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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삶은, 작고 크다

모든 삶은, 작고 크다
파일:모든삶은작고크다.jpg
<colbgcolor=#a87c56><colcolor=#4a0a02> 발매일 2017년 10월 30일
재생 시간 41:25
레이블 ANTENNA

1. 개요2. 수록곡
2.1. 안녕2.2. 은하철도의 밤2.3. 폭풍의 언덕2.4. 그 가을 숲속2.5. 바다처럼 그렇게2.6. ¿볼레로를 출까요?2.7. 한없이 걷고 싶어라2.8. 부활절2.9. 밤의 오스티나토 (Bonus track for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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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17년 발매된 루시드폴의 8번째 앨범.

2. 수록곡

2.1. 안녕

안녕, 그동안 잘 지냈나요
나는 잘 지내고 있어요
다시 이렇게 노래를 부르러
그대 앞에 왔죠
지난 두 해 사이 참 많은 일들을
우린 겪어온 것 같아요
누구라도 다 그랬을 것 같기는 하지만

나는 얼굴이 조금 더 탔어요
거울 속 모습이 낯설 때가 있어요
나는 침묵이 더 편해졌어요
나무들과도
벌레들과도
더 친해진 것 같아

그렇게 살아온 2년의 시간에
키우고 가꾼 노래를 거두어
이렇게 우리 다시 만난 오늘
세상이 달리는 속도보다는 더
느리게 자랐겠지만
나의 이 노래를
당신에게,
당신에게

정말 고마운 친구들과 지었던
작은 이 오두막에 앉아
지금 그대에게 노래를 보내고 있어요

나는 새들이 더 좋아졌어요
돌봐야 할 나무들도 꽤 많아요
나는 사람이 더 좋아졌어요
거울 속의 나와도
창밖의 세상과도
친해진 것 같아

그렇게 살아온 2년의 시간에
키우고 가꾼 노래를 거두어
이렇게 우리 다시 만난 오늘
세상이 달리는 속도보다는 더
느리게 자랐겠지만
나의 이 노래를
당신에게,
당신에게
Electric Guitar and Acoustic Guitar 루시드폴
Piano 이진아
Electric Guitar 이상순
Keyboards 조윤성
Bass 황호규
Drums 신동진

2.2. 은하철도의 밤

마지막 기차는 떠나고 아무도 없는 텅 빈 역. 하늘에 켜진 달빛, 반짝이며 기지개 켜네.
얼어붙은 철길 위에는 검은 눈이 내린다. 銀河水를 건너온 열차는 은빛 강물로 빛나네.
'아무도 깨우면 안 돼. 아무도 놀라지 않게. 열차를 타자. 은빛 열차를 타자.'
열차는 두둥실 떠올라 수염 같은 연기를 뿜고, 들려오는 차장의 목소리, "모두, 환영합니다."
달무리를 건너 기러기 떼를 지나 '어서, 가자. 어서, 가자. 날이 밝아오기 전에. 어서, 가자.'
사람들은 모두 말없이 손에 쥔 사진을 보네. 엄마 얼굴도 오빠 얼굴도 강아지도 할아버지도 있네.
미소짓던 사람들 하나둘 눈을 감고 잠이 들면, '스르륵' 창문이 열리고 별빛이 쏟아진다.
'아무도 깨면 안 돼. 아무도 놀라지 않게 열차는 간다. 은빛 열차는 간다.'
기적 소리에 눈을 뜨니 열차는 걸음을 멈추고, 창문 너머 플랫폼 가득 찬 보고 싶던 얼굴들.
사람들은 부둥켜안고서 하나둘 날아가네. 어느새 텅 빈 열차는 별똥별이 되어 사라지네.
Acoustic Guitar 루시드폴
Piano 조윤성
Contrabass 황호규
Drums 신동진

2.3. 폭풍의 언덕

온통 비바람 몰아쳐
어디도 갈 곳 없게 되면
작은 오두막 속으로
우리를 가두고 불을 끄자
여기 세상은 무너질 듯
버드나무 가지만 흔들려
무서운 소리 들려
폭풍이 다시 몰려오나 봐

지붕을 때리며 우는
바람결의 통곡 소리
문을 잠그고
하나뿐인 열쇠를 손에 움켜쥐고
꺼진 잉걸 사이 작은 불씨 하나도
살릴 거야
그대, 얼마나 추운지
나는 알아
알고 있으니까

낡은 창문은 삐걱대며 울고 있구나
나도 뭄을 떨며 울어본 게
얼마나 됐을까
두려움의 몸집만큼
쓸쓸한 마음까지도
모두 내려놓기로 해,
밤은 지나가고 있어
다시 불이 켜진 순간
흠뻑 젖은 기억도 말라 있겠지
그저 하나뿐인 그대의
찝이 되고 싶은 나

덧없이 부러져버린
어린 가지들
담벼락 아래 떨고 있는
어미 새의 눈빛

전쟁 같은 이 순간도
동굴 속 같은 어둠도
모두 지나가고 있어
폭풍은 물러갈 거야
다시 불이 켜진 순간
흠뻑 젖은 눈가도 말라 있겠지
그저 하나뿐인 그대의
집이 되고 싶은 나
Arrangement 루시드폴, Simon Pétren
Guitar and MIDI Sequencing 루시드폴
Rhodes and Keyboards 조윤성
Keyboards and MIDI Sequencing Simon Pétren
Bass 황호규
Drums 신동진
Percussions Paco de Jin

