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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한때 스매시 여왕, 올림픽 유망주. 네. 접니다.
근데 3년을 쉬었더니 운동선수 몸뚱이가 아니고 일반인 몸뚱이가 돼버렸어요.
도망간 근육도 되찾고, 실종된 감도 다시 잡아올 겁니다.
그래서 3년 전 저를 이기는 게 지금의 목표예요.
압니다. 불가능이란 거.
운동선수에게 한 번 지나간 전성기는 두 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으니까요.
배 째라 그래. 나한테 운동밖에 없는걸 어떡합니까. 포기가 안 되는걸.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 성공하겠다. 그런 게 아녜요.
그냥.. 지난날의 나를 이겨내고 싶은 겁니다.
잊고 싶은 기억이 있거든요.
3년 전 제가 운동을 그만뒀던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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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가서 제가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면, 운동은 안 해요. 절대.
재능 있다, 열심히 하면 잘 될 거다, 그 소리 질리게 듣긴 했는데, 다 개소리지 뭐.
못하는 실력은 아니라 실업팀까지 왔지만, 더 이상의 꿈은 희망고문일 뿐이니까.
관절이 나가고, 근육이 찢어지고, 운동에 내 인생 다 반납할 이유가 있나?
라고 생각했어요. 박태양을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그 친구가 잘 됐으면 좋겠는데, 내가 별 도움이 못된단 사실이 참..
문득 쪽팔리고 비참하더라고요. 남자로서도 운동선수로서도.
내가 걔 손목 잡고 싶은 거지, 발목 잡고 싶은 거 아니거든요.
그래서 강해지려고요. 강한 파트너! 강한 남자친구!
무슨 일이 있어도 태양이 뒤에서 듬직하게 버티고 있는 사람!
걔가 신나서 공 치는 거, 정말 예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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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시절, 항상 내 끝이 어디일지 궁금했어요.
내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올림픽 2관왕? 3관왕?
20대에 선수 생활 접게 될 줄 상상도 못했어요.
운도 실력도 항상 내 편이었으니까.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게 끝나버렸죠.
가지고 있던 돈을 몽땅 들고 외국으로 나갔어요.
운동밖에 안 하고 살아서 여행도 한 번 못 가봤는데, 이 돈이나 다 써보자.
그런데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운동 없는 세상도 얼마든지 재밌더라고요.
지금은 스페인인데, 곧 한국으로 돌아갈 거예요.
가서 대학원 다니고, 교수 할 거예요. 대표팀 감독이 최종 목표구요.
이제 진짜 새 출발이에요. 파이팅 좀 해주세요.
등장인물 순서 상 세 번째, 주연이지만 분령이 턱없이 적다.
회상씬을 제외한 첫 등장이 8화이며, 이 이후에도 박준영은 박태양의 성장위주로 흘러갈 뿐 개인적인 흐름이 거의 없다시피한다.
8화까지 유니스의 실업팀을 위주로 진행해왔고 박준영은 갑자기 등장한 인물에 가깝기에 개인적인 장면을 넣으면 상당히 튀어서 당연한 전개기는 하다. 특히 등장인물과 꼭 엮일 접점이 적다. 태양과는 사실상 손절, 정환도 피하고 있다. 유니스와도 특별히 역일 이유가 없다.[1]
감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들도 더러 등장하긴 하지만 분량이 윤정환, 감독 이태상, 이유민보다도 분량이 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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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시아를 배드민턴으로 제패한 남자가 접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했죠. 건강 때문에 운동 시작한 건데,
나 무시한 놈들 하나씩 제치다 보니 국대가 돼 있네?
사람들은 내가 타고난 천재인 줄 아는데, 저요, 인간 승리한 케이스예요.
나중에 자서전을 써보려고요. 올림픽 금메달 따면.
근데 박태준이 감히 누구한테 비벼요? 나 육정환인데?
걔가 뭔 슈퍼루키야. 대한민국 배드민턴이 망했어요?
그래요. 배드민턴 선수라면 다들 날 라이벌로 생각하고 싶겠지.
내가 그 꿈은 존중해요. 나도 내가 라이벌이니까.
잘 들으세요. 내 라이벌은, 육정환, 나 자신입니다.
아, 연애는 안 해요. 관심 없어요. 특히 운동하는 여자한테는.
나랑 경쟁하려고 하거든요. 정떨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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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이랑 파트너 하면 운 트인다.
다들 저보고 행운의 여신이라네요.
저랑 파트너 했던 애들 지금 다 태극마크 달고 날아다니는 거 알아요?
전 자타 공인 재수 더럽게 없는 선순데. 남 좋은 일만 시키는 팔잔 거죠.
속은 부글부글 끓는데, 겉으론 쿨한 척해요. 존심 상해서.
근데 이런 절 알아봐 주는 사람이 생겼어요. 육정환.
제가 수많은 남자 선수들이랑 뛰어봤을 거 아녜요.
