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마리안느 슈퇴거(Marianne Stöger, 1934년 4월 24일 ~)[1]는 가톨릭 재속회인 그리스도 왕 시녀회 소속 평신도이자 간호사이다. 한국어명은 '고지선', 별명은 '큰할매'이다.흔히 수녀로 알려져 있으나 수도자는 아닌 평신도다. 수녀회와 깊은 연관이 있고 독신으로 살아서 이런 혼동이 발생한 것.
2. 생애
'작은할매'라 불리던 마가렛 피사렉(Margaret Pissarek)[2] 간호사와는 같은 그리스도 왕 시녀회 소속이자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간호대학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를 지낸 적이 있다.한국 소록도에 간호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5년 정도 일할 계획으로 1962년에 한국에 입국해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며 봉사하다 노후에 대장암을 겪는 등 건강 문제로 인하여 봉사활동이 어려워지자 2005년 11월 작별 편지만 남기고 조용히 귀국하였다. 이를 나중에 알게 된 환자, 가족들 및 주변 사람들이 많이 울었다고 한다. 귀국 이틀 전이 되어서야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이 사실을 알렸고 귀국할 때 챙겨간 짐은 처음 입국할 때 가지고 왔던 낡은 가방뿐이었다고 한다.
수녀원 밖에 머무르는 재속회 소속이라 노후를 보낼 수녀원이 없어서 오스트리아 최저 수준의 국가연금을 받으면서 일반 가정집에서 생활하던 와중에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천주교 광주대교구와 소록도병원(성당)에서 "말년을 보장하겠으니 다시 와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나 사양하였고 관련된 지원도 거절하였다.
봉사기간은 43년.[3] 의사들도 외면하던 환자들을 직접 챙기면서 약을 발라 주었고 오후에는 과자 같은 것들을 만들어 마을에 나눠주는 등 당대 한센병에 대한 각종 편견과 싸우면서 병의 치료에만 전념한 것에 그치지 않고 환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외부 시선에도 맞서 싸우는 데도 진력하였다고 한다.
고국 오스트리아의 구호단체에 의약품을 요청하여 충당하였고 자국의 수녀회와 각종 구호단체로부터 받은 물품들을 아낌없이 베풀었다고 한다. 출신 수녀회에서 보낸 생활비도 환자들을 위한 간식비로, 혹은 완치하여 떠나는 환자들의 차비로 챙겨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수리도 하지 않은 10㎡ 남짓한 방에서 지네에게 물리는 등의 고초를 겪으면서 지냈다고 한다.
상장 수여나 인터뷰 등을 극구 사양하였으나 오스트리아 정부 훈장의 경우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가 직접 방문하여 수여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한국에서 수여한 감사패나 훈장도 결국 못 이기고 받았으나 기자회견은 끝까지 사양하였다.
그러다 2016년 4월 16일 소록도에 방문하여 아무리 요청을 해도 거절하던 기자 간담회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동안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우리들이 하는 일이 지극히 작은 일인데 언론 기사로 나가면, 한 일보다 높이 평가 받는 것 같아 그동안 굳이 기자 간담회를 하지 않았다.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마리안네 슈퇴거와 같이 일하던 신부가 직접 찾아가 "근래 한국사회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회의가 심하다. 희망을 주시고 제2의 마리안네가 나올 수 있게 재고해달라."고 호소한 끝에 방문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가렛 피사렉은 가벼운 치매를 앓던 탓에 동행하지 못하였다.
이러한 업적 덕분에 4명뿐인 대한민국 명예국민으로 공식 지정되었다.
3. 어록
수녀나 간호사나 한센인이나 누구든지 똑같은 다 사람입니다.
그저
예수님 복음으로 하루하루 살고 싶었고, 제가 하는 일 중 특별한 것은 하나도 없었어요.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줬고 우리는 (환자들과) 지금까지 친구로, 제일 좋은 친구로 살았어요. 1962년에 여기 왔을 때는 우리나라도 가난했고, 간호원이 부족했어요. 그저 부름에 따라 온 일은 알릴 필요가 없었는데….
이제 저희의 천막을 접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우리는 친구들에게 제대로 일할 수 없고, 있는 곳에 부담을 줄 때는 본국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자주 말해왔습니다. 그 말을 실천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외국인으로서 큰 사랑과 존경을 받아 대단히 감사 드립니다. 저희 부족으로 마음 아프게 해드렸던 일, 이 편지로 미안함과 용서를 빕니다. 항상 기도 안에서 만납시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리안느 올림 마가렛 올림
건강상 문제로 귀국하면서 남긴 편지 中
건강상 문제로 귀국하면서 남긴 편지 中
[1]
실제 독일어 발음은 겹자음이 반영되지 않은 [maˈʁi̯anə\],
국립국어원의
독일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는 '마리아네'이다. 관용적으로는 '마리안느'로 표기한다.
[2]
1935년
6월 9일 ~
2023년
9월 29일. 동일하게 대한민국
명예국민이다. 통상적으로는 영어식 이름인
마가렛 피사렉으로 알려졌지만 폴란드계 오스트리아인이므로 본명은 마르가리타 피사레크(Margaritha Pissarek)이다.
# 2023년 9월 29일에 오스트리아에서 향년 88세로 사망했다.
#
[3]
1962.02.24.–2005.11.22. 일부 기록에 따르면 1959년부터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