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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20 04:54:26

녹스의 10계

녹스 10조에서 넘어옴
1. 개요2. 항목
2.1. 1계: 범인의 생각2.2. 2계: 초자연적인 수단2.3. 3계: 탈출로2.4. 4계: 설명이 필요한 수단2.5. 5계: 중국인2.6. 6계: 우연과 직감2.7. 7계: 탐정과 범인2.8. 8계: 쓸모없는 증거2.9. 9계: 탐정들의 파트너2.10. 10계: 또 다른 범인
3. 평가4. 관련 문서

1. 개요

Knox's Ten Commandments

추리 소설가이자 가톨릭 신부였던 로널드 녹스가 발표한 법칙. 녹스는 추리 소설 연구가로도 활약했다.

녹스가 1928년에 편집 간행 한 THE BEST DETECTIVE STORIES OF THE YEAR 1928의 서문으로 썼다. 반 다인의 20칙과 함께 훗날 '미스터리를 쓸 때 지켜야 하는 사항', 즉 '미스터리의 기본 규칙' 등으로 여겨졌다. 서양에서는 "탐정 소설 십계(Detective Story Decalogue)"라고도 부르고, 한국에서는 '녹스의 10계'라고 칭한다.

그 내용은 말 그대로 로널드 녹스가 적어둔 10개의 기본 규칙을 말한다. 정확하게는 퍼즐 미스터리 팬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황금기'에 해당하는 20세기 초 영미의 퍼즐 미스터리 작가들이 활동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규칙으로 소설이기보다는 독자와 작가가 벌이는 일종의 게임과도 같았던 그 당시 미스터리를 상징하는 규칙이기도 하다.[1][2]

즉, 아예 이런 식의 '룰'을 정해야 할 정도로 영미의 독서 대중에게 당대 퍼즐 미스터리는 널리 사랑받으며 작품이 쏟아지는 대중적인 장르였으며, 동시에 퍼즐 미스터리를 읽는다는 것이 당시에는 일종의 혼자 놀기 위한 장난감, 즉 현재의 PC 게임이나 콘솔,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졌음을 알 수 있다. 작가가 수수께끼를 던지고 독자가 풀어야 하는 게임인데, 이 게임의 형평성이 지켜지지 않으면 게임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는 판이니 이런 규칙을 만들었던 것이다. 동시에 이러한 퍼즐 미스터리의 유행은 퍼즐 미스터리의 난립이 가져온 식상함과 20세기 초 이후에 등장한 대실 해밋이나 레이먼드 챈들러를 비롯하여 추리 소설을 '추리 소설'이 아니라 '추리 소설'로서 쓰고자 했던 작가들의 본격적인 도전으로 인하여 장르의 흐름이 바뀜에 따라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물론 지금도 퍼즐 미스터리는 꾸준히 쓰이고 있지만, 당시만큼의 위상을 가지지는 못하며 그렇기에 많은 퍼즐 미스터리 팬들이 지나간 20세기 초를 추리 소설의 '황금기'라고 부르는 것. 다만 고전 명작 추리 소설들도 이 법칙을 꼭 다 지킨 것은 아니다.

2. 항목

영어 원문 ▼
||I. The criminal must be someone mentioned in the early part of the story, but must not be anyone whose thoughts the reader has been allowed to follow. The mysterious stranger who turns up from nowhere in particular, from a ship as often as not, whose existence the reader had no means of suspecting from the outset, spoils the play altogether. The second half of the rule is more difficult to state precisely, especially in view of some remarkable performances by Mrs. Christie. It would be more exact to say that the author must not imply an attitude of mystification in the character who turns out to be the criminal.

II. All supernatural or preternatural agencies are ruled out as a matter of course. To solve a detective problem by such means would be like winning a race on the river by the use of a concealed motor – engine. And here I venture to think there is a limitation about Mr. Chesterton’s Father Brown stories. He nearly always tries to put us off the scent by suggesting that the crime must have been done by magic; and we know that he is too good a sportsman to fall back upon such a solution. Consequently, although we seldom guess the answer to his riddles, we usually miss the thrill of having suspected the wrong person.

III. Not more than one secret room or passage is allowable. I would add that a secret passage should not be brought in at all unless the action takes place in the kind of house where such devices might be expected. When I introduced one into a book myself, I was careful to point out beforehand that the house had belonged to Catholics in penal times. Mr. Milne’s secret passage in the Red House Mystery is hardly fair; if a modern house were so equipped – and it would be villainously expensive – all the countryside would be quite certain to know about it.