근데, 같이 뛰다가 반한 건 처음이네요?
앞에선 틱틱대는데, 뒤에선 은근 잘 챙겨주고. 남모를 아픔도 좀 있고.
타고난 척하지만, 진짜 노력파이기도 하고. 선수로서 멋있긴 하죠.
아, 절대 짝사랑은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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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래도 명색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인데 말야.
첨엔 근성 부족인 놈들 뒷목 잡고 끌고 가보겠다고 열심히 했지.
그땐 나 호랑이 코치로 유명했다? 그래서 어떻게 된 줄 알아? 잘렸어.
미련하게 십 년이나 그 짓을 하다가 깨달았지.
내리사랑은 하는 거 아니더라고. 뒤통수만 맞아.
그래서 나도 손 털었어. 정 안 줘. 선수들한테.
그러고 나니 이만한 땡보직이 없더라고.
난 대충 팀 관리나 하고, 악역은 다 코치한테 미루면 되고 말야.
그런데 요즘 자꾸 눈에 밟히는 놈들이 있네?
박태양, 박태준. 쌍박이 얘들을 잘만 끌고 가면..
선수의 재능이란 게 뒤늦게 터질 수도 있단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치 드라마처럼. 그게 진짜 스포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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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한 지랄합니다. 잘하는 놈 예뻐하고 못하는 놈 무시합니다.
울 팀 빡빡한 규칙도 다 제가 만들었어요.
팀 내 연애 금지 조항이요? 그것도 제가 만들었습니다.
감독님이 허허허 하시니까 제가 악역을 할 수밖에요.
전 사지 멀쩡한 놈들이 술렁술렁 운동하는 꼴은 정말이지 못 보겠습니다.
아킬레스건이 나가서 운동 접은 흔해 빠진 비운의 운동선수, 그게 저거든요.
누군 간절히 원해도 몸이 망가져서 못하는데.
그 당시 마지막까지 절 끌고 가려고 했던 사람이 이태상 감독님이세요.
선수 시절 제 코치님이셨거든요.
지금은 별 의욕 없이 월급 받는 낙으로 일하고 계시지만,
이태상 감독님이 훌륭한 지도자라는 것에 제 모든 걸 걸겠습니다.
어쩌면 제가 그 시절 호랑이였던 감독님의 흉내를 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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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컨디션 관리와 재활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 트레이너입니다.
선수들이 저한테 그래요. 어떻게 목소리 한 번 안 높이고, 늘 보살 같은 미소로,
나긋나긋하게 운동장 백 바퀴를 시키냐고요. 그게 더 악마 같다고.
전 정말, 선수들이 성적 냈을 때보다 안 다치고 경기 마쳤을 때가 더 기쁘거든요?
하지만 선수들은 힘들다고 절 미워하지요, 감독은 감독대로 지랄하지요,
코치는 코치대로 눈치 주지요, 제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너무나 없습니다.
하여, 저도 인간인지라 한 번씩 폭발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긴말 필요 없이 그냥 시원하게 메다꽂습니다.
제가 사실 유도선수 출신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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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칠 때 떠나야 하나요? 요즘 제일 큰 고민이 그겁니다.
비록 2군이긴 하지만 국대에도 몸담아 봤는데, 지금은 후배들한테 밀리고 있죠.
하지만 전 아직 운동이 좋아요. 현역으로 더 뛰고 싶어요.
영심인 결국엔 별 볼 일 없는 선수가 되더라도, 니가 뛰고 싶을 때까지 뛰라고,
결국은 그게 감동이라고 하더라고요.
영심이와는 십 년을 넘게 함께 운동한 사이에요.
영심이 시집도 보내봤고, 아이를 낳는 것도 봤고, 이혼하는 것까지 옆에서 지켜봤죠.
친구로라도 지내고 싶어서 고백은 해본 적 없어요.
말하고 나니 저란 인간이 우유부단 그 자체네요.
이제 용기 한 번 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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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하겠는데, 내 앞에서 전 남편 얘기 꺼내지 마세요.
전 남편이 잘나가는 축구 스탄 거 맞는데요, 이혼한 지 2년이 넘었다고요!
계속 물어보면, 저 진짜 눈깔 뒤집힙니다.
내 성격이 이혼 사유냐고요?
그 자식이 나한테 은퇴하고 내조나 하라고 강요했어요.
내가 운동선수 남편 내조나 하려고 뼈 빠지게 운동한 줄 알아요?
더 분한 건 그 망할 놈이 양육권도 다 가져갔단 거예요.
우리 딸한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겠다.
그 목표 없었음 진작 접시 물에 코 박고 죽었어요.
난 딸 이름 걸고 운동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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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는 말이야! 진짜 맞으면서 운동했어요.
오늘날 한국 배드민턴이 밀리는 이유가 뭐겠어요?
어린 친구들이 기강이 겁나 해이해져가지고 말야.
