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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정부의 예산으로 미술품을 구입하여 공공건물에 전시하거나 기업 등에 대여함으로써 미술 문화의 활성화와 대중화를 추구하고 미술작가를 지원하는 미술품 렌탈 서비스로, 영국⋅프랑스⋅캐나다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문화예술 정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무현[1] 대통령 당시 2005년 2월 처음 설립되어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집행 및 관리하고 있다. 매년 미술품 ‘공모’를 통해 작품을 구입하게 되는데, 미술가들 사이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미술품 구입에 세금을 투입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를 통해 수익 창출도 하는 구조이므로, 국가가 수요자인 동시에 공급자 역할도 하는 셈이다.
2. 설립 취지
매년 많은 신진 미술 작가들이 미술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작품 활동만으로는 창작활동을 유지할 수 없다. 특히 미술 분야는 ‘고급 예술’이라는 인식이 강해서 일반인들의 접근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 구매자의 입장에서 고가의 미술작품을 구입한다는 것은 경로의 측면에서 혹은 비용의 측면에서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술품대여사업은 일부 상업 화랑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창작지원과 미술시장을 상생시키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었다. 이를 개선코자 참여정부 때인 2005년 2월에 ‘미술은행’을 설립하였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주관 및 지원하되 실제 집행이나 관리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도록 하였다.
3. 경과
-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10월에 ‘정부미술은행’이 별도로 설립되었는데, 이 은행 역시 국립현대미술관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정부의 각 기관에서 취득하여 관리하던 미술품을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국민의 문화향유권을 높이고자 마련한 것이다. 전국 관공서에 전시된 미술품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 그리고 민간이 아닌 국가 행사나 정부 기관에 대여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에서 ‘미술은행’과 구별되기도 하나, 세금으로 구입한 미술품을 공공 장소에 전시하여 누구나 즐기도록 하고 해외를 포함한 타 기관에 대여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은행’과 운영 취지는 동일하다.
- 2019년 문재인 정부 당시 ‘미술은행’과 ‘정부미술은행’을 통합하여 ‘국립미술은행’으로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으나 법령안이 검토 단계에 있을 뿐 아직은 현재진행형이다.
- 미술은행 법령안 제20조에 따르면 미술은행은 국유미술품 실태조사, 취득업무, 건축물 미술작품 선정, 처분, 가치평가, 위탁, 답보 보증, 미술 금융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2005년 설립 당시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현대미술관은 미술은행 사업 특성을 고려하여 미술은행이 향후 법인화가 될 수 있음을 전제로 근거를 마련해 놓은 바 있으나, 2024년 현재까지 법인화가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4. 실적 및 긍정적 효과
- 미술은행 운영은 2005년 노무현 정부 이후 정권 교체와 관계 없이 꾸준히 유지되어 온 문화예술 정책으로, 매년 추천제·공모제·현장구입제 등을 통해 350-400여 작품을 구입하고 있으며, 미술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 현재까지 미술은행의 누적 대여기관 숫자는 2023년 말 기준 총 2439곳에 달한다. 누적 대여료는 약 106억원이며 최근 5년간의 연 평균 대여수입은 약 8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가 예산으로 돌아가는 사업인만큼 대여 수입은 전부 국고로 환수되는 구조다.
- 미술은행 소장품을 꾸리기 위해서 일정한 예산이 소요된다. 매년 작품을 구매, 미술은행 컬렉션을 모으는 일에 사용하는 예산은 평균 18억원 수준이다. 지난 19년간 약 340억 원이 작품 수집에 쓰였다.
- 2024년까지 20여년간 미술은행 수장고에 모인 소장품 수는 총 4402점이다. 매년 소장품을 구입하기 위해 미술은행은 운영위원회를 통해 전문위원을 추천받아 위촉하고 있다. 공모형과 제안형의 두 가지 수집 절차를 통해 작품구입 심사위원회를 거쳐 미술품을 구매한다.
- 작가의 작품을 정부가 구입해 주는 것이므로 작가 입장에서는 '정부 소장품'이라는 측면에서 프로필에도 내세우는 '자랑스런 소장처'이기도 하다.
5. 문제점 및 논란
- 미술의 대중화를 목표로 하는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이 이러한 정책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홍보 부족의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물론 이는 예산의 부족과도 맞물려 있는 문제이다.
- 신진 작가 배려 부족이나 형평성 문제가 계속 대두되어 왔고, 구입 대상 작품 선정 기준에 있어서도 논란이 있었다. 예술성 있는 작품을 구입하다 보면 일반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고, 대중성을 고려하면 예술성을 도외시하여 하향 평준화한다는 지적이 있으므로 균형 감각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비용과 관련하여 저가의 작품을 골고루 매입하면 ‘나눠주기 아니냐’라는 비판이, 고가의 작품에 몰아주면 ‘편중된 것 아니냐’라는 비판이 있기 때문에 주관하는 측에서는 늘 논란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관련논문
6. 관련 사이트
7. 여담
- 여력이 있는 지자체의 경우 중앙정부 차원의 미술은행과 별도로 지역 미술은행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