IV. No hitherto undiscovered poisons may be used, nor any appliance which will need a long scientific explanation at the end. There may be undiscovered poisons with quite unexpected reactions on the human system, but they have not been discovered yet, and until they are they must not be utilized in fiction; it is not cricket. Nearly all the cases of Dr. Thorndyke, as recorded by Mr. Austin Freeman, have the minor medical blemish; you have to go through a long science lecture at the end of the story in order to understand how clever the mystery was.

V. No Chinaman must figure in the story. Why this should be so I do not know, unless we can find a reason for it in our western habit of assuming that the Celestial is over-equipped in the matter of brains, and under-equipped in the matter of morals. I only offer it as a fact of observation that, if you are turning over the pages of a book and come across some mention of ‘the slit-like eyes of Chin Loo’, you had best put it down at once; it is bad. The only exception which occurs to my mind – there are probably others – is Lord Ernest Hamilton’s Four Tragedies of Memworth.

VI. No accident must ever help the detective, nor must he ever have an unaccountable intuition which proves to be right. That is perhaps too strongly stated; it is legitimate for the detective to have inspirations which he afterwards verifies, before he acts on them, by genuine investigation. And again, he will naturally have moments of clear vision, in which the bearings of the observations hitherto made will become suddenly evident to him. But he must not be allowed, for example, to look for the lost will in the works of the grandfather clock because an unaccountable instinct tells him that that is the right place to search. He must look there because he realizes that that is where he would have hidden it himself if he had been in the criminal’s place. And in general it should be observed that every detail of his thought – process, not merely the main outline of it, should be conscientiously audited when the explanation comes along at the end.

VII. The detective must not himself commit the crime. This applies only where the author personally vouches for the statement that the detective is a detective; a criminal may legitimately dress up as a detective, as in the Secret of Chimneys, and delude the other actors in the story with forged references.

VIII. The detective must not light on any clues which are not instantly produced for the inspection of the reader. Any writer can make a mystery by telling us that at this point the great Picklock Holes suddenly bent down and picked up from the ground an object which he refused to let his friend see. He whispers ‘Ha!’ and his face grows grave – all that is illegitimate mystery – making. The skill of the detective author consists in being able to produce his clues and flourish them defiantly in our faces: ‘There!’ he says, ‘what do you make of that?’ and we make nothing.

IX. The stupid friend of the detective, the Watson, must not conceal any thoughts which pass through his mind; his intelligence must be slightly, but very slightly, below that of the average reader. This is a rule of perfection; it is not of the esse of the detective story to have a Watson at all. But if he does exist, he exists for the purpose of letting the reader have a sparring partner, as it were, against whom he can pit his brains. ‘I may have been a fool,’ he says to himself as he puts the book down, ‘but at least I wasn’t such a doddering fool as poor old Watson.’

X. Twin brothers, and doubles generally, must not appear unless we have been duly prepared for them. The dodge is too easy, and the supposition too improbable. I would add as a rider, that no criminal should be credited with exceptional powers of disguise unless we have had fair warning that he or she was accustomed to making up for the stage. How admirably is this indicated, for example, in Trent’s Last Case!||

2.1. 1계: 범인의 생각

#1. The criminal must be someone mentioned in the early part of the story, but must not be anyone whose thoughts the reader has been allowed to follow.
#1. 범인은 이야기 초반에 언급된 인물이되, 독자에게 생각이 드러난 인물이어선 안 된다.

이야기 초반에 언급된 인물이어야 한다는 건 독자가 한창 추리하고 있는데, 이야기 끝날 무렵 처음 보는 인물이 튀어나와 "사실 내가 범인이오" 하는 황당한 사태를 막기 위함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하려면 어느 정도의 복선이 존재해야 한다.

생각이 드러난 인물이어선 안 된다는 것은 서술 트릭을 금한다는 뜻이다. 등장인물들이 대사를 통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속으로 하는 독백에서도 거짓을 말하거나 사실을 누락하고 있는 것은 독자를 속이려고 등장인물이 사기를 치는 것과 같다고 보는 논리다.

하지만 현대에는 서술 트릭 클리셰 파괴가 성행하면서 1계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정확히는 1계를 깨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추리물 시장이 폭넓고 다양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사실 군상극 형태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만 해도 1계를 어기고 있다. 애초에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작가 자체가 녹스의 10계와 반 다인의 20칙을 수도 없이 어기는 작가이다. 반 다인이 대놓고 크리스티를 비판했을 정도.

2.2. 2계: 초자연적인 수단

#2. All supernatural or preternatural agencies are ruled out as a matter of course.
#2. 초자연적이거나 불가사의한 수단은 당연히 안 된다.

