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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08 19:27:58

나의 해방일지/명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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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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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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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2022.04.10.
Part 2
함께 할 수 있기를
이준형
2022.04.16.
Part 3
느림보
신유미
2022.04.17.
Part 4
그런 날
진동욱
2022.04.23.
Part 5
Be My Birthday
하현상
2022.04.24.
Part 6
We Sink
SWAY(스웨이)
2022.04.30.
Part 7
나의 봄은
이수현
2022.05.01.
Part 8
다이아몬드
최기덕 (9duck)
2022.05.07.
Part 9
일종의 고백
헨, 곽진언
2022.05.08.
Part 10
알 것도 같아
홍이삭
2022.05.14.
Part 11
Here We Are
김필
2022.05.15.
Full Track
나의 해방일지 OST
Various Artists
2022.05.29.
[ 관련 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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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회차별 명대사
2.1. 1화2.2. 2화2.3. 3화2.4. 4화2.5. 5화2.6. 6화2.7. 7화2.8. 8화2.9. 9화2.10. 10화2.11. 11화2.12. 12화2.13. 13화2.14. 14화2.15. 15화2.16. 16화

1. 개요

JTBC 토일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명대사를 정리한 문서이다. 삶에 찌든 사람들에겐 한마디 한마디가 촌철살인급

2. 회차별 명대사

2.1. 1화

파일:나의 해방일지 1화 염기정.jpg
“난 어차피 경기도민이니까 어딜 나가도 서울 나들이다. 그러니까 약속 장소 편하게 정해라. 내가 그러긴 했어. 그래도 적어도 경기도 남부냐 북부냐 동부냐 서부냐 이건 물어봐야 되는 거 아니니?”

- 염기정이 친구에게
파일:나의 해방일지 1화 조태훈.jpg
“제가 비록 이혼했지만, 제 인생에서 제일 잘한 게 결혼이에요. 어딜 가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만나겠어요.”

“사람이 좋으면 그 사람 사는 동네 먼저 검색해 보는 게 인간인데.”

“걔가 경기도를 보고 뭐랬는 줄 아냐? 경기도는 계란 흰자 같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 내가 산포시 산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산포시가 어디 붙었는지를 몰라. 내가 1호선을 타는지, 4호선을 타는지. 어차피 자기는 경기도 안 살 건데 뭐 하러 관심 갖냐고 해. 하고많은 동네 중에 왜 계란 흰자에 태어나갖고...”

- 염창희가 과거 전 여자친구의 말을 회상하며
“내성적인 사람은 그냥 내성적일 수 있게 편하게 내버려두면 안 되나?”

당신과 함께 여기 앉아서 일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그지같은 일도 아름다운 일이 돼요. 견딜만한 일이 돼요. 연기하는 거에요. 사랑받는 여자인 척, 부족한 게 하나도 없는 척. 난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의 지지를 받고, 그래서 편안한 상태라고 상상하고 싶어요. 난 벌써 당신과 행복한 그 시간을 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요. 당신 없이 있던 시간에 힘들었던 것보다 당신을 생각하면서 힘을 냈다는 게 더 기특하지 않나요?

- 카페에서 일하며 그를 생각하는 염미정
“서울에 살았으면 우리 달랐어?”
“달랐어.”
“달랐다고 본다.”
“난 어디서나 똑같았을 것 같은데. 어디서나... 이랬을 것 같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긴 긴 시간 이렇게 보내다간 말라죽을 것 같아서 당신을 생각해 낸 거에요. 언젠가를 만나게 될 당신. 적어도 당신한테 난 그렇게 평범하지만은 않겠죠. 누군지도 모르는 당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만나지도 않은 당신. 당신. 누구일까요.

-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 염미정
“팔자가 뭐냐. 심보래. 그럼 심보가 뭐냐. 내가 심보가 잠깐, 아주 잠깐 좋을 때가 있어. 월급 들어왔을 때, 딱 하루. 어 그땐 나도 내가 좀 괜찮아. 돈 있으면 심보는 좋아져. 사랑하면 착해진다는 말 그거 괜히있는 말 아니거든. 돈이든 남자든 뭐라도 있으면 심보는 자동으로 좋아져. 근데 내가 돈이있니 남자가 있니. 아무것도 없는데 내가 어디서 힘이 솟니. 어떻게 심보가 좋을 수가 있냐고. 머리라도 하면 좀 나아질까 싶었는데 기분만 잡치고.”

“난 조선시대가 맞았어. '오늘부터 이 사람이 네 짝이다' 그럼 '예, 열렬히 사랑하겠습니다~' 그러고 그냥 살아도 잘 살았을 것 같애. 사람 고르고 선택하는 이 시대가 난 더 버거워.”

“귀뚜라미가 울 땐 24도래. 안단다, 지들도. 조금 있으면 겨울이 온다는 것을. 그래서 저렇게 간절히 구애 중이라는 거란다. 겨울을 혼자 나지 않으려고.”

“할 거야. 아무나 사랑할 거야 난.”
“진짜 아무나?”
“진짜 아무나. 왜 아무나 사랑 못해? 여태 가리고 가려서 이 모양 이 꼴이니? 고르고 고르다가 똥 고른다고, 똥도 못 골라보고. 아무나 사랑해도 돼. 아무나 사랑할 거야.”

2.2. 2화

“얼른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
“겨울엔 또 그럴걸. 얼른 여름 왔으면 좋겠다고. 지금 기분 잘 기억해 뒀다가 겨울에, 추울 때 다시 써먹자. 잘 충전해 뒀다가, 겨울에.”
“그럼 겨울 기억을 지금 써먹으면 되잖아요. 추울 때 충전해 둔 기분 없어요?”

