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 챕터 1 속표지 |
1. 개요
가톨릭 만화 잡지 내친구들에 연재되었던 이명신의 순정만화로 독일 소설 < 두 로테>를 원작으로 한다. 총 2권 완결,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고 1998년 7월 8일 1권이 발매되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성당 다니는 여자아이들 사이에서는 추억보정을 받는 만화책이기도 하다. 이명신 작가가 이 책을 처음 그릴 때는 결혼 전이었지만 책이 발매가 될 즈음에는 아기 엄마가 되었다고 하며, 신혼과 육아를 겪으며 힘든 시기 어렵게 그린 책이라 작가 개인적으로도 애정이 많이 가는 책이라고 전했다. 이명신 작가의 오너캐 - 곱슬머리의 침 흘리는 왕눈이 여자 캐릭터 -도 작중 엑스트라로 종종 증장하고, 원고 빈 공간에는 작가의 아들 그림도 보인다.원작에서는 루이제의 비중이 높아 국내에 소설이 출간될 때 '로테와 루이제'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경우도 있지만,[1] 이명신의 만화는 로테의 비중도 상당한 편이다. 평범하게 살던 얌전한 시골 소녀가 하루 아침에 유명 음악가 미남 아버지와 재회하고, 부잣집 아가씨가 된다는 설정이 순정만화적으로 해석되면서 <두 로테> 라는 제목에 걸맞은 각색이 되었다. 전반적인 스토리가 로테의 고뇌와 삽질, 그리고 루이제의 행동력으로 전개된다는 점을 보면 나름대로 밸런스 맞는 비중이다.
루이제 팔피는 동시대 밍크에 연재되던 이명신의 대표작 <실키&리오>의 여주인공 실키와 비슷한 말괄량이 캐릭터지만 실키보다 막나가는 과격소녀로 나온다. 로테의 학급 반장 안나에게 "재수없는 기지배"라며 뺨을 세대나 때리고, 평소 로테를 괴롭히던 카알이라는 남자애와 엎치락 뒤치락 몸싸움을 벌이는 등 말썽을 부려서 학교로 소환된 엄마가 담임 선생님과 면담까지 하게 되지만, 엄마 마리는 오히려 "우리 아이가 얌전한 모범생이 되기보다는 활기차고 건강한 아이가 되어주길 바란다"며 좋아하는 기색을 보인다.
2. 줄거리
로테와 루이제의 엄마 아빠의 과거 이야기와 로맨스가 메인 스토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화로, 천애고아지만 밝고 쾌활한 아름다운 미소녀 마리 케르너와 작중 최고로 잘생긴로사리아가 들려준 이야기는 이러하다. 루드비히 팔피는 뼈대 있는 집안의 귀한 자제로 자랐고, 로사리아의 생일 파티에서 마리 케르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루드비히의 어머니 자리 팔피 부인은 마리가 천애고아라 격이 안 맞는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이에 루드비히와 마리는 로사리아와 그의 오빠 가브리엘만을 하객으로 초대해 비밀리에 결혼하고는 알프스의 타라프스 마을에 신혼 살림을 차린다. 이 사실을 안 팔피 부인은 충격으로 한동안 몸져누웠었다고. 그러나 이 부부는 오래지 않아 경제난에 시달리게 되고, 루드비히는 아내와 쌍둥이 딸들을 부양하기 위해 음악가의 꿈을 포기하고 싸구려 술집 밤무대에서 피아노를 치는 처지로 전락한다. 이에 충격을 받은 마리는 시어머니의 말대로 자기가 루드비히의 앞날을 망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어 그를 떠나기로 마음먹는데, 루이제는 잘 웃고 무던한 아이였지만 로테는 엄마와 떨어지기만 하면 우는 예민한 아이였기에 떼 놓을 수가 없어서 로테를 데리고 떠났다. 결국 루드비히는 남겨진 루이제를 데리고 어머니에게 돌아갔고, 자리는 며느리를 비난하기는 했으나 어쨌든 아들과 손녀를 내치지 않고 다시 받아 주었다고.[3]
이명신의 만화적 각색으로 평소 로테를 괴롭히던 '카알 레온하르트' 라는 남자 캐릭터[4]에게 루이제가 로테 대신 화끈하게 복수극을 벌이는 내용이 전개되면서 카알과 루이제가 데이트를 하기도 하는 등 순정만화의 연애 플래그가 꽂히기도 했다. 카알이라는 인물은 로테와 루이제의 아빠 루드비히 팔피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내적 묘사나 주인공과의 접점이 조명되는 남캐이기도 하고
한편 루이제의 소꿉 친구 루돌프는 루이제 역할로 생활하는 로테에게 점점 연애 감정을 느끼면서 '언제부턴가 루이제가 여자로 느껴진다'고 착각하는데, 실은 여름 학교에서 루이제 방으로 몰래 숨어 든 루돌프가 루이제의 룸메이트 로테를 루이제로 착각해 이마에 입맞춤을 하며 꽃다발을 선물할 때부터 이미 플래그가 꽂혀 있었다.
