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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1 20:53:17

도색병

1. 개요2. 하는 일
2.1. 차량도색2.2. 관물대 도색2.3. 건물 도색2.4. 갖가지 물품 도색
3. 장점과 단점

1. 개요

도색병은 말 그대로 도색을 하는 병사다. 하지만 따로 지정된 병과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색계라고 부르는 것이 옳을 듯싶다. 예를 들어 주특기번호는 운전병인데 겸해서 도색계를 맡게 되는 것이다. 도병(塗兵), 칠병(漆兵)[1] 또는 색병(色兵)이라고도 불린다. 대한민국 공군의 도색업무는 항공기제작정비 특기나 군무원의 항공지원 특기가 담당한다.

부대에서는 보통 군수장교가 감독하며 군수과 계열 병사에 속하기도 한다.

수송대의 경우 도색병은 반드시 필요하다. 군용 물품은 위장문제로 코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색이 바래거나 벗겨지는 경우 필수적으로 도색을 해야 한다. 그 목적의 1순위는 위장이겠지만 이미지도 상당부분 차지한다. 가령 군 차량이 운행을 나갔을 때 꼬질꼬질해 보인다면 나라를 지킨다는 국군의 위상이 좀 허술해 보인다는 이유에서 도색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수송대에는 한 명씩 도색병이 있게 되고 대부분 혼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부사수를 잡을 때까지 혼자서 도색을 하게 된다.

도장 자격증이 있는 경우나 미대를 다니다 군대에 온 경우 간부로부터 도색병을 하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게 된다.[2] 시일이 지나고 지나도 그러한 신병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 무작위로 차출하기도 한다. 또 사회에서 페인트 작업을 했거나 공사장에서 칠 작업 등을 했던 경우도 해당된다.

2. 하는 일

도색병은 특정 사물에 대한 도색이 필요하다고 느낀 간부의 지시를 받고 명령을 실행한다. 도색코자 하는 사물의 표면을 이루는 물질에 따라 붓, 롤러, 후끼 등의 도구 중 알맞는 도구를 선택해야 한다. 가령 차량과 같이 쇠로 이루어진 표면 위에 붓질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페인트가 덕지덕지 쌓여서 지저분할 것이다. 반면 표면이 나무라면 붓으로 해도 된다. 나무 결 사이사이로 페인트가 흡수되기 때문에 후끼보다는 붓이 더 유리하다.

알맞는 도구를 선택한 후엔 표면을 고르게 하고 먼지를 털어낸다. 그리고 페인트와 신나를 일정량 섞고 도색을 시작한다. 페인트에도 속성이 있어서 에폭시 페인트인 경우 반드시 에폭시 신나를 사용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페인트는 덩어리져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고 만다.(...)

그리고 도색을 할 때 덥더라도 반드시 장갑과 반면마스크와 작업복을 착용하도록 하자. 그렇지 않다면 국방색 가래침을 뱉거나 콧털을 포함한 온몸의 피부와 털이 도색되는 불상사를 당하게 된다.

2.1. 차량도색

차량도색은 반드시 후끼로 이루어져야 한다. 붓이나 롤러로 도색한다고 상상해보면 정말 답이 안나온다. 후끼는 공기를 분사시키는 에어건과 페인트를 담는 통을 결합시키고 에어호스를 연결하여 사용한다. 에어건에는 분사범위와 공기압, 방아쇠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데 사용 목적과 마감 시간 등에 따라 적절히 조절해주면 된다.

도색 하기전 그 차량의 사용자에게 녹슨 부분에 사포질과 세차를 부탁하는데 대개는 알아서 준비해서 가져온다. 그 후 예비타이어를 비롯한 삽과 도끼, 예비 연료통, 호루 등 페인트가 묻어서는 안되거나 그 장착으로 인해 도색에 방해가 되는 보조물품은 모두 떼어낸다. 물론 호루를 제외한 그것들도 도색 대상에 포함된다. 떼어내기 곤란한 것들에는 그리스를 칠하거나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놓는다. 도색 한 후에 그리스를 칠한 부위를 보루에 휘발유를 묻혀 닦으면 신기하게도 깨끗이 지워진다.