- 염미정이 회사 동료에게
“밝을 때 퇴근했는데, 밤이야. 저녁이 없어.”

“밥 먹는 시간까지 사람 부담스럽게. 내가 회사 전 직원 다 알아야 돼? 다른 부서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서 뭐 하려고? 내 부서 인간들이랑도 힘든 판에. 학교 때 오락부장들만 모아 놨나? 동호회 드나 봐라.”

파일:나의 해방일지 2화 염기정.jpg
“왜 나만 건너뛰어?”
“미치겠다.”
“다 사귀면서 왜 나만 건너뛰어!”
“박진우도 취향이라는 게 있겠지.”
“내가 10위 안에는 들어.”
“거기 회사 여직원이 몇 명인데? 뭐, 스무 명은 되냐?”
“나보다 한참 떨어지는 여자도 사귀면서 왜 나만 건너뛰냐고.”
“야 봤지, 내가 무슨 팩트를 날리면 못 들은 척 자기 얘기만 계속해요. 무슨, 정치를 했어야 됐는데, 씨.”
“나보다 이쁜 여자는 있어도 나보다 더 매력적인 여자는 없어. 사실이야! 난 내가 괜찮아. 나는, 어? 매력자본이 어마어마한 여자야.”

파일:나의 해방일지 2화 지현아.jpg
“남자가 왜 없어요? 어? 이렇게나 많은데? 80점짜리를 찾으니까 남자가 없지. 상대가 80점이어도 모자란 20 때문에 남자 족치고, 더 괜찮은 남자 없나 짱 보고, 그러잖아요, 언니. 근데 무슨 아무나 사랑한다고. 난 텄다고 봐. 아니, 나는 20점짜리도 그 20이 좋아서 사귀는데? 20이 어디야? 좋은 게 20씩이나 있는데, 어? 어쩌다 30점짜리 만나면 '아이고, 감사합니다', 어? 40점짜리 만나면 대박. 그, 자기가 80점이라서 80점짜리를 찾는 거면 내가 이해를 해. 언니 솔직히 내가 몇 점짜리인지 얘기해 줘요? 오늘 아주 적나라하게 점수 좀 찍어 줘?”
“야.”
“아,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좀 알라고요. 남들 다 언니를 아는데 이렇게 언니만 언니를 모를까. 아, 그리고 하지도 않을 거잖아요. 안 할 거잖아요, 아무나 사랑.”

“사람들은 말을 참 잘하는 것 같아.”
“어느 지점을 넘어가면 말로 끼를 부리기 시작해. 말로 사람 시선 모으는 데 재미 붙이기 시작하면 막차 탄 거야. 내가 하는 말 중에 쓸데 있는 말이 하나라도 있는 줄 알아? 없어, 하나도. 그러니까 넌 절대 그 지점을 안 넘었으면 좋겠다. 정도를 걸을 자신이 없어서 샛길로 빠졌다는 느낌이야. 너무 멀리 샛길로 빠져서 이제 돌아갈 엄두도 안 나. 나는 네가 말로 사람을 홀리겠다는 의지가 안 보여서 좋아. 그래서 네가 하는 말은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귀해.”

“다시 태어나면 언니로 태어나고 싶어.”
“전생에 너처럼 살다가 '다시 태어나면 막 살아야겠다' 한 게 지금 나고, 또 나처럼 이렇게 살다가 '아, 이것도 아닌가 보다. 다시 태어나면 단정하게 살아야겠다' 한 게 지금 너야. 너나 나나 수없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왔다 갔다 했어. 왜 이래, 순진한 척.”

우리 다 행복했으면 좋겠어. 쨍하고 햇볕 난 것처럼 구겨진 것 하나 없이.

- 동네 친구들과 만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염미정
“아무한테나 전화와서 아무 말이나 하고 싶어.”
“여태 떠들었는데, 맨날 떠들었는데, 여전히 떠들고 싶니?”
“나 하고 싶은 말은 못 했어. 존재하는 척 떠들어내는 말 말고, 쉬는 말이 하고 싶어. 대화인데, 말인데, 쉬는 것 같은 말. 섹스라고 말하지만, 사실 나 남자랑 말이 하고 싶어.”

- 염기정이 친구에게
초등학교 1학년 때 20점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시험지에 부모님 사인을 받아 가야 했는데, 꺼내진 못하고 시험지가 든 가방만 보면 마음이 돌덩이처럼 무거웠어요. 사인은 받아야 하는데 보여 주면 안 되는, 해결은 해야 되는데 엄두가 나질 않는, 지금 상황에서 왜 그게 생각날까요? 뭐가 들키지 말아야 하는 20점짜리 시험인지 모르겠어요. 남자한테 돈 꾸어준 바보 같은 나인지, 여자한테 돈 꾸고 갚지 못한 그놈인지, 그놈이 전 여친한테 갔다는 사실인지. 도대체 뭐가 숨겨야 되는 20점짜리 시험인지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20점짜리인 건지.

- 퇴근하며 생각에 잠겨있는 염미정
“못 하겠어요. 힘들어요.”