이걸 어기는 순간 해당 작품은 추리 미스터리가 아니라 판타지로 변모한다. 10계 제정 당시 추리물이랍시고 나왔던 상당수의 작품들이 '사실 범인이 마법사 or 주술사라 그걸 사용해서 범행을 저지른 거다.'는 설정을 남발해서 들어간 조항.

현대에 이 법칙을 부순 작품으로는 역전재판 시리즈가 있다. 다만 이 작품 역시 영매에 대해 한계를 정해두었고, 그 영매 자체가 독자의 추리를 교란시키는 데 쓰인 적은 없었기에 어느 정도 추리물로서의 성격을 지키고 있다.[3] 또 다른 초현실적 장치인 사이코 록도 영능력을 사용한 독심술의 일종이긴 하나, 오로지 물어본 주제에 한정해서만 참, 거짓을 드러내어 소위 '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나 이중 삼중 거짓말 등의 고차원적인 거짓말은 분간할 수 없다는 한계를 설정해 뒀다. 한국 웹툰 중에서 아스란 영웅전이나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도 세계관이 판타지인 것이지 전개는 추리물을 따른다. 가면라이더 W은 탐정이 등장하면서도 초자연적인 요소 등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추리물이 아닌 액션물이므로 넘어가도록 하자.

데스노트는 작품 기본 전제부터 이 계명을 완전히 뒤엎어 버리는 초자연적 범행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4] 그러나 작품 시작부터 이것이 제시되었고, 엄격한 이용 룰이 존재하며 추적하는 측이 철저히 현실 논리에 입각한 추리로 대적하기에 추리물로서의 퀄리티와 참신성을 모두 잡은 케이스.

이렇게 함부로 깼다가는 추리물로서의 가치가 제로가 되는 중요한 규칙이지만, 초자연적인 능력에 대한 설정을 처음부터 공개하고 시작하면 독자 또한 그에 기반해 추리할 수 있으므로 불공평하다는 비판을 회피할 수 있다. 이렇게 처음부터 초자연적인 능력을 기본 설정으로 깔고 가는 미스터리물을 특수 설정 미스터리라고 한다. 자세한 것은 해당 문서 참고.

2.3. 3계: 탈출로

#3. Not more than one secret room or passage is allowable.
#3. 사용할 수 있는 비밀의 방이나 비밀 통로는 1개보다 많으면 안 된다.

괴도가 등장해서 물건을 훔쳐 가는 작품[5]이라면 모를까, 밀실 살인 트릭 등에서 비밀 통로 등을 쓰지 말라는 의미다. '사실 비밀 통로가 있어서 범인이 그걸로 나간 거다.'라는 유형의 반전은 작중 인물들이 밀실을 풀기 위해 하던 추리를 모조리 쓸모없는 행위로 만들 우려가 있기 때문에 들어갔다.

'있으면 안 된다'가 아니라 '1개보다 많으면 안 된다'라는 점에서 생각보다는 느슨하다고 느낄 수 있다. 실제로 3계의 취지는 정말 추측 불가능한 통로에 대한 경계이다. 비밀의 방의 존재를 충분히 추리할 수 있는 수준[6]이라면 이를 어겼다고 보기 어렵다.

현대 작품 중 이 법칙을 어긴 작품으로는 아야츠지 유키토 관 시리즈를 들 수 있다. 이걸 느슨하게 어긴 작품으로는 단간론파 시리즈가 있다.[7]

2.4. 4계: 설명이 필요한 수단

#4. No hitherto undiscovered poisons may be used, nor any appliance which will need a long scientific explanation at the end.
#4.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독이나, 마지막에 과학적 설명을 길게 늘어놓아야 하는 장치는 사용해선 안 된다.

현재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트릭을 '현실에 없는 과학 장치'를 통해 실현된 거라고 설명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 존재하지 않는 상상력의 산물을 마법이 아니라 과학이니까 가능하다고 우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전자의 경우 원칙을 무시한 작품으로 셜록 홈즈 시리즈 악마의 발이 있다. 다만 코난 도일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는 있었는지[8] 문제의 '독초' 그 자체보다는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집중했다.[9]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기시 유스케의 미스터리 클락이 있다. 굉장히 복잡한 물리 트릭의 향연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트릭의 설명을 읽다 보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만약 발전된 미래 기술이 있더라도 그 원리나 작동 기전이 사건 이전에, 그리고 충분히 현대어로 이해 가능하게 서술되었다면 그것은 금지되지 않는다. 본 조항에서는 '마지막에' 구차하게 설명하는 것만 막고 있기 때문. 예를 들어 '소형 레이저 핸드건'은 현대 기술로 구현이 불가능하더라도 사건 발생 전후에 '미래 과학 기술 덕분에 살상용 레이저 병기의 소형화가 가능해졌다'라고 설명이 있었다면 트릭으로 쓸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대놓고 '이 도구를 트릭에 쓸 거요' 하고 광고하는 꼴이라 재미가 반감되고, 그렇다고 사용하지 않아버리면 제8계를 어기게 된다.

