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의 KBS 드라마에 대한 내용은 님의 침묵(드라마) 문서 참고하십시오.
1. 개요
조선의 승려이자 일제 강점기 당시 독립 투사이기도 했던 만해 한용운 선사가 1926년에 발간한 시집의 이름이자 이 시집에 실린 자유시이자 서정시로, 시중에 나온 각종 국어 문제집에 꼭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2. 전문
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1]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2]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
3. 문학적 특징
사랑하는 '님'을 떠나보내어 슬프지만 떠난 이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믿음에 다시 희망을 품는다는 내용이다. 역설법이 두 번이나 사용되었다. 역설법은 시인들도 많이 사용하지 못하는 수사법인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쓰였다. 이런 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1)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2)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2)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1번은 '님'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님'의 말소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님'의 얼굴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2번은 자신이 '님'을 보내고 싶어서 보낸 것이 아니며, 마음 속에서는 '님'이 떠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4. 관점에 따른 다양한 해석
님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미하는 바가 바뀐다. 같은 시인인 한용운이 지은 '나룻배와 행인' , '알 수 없어요' 등과 함께 비교되며 해석된다.5. 여담
- 시의 원제가 '님의 침묵'이고 실제로 그렇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맞춤법상 '님'은 의존명사이므로 '님의 침묵'이나 '향기로운 나의 님'과 같이 2인칭 단수 존대형 대명사로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현대어로 풀이할 때 '님' 대신 사모하는 사람이란 뜻의 '임'을 사용하기도 한다. '임의 침묵', '사랑하는 나의 임'등. 이를 역사적으로 뜯어보면, 19세기까지는 님과 임이 혼용되었다. 1895년 문헌까지도 님쟈라는 표현이 등장했고 그 후에 20세기 들어서야 임 하나만을 사용하는 걸로 바뀌어갔다.
- 1986년 KBS 1TV에서 동명으로 드라마화했다. 삼일절 특집 드라마로 한용운의 일대기를 그렸다. 자세한 내용은 님의 침묵(드라마) 문서 참조.
-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이 작품이 출제되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영상에도 등장했으며, 서울광장에서 열린 노제에서도 이 시가 낭독되었다. (3시간 6분 5초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