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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8-26 11:11:44

노틀칸 아스칼과

전민희 작가의 소설 태양의 탑의 등장인물.

모든 것을 잃고 상처입은 채 마법사들의 감옥에 떨어진 키릴로차 르 반이 만난 인물로, 이 감옥 속에서 누구보다 오랫동안 살아왔지만 아무와도 교류하지 않으며 혼자 구석에서 지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동굴 안의 괴인이라고 지칭되는 사내.

감옥 안의 모든 인물에게서 경원시되고 있는 인물로, 정신이 흐려져 헛소리로 멜헬디를 언급한 키릴에게 반응하여 키릴을 (멜헬디에서 왔느냐고) 추궁하자 모든 사람들이 놀랄 정도였다. 그러나 키릴은 입을 다물어버렸고, 그 이후로는 다시 구석으로 돌아가버렸다.

정신을 차린 키릴이 동굴을 훑어볼 때 무심코 그가 있는 구석까지 오게 되었는데, 그는 묘하게 신경을 거슬리는 말들로 키릴을 도발한다. 광기에 사로잡힌 키릴이 그의 목을 조르자 죽을 뻔했지만, 곧 제정신을 차린 키릴은 그의 목을 놓아주었다. 며칠 후에 키릴이 이 일을 사과하자 그는 키릴에게 그의 증오를 언급하며 얘기를 들을 맘이 있다면 한 번 더 오라는 암시를 던졌다.

그리고 그와 얘기하게 된 키릴에게서 키릴의 과거를 들은 다음 키릴의 과거에 대해 독설을 던지고, 그의 말을 들은 키릴은 그가 단순한 수인이 아니며 뭔가 목적이 있고 그의 증오를 성취할 수단이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키릴은 그에게서 '거래'를 제안받고, 그 거래에 응하여 그의 제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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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정체는 로존디아의 궁정 마법사였던 약스나 아마칼란의 후손이었다. 약스나는 로존디아 왕실에 보관되던 고대 이스나미르의 마법 하치러그 랄트라와 젤나러그 아이-통칭 '랄트라'와 '아이'-를 은밀하게 연구하고 있었고, 랄트라와 아이의 저주에 희생되어 죽었다. 그러나 그녀는 죽기 전에 랄트라와 아이의 사본을 왕실 몰래 집안에 남겼고, 독학으로 마법을 수련하던 그녀의 후손 노틀칸은 결국 약스나가 사본을 봉인해둔 마법을 해제하기에 이른다. 정확히는 할아버지가 남긴 가보(랄트라와 아이)의 봉인이 어떻게 힘으로 뜯어도 뜯어지지 않는단 것에 호기심을 느껴 그걸 푸느라 이것저것 연구하다가 마법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참고로 약스나 아마칼란의 후손이라고 하지만 세대가 지나며 집안이 몰락했는지 노틀칸의 아버지는 보부상이었고 노틀칸도 조상의 가보를 풀다가 마법을 독학으로 배우긴 했으나 그냥 밭일하는 평범한 농사꾼이었다. 그러다보니 가보를 봉한 봉인이 마법으로 봉한 거라는 것조차 처음에는 몰랐을 정도로 마법의 기초에 무지했고, 시골구석의 가난한 농사꾼이라 가르쳐줄 스승도 없어 그저 책과 본인의 타고난 재능에만 기대어 마법을 수련하다 랄트라와 아이가 어떤 물건인지 알게 된 것.

랄트라와 아이의 놀라운 마법에 환희하던 노틀칸이었지만, 그런 그에게 사건이 생겼다. 어느 날 아이의 마지막 페이지 일부분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다름아닌 그를 오랫동안 돌봐주던 계모의 짓이었다. 아버지는 보부상 노릇을 하다가 이미 타지에서 돌림병으로 세상을 뜬 지 오래였고, 계모는 무식하지만 정 많은 여자라 자기 친자식도 아닌 노틀칸이 일도 안 하고 방안에 처박혀 정체모를 마법이나 수련하고 있어도 스물여섯이 되도록 혼자 생계를 책임지며 거둬먹였을 정도로 헌신했으므로 이때까지만 해도 계모와 노틀칸 사이는 좋은 편이었다. 다만 계모는 노틀칸이 마법사임을 알고 있었고[1] 그보다 열 살 어린 그의 이복누이(계모의 친딸)도 마법사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여[2] 그에게 누이를 마법사로 만들라고 강짜를 부린 것. 무지렁이 농사꾼이었던 계모는 마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했고 랄트라와 아이의 저주도 몰랐지만 아이의 페이지를 찢어낸 다음 누이에게 마법을 가르치지 않으면 그것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노틀칸은 계모가 이제껏 키워준 정을 생각해 참고 어쩔 수 없이 누이에게 마법을 가르치기 시작했으나 그도 독학으로 시작한지라 마법에 대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고 누이도 무식하고 게을러 마법을 제대로 교육시킬 수가 없었다.[3] 이런 과정을 겪으며 모자 간의 사이는 심각하게 벌어졌다. 그런 상태로 시간이 흘렀고 노틀칸은 성급해진 마음에 랄트라와 아이의 수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가 없으면 랄트라와 아이의 마법은 완성할 수 없는 것이었고, 랄트라와 아이의 저주에 침식당한 채로 시간만 속절없이 흘렀다.