- 염미정이 동호회를 권유하는 직원에게
지쳤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지 모르겠는데, 그냥 지쳤어요. 모든 관계가 노동이에요. 눈 뜨고 있는 모든 시간이 노동이에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파일:나의 해방일지 2화 구씨.jpg 파일:나의 해방일지 2화 염미정2.jpg
“왜 매일 술 마셔요?”
“아니면 뭐 해?”
“할 일 줘요? 술 말고 할 일 줘요? 날 추앙[1]해요. 난 한 번도 채워진 적이 없어. 개새끼, 개새끼... 내가 만났던 놈들은 다 개새끼.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가득 채워지게. 조금 있으면 겨울이에요. 겨울이 오면 살아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게 앉아서 보고 있을 것도 없어요. 공장에 일도 없고, 낮부터 마시면서 쓰레기 같은 기분 견디는 거, 지옥 같을 거예요. 당신은 무슨 일이든 해야 돼요. 난 한 번은 채워지고 싶어.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 사랑으론 안 돼. 추앙해요.”

- 염미정이 술을 마시고 있는 구씨에게

2.3. 3화

파일:나의 해방일지 3화 구씨, 염미정.jpg
“내가 뭐 하고 싶은 인간으로 보여? 너 내 이름 알아? 나에 대해서 아는 거 있냐고. 내가 왜 이런 시골 구석에 쳐박혀서 이름도 말 안 하고, 조용히 살고 있겠니.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고. 사람하고는. 아무것도. 너 남자한테 돈 빌려줬지? 사내새끼들도 여우야. 돈 빌려 가고도 적반하장으로 지랄 떨면 찍소리 못하고 찌그러들 여자, 알아본 거라고. 뚫어야 될 문제는 뚫어. 엉뚱한 데로 튀지 말고.”

“그 자식이 돈을 다 갚으면 아무 문제 없을까? 그래도 똑같은 거 같은데. 한 번도 채워진 적 없고, 거지 같은 인생에, 거지 같은 인간들, 다들 잘난 척. 아무렇게나 쏟아 내는 말. 말.”

“미안하다, 나도 개새끼라서. 너는? 넌 누구 채워준 적 있어?”

- 구씨가 자신에게 추앙을 하라는 염미정에게
“잔을 바꾸는 것보단 술 상대를 바꾸는 게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해서 왔습니다.”
“네 눈에도 내가 한심해?”
“그럴 리가요...”

“전 진돗개 같은 여자예요. 배신 안 때리고 쭉 가요. 남자를 지켜요.”

- 염기정이 연애 상담을 들어주는 박진우에게
“배우는 건 그만 하고 싶어. 수영을 배우는데, 자유형이 안 됐어. 근데 여럿이 하는 거니까 배영으로 넘어가고, 평영으로 넘어가고, 학교 수업이랑 같아. 난 구구단을 떼지 못했는데, 분수로 넘어가고. 그 뒤로 난 그냥 앉아 있는 거야. 동호회에서도 똑같은 짓 반복하기 그렇잖아. 그리고 나는 뭐 재밌는 게 없어.”

- 염미정이 사진 동호회를 제안하는 회사 동료에게
“저희 어머니가 늘 하시는 말씀. '집하고 짝은 찾아다니는 게 아니다. 때 되면 온다' 때 되면 옵니다! 내 거가 옵니다.”
“올까요?”
“옵니다.”

파일:나의 해방일지 3화 염창희.jpg 파일:나의 해방일지 3화 염기정.jpg
“내가 영화를 혼자 봐서 헤어진 걸로 만들고, 걔가 새벽에 딴 놈이랑 톡해서 헤어진 걸로 만들어야 돼. 절대로 내가 별 볼일 없는 인간인 거 그게 들통 나서 헤어지는 게 아니라! 나도 알아. 걔가 쥘 수 있는 패 중에 내가 최고의 패는 아니라는거. 더 좋은 패가 있겠다 싶겠지. 나도 알아.”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의 개새끼들도 시작점은 다 그런 눈빛. '넌 부족해'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 별 볼 일 없는 인간이 된 것 같은 하찮은 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 우리를 지치고, 병들게 했던 건, 다 그런 눈빛들이었다. 자신의 사랑스러움을 발견하고자 달려들었다가 자신의 볼품없음만 확인하고 돌아서는 반복적인 관계. 어디서 답을 찾아야 될까?

- 퇴근하며 생각에 잠긴 염미정
파일:나의 해방일지 3화 염미정.jpg
“우리 진짜로 하는 건 어때요? 해방클럽. 전 해방이 하고 싶어요. 해방되고 싶어요. 어디에 갇혔는지는 모르겠는데, 꼭 갇힌 것 같아요. 속 시원한 게 하나도 없어요. 갑갑하고, 답답하고, 뚫고 나갔으면 좋겠어요.”
“해방... 좋다!”

“혹시 내가 추앙해 줄까요? 그쪽도 채워진 적이 없는 것 같아서. 필요하면 말해요.”
“...”

- 염미정이 밭일을 하고 쉬고 있는 구씨에게

2.4. 4화

“나도 좀 나이스하고 양반 같은 인간들이랑 일하고 싶어. 근데 왜 못 그러냐? 내가 양반이 아니라는 거지. 왜? 끼리끼리는 과학이니까. 쓰리지만 내 수준이 여기라는 거. 그래서 늘 '양반 되자', '저 인간이 양반 되길 바라지 말고 내가 양반 되자' 득도한다 내가.”

- 염창희가 친구에게
파일:나의 해방일지 4화 염미정 뚫고 나갈 거야.jpg
“해방클럽이 뭐 하는 데야?”
“뚫고 나갈 거야. 여기서 저기로.”
(회사의 창문 밖을 가리키며)

- 염미정이 해방클럽 동호회에 대해 묻는 회사 동료들에게
“왜 자기가 받아야 될 돈인데 자기가 잘못한 것처럼 주눅드나 몰라. 받아줘?”
“한때 알았던 사람하고 끝장 보는 거 못 하는 사람은 못 해요. 돈 못 받는 것보다 자기 자신까지 밑바닥으로 내던져가면서 험한 꼴 보는 게 더 힘들어요.”
“미안하다, 술꾼 주제에. 각자 꼴리는 대로 사는 거지 뭐. 나도 개선의 의지가 없고, 너도 개선의 의지가 없고.”