또한 '과학적 설명을 길게 늘어놓아야 하는 장치'를 금지하므로, 설령 현실에서 존재 가능하더라도 과학적 설명이 길게 필요하다면 이 역시 금지된다. 이는 독자와의 공평한 추리를 위해 일반적인 독자의 수준을 고려한 조항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전공자 수준의 과학 지식을 요구하는 장치를 사용한다면 현실에 가능하긴 하지만 일반적인 독자가 추리할 수 없고, 트릭을 설명하면 그야말로 전공 서적이 되어버린다. 4계는 이러한 상황까지 방지하고 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과학적 물질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 작품으로는 저지 아이즈: 사신의 유언이 있다. 간략히 설명하면 어드덱-9이라는 신약을 두고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을 다룬다. 그러나 저지 아이즈는 추리 요소가 있을 뿐 순수 추리물이 아니고 홈즈 시리즈의 악마의 발이 그러하듯이 신약이 왜 만들어지고 어떻게 사용되었는지에 집중하는 탐정물에 가깝기에 이러한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어차피 다 두들겨 패서 진실을 알아내니까

2.5. 5계: 중국인

#5. No Chinaman[10] must figure in the story.
#5. 중국인을 등장시키면 절대 안 된다.

녹스의 10계에 구체적으로 중국인이 나와서 안 된다라고 못을 박은 것을 알기 위해선, 녹스가 살았던 20세기 초 시기의 사회적 동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시 서구 사회는 청일 전쟁이나 러일 전쟁 그리고 식민지의 급속한 산업화와 독립운동 등의 사유로 비유럽계 민족들이 서구에 위험하고 실존적인 위협이 된다는 인종적 두려움인 황화론(Yellow Peril)이 퍼지고 있었다.[11]

당대 문학에서 이 황화론은 교활함, 속임수 또는 이상하고 이국적인 관행을 사용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악랄한 '중국인'의 형태를 취했다. 왜 굳이 중국인이라고 하면 당시 중국인들은 서구 사회에 가장 비중이 많은 이민자였지만, 이들은 서구 문명과 대비해 지나치게 이질적인 가치관과 윤리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중국인 이민자들은 몸에 바늘을 찌르는 침구학, 각종 약재를 끓인 한약으로 병을 치료하는 등 서구적 상식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정말 효과가 있는 문화 및 기술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12] 문화 상대주의가 상식이 되고 전 세계적으로 타국 문화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풍부한 21세기 현대 시점에서도 이민자와 자국민 간의 문화 격차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데, 하물며 주로 벨 에포크 시기를 주로 배경으로 삼던 추리 소설이 한창 유행하던 19세기 말~20세기 초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이로 인해 당대 서구 사회에선 '중국인'이란 단순히 중국 국적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도교 소림사 때문에 신선이 되기 위해 수련을 하거나, 동양의 신비로운 힘을 가진 '일종의 마법사 같은 인종'이자[13] 서구 문명의 상식에서 이해할 수 없는 윤리관에 따라 범죄를 저지르는 악역으로 취급되었다. 덕분에 당대 서구권 문화계에선 중국인은 그 존재만으로도 '딱히 공상적 설명할 필요도 없고 과학적 기믹도 불필요한' 데우스 엑스 마키나 취급을 받았다. 그 결과 해결 불가능한 사건을 제시하고서는 신비로운 중국인이 비과학적인 방식으로 범인을 찾아내거나, 사건 동기조차 당대 추리물 주요 독자인 서구권에선 이해하기 힘든 중국인들만의 신비하고 괴이한 이유였다고 둘러대거나, 사건 자체가 중국인의 마술에 의해 일어난 것이었다는 등의 전개가 잦았다.