노틀칸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급해지기 시작했다. 저주로 인해 발작하는 광증은 그를 더욱 괴롭혔다. 결국 번개가 미친듯이 치던 어느 날, 광증에 시달리던 노틀칸은 계모를 향해 페이지를 내놓으라고 윽박질렀고, 그에 응하지 않은 계모를 목 졸라 죽이고 만다. 계모를 죽이고 난 노틀칸은 입을 막기 위해 자고 있던 누이조차 살해해버리고, 온 집안을 뒤졌으나 찢어진 페이지는 찾을 수 없었다. 도무지 페이지를 찾을 수 없자 절망한 노틀칸은 실의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멜헬디의 교수로 있던 카-즉 칼드가 그를 방문한다. 그는 고명한 마법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 찾아왔다고 했으나 사실은 약스나 아마칼란의 후손을 찾고 있었다. 노틀칸은 제대로 된 마법사인 칼드라면 페이지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생각하여 그에게 페이지를 찾아줄 것을 요청했다. 칼드는 그를 집 밖으로 내보낸 채 집 안을 탐색하는 마법을 썼고, 찢어진 페이지를 찾아내자 바로 페이지와 함께 순간이동했다. 그리고는 노틀칸에게 페이지와 교환하여 랄트라와 아이를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분노한 노틀칸이 그 제의를 거절하자 그는 두 번 제안하는 일도 없이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다시 수일이 흐르고, 그는 미쳐가던 노틀칸 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한 번 더 예의 제안을 했는데, 이 때 노틀칸은 그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자백용 마법(계모에게서 페이지를 되찾기 위해서였다.)을 칼드에게 걸어버린다. 칼드는 페이지의 행방을 말할 수밖에 없었지만,[4][5] 당시 이미 로존디아의 궁정 마법사가 된 그는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노틀칸을 마법사들의 감옥에 가두어버린 것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들은 키릴은 그에게서 랄트라와 아이의 마법을 전수받고, 마법의 시전 시간이 없이 즉시 발동하는 랄트라와 아이의 마법으로 감옥을 탈출하여 복수를 행하기로 한다.

노틀칸도 개정 전과 개정 이후가 조금 다른데, 개정 전에는 광기가 강조된 인물이었지만 개정 후에는 그가 계모와 누이를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과 후회가 더 많이 묘사되었다.[6] 또한 키릴에 대해서도 그를 복수를 대신해줄 인물로서만 대하던 개정 전에 비해, 개정 후에는 좀 더 스승으로서의 애착을 갖고 대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칼드에 대해서도 잔인하리만큼 복수심을 드러내며 개정 전에는 그를 산채로 자신 앞에 데려오라고 했지만, 개정 후에는 그저 키릴에게 칼드가 죽었다는 소식을 알려달라고만 했다.

랄트라와 아이를 익힌 지 18년 째가 되었으며 그는 이제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제대로 된 마법의 기초가 없어 랄트라와 아이를 익혔음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마법밖에 발동할 수 없어 그것으로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키릴에게 마법을 가르치면서 랄트라와 아이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최대 8년 정도이며, 마지막 부분이 없어 불완전한 마법을 완성하기 위해서 꼭 태양의 탑으로 향하라고 당부하지만, 키릴은 그저 복수하기만 하면 된다며 태양의 탑에 갈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1] 계모에게 약간의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던 노틀칸이 이제껏 놀고만 지냈던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계모에게 마법을 좀 보여주었다고 한다. [2] 딸이 자신과는 다르게 고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을 거라고. 아닌 게 아니라 이 사람의 인생도 상당히 기구하다. [3] 마법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고 무식했던 계모는 노틀칸이 누이동생이 마법사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아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항상 바느질이나 농사일처럼 가르치고 배워서 열심히 수련하면 어느 정도는 성과를 보이는 일만 평생 배우고 해왔던 계모니만큼 그녀는 마법처럼 아예 재능과 열의가 없으면 한 단계도 제대로 해낼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걸 알지 못했고 그만큼 시간이 지났으면, 노틀칸이 큰 불꽃을 불러낼 수 있으면 누이는 작은 불꽃이라도 불러낼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단순하게 생각했다는 모양이다(...) [4] 개정 전에는 페이지를 태양의 탑 안에 숨겨두었다고 했다. 그러나 개정 후에는 페이지는 이미 계모가 없애버렸다고 한 것으로 바뀌었다. [5] 그런데 그말대로라면, 누이를 마법사로 성장시킨 노틀칸에게 페이지를 돌려주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를 계산할 정도로 현명한 사람은 아니었던 듯 하다. 아니면 시간이 지나도 딸이 좀처럼 성취를 보이지 않자 포기해 버리고 괘씸한 마음에 페이지를 없앴을 수도 있고, 별다른 교육 없이 자라온 사람이라 너무 멍청해서 집의 다른 종이와 구분하지 못하고 버렸을 수도 있다. 노틀칸은 마지막 경우로 추정한 모양. [6] 그 예로 손재주가 좋았던 누이동생이 엮어준 화환에 대해 회상하거나 살아생전 하던 그대로 머리를 땋아주고 묻으려고 시도하던 것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