“죄송해요, 제가 너무 힘들어서. 밤만 되면 이 팔다리랑 목을 다 분해해서 깨끗하게 기름칠하고 아침에 다시 끼우고 싶다니까요.”
“그래서 제가 쉬지 않고 사랑하는 겁니다. 사랑하는 한 지칠 수 없거든요.”

파일:나의 해방일지 4화 지현아, 염미정.jpg
“나는 갈망하다가 뒈질 거야. 사랑을 줘, 나도 줄게. 더 줘, 나도 더 줄게. 그냥 사랑만 줘. 배고파, 더 줘, 더 더 더. 세상 사랑을 다 쓸어 먹어도 안 채워질 거다. 너는 나 처럼 갈구하지 마. 다 줘, 전사처럼 다 줘. 그냥 사랑으로 폭발해 버려.”

“긴 세월을 아무 계획도 없이 살 거야?”
“애들한테 꿈이 뭐냐고 묻는 게 제일 싫어. 꿈이 어디 있어? 수능 점수에 맞춰 사는 거지. 수능이 320점인데 그거 갖고 뭐 의대를 갈 거야? 뭐 할 거야?”
“아무 계획이 없이 사니까 그런 거 아니야!”
“아버지는 인생을 계획한 대로 사셨습니까!”

“이상하게 마주 보고 앉는 게 불편하더라고. 사람을 정면으로 대하는 게 뭔가 전투적인 느낌이야. 공백 없이 말해야 된다는 것도 그렇고. 어딜 가나 속 터지는 인간들은 있을 거고, 그 인간들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고, 그럼 내가 바뀌어야 되는데 나의 이 분노를 놓고 싶지 않아. 나의 분노는 너무 정당해. 이 분노를 매번 꾹 눌러야 되는 게 고역이야.”

사람들은 천둥 번개가 치면 무서워하는데 전 이상하게 차분해져요. 드디어 세상이 끝나는구나. 바라던 바다. 갇힌 것 같은데 어디를 어떻게 뚫어야 될지 모르겠어서 그냥 다 같이 끝나길 바라는 것 같아요. 불행하진 않지만 행복하지도 않다. 이대로 끝나도 상관없다. 어쩔 땐 아무렇지 않게 잘 사는 사람들보다 망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정직한 사람들 아닐까 그래요.

- 염미정이 회사에서 천둥 번개가 치는 모습을 보며
파일:나의 해방일지 4화 염미정.jpg
어디에 갇힌 건진 모르겠지만 뚫고 나가고 싶어요. 진짜로 행복해서 진짜로 좋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아, 이게 인생이지', '이게 사는 거지' 그런 말을 해보고 싶어요.

- 염미정이 천둥 번개로 정전이 일어나자 구씨를 집으로 들여보내고 자신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파일:나의 해방일지 4화 구씨.jpg
“확실해? 봄이 오면 너도 나도 다른 사람 되어 있는 거?”
“확실해.”
“추앙은 어떻게 하는 건데?”
“응원하는 거. 넌 뭐든 할 수 있다. 뭐든 된다. 응원하는 거.”

- 구씨가 멀리 떨어진 염미정의 모자를 줍고, 염미정이 자신에게 말해준 과거를 회상하며

2.5. 5화

“얼마나 인생이 별 볼일 없으면 김연아가 뛴 것도 아니고 시커먼 남자가 멀리뛰기 한 걸로 종일 설레. 태어나서 희열, 쾌락, 황홀 이런 걸 경험해 본 적이 없다. 2002 월드컵 때 잠깐, 그러고는 전멸. 내가 그래서 이렇게 목청껏 떠드는 거야. 이렇게 떠들다 보면, 이게 희한하게 희열 비스름한 뭔가 나온다.”

- 염창희 오두환 석정훈에게 낮에 본 구씨의 멀리뛰기를 이야기하며
파일:나의 해방일지 5화 염미정.jpg
“오다가 말아. 맨날 오다 말아. 나는 큰 사람이다. 사랑을 갈구하지 않는다.”

- 염미정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구씨 때문에 답답한 마음으로
“씻겨주는 기계가 있음 좋겠다.”

- 염기정이 퇴근한 후 자신의 침대에 누우며
“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이상하게 아버지 필체가 제일 아버지 같더라고요. 옷을 봐도 사진을 봐도 그냥 그런데, 필체는 이상하게 진짜 아버지 같았어요. 팬대 잡는 분이 아니셔서 전화번호 수첩 하나 있었는데, 그걸 매일 봤어요. 근데 수첩에 그런 글이 있었어요. '사나이는 무엇으로 사는가' 그런 고민 안 하실 것 같은 분이었는데.”

파일:나의 해방일지 5화 염창희 독백.jpg
“끌어야 되는 유모차 있고, 보내야 되는 유치원 있는 그런 여자라는 건데, 뭐 적어도 내가 괜찮다 생각하는 여잔 그 정도 욕심은 내도 되는 여잔 건데, 근데 난 그걸 해줄 수 없는 남자란 거.”

