다!"며 스스로 귀족의 화려한 옷깃장식을 모조리 떼어내고 무장단체를 결성했으니 바로 이름하야 물거지떼(watergeuzen), 즉 네덜란드 독립군 해상유격대의 시작이었다.3. 활약
네덜란드 독립군 휘하에서 스페인군과 싸웠지만 성격상 해군이라기보다는 불시의 약탈과 파괴 후 도주에 특화된 사략해적에 가까웠다. 말 그대로 '거지떼 취급을 했으니 어디 거지떼한테 당해보라'는 식의 활동이었다.어차피 자국령에서 착취한 세금을 아낌없이 쳐발라 중무장한 당시의 스페인 무적함대를 상대로 정면전을 벌일 능력은 없었기 때문에 철저한 연안 비대칭전으로 스페인 해군을 엄청나게 괴롭혔다. 주로 빠르고 기동성 좋은 소형 선박에 전투원들만 태우고 복잡한 해안지형을 이용해 매복했다가 혼자 다니는 스페인 함선이 포착되면 일시에 기습, 사방에서 포위해 승선한 뒤 사람은 죽이고 물자는 약탈한 뒤 배를 불태우고 도망가는 식이었다. 나중에 달마티아 기독교도 해적들이 항해대국 베네치아의 상선들을 털어먹을 때 사용할 바로 그 방법이었다.
특히 수송선은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되었기 때문에 일체의 보급을 해상수송을 통해 받아야 하는 스페인 육군의 진압작전에까지 심대한 악영향을 미쳤다. 결국 오랜 투쟁 끝에 스페인 제국을 몰락시키고 네덜란드의 독립을 쟁취하는데 엄청난 일조를 한 것.
무적함대의 전설에 종지부를 찍은 칼레 해전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쳤다. 바다의 거지들 때문에 스페인 측 상륙전력의 발이 묶여서 전 함대가 칼레에 정박해 있던 와중에 영국 해군의 화공이 먹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