종합하자면 녹스의 10계에서의 '중국인'이란 쉽게 말해서 중화권의 대표적인 동양 판타지 문화의 무협지 등에 등장하는 도술가, 도사, 협객을 뜻하는 것이다. 이는 2020년 즈음부터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 중 "갑자기 닌자가 나타나서 등장인물을 모조리 몰살하는 스토리보다 재미없으면 다시 써야 한다"는 말과 비슷하다. 이 역시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관련된 이야기로서 닌자라는 존재가 갑자기 나타나 모든 갈등을 없애 이야기를 해결하는 것보다 재미가 없다면 현대인들이 싫어한다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쓴 플롯보다도 재미가 없다는 뜻이니 다시 써야 한다는 말로서 이에 비유하면 '추리 소설에서 범인이 살해 트릭으로 도술을 쓴다거나 혹은 범인을 검거하는 증거나 근거를 도사가 나타나서 모든 걸 건네준다는 것부터 더 나아가서 범인을 어느 협객이 나타나서 모두 몰살하는 에피소드를 추리 소설에 절대 넣지 말 것.'이라는 의미다.

위에 언급한 2계와 4계와 비슷한 조항 같지만, 5계는 '당대 특정 문화권의 편견이나 고정 관념으로만 짜인 요소'를 추가로 금지하는 데에도 의의가 있다. 이런 요소가 들어간 추리물은 비록 당대 문화권에선 조금 황당하지만 흥미로운 추리물로 써먹을 수 있어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유행이 바뀌거나 다른 문화권으로 넘어가는 순간 제노포비아 판타지 소설과 다를 바 없어진다. 당장 이 조항부터가 시대가 100년 정도 지난 현재 시점에서 보면 '왠 중국인 금지?'라고 이해를 하지 못하고 당대 인식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요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결국 이들은 정통 추리극에선 나오는 순간 와장창 플롯을 깨먹게 된다. 설령 범인이 정말로 당대의 신비한 문화나 관행을 가진 출신이라고 해도 편견을 배제한 이성적인 영역의 배경 설정에 그처야 하며, 해당 인물과 관련된 사건도 당대 대중의 편견 섞인 상식이 아닌 작품 내부에서 제공된 동시에 논리적 추론이 가능한 단서를 통해 수수께끼를 풀 수 있어야 한다.

드루리 레인 시리즈 중 첫 번째 작품인 'X의 비극'에서도 피해자가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엇갈려 꼬자 "이거 사악한 중국 놈을 쫓아버리는 주술이 아니냐. 중국 놈이 숨어 있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라며 농담 같은 대사가 살짝 나온다.

오브라 딘 호의 귀환에서도 대만인과 마법이 엮여서 나온다. 다만 이 게임은 인트로에서부터 죽음의 상황을 재현하는 마법의 회중시계가 등장하는 등 마법이나 초자연적 존재가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를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에 가깝기에 그리 큰 위화감은 생기지 않는 편이다.

현대 시점에선 작은 사회나 고립된 커뮤니티 내의 이질적이며 불가사의한 문화나 빅데이터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실존하지만 지나치게 응용성 높은 기술 같은 것들로 들 수 있다. 이것 또한 녹스의 10계의 '중국인'처럼 '당대 독자들의 문화적 선입견과 보편적 환상에 의존한 극적 장치'이기에, 남용할 경우 해당 소설은 더 이상 정통 추리 소설이라 볼 수 없게 된다. 실제로 21세기에 작게나마 발간되는 정통 추리물에선 아무리 '현실적'이라도 종교 근본주의자와 같은 독자 또는 작가의 편견이 들어가기 쉬운 등장인물은 배제하는 편이다.

2.6. 6계: 우연과 직감

#6. No accident must ever help the detective, nor must he ever have an unaccountable intuition which proves to be right.
#6. 탐정을 도와주는 우연이나 추론의 증거로 설명할 수 없는 직감을 사용해선 안 된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독자가 고생하며 범인을 찾게 하다가 단서를 논리적으로 전개하기 어려우니 아무튼 내 손안에 모든 단서가 있었다고 사건을 마무리 짓는 것이다. 사실상 독자를 놀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의도치 않게 자주 어겨지는 10계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명탐정 코난 같은 경우엔 사건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주인공의 추리가 막혔을 때 주변인이 우연찮게 한 말로 사건을 해결하는 클리셰가 꽤 많아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위에 설명된 2계 및 5계와 어느 정도 맥락을 함께 한다. 갑자기 해명이 이루어지는데 해명의 근거가 근거 없는 직감이라면 작가와 독자 사이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없다. 최종적으로 탐정에 의해서만 해독되는 암호 또는 약호가 해당된다.

다만 직감이라도 단순히 사고방식을 촉진시켜 주는 정도나, 독자에게 충분히 설명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용인된다고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자!' 정도를 떠올리는 경우, 후자의 경우 직감이 서술자의 경험에 기반하고 있지만 독자들도 충분히 겪어봤음 직한 보편적인 경험이어서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2.7. 7계: 탐정과 범인

#7. The detective must not himself commit the crime.
#7. 탐정 본인이 범인이서는 안 된다.