- 염창희가 회식 자리에서 만나 호감을 내비친 여자 동료를 생각하며
파일:나의 해방일지 5화 염기정.jpg
“저는 관심이 가는 순간 바로 사랑이 돼요. 단계라는 게 없어요. 아니, 남들은 관심이 가다가 진짜로 좋아하게 되는 거 같은데, 전 조금이 없어요. 서서히가 없이 처음부터 그냥 막 많이 좋아요.”

“생각해보니까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것 같은 사람들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다 불편한 구석이 있어요. 실망스러웠던 것도 있고, 미운 것도 있고, 질투하는 것도 있고, 조금씩 다 앙금이 있어요. 사람들하고 수더분하게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혹시 그게 내가 점점 조용히 지쳐가는 이유 아닐까, 늘 혼자라는 느낌에 시달리고 버려지는 느낌에 시달리는 이유 아닐까.”

- 염미정이 해방일지 동호회에서 조태훈 박상민에게 자신이 쓴 해방일지를 읽으며
“저, 막내 따님 전화번호 좀...”

(문자를 통해) “돈 생겼는데. 혹시 먹고싶은 거. 나 구씨.”

한 번 만들어 보려고요. 그런 사람. 상대방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에 나도 덩달아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고, 그냥 쭉 좋아해 보려고요. 방향없이 사람을 상대하는 것보단 훨씬 낫지 않을까. 이젠 다르게 살아보고 싶어요.

- 염미정 구씨와 함께 걸으면서 생각하며
“가짜로 말해도 채워지나? 이쁘다, 멋지다, 아무 말이나 막 할 수 있잖아.”
“말하는 순간 진짜가 될 텐데? 모든 말이 그렇던데. 해 봐요 한 번, 아무 말이나.”
“...”

- 염미정이 추앙하는 법을 물어보는 구씨에게

2.6. 6화

“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다 돈이 없을까.”

- 염창희 염제호에게 연락을 하려다 망설이며
“둬, 그냥 두라고. 내가 싼 똥 누가 치워 주는 게 너희들은 고맙냐?”

- 구씨가 집 안에 가득 쌓인 술병을 맘대로 치우는 염창희 오두환에게
파일:나의 해방일지 6화 염미정.jpg 파일:나의 해방일지 6화 지현아.jpg
“누구랑 있으면 좀 나아 보일까. 누구랑 짝이 되면... 그렇게 고르고 골라놓고도 그 사람을 전적으로 응원하지는 않아. 나보단 잘나야 되는데 아주 잘나진 말아야 돼. 전적으로 준 적도 없고, 전적으로 받은 적도 없고. 다신 그런 짓 안 해. 잘 돼서 날아갈 것 같으면 기쁘게 날려보내 줄 거야. 바닥을 긴다고 해도 쪽팔려 하지 않을 거야. 세상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해도 인간 대 인간으로 응원만 할 거야. 부모한테도 그런 응원 못 받고 컸어, 우리.”

파일:나의 해방일지 6화 염기정 조태훈.jpg
“옛날엔 사과하는 게 참 멋진 행동이었는데, 그쵸? 어떤 한 인간이 뼈를 깎는 그 고통을 감내하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용기 있게 하는 행동이 사과였는데. 쓰읍... 언제부터 사과가 강요에 의한 비굴한 행동이 됐는지 모르겠어요. 이제 더 이상 용기 있게 사과하는 사람을 볼 때의 그 감동을 느끼기 힘들어졌다는 게 참... 그래요.”
“근데 저, 사과하고 싶어요. 그때.”
“하셨잖아요, 그때. 로또도 열 장이나 주셨으면서.”
“아니요, 제대로 안 했어요. 대충 어물쩍 넘어갔어요. 비록 이혼했지만 제일 잘한 게 결혼이라는 말, 어? 결혼 안 했으면 어디가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만나겠냐는 말. 오랫동안 마음에 박혀 있었어요. '아, 그렇겠구나' 그렇게 소중한 관계를 제가 술자리에서 함부로 떠들었어요. 죄송합니다.”

- 염기정 조태훈에게 진실된 마음으로 사과하며
파일:나의 해방일지 6화 구씨.jpg 파일:나의 해방일지 6화 염기정.jpg
“싫을 때는 눈 앞에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싫어. 말을 걸면 더 싫고. 쓸데없는 말을 들어줘야 하고 나도 쓸데없는 말을 해 내야 되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중노동이야.”
“나도 그런데. 하루 24시간 중에 괜찮은 시간은 한두 시간 되나? 나머지는 다 견디는 시간. 하는 일 없이 지쳐. 그래도 소몰이하듯이 어렵게 어렵게 나를 끌고 가요.”

- 염미정 구씨의 말에 공감하며
자꾸 답을 기다리게 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지만, 두고 봐라. 나도 이제 톡 안 한다. 그런 보복은 안 해요. 남자랑 사귀면서 조용한 응징과 보복 얼마나 많이 했게요. 당신의 애정도를 재지 않아도 돼서 너무 좋아요. 그냥 추앙만 하면 되니까.

- 염미정이 문자에 답장을 하지 않는 구씨를 생각하며
(문자를 통해) “당신 톡이 들어오면 통장에 돈 꽂힌 것처럼 기분이 좋아요.”

“겨우내 골방에 갇혀서 마실 때. 자려고 하면 가운데 술병이 있는데, 그거 하나 저쪽에다 미는 게 귀찮아서 가운데 놓고 무슨 알 품는 것처럼 구부려서 자. 그거 하나 치우는 게 무슨 내 무덤에서 나와서 벌초해야 하는 것처럼 암담해. 누워서 소주병 보면 그래. '아, 인생 끝판에 왔구나. 다신 돌아갈 수 없겠구나.' 백만 년 걸려도 못할 거 같은 걸 오늘 해치웠다.”

