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연히 만난 아이 봉우리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몰래 집을 빠져 나가다 지붕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다.
긴 잠에서 깨어나 보니 동주는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
상속자에게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는 청각장애 사실을 숨겨야만 했던 엄마 태현숙은 동주를 데리고 한국을 떠난다.
엄마 현숙과 준하의 도움으로 동주는 피나는 노력을 통해 청각장애임을 전혀 의심치 않을 정도로 상대방의 입술을 읽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카레이싱도 한다. 음악에 맞춰 춤도 춘다. 피아노도 친다.
그렇게 거짓으로 완벽하게 들리는 척! 연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양아버지에게 빼앗긴 회사를 엄마에게 되돌려주겠다는 목표로 귀국한 동주.
외할아버지의 숙원사업이었던 화장품사업을 시작하게 되는데….
어느 날 불쑥 앞에 나타난 이 여자!
어린 시절 헤어진 오빠를 찾아 내라며 어이없이 달려드는 여자, 봉우리로 인해 동주는 감정 조절이 안 된다.
이러면 안돼!하면서도 자꾸 이 여자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지는 건 왜일까?
정신연령 일곱 살짜리 아빠를 키우며 살아가는 특기는 잔소리, 취미는 성질 나면 집안 뒤집고 청소하며 궁시렁 대기 고집 세고, 힘도 세고, 말발도 센 JQ(잔머리) 180의 스물다섯 꽃띠 처녀
아홉 살 때까지 이름도, 아빠도 없이 살았다.
청각 장애인이었던 엄마가 지적 장애인 봉영규씨와 결혼하면서 첫사랑(?) 마루오빠와 남매가 되었고, 봉우리라는 이름도 갖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엄마를 잃게 되고 아빠도 경찰에 잡혀가게 되었다.
이 일을 계기로 오빠 마루까지 집을 나가고…
남겨진 바보 아빠와 할머니를 지키며 사느라 우리는 세수도 잘 못하고 꾸미지도 않아 아직 연애도 한번 못해봤다.
초등학교 동창 승철이가 끌고 간 화장품가게에서 우연히 어릴 적 집 나간 오빠 마루와 행동, 말투, 습관까지 똑같이 닮은 남자 동주를 만나게 된다.
“혹시 마루 오빠 아니에요? 내 이름은 봉우리에요. 봉우리 몰라요?”
사람이 묻는데, 왜 그냥 가?! 말해. 나 몰라? 봉우리. 봉우리라구!!! 어쭈~~ 안 들려?!!!!!! “
그런데 멀쩡한 이 남자 대답은 하지 않고 입만 뚫어지게 노려보는데 그 눈빛이 낯설지가 않다.
그가 그런 슬픔이 담긴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본명은 봉마루. 야심가. 운명을 스스로 바꾸는 남자. 동주의 수호천사로 한없이 자상한 형이지만, 동주에게 연민과 질투를 동시에 느끼고 있다.
성공할 길은 공부밖에 없다고 믿었던 마루.
늘 전교1등을 할 만큼 공부를 잘하지만 바보 아빠 영규 때문에 항상 ‘바보’라고 놀림을 받아야만 했고 청각장애인 새 엄마 덕에 ‘귀머거리 아들’이라는 손가락질까지 받아야 했다.
정말 개미 똥! 같은 세상이다. 마루는 이런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새엄마가 공장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이 일로 난동을 부리던 영규는 경찰에 잡혀가게 되고...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오라고 말했던 장학금 수여식장에서 만났던 태현숙 여사가 생각났다.
현숙을 찾아간 병원에서 청각장애인이 된 동주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 마루는 동주와 함께 떠난다. ‘장준하’라는 새 이름으로…..
그곳에서 준하는 동주의 주치의로 형제처럼 자란다.
그리고 동주를 따라 한국으로 돌아온 준하.
동주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는데, 그게 바로 봉우리. 내 여동생이란다.
조용한 말투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묘한 재주가 있다.
그룹 창업주의 무남독녀 외동딸.
남편이 사고로 죽자 비서실장이자 옛 애인이었던 진철에게 마음을 열어 결혼한다.
태어날 아이와 함께 받아준 진철...
과거는 묻고 한결 같은 헌신과 사랑을 보여준 진철덕분에 13년 동안 매 순간 기쁘게 살았다.
그러나 아들 동주가 사고를 당한 날! 현숙은 진철에게 복수를 다짐하게 된다.
진실을 알고 나서 증오, 분노, 애증으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망가뜨리고 있다.
특히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내 아들 차, 동, 주…
또한 동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나는 무슨 짓이든 한다.
그 밝고 맑던 아이를 진심으로 웃는 법도 모르는 냉혈한으로 만들어 버렸다. 사랑의 이름으로!!!
이기적이고 냉철하다. 무슨 일이든 가슴보다 머리가 더 빠르다.
그렇다고 머리가 뛰어나게 좋은 건 아니다. 노력파다.
처음부터 다 가지고 태어난 아내 태현숙은 이런 내 심정을 모른다.