1계와 비슷한 논리가 적용된다. 탐정이 화자라면 자연스레 서술 트릭을 통해 스토리가 구성되므로 당연히 안 되고, 제3자라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탐정은 독자들의 전적인 신뢰를 받는 인물이므로 탐정을 범인으로 설정하는 건 그 신뢰를 배신하는 거라고 여긴다. 당시 작품에서의 탐정은 절대적인 선역 & 주역로서의 지위가 보장받았기에 탄생하였다. 참고로 이쪽 분야에서 유명한 이 작품(스포일러)은 녹스의 10계 2년 전에 나왔다.

반 다인의 20칙에 따른다면 사건의 범인이 탐정을 비롯한 수사 당국의 인물이거나 범죄 단체의 구성원 등 전문 범죄자인 경우 녹스의 10계 중 7계를 어긴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수사 당국의 인물이 범죄 단체의 구성원과 협력 관계로서 사건을 해결하는 척하면서 누군가에게 누명을 덮어씌운다는 결말로 나온다면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는다.

즉 1계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탐정이라는 지위 자체의 신뢰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독자를 속이지 않기 위함도 있지만, 상술했듯 수사 측이 범인이나 공범이 되어버리면 사건에 있어 거의 만능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오늘날에는 1계와 마찬가지로 안티히어로, 다크 히어로 클리셰를 파괴하는 사례가 많아지다 보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범법적 수단을 사용하는 탐정'이라거나 '탐정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실제로 하는 짓은 악당'이 많이 있다. 데스노트는 양대 주인공이 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하며 서로 대결하는 구도이기도 하다.

예전에도 많이 쓰였지만 이중인격자는 논외다. 엄밀히 따지면 같은 사람이지만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흔히 소설 속에 나오는 이중인격자는 완벽하게 다른 사람, 또는 선과 악이 확실히 구분된 사람으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탐정이 협잡꾼을 겸업하는 악인이거나, 아니면 엑스트라마냥 살해당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입체적인 작품이 나오면서 탐정의 위상이 많이 내려간지라 요즘은 그다지 잘 지켜지지 않는다. 서술 트릭 믿을 수 없는 화자라는 개념도 영향을 끼쳤다.

2.8. 8계: 쓸모없는 증거

#8. The detective must not light on any clues which are not instantly produced for the inspection of the reader.
#8. 탐정은 독자의 판단을 위해 즉시 드러나지 않은 증거에 집중해선 안 된다.

독자와의 페어플레이를 강조한 지적이다. 맥거핀에 대한 경계[14]라고도 할 수 있다.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드라마 등 시즌제의 형태를 지닌 경우라거나, 섣불리 결말을 낼 수 없는 후속작의 홍보를 위해 미해결된 떡밥을 뿌리는 경우는 예외로 쳐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형태를 띤 작품들은 그 떡밥이 발효되는 시점, 즉 '떡밥을 제대로 회수했는지''가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드러나지 않은 증거'라는 표현이 있으므로, 이전에 제시되지 않은 증거를 갑자기 언급할 수 없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즉, 탐정으로 대표되는 서술자가 수사 중 증거를 놓쳐서 독자가 진실을 파헤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추리 중에 갑자기 탐정 외의 인물이 언급되지 않은 증거를 발견해서 들고 온다는 식의 전개는 불가능하다.

8계를 어기는 경우는 보통 소설보다는 게임에서 사용되는 요소이다. 게임에서는 이런 쓸모없는 증거들이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 데에 쓰일 수 있기 때문. 또한 현실의 수사에서는 쓸모 있는 증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실성을 강조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2.9. 9계: 탐정들의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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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하십시오.
#9. The stupid friend of the detective, the Watson, must not conceal any thoughts which pass through his mind; his intelligence must be slightly, but very slightly, below that of the average reader.
#9. 왓슨처럼 탐정의 멍청한 친구는 자신의 머릿속을 스쳐 간 생각을 속여선 안 된다. 그의 지능은 일반적인 독자보다 약간, 아주 약간 부족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탐정들의 파트너에 관한 지적이다. 원문에도 언급된 왓슨의 경우 바보 같은 추리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독자들이 처음 할 만한 생각'을 대변해 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홈즈는 이에 대해 '그건 나도 생각했었지만 이러저러해서 안 된다'며 체계적으로 반론한다.[15] 즉, 이것은 의도적인 파트너의 폄하가 아니라, 이러이러해서 틀렸으니 다른 방향에서 생각하는 게 어떨까? 라고 독자에게 주는 힌트인 것이다.