“무슨 일 있었는지 안 물어. 어디서 어떻게 상처 받고, 이 동네로 와서 술만 마시는지 안 물어. 한글도 모르고 ABC도 모르는 인간이어도 상관없어. 술 마시지 말라는 말도 안 해. 그리고 안 잡아. 내가 다 차면 끝.”

2.7. 7화

파일:나의 해방일지 7화 구자경, 염미정.jpg
“무섭다. 앉든가.”

”어디까지 더 끝장을 봐야 하는데? 이 꼴 저 꼴 안 보고 깔끔하게 잘 끝냈다 말해 줘도 되잖아. 왜 자꾸 바닥을 보래? 인터넷에서만 보던 남자한테 돈 뜯기는 빙신 같은 게 나라는 거. 엄마, 아버지, 세상 사람들 다 알게 난장 까야 돼?“

“그게 무섭지. 그 새끼가 너 그러는 거 아니까 그따위로 나오는 거야.”

“돈 문제 얽히면서 나 보자마자 골치 아픈 얼굴 하는 거 견뎠어. 짜증스러워하는 얼굴 보면 다 내가 잘못한 것 같고, 꿔 간 거 달라고 하는 것도 죄진 것 같고, 그냥 이런 일로 엮인 거 자체가 다 내 잘못인 것 같고, 어쩔 수 없이 난 이래.
문제 있는 남편이랑 사는 거 이해 안 된다고 도와준답시고 억지로 뜯어대는 사람들이 난 더 이해가 안 가. 제발 그냥 두라고. 내가 아무리 바보 멍청이 같아도 그냥 두라고. 도와달라고 하면 그때 도와달라고. 사람하고 끝장 보는 거 못하는 사람은 못한다고. 얼굴 붉히는 것도 힘든 사람한테, 왜 죽기로 덤비래?”

“나한텐 잘만 붉히네.”

“넌. 날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뭔 짓을 못해. 그러니까 넌 이런 등신 같은 날 추앙해서 자뻑에 빠질 정도로 자신감 만땅 충전돼서 그놈한테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야무지게 할 말 다할 수 있게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놓으라고. 누가 알까 조마조마하지 않고 다 까발려져도 눈치 안 보고 살 수 있게. 날 추앙하라고.“

“먹어. 손 떨던데. 드셔. 추앙하는 거야. 먹어.”

”물.“

“너 내가 어떤 인간인지 알면 깜짝 놀란다. 응? 나 진짜 무서운 놈이거든. 옆구리에 칼이 들어와도 꿈쩍 안 해.
근데, 너 날 쫄게 해. 네가 눈 앞에 보이면 긴장해. 그래서 병신 같아서 짜증 나. 짜증 나는데 자꾸 기다려. 응? 알아라 좀. 염미정. 너 자신을 알라고.“

“더 해보시지? 좋은데?”

2.8. 8화

“진짜 해요? 추앙? '위대하고 위대하신 끝내주게 황홀하신' 이런 거 하냐고요."
- 염기정 구씨에게
"염미정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파일:나의 해방일지 8화 염창희.jpg
"인간사가 원래 쪽팔림의 역사야. 태어나는 순간부터 쪽팔려. 빨개벗고 태어나.”

파일:나의 해방일지 8화 지현아.jpg
"인간이 원래 한종자라. 한놈을 만나도 깊이 만나면 공부 끝이야.”

한종자야?

어, 한종자더라.

야, 얘(오두환)랑 나랑 한종자야?

다 한종자야. 다르다고 믿고 싶겠지만 결국 한종자야.
열등감, 우월감, 자기애, 자기혐오 정도 차이만 있지 갖고 있는 건 똑같아.
다 있어. 내가 만난 모든 남자들이 다 있었어.

파일:나의 해방일지 8화 염미정, 구자경.jpg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 세 살 때, 일곱 살 때, 열아홉 살 때. 어린 시절에 당신 옆에 가 앉아서 가만히 같이 있어주고 싶다.”

2.9. 9화

파일:나의 해방일지 9화 구자경, 염미정.jpg
“그만하라면 그만하고 추앙. 취소해도 돼.”
“...언제 추앙했는데?”

2.10. 10화

“넌 상황을 자꾸 크게 만들어. 불행은 잘게 잘게 부숴서 맞아야 되는데 자꾸 막아서 크게 만들어. 난 네가 막을 때마다 무서워. 더 커졌다. 얼마나 더 큰 게 올까? 본능이 살아있는 여자는 무서워. 너. 무서워.”

“똑같은 인간을 놓고도 사랑하지 못할 만한 이유 천 가지를 대라면 대고, 사랑할 만한 이유 천 가지를 대라면 또 대. 염창희 몰라? 정아름 서클 렌즈 낀 것까지도 욕하는 거. 야, 나도 껴. 나를 사랑하는 이유 천 가지에도 서클 렌즈가 들어가고, 정아름을 미워하는 이유 천 가지에도 서클 렌즈가 들어가. 이유 같은 게 어디 있냐? 그냥 좋아하기로 작정하고 미워하기로 작정한 거지.”

파일:나의 해방일지 10화 구씨, 염미정.jpg
“할 말 없나?"
"웬일이냐, 지겨운 여자들이 하는 말을 다 하고? 뭐, 사과해야 되냐? 할 말 있으면 네가 해. 여자들은 꼭 뭐 맡겨 놓은 거 있는 것처럼 툭하면 뭘 달래. 내가 너한테 빚졌냐? 인생이 그래. 좋다 싶으면 갑자기 뒤통수 후려치고. 뭐, 마냥 좋을 줄 알았냐?"
"븅.. 누가 다이아몬드 달래?"
"다이아몬드가 더 쉬워. 추앙이 뭐냐? 난 몰라."