루드비히의 음악 제자이자, 약혼녀 이레네 게르라하의 남동생 필립 게르라하는 1권에서 마치 왕자님 같은 미남 포스로 첫 등장하며 로테의 눈을 사로잡았으나, 루이제는 아주 밥맛 같은 녀석이라며 로테에게 말도 섞지 말라고 극도로 싫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필립 입장에서는 자신의 옷에 주스를 쏟는 등 심술을 부리는 루이제가 좋게 보였을 리 없었을 텐데도 오페라 극장으로 에스코트를 나오는 등 예의를 차린 것으로 보아 루드비히를 선생님으로서 무척 존경하는 듯 보인다. 추후 알프스에서 로테와 루이제의 만남을 목격하면서, 이 사건을 전혀 모르는 일반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로테와 루이제가 바뀌었다는 걸 알아차린 인물이 되었는데[6], 누나 이레네에게 선생님의 과거나 전 부인에 대해 아는 것 없냐고 넌지시 찔러 보았으나 이레네의 신경질에 일축당했다. 결국 루드비히는 이레네와 파혼했지만 루드비히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면서, "비록 우리 누나와 잘 되지 않았어도 여전히 제 선생님이신걸요." 라고 쿨한 면모를 보였다.
3. 원작 소설과의 차이점
- 원작에서는 자매의 엄마 이름이 '루이제로테'였는데[7] 여기에서는 '마리'로 개명됐다. 그리고 고유명사 일부가 조금 다르게 음역돼서, 로테와 엄마의 성은 쾨르너가 아닌 '케르너'로, 아빠가 재혼 상대로 고려하고 있는 여성인 이레네 겔라흐는 '이레네 게르라하'로 번역됐다. 또한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도 여기서는 '비인'으로 음역. 일본어 중역의 흔적인 듯하다.
- 원작과 차별화 되는 포인트로는 이명신 작가 특유의 만화적 각색과 디자인이 있다. 오페라 대극장에서 지휘하는 유명 음악가 루드비히 팔피의 외동딸로 부족함 없이 자란 말괄량이 루이제 팔피와, 어려서부터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면서 성숙한 모범생으로 자란 로테 케르너는 얼굴은 같지만 속은 완전히 딴판이다. 이명신 작가의 그림에서는 주로 머리 스타일이나 옷차림으로 차이를 두는 편인데, 루이제는 트윈테일이나 푸른 머리 등 헤어 스타일이 다양하지만 로테는 양갈래 딴 머리를 주로 한다. 옷도 로테는 조신한 소녀 원피스 같은 걸 주로 입고, 루이제는 활동적이고 화려한 복장 위주지만 둘이 역할을 바꾼 이후로 패션 컨셉도 바뀐다.
[1]
페이지를 세면 로테 쪽 분량이 로테 개인의 상상이나 악몽을 꾼 것까지 합쳐서 더 많다. 꿈, 개인적인 사색을 빼고 학교생활과 어머니와의 여행 등 작중 내의 현실 활동만 고르면 루이제가 더 많고
[2]
로사리아 수녀는 루이제의 이웃에 사는 화가 가브리엘 아저씨의 여동생이기도 하다. 그리고 가브리엘 아저씨는 원작의 가벨레 씨 포지션에 해당하는 캐릭터.
[3]
원작에서는 이들 부부가 갈라서게 된 사연이 그다지 낭만적이지도 안타깝지도 않고 기가 찰 정도로 현실적이다(...) 루드비히는 신혼 시절에도 작곡에 몰두하느라 따로 마련해 둔 작업실에 박혀 살았고, 집에는 잘 오지도 않았다. 루이제로테는 이에 불만을 쌓아 가고 있었는데, 루드비히가 잘 알던 여자 가수에게 개인 강습까지 해 준다는 얘기를 듣고는 분노가 폭발해 이혼을 요구했다. 이혼하면서 쌍둥이 딸들은 각각 하나씩 맡되, 서로의 존재를 알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 합의하고 쿨내 나게 헤어졌다고.
[4]
원작엔 없는 오리지널 캐릭터.
[5]
동시기
밍크에 연재되던 이명신 작가의 ㅡ대표작 <실키&리오>의 남 주인공 리오와 꽤나 닮은 것으로 보아 작가의 미남상인듯. 이명신 작가는 <실키&리오>에서 순정만화 남주의 조건으로 '흑발'을 꼽기도 했다... 작가가 직접 공언한 것은 아니고 작중 관중들의 대사로 나온다
[6]
루드비히의 절친 가브리엘 역시 눈치를 챘다. 자신은 화가라서, 사람을 관찰하는 습관 때문에 로테와 루이제의 분위기 차이 때문에 알아봤다고 한다. 가브리엘은 원작의 가벨레 씨 포지션에 해당하는 인물인데, 루드비히의 친한 친구라는 설정이 더해지며 비중이 늘었다. 원작에서는 그냥 옆집 사는 화가 아저씨인데 루이제(로 가장한 로테)와 친해진 정도.
[7]
이 이름은 원래 '루이제'와 '로테'라는 두 개의 이름을 하나로 합쳐 쓰는 이름이라서, 쌍둥이 딸이 태어나자 엄마 이름을 갈라서 루이제와 로테라고 작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