반대로 '아주 약간'이 강조되어 있다는 점에서, 파트너가 너무 멍청하면 이 또한 9계에 위배된다. 너무 멍청한 파트너는 오히려 방해만 된다.

2.10. 10계: 또 다른 범인

#10. Twin brothers, and doubles generally, must not appear unless we have been duly prepared for them.
#10. 독자에게 충분히 암시를 주지 않은 상태에서 쌍둥이 혹은 대역을 등장시켜선 안 된다.

사악한 쌍둥이 등 '사실은 이 사람과 닮은 다른 인물이 범인이었다' 등의 문제를 거론한 것. 추리는 트릭과 범인을 밝혀내는 것인데, 쌍둥이나 대역은 그것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트릭을 밝혀냈지만 '아, 진범은 쌍둥이 동생입니다'라거나, 대역이 알리바이를 만들어 추리선상에서 벗어나는 건 추리라는 오락물에서의 속임수나 마찬가지다.

다만 어디까지나 암시와 복선도 없이 쌍둥이가 갑툭튀하는 게 문제지, 그림자 살인이나 루팡 3세 PART 5 17화처럼 암시와 복선이 충분히 있다면 문제는 없다. 이는 10계에서부터 이미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현대의 작품에서 쌍둥이가 나오더라도 처음부터 등장하거나 충분한 암시가 있는 경우에는 10계를 어긴 것이 아니다.

덕분에 추리물이나 미스터리물에서 쌍둥이가 등장하면 둘 중 하나는 범인이거나 사건의 중요 인물인 것은 거의 필수 요소급. 일본의 니시무라 교타로의 장편 소설 <살인의 쌍곡선> 에서는 쌍둥이를 초장부터 이용한다고 명시하며 충격적인 반전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똑같이 생긴 사람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쌍둥이 소재는 시대를 지나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10계에서는 충분한 암시가 없을 때의 쌍둥이 트릭만 금지할 뿐 쌍둥이 트릭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기 때문에 현대 추리물에서도 이를 어기는 것을 보기 쉽지 않다. 아무리 현대 추리물이라 해도 암시 없이 갑자기 쌍둥이가 튀어나와 나 범인이오 하면 욕먹기 딱 좋기 때문. 굳이 따지자면 암시가 다소 늦은 타이밍에 나오거나, 뜬금없이 쌍둥이일 가능성을 주장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함을 입증하는 내용이 나오는 경우는 가끔 있다.

3. 평가

현대 추리 소설들은 물론이고 명작으로 평가받는 고전 추리 소설들 역시도 녹스 10계를 완전히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추리 소설도 어디까지나 문학인 이상 특정한 룰에 상상력이 제약될 필요는 없다. 10계를 지키면서 글을 쓸 경우 소재와 상상력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고 독자들이 10계를 대입해 가며 '이 사람을 범인으로 삼는 건 녹스의 10계에 어긋나니까 성립할 수 없어.' 같은 추리를 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다고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녹스의 10계는 독자의 추리를 방해하는 요소를 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칙으로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만들 경우 추리 소설이라고 부르기 힘든 작품이 나온다[16]. 따라서 절대 법칙으로 신봉할 필요는 없지만 전통적 추리 소설을 쓸 생각이라면 중요하게 참고할 필요는 있다. 현대 추리 소설이라도 몇 개 정도만 어기는 거지, 다 어겨버리면 추리도 뭣도 아니게 되어버린다[17]. 한마디로 어기더라도 이를 추리가 가능하도록 어느 정도 논리로 보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소년탐정 김전일은 이 10계를 꾸준히 지키는 편이다. 가끔 우연히 와이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밀어서 끼웠다는 식의 우연을 바탕으로 트릭을 알아내서 6계를 위반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는 대부분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인 사건이나 소재들이고, 독자에게는 트릭의 이해를 돕기 위한 비유(또한 작품 외적으로는 지면상의 문제로 인한 과정 생략)에 가까워서 딱히 6계를 위반했다고 하기는 힘들다. 추리할 수 있는 복선과 힌트 자체는 이미 독자에게 보여준 상태이고, 우연의 발상은 어디까지나 김전일이 전개상 사건의 트릭을 깨닫게 된 계기로만 사용되기 때문이다.[18]