차량도색의 기본은 비율이다. 규정에 따르면 국방색, 황토색, 검은색, 모래색 4색의 비율이 각각 45, 45, 5, 5퍼센트로 일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특정 색만 너무 많으면 정비관의 샤우팅을 먹을수도 있다. 검은색 페인트로 지렁이를 화려하게 그리고자 하는 욕구에 사로잡힌다면 그만두자. 간부가 반드시 일정 비율로 지우라고 할 것이다. 그러면 일거리만 늘어나니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하긴 군 차량에 예술혼을 불태워봤자 다 거기서 거기다.

비율만 알맞는다면 너무 튀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신만의 그림지도를 그려나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너무 단순하다면 깔끔하게 보일진 몰라도 용맹해 보이진 않는다. 최대한 곡선을 많이 집어넣는 것도 멋진 도색을 하는 한 방법이다.

레토나 도색의 경우 차량의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아 하루면 거의 끝난다. 다만 흰색 페인트로 주기를 찍어야 하는데 흰색 페인트가 잘 마르지 않아 여기서 시간을 많이 뺏긴다. 주기를 찍어야 하는 자리에 흰색 페인트를 뿌리고 자석판에 규정된 숫자를 오리고 범퍼에 붙인 후 주변 색과 동일한 색의 페인트를 뿌리고 숫자를 떼어내면 흰색으로 깔끔하게 숫자가 찍힌다. 이것은 특히 깔끔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작업으로써 제대로 안 되면 될 때까지 지우고 찍고 지우고 찍는 행동을 반복하게 될 수도 있다. 이등병 때 이런 실수를 가끔 한다.

닷지의 경우 카고형식이면 호루만 벗기면 되기 때문에 편리하지만 카고형식에 통신박스가 실려져 있는 경우 그걸 분리시키고 도색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번거롭다.

두돈반의 경우 카고형식은 역시 쉽다. 하지만 유조차의 경우 기름때를 벗겨내는 세차작업이 상당히 번거롭다고 한다. 유조차 운전병이 도색병에게 도색을 맡기기 전 세차와 사포질을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도 기름때가 남아있어서 미끄럽긴 마찬가지. 유조차의 각지지 않은 지붕을 조심해서 걸어다니지 않으면 넘어져서 크게 다치는 수가 있다.

유조차의 크기가 K711과 같고 카고와는 달리 유조탱크부분도 모조리 칠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숙달된 도색병의 경우 하루면 주기까지 모조리 끝낼 수 있다.

2.2. 관물대 도색

관물대 도색의 가장 고통스러운 점은 단연 관물대 내부도색이다. 후끼의 특성상 관물대 내부를 칠하다보면 페인트가루를 도색병 본인이 모조리 뒤집어쓰게 된다. 또한 관물대를 생활관에 놓고 도색할 수는 없기 때문에 공터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이게 또 수고로운 일이다. 때문에 관물대 도색은 거의 하지 않지만 부대개방행사나 검열 등 생활상을 누군가에게 보여주어야만 할 경우 대대적인 관물대 도색이 기다리게 된다.

행보관의 미감(美感)이 독특한 경우 관물대를 위장색으로 칠하라고 지시하는 경우도 있다.(실화) 모포부터 군복까지 군용물품은 으레 카키색인데 관물대까지 녹색이면... 완전 답답해보인다. 그래도 어쩌나 그 색이 좋다는데 까라면 까야지.(...)

2.3. 건물 도색

건물 도색은 단순히 색만 칠하는 도색도 있지만 벽화를 그리는 경우도 있다. 벽화를 그리게 되는 경우 그 스케일에 따라 포상휴가를 얻을 수도 있다.

위로 옆으로 넓은 면적을 칠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해선 롤러로 칠하게 된다. 오래 하다보면 어깨와 팔이 아파오긴 하지만 꽤 즐거운 작업 중 하나다. 하지만 가끔은 실내도색을 하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후끼로 도색을 하라는 간부가 있다.(...) 그날은 기대수명 깎아먹는 날이라고 생각하자. 실내 벽은 대개 흰색으로 도색하는데 후끼로 도색하는 경우 흰색 안개가 자욱이 끼게 된다. 전투모를 쓰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진다. 온 몸의 털 또한 흰색으로 도색된다. 샤워해도 잘 안 지워진다.