"들개한테 팔뚝 물어뜯길 각오하는 놈이 그 팔로 여자 안는 건 힘들어? 어금니 꽉 깨물고 고통을 견디는 건 있어 보이고, 여자랑 알콩달콩 즐겁게 사는 건 시시한가 보지? 뭐가 더 힘든 건데? 들개한테 물어뜯기고 코 깨지는 거랑 좋아하는 여자 편하게 해주는 거랑 뭐가 더 어려운 건데? 나보고 꿔 간 돈도 못 받아내는 등신 취급하더니 지는..."

- 염미정 구씨에게
"이름이 뭐든, 세상 사람들이 다 욕하는 범죄자여도 외계인이어도 상관없다고 했잖아.
근데 그게 뭐? 난 아직도 당신이 괜찮아요. 그러니까 더 가요. 더 가 봐요. 아침 바람이 차졌단 말예요.."

-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의 독백 중
파일:나의 해방일지 10화 구자경.jpg
"자꾸 알짱대면서 나 열받게 하면 나 진짜 이 세계에 내가 말뚝박는 거니까 조용히 기다리라고."

- 구씨 백사장에게
파일:나의 해방일지 10화 구자경, 삼식이.jpg
"야 싱크대 갈아야겠다. 삼식아! 삼식아!!! 발주 넣어라 산포싱크대로. "

- 구씨 삼식이에게

2.11. 11화

파일:나의 해방일지 11화 염미정.jpg
화내서 한 번도 기분이 나아진 적이 없어. 화를 안 내고 넘어가면 이삼일이면 가라앉을 거 화내고 나면 열흘은 넘게 가.

"인간이 쓸쓸할 때가 제일 제정신 같아요. 그래서 밤이 더 제정신 같아.
어려서 교회 다닐 때 기도 제목 적어내는 게 있었는데 애들이 쓴 거 보고, '이런 걸 왜 기도하지? 성적, 원하는 학교, 교우 관계...
고작 이런 걸 기도한다고? 신한테? 신인데?
난 궁금한 건 하나밖에 없었어. '나 뭐예요? 나 여기 왜 있어요?
91년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고 오십 년 후면 존재하지 않을 건데
이전에도 존재했고 이후에도 존재할 것 같은 느낌.
내가 영원할 것 같은 느낌.
그런 느낌에 시달리면서도 마음이 어디 한 군데도 한 번도 안착한 적이 없어.
이불 속에서도 불안하고 사람들 속에서도 불안하고.

난 왜 딴 애들처럼 해맑게 웃지 못할까. 난 왜 늘 슬플까. 왜 늘 가슴이 뛸까. 왜 다 재미없을까.
인간은 다 허수아비 같아. 자기가 진짜 뭔지 모르면서 그냥 연기하며 사는 허수아비.
어떻게 보면 건강하게 잘 산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런 모든 질문을 잠재워 두기로 합의한 사람들일 수도.
‘인생은 이런 거야’라고 어떤 거짓말에 합의한 사람들.
나는 합의 안 해. 죽어서 가는 천국 따위 필요 없어.
살아서 천국을 볼 거야"

-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의 독백 중

2.12. 12화

파일:나의 해방일지 12화 구자경.jpg
"애는 업을 거야. 당신을 업고 싶어. 한 살짜리 당신을 업고 싶어."
"그러니까 이렇게 살지."
"나는 이렇게 살 거야."

- 염미정, 떠나는 구씨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 다시 와."

- 염제호가 떠나는 구씨에게
파일:나의 해방일지 12화 염미정.jpg
행복한 척하지 않겠다.
불행한 척하지 않겠다.
정직하게 보겠다.
나를 떠난 모든 남자들이 불행하길 바랐어.
내가 하찮은 인간인 걸 확인한 인간들은 지구상에서 다 사라져버려야 되는 것처럼 죽어 없어지길 바랐어.
당신이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길 바랄 거야.
숙취로 고생하는 날이 하루도 없길 바랄 거야.

-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 독백 중

2.13. 13화

파일:나의 해방일지 13화 구자경.png
"야이 호빠에서 술 처먹고 날른 년아! 너 말이야, 너. 남자 끼고 공짜로 술 처먹을 땐 좋았지? 나 봐. 나 보라고. 내 돈 내놔 이 개 같은 년아!"

- 구씨가 백화점 직원에게
파일:나의 해방일지 13화 염미정 2.jpg
"사내놈 하나 떠난 게 뭐 대수라고. 행복한 게 무서워 도망친 새끼."

-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의 독백 중
파일:나의 해방일지 13화 염미정.png
"엉뚱한 곳에 나를 던져 놓으면 아주 잠깐 어떤 틈새가 보여요.
아... 내 머리 속에 이런 게 있었구나.
버려진 느낌..."

-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염미정의 독백 중
파일:나의 해방일지 13화 구자경 2.png
"염미정..."

2.14. 14화

파일:나의 해방일지 14화 염창희.jpg
"아버지, 걱정 마세요. 우린 더 화목해질 거예요. 근데요. 4인 가족이 화목해지려면 차가 있어야 돼요."

"잘 사는 거지?"

"하나도 슬프지 않은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날까요?"