4. 관련 문서



[1] 심지어 이러한 추리 소설의 '게임화'는 아예 추리 소설을 보드게임화하는 기획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 정작 후대의 비디오 추리 게임들은 이 법칙을 어기는 경우가 많다. [3] 오히려 역전재판 시리즈에서의 영매는 죽은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재등장시키기 위한 극 중 장치에 가깝다. [4] 독자는 범인이 누군지 훤히 알고 시작하기에 추리물이란 인상이 약하나, 엄연히 범인을 논리적으로 추적하여 체포하는 방법을 다룬 형사 콜롬보 스타일의 도치형 추리물이다. [5] 보통 이런 작품은 괴도가 주인공인 경우가 많아서 애초에 추리 소설이 성립되기 어렵다. [6] 설계도와 실제 방의 구조가 다르다거나, 안쪽에서 빈 공간에서만 날 수 있는 소리가 나는 등. [7] 살인이 일어난 장소의 비밀 통로는 하나지만 이를 사용할 수 없음을 알려준 뒤에 추리가 진행되나 사실은 해당 비밀 통로가 범행에 이용되었음이 뒤늦게 밝혀지며 반전을 준다. 이 경우 처음부터 비밀 통로의 존재를 공개했기 때문에 납득할 만하다. 즉 이름은 비밀 통로지만 추리 과정에선 사실상 비밀 통로가 아닌 '사용 불가능한 통로'에 가깝고, 이 통로가 사실 사용 가능함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갔으므로 문제가 안 된다. [8] 해당 소설은 1917년에, 그러니까 10계보다 먼저 출판되었다.더럽게 오래됐다 [9] 한마디로 사용된 것은 아프리카에서 가져온 이제까지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는 미지의 독약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이 독약의 존재와 사용된 경위를 알아낼 수 있는 논리적인 전개인데 코난 도일은 이 점에 대해서는 그럭저럭 잘 풀어냈다. [10] 일반적인 중국인 'Chinese'가 아니라 다소 경멸적인 의미인 'Chinaman'인 점에 주의하자. [11] The Rising Tide of Color: The Threat Against White World-Supremacy (1920), by Lothrop Stoddard, [12] 링컨 라임 시리즈 중 "돌 원숭이"에서는 여주인공 아멜리아에게 베푸는 한방 치료가 사실은 상식 수준의 간단한 것이고, 애초에 "돌 원숭이"라는 작품 자체가 작가 제프리 디버가 기존 플롯에 중국 문화를 적당히 꾸겨 넣은 식의 느낌이 강하다. [13] 이와 관련된 미국 관용 어구로 "있을까 말까 한 희박한 가능성"을 가리키는 a chinaman's chance가 있다. [14] 맥거핀이라는 개념은 녹스의 10계보다 늦은 1940년대에 정립되었다. 당대에는 이러한 기법이 널리 퍼지기 이전이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15] 물론 작가도 사람이거니와 고증 문제가 얽혀 있기에, 홈즈(와 작중 탐정)의 추리가 항상 100%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홈즈 시리즈에서도 '그걸 생각 못 했네'식으로 홈즈의 추리가 틀리는 단편이 몇 개 있다. 오히려 이것이 '홈즈도 틀리거나 모르는 부분이 있구나'라면서 인간미를 보여주는 요인 중 하나라니 참 아이러니하다. [16] 예를 들어 명탐정 코난에선 이따금씩 녹스 10계의 조항을 하나도 지키지 않은 사건이 종종 나오기도 하기에, 사실상 작품 장르가 추리가 아닌 서스펜스 로맨틱 코미디라며 조롱을 받기도 한다. [17] 예를 들어 2계, 3계, 7계, 8계를 동시에 어겨서 알고 보니 탐정이 범인인데 그 수단이 작중에서 설명되지 않은 초능력이고, 지금까지 탐정이 찾아낸 증거도 다 필요 없는 것이었고 탈출도 뜬금없는 비밀 통로를 이용한 것이라면 이걸 추리물이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18] 여담으로 소년탐정 김전일은 이진칸촌 살인사건에서 녹스의 추리 소설 '밀실의 수행자'에 사용된 트릭을 도용하기도 했다. 보다 정확히는 이진칸촌 살인사건은 본격 추리 소설의 거장인 시마다 소지의 대표작 점성술 살인사건을 도용하였는데, 점성술 살인사건에 녹스가 사용한 트릭이 차용(미스리드 목적으로 뒤틀려서 사용됐기 때문에 표절은 아니고 오마주에 가깝다)된 탓에 이 차용된 트릭까지 함께 도용당해서 결과적으로 녹스까지 도용당한 것. 녹스가 사용한 트릭의 상세한 내용을 포함한 보다 자세한 것은 이진칸촌 살인사건 문서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