후끼가 아니더라도 페인트가 에폭시인 경우 현기증을 일으킨다. 후끼와 에폭시가 결합했을 때는 제대로 수명 깎아먹게 된다.

필요없는 페인트가 쌓여서 폐급 페인트가 되어 페인트 창고에 쌓여있는 경우 큰 통에 모조리 부어서 안 보이는 벽에다 열심히 칠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폐급 페인트에는 꼭 에폭시가 있다.

2.4. 갖가지 물품 도색

도색병은 정말 다양한 사물을 도색하게 된다. 흡연장과 재떨이부터 차량 고임목, 차량 체인, 체인통, 문짝, 선반, 등등 매우 다양하다. 특히 체인과 체인통과 같은 것은 무게도 있고 수량도 매우 많기 때문에 혼자서는 매우 힘들다. 전우들과 함께 해야만 한다. 가끔은 사용하지도 않을거면서 도색을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3. 장점과 단점

도색병을 하게 되면 고생하는 게 눈에 매우 잘 들어오기 때문에 짬밥 안 될 때 유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일만 그리 바쁘지 않으면 1시간을 쉬어도 딱히 잔소리를 듣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혼자서 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내성적이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상당히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기도 하다. 짬밥 안 될 땐 선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어서 상당히 좋다.

웬만해서는 다른 평범한 보직을 가진 사람들보다 휴가를 자주 나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페인트와 휘발유, 신나만 조심해서 다루면 딱히 사고를 저지를 일이 없어서 다치지 않고 군생활 할 수 있다. 수송대 소속이라면 차량 일조점호와 정비관의 일장연설을 모두 째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느긋하게 도색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또한 숙달된 도색병이 될 경우 간부들이 아주 가끔 국밥을 사주는 경우도 있다. 짬이 좀 차면 페인트창고 정리한다고 해놓고 가서 잠도 자기도 하고 요령을 피게 되는데 사실 그럴 틈은 많지 않다.

반면 페인트를 다루기 때문에 건강에는 매우 해롭다. 페인트 가루가 폐로 들어가는데 좋을 게 없다. 또한 수송대 소속 운전병이자 도색병인 사람이 이등병 때부터 상병 때까지 도색만 주구장창 하게 되는 경우 차량 정비 등 차량에 대한 지식이 초보수준에 머물게 되어 까이게 된다. 운전 기량도 다른 운전병들에 비해 운행을 덜 나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좀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도색실력이 어느 정도 검증되어있기 때문에 부사수 대신 시킬 때도 있다. 특히 부대 밖에서 도색을 하는 경우 부사수가 소형운전병인 경우 두돈반을 몰 수 없기 때문에 병장이 되어서도 두돈반 끌고 가서 도색을 하게 된다. 군대에서 한번 발목잡히면 전역하는 그날까지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도색병을 시작하기 전에 주의하자. 육본이나 검열 등이 다가오게 되면 그야말로 도색의 피크다. 이때는 정비병도 매우 고생하게 된다. 카 퍼레이드를 포함한 행사가 있는 경우에도 도색을 하게 된다. 의장차 도색이라고 하는데 최대한 깔끔하고 간지나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들기도 한다.


[1] 7병이 아니라 색을 하는 병사를 얘기하는 것이다. [2] 만화가 진돌 운전병 중에서도 야수교 소속 교관이었다가 미대에 다녔다는 이유로 도색병으로 차출당했다. 무려 색약이었기에 군대에서도 색과 칠한 위치를 외워서 도색했으며 전투도색 중 국방색과 갈색이 같은 색으로 보여서 힘들었다고. 게다가 부대 특성상 각종 시설물이나 장비에 70대가 넘는 차량까지 칠해야 했다. 그래도 나중에는 운전병들에게 대가를 받고 원하는 문양을 위장무늬로 그려주는 경지에 이르렀으며, 행보관 여러가지 기적의 논리로 도색병에게 떠넘기는 바람에 대형면허까지 따서 중장비를 몰거나 건축 작업에도 투입되거나 간간히 본업(?)인 교관일까지 하며 다사다난한 군생활을 했다. 그러나 악덕 행보관에게서 겨우 얻어낸 휴가는 안타깝게도 여러 사건 사고 로 인해 거의 나오지 못했기에 후술된 장단점 중 단점만 남은 도색병 군생활을 보내야 했다. 도색병 썰 상편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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