2.4. 그 가을 숲속

별처럼 내린
삼나무열매를
밟으며 걷던 그 가을날
그 가을 숲속에

하늘에서 내려와
나를 기다린 듯
땅에 누운 날개
슬퍼하는 이 하나 없던
그 가을 숲에서

검고 찬 흙
깊고 깊은 곳으로
눈 감은 새 한 마리
날려 보내고 돌아오는 길

흐느끼는 삼나무의
노랫소리만 들려오던
가을,
시리고 맑은
숲속
검고 찬 흙
깊고 깊은 곳으로
눈 감은 새 한 마리
날려 보내고 돌아오는 길

흐느끼는 삼나무의
울음소리만 들려오던

가을,
시리고 맑은
숲속

가을,
그 가을 숲속
Guitar 루시드폴

2.5. 바다처럼 그렇게

어릴 적 내 모습이 너무 궁금하다고
그대는 가끔 나에게 물어보곤 했었지
내가 자란 동네는 시골은 아니지만
집 앞까지 물이 들던 바닷가였어

친구가 없던 나는 혼자 공을 들고
너른 해변의 품속에서 마냥 뛰어 놀았지
엎드려 울고 있던 조그만 고깃배를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뛰어넘곤 했어

시간은 참 많이도 흘러
난 바다 같은 사람을 또 만나게 됐고,
고향 바다는 아니지만
그런 슴슴한 갯바람 부는
여기 마을에 살고 있어, 나는

바다처럼 그렇게
바다처럼
바다처럼 그렇게
바다처럼
사랑해, 언제까지나

저 깊은 바다처럼
우리, 사랑할 수 있다면

멀어지는 것들은 많아질 테지
잡을 수 없는 것들이 더 많아졌듯이
이제 다시 또 어느 곳에서
우리 어떻게 살아가게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언제까지나

바다처럼 그렇게
바다처럼
바다처럼 그렇게
바다처럼

사랑해, 언제까지나

저 깊은 바다처럼
우리, 사랑할 수 있다면
Voice and Guitar 루시드폴
Rhodes and Piano 조윤성
Bass 황호규
Drums 신동진
Percussions Paco de Jin

2.6. ¿볼레로를 출까요?

구름은 다 걷히고
날도 잠든 어두운 밤
눈을 감은 그대와 나
별이 보고 싶다고
내게 기대던 그 밤
나, 아직 기억하고 있어요

내가 물어본 적 있나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시 묻고 싶네요

나를 왜 사랑했나요?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았나요?
그대도 나를 기다렸나요?
자, 내 손을 잡아볼래요?
그리고 눈을 떠볼래요?
은하수를 보여줄게요

쏟아지는 별빛 속에도
눈을 감지는 말아요
두려워할 것 없어요
내 손을 놓치는 말아요
꿈을 깨기는 싫어요
별들의 노래 들리나요?

우리,
¿볼레로를 출래요?

반짝이는 이 밤도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우리,
¿볼레로를 출래요?

눈을 감으면 안 돼요.
내 사람이 되어줄래요?
Guitar 루시드폴
Piano 조윤성
Alto and Tenor Saxophones 손성제
Clarinet 박상욱
Contrabass 황호규
Drums 신동진
Percussions Paco de Jin

2.7. 한없이 걷고 싶어라

모처럼 단비가 내리는 날에는
바보처럼 비를 맞고 싶어라
반가운 회색빛 하늘 벨벳 아래서
나, 끝없이 춤을 추고 싶어라

거칠게 튼 땅의 손등 위로
입 맞추며 스며드는
빗방울의 목소리들,
메마른 사랑은
사랑이 아닌 거라고, 속삭이는
저 빗속을
한없이 걷고 싶어라

뜨겁게 화난 태양마저
달래주며 손을 내민
비구름의 눈동자의
한 장울 눈물로
바다가 되는 거라고, 말해주는
저 빗속을
그대 손잡고
한없이,
한없이 걷고 만 싶어라
Guitar 루시드폴
Piano 조윤성
Contrabass 황호규
Drums 신동진
Percussions Paco de Jin

2.8. 부활절

길고 긴 밤을 넘어
이슬에 젖어 있는 새벽
잠 못 이루고 기대앉은 우리

우리는,
얼마나
먼 길을 가야 할진 몰라도
눈을 감은 그대여
아침이 왔어
우리가 그렇게 기다린 아침이

깊었던 겨울
물리친 햇살
바람을 타고 온
봄의 노래 들으며
난 두 눈을 감고
그대와 기도하리니

다시는, 우리 다시는
눈믈 흘리지 않도록
이렇게 곱게 잡은 손
영원히 놓지 않도록
Guitar 루시드폴
Piano 조윤성
Contrabass 황호규
Percussions Paco de Jin

2.9. 밤의 오스티나토 (Bonus track for CD)

꿈결처럼 우린 얼굴을 맞대고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네

뒤섞인 낮과 밤
모두 잠든 숲속에는
황금빛 꽃잎이

하나,
둘,

어느새 내 몸은
두둥실 떠올라
스러진 노을 뒤로 날아가네

슬픔도 없고
아픔도 사라진 것 같은,
순간
닿을 듯 닿을 듯 물결치던
반디의 노래에 휘감긴
내 몸

여름밤, 그 작고 깊은
우주
조용히 안기던 숲의 눈빛들
모두 품에 안고서
꿈처럼 돌아온
그 밤
그 밤
Piano 조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