내가 이 자리에 오기까지 포기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많은 것을 참으며 독해져야 했는지,
남의 자식의 아비가 되면서까지 얻어낸 이 자리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장인 태회장의 꼭두각시 인생의 종지부를 찍고 싶었다!
차동주가 어렸을 때 그때 당시 우경그룹 회장이었던 장인어른 태회장[1]을 죽이고 회장 자리를 빼았는다. 공장 방화 사건도 전부 이 작자가 어떤 방화범을 시켜서 저지른 짓이다. 봉우리의 어머니가 사망한 것도 다 이 인간 때문이라는 얘기. 하지만 그 죄를 신애와 동주가 모두 밝히고,[2] 경찰에게 결국 체포당한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예쁘고, 머리도 비상하다. 그래서 거침없고 늘 당당하다.
구질구질한 가족들? 그게 왜 내 흠이야. 안보고 살면 그만이지!!
자기애가 강한 극단적 이기주의자로 굶고는 살아도 지고는 못산다. 빚지고도 못산다.
당하면 열배로 갚아줘야 직성 풀린다.
독하게 대학을 고학으로 마치고, 우경그룹의 여비서로 입사, 회장의 외동딸 태현숙의 여비서가 됐다.
마음만 먹으면 회장의 오른팔이 되든 후처가 되든.. 뭐든 가능할 것만 같았던 나의 원대한 꿈은
그렇게 태현숙을 만나는 순간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천재, 미녀, 에이스, 수석 연구원…
그녀에게 있어 유일한 흠이라면 남자보다, 여자들에게 더 인기가 많다는 것?
화장품회사 임원이었던 아빠가 가져다 준 샘플들 덕에
초등학교 때부터 연필보다 아이라이너를 더 잘 다뤘고, 화장품 성분표를 줄줄 외웠다.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유명화장품 회사에 입사했지만,
늘 장기프로젝트만 고집하는 탓에 회사에서 밀려난다.
때마침 한국의 신생화장품 회사측 준하에게 투자 제의를 받아 귀국하게 된다.
공항엔 준하와, 같은 회사 동료라는 또 한 명의 남자, 차동주가 나와 있었다.
처음엔 보기 좋았던 두 사람의 투샷. 그런데... 이 둘, 너무 붙어 다니는 거 아냐?
친형제인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너네 게이냐! 놀리면서도, 조금은 샘이 났다.
셋이서 많이 친해진 것 같은데, 둘만의 비밀엔 나를 끼워주지 않는 기분이랄까?
뭔가 있는 것 같은데…궁금해졌다.
IQ 70, 일곱 살 지능! 3급 지적 장애인! 꽃 박사님!
영규가 키운 꽃은 단 한번도 시든 적이 없다.
이발소에서 꽃보다 이쁜 여자 미숙에게 반해서 매일 이발소로 출근하다가 결혼까지 하게 된다.
그런데 아내가 사고로 죽게 되고, 그 후 아들 마루도 집을 나가 지금은 딸 우리와 살고 있다.
소원!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하는 거니까, 꼭 찾고 싶다. 보고 싶다. 아들 마루를 찾게 해 달라고 아내에게
매일 기도하고 있다.
싫어하는 것! 외식… 왜냐구? 외식을 하면 딸 우리가 메뉴판 읽기를 시키기 때문이다.
욕 잘하고, 무식하고, 목청 크고, 남의 말은 흘려듣고 자기말만 우기는 억지 대마왕!
그런 이유로 동네 사람들은 순금이 나타나면 무서워서?가 아니라 상종하기 싫어 도망간다.
그러거나 말거나~! 돈 없고, 배운 거 없고, 남편도 없이 딸과 바보라 손가락질 받는
아들 영규까지 키우며 살려다보니 뻔뻔함만 늘었다.
내 아들 영규가 효자는 효자다! 동네 이발소에서 일하는 미숙을 만나보니 참하고 고분고분한 것이
박복한 황순금이가 아들 덕에 말년에 큰소리 제대로 치고 살게 생겼다.
서둘러 결혼 시켰으나, 그것 또한 죄 많은 에미의 욕심이었나 보다.
제법 큰 닭 장사, 아니...양계장 집, 무녀 독남 외아들 다시 말해 뽀대는 안 나지만, 나름 돈은 좀 있는 집에서 탄생한 복덩이.
한 동네 살며 똥오줌 못 가릴 때부터 봐 온 봉우리.
난, 정말이지 얘가 제일 무섭다. 아니 싫다.
그런데 그 사건 후부터… 밤마다, 낮마다 떠오른다.
흰 달빛을 받은 봉우리의 하얀 얼굴.... 젖은 머리.... 십 수 년을 옆에서 보고 살면서 왜 그땐 진정 난 몰랐을까?
지지배 언제 나도 모르게 이렇게 섹시해 진거야?
봉우리가 이뻐 보이자, 그의 아버지도 귀엽다. 눈에 뭐가 씌어도 단단히 씌었다.
부모님한테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봉우리와 결혼하고 말겠어!’라고 난생처음 각오라는 걸 했다. 그런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반반한 놈 하나가 철지난 꽃미남 컨셉으로 봉우리 곁을 실실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