네? 제가 코치냐고요?
아, 저 승우 형 다음, 넘버 투. 실질적 군기반장이죠. 실세.
밀어주는 건 못해도 망하게 하는 거 하난 자신 있거든요.
제가 진짜 너그러운데, 딱 세 가지 못 보는 게 있어요.
빠릿빠릿하지 못한 거, 싸가지 없는 거, 눈치 없는 거!
제 성적이요? 선배 자리에 올랐으면 후배를 위해 깔아주기도 해야죠.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후배들 앞길 생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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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운동선수는 짧은 머리에, 쌩얼, 성격은 터프하거나 순진하거나.
그래야 한다는 올드한 편견을 좀 버리세요!
전 그냥 운동해서 다달이 월급 받고, 그 돈으로 네일아트 받고, 백화점에서 신상 사고,
힙한 카페 가서 얼그레이 케이크 먹으면서, 그렇게 살아요.
우리 엄빠가 둘 다 체대 교수잖아요. 은퇴하면 자리 하나 준대요.
맞아요, 저 이 바닥 금수저.
적당히 안 다칠 만큼만 운동하다가, 몸에 기스 안 내고 은퇴하려고요.
엄빠가 옛날에 국대 꿈 다 이뤘는데 뭘 저까지 촌스럽게 그런 걸 이어받아요.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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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선수입니다. 성이 오, 이름이 선수예요.
그래서 별명은 오선수선수죠.
아버지가 무조건 운동선수만 되면 된다고 제 이름을 이따위로 지으셨지만,
전 운동이 체질에 안 맞아요.
경쟁도 무섭고, 시합도 무섭고, 기 센 선수들도 무섭고.
하지만 아버지가 더 무서워서 운동을 계속하고 있죠.
겨우 실업팀까진 들어왔는데, 작년엔 단체전 한 경기도 출전을 못했네요.
해서, 군말 않고 팀 시다바리를 제가 다 하고 있습니다. 그거라도 해야죠.
가끔 그런 꿈을 꿉니다.
우리 팀 단체전 마지막 단식 주자로 팀을 우승시키는 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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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성격은 안 센데 사투리가 좀 세요. 부산 여자거든요.
근데 뭐 우리 지호는 내 사투리에 뻑이 가가.. 하하.
연애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운동도 돈 벌면서 재밌게 하고.
이 정도면 성공적인 서울살인데요.
딱 하나 문제라면 바로 인간이죠, 인간.
박태양 언니 처음 입단했을 때, 지랄 맞은 선배들 눈치 본다꼬 진짜 힘들었어요.
팀 선배들이 태양 언니한테 어찌나 매몰찬지..
사실 제가 예전에 태양이 언니 팬이었거든요.
이젠 언니랑 꼭 복식 파트너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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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바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요즘 막내입니다.
헝그리 정신은 없는데, 취미는 요리네요.
어렸을 때 고도비만이라 살 빼려고 운동을 시작한 게 지금까지거든요.
제가 못 먹는 게 딱 하나 있어요. 눈칫밥이요.
어리다고, 막내라고, 무조건 선배들 뒤치다꺼리해야 합니까?
제가 이런 당당한 마인드로 실업팀 생활 순탄하게 하고 있었는데요.
박태준 이 인간 때문에 요즘 죽겠어요.
형한테 성실이 누나랑 비밀 연애하는 걸 딱 걸렸거든요.
약점 잡고 사람을 종 부리듯 부리는 거지!
하필 기숙사도 같은 방이야! 돌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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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박태양이 내 희망이고 꿈이야.
그 녀석이 3년 전 갑자기 운동을 그만두고 잠수를 탔을 때, 너무 괘씸했지.
대체 왜 도망친 건지, 그 이율 지금도 모르니까.
그래서 나도 연락을 안 했어. 내가 지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런데 돌아온 태양이를 받아주겠다는 팀이 어디 있나?
3년이나 쉰 선수를 누가 받아줘.
그래서 내가 유니스 이태상이한테 머리까지 조아렸다고.
이태상이 그놈이 누구 때문에 운동 시작한 줄 알아? 바로 나야 나.
나 운동하는 거 부럽다고 따라 한 놈인데. 한땐 나한테 안 됐어!
내가 항상 한 수 위였다고! 아우 분통 터져.
그래도 인생 길게 보랬다고, 우리 딸이 내 한을 다 풀어 줄 거야.
두고 봐. 우리 태양이, 보란 듯이 스포츠스타가 될 거니까.
[1]
차라리 전연인이었던 윤정환의 러브라인이 박준영이었다면 덜 했을 것이다. 8화에 등장하고 재회하고 다시 사귀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면 박준영도 메인 스토리에 잘 섞일 수 있었다. 그런데 윤정환에게 새로운 러브라인이 생기다보니 박준영이 낄만한 씬이 별로 없어져버렸다.
[특별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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