파일:나의 해방일지 14화 구자경.jpg
"네. 여보세요?"
"오랜만이다. 나 구씨."
"오랜만이네."
"어떻게 지내시나? 그동안 해방은 되셨나?"
"그럴리가."
"추앙해 주는 남자는 만나셨나?"
"그럴 리가."
"보자."
"안 되는데.."
"왜?"
"살쪄서... 살 빼야 되는데..."
"한 시간 내로 살 빼고 나와."

- 구씨 염미정과 통화를 하며
파일:나의 해방일지 14화 구자경, 염미정.jpg
"많이 안 쪘는데 뭐. ...왜?"
"머리 길었네."
"잘 생기지 않았냐? 넌 잘랐네."
"응. 조금.."
"전화번호 바꿨더라, 겁도 없이."
"열 뻗쳐서 전화 기다리다가. 우리집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연락하고 싶으면 어떻게든 하겠지.
옛날 번호로 전화한 적 없잖아? 있나?"

파일:나의 해방일지 14화 구자경, 염미정 2.jpg
"보고 싶었다, 무진장. 말하고 나니까 진짜 같다.
진짜 무지 보고 싶었던 거 같다.
주물러 터트려서 그냥 한입에 먹어버리고 싶었다.
나 이제 추앙 잘하지 않냐?"

파일:나의 해방일지 14화 구씨.jpg
"... 이름이 뭐예요?"
"구.자.경. 이라고 합니다."

2.15. 15화

"일 대 다수일 때는 항상 일이 거슬려. 다수는 일을 거슬려하지 않아. 일은 늘 경계태세야. 일이라... "

"우린 2야 아니면 1 대 1이야?"
"너 나 경계하냐?"
"진작 전화하지. 씨."

파일:나의 해방일지 15화 구자경 2.jpg
"돈 안 갚으려고 핸드폰 번호 바꾸고 잠수탄 X이 사람들 앞에서 쪽팔린 건 억울했냐? 그럼 내가 너한테 곱게 찾아가서 '저 돈 좀 주세요.' 그랬어야 됐어? 왜... 어? 왜 너는 끝까지 예의 없었으면서 나는 너한테 끝까지 예의 지켜야 되는데... 왜!"

"한 시간 반만에 딴 사람이 돼서 왔네."
"야 인생이 이래. 하... 좋다 싶으면 바로. 하루도 온전히 좋은 적이 없다."
"하루에 5분. 5분만 숨통 트여도 살 만하잖아. 편의점에 갔을 때 내가 문을 열어주면 '고맙습니다' 하는 학생 때문에 7초 설레고, 아침에 눈 떴을 때 '아 오늘 토요일이지.' 10초 설레고. 그렇게 하루 5분만 채워요.
그게 내가 죽지 않고 사는 법"
"여전히 한 발, 한 발 어렵게, 어렵게 가는 거냐? 가보자 한 발, 한 발, 어렵게 어렵게."

파일:나의 해방일지 15화.jpg
“기억하나, 예전에 나한테 돈 꾸고 외국으로 날랐다는 놈, 전여친한테?“
”전여친한테 갔다는 말은 안 했는데.“
“오늘 그놈 결혼식이었어. 내 돈도 다 안 갚고 아직 6백이나 남았는데 스드메 다 갖춰서 하객들 부르고 뷔페에서.
그럴 돈 있으면 내 돈 갚으라니까 그 새끼가 나한테 30분을 지랄을 하는데 듣고 있다가 들고 있던 컵을 부셔트렸어.
내가 아직도 등신 같은 염미정 같나 보지? 결혼식 가서 신랑신부 뒤에 서서 가장 살벌한 표정으로 사진 찍어 줄 거고
나올 때 축의금 챙겨 올 거다 죽기로 결심하고 갔어 당신 말대로 1 대 다수를 감당하면서.
축복하는 다수 속에 재 뿌리러 가는 1이 되기로 하고 1이 되자 완전한 1이 돼 보자.
사진사가 신랑 신부 친구들 나오라길래 일어나는데 그때 전화가 왔어.
이 사람 날 완전히 망가지게 두진 않는구나. 날 잡아주는구나.”

파일:나의 해방일지 15화 구씨, 염미정.png
"나도 개새끼였냐?"
"이젠 아니야. 전화 왔는데, 뭐."
"어제까진 개새끼였고?"

파일:나의 해방일지 50대 여자손님.jpg
"살아 있으니깐 산다 싶은, 우물우물 여물 먹는 동물인 50인 여자가 말해 줄게.
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지 않는데.
음, 서른이면 멋질 줄 알았는데, 꽝이었고. '마흔은 어떻게 살지?', '50은?', '살아 뭐 하나.' 그랬는데 50? 똑같아.
50은 그렇게 갑자기 진짜로 와. 난 13살 때 잠깐 낮잠 자고 딱 눈뜬 것 같아. 80도 나랑 똑같을걸?"

파일:나의 해방일지 15화 구자경, 염미정.png
염미정!

깜짝이야.

이것만은 알아둬라. 나 너 진짜 좋아했다. 나중에 나도 내가 어떻게 망가져 있을지 나도 모르겠는데. 아무리 봐도 서울역에 있을 것 같은데, 뭐, 그 전에 확 끝날 수 있으면 땡큐인데... 나 너 진짜 좋아했다.

...감사합니다.

난 사람이 너무 싫어. 눈앞에 왔다 갔다 움직이는 것도 너무 싫어. 내가 갑자기 욱해서 너한테 어떤 눈빛을 보일지, 어떤 행동을 할지, 어떤 말을 할지 나도 몰라. 겁나. 근데 이것만은 꼭 기억해 줘라. 나중에 내가 완전 개개개개개새끼가 돼도, 나 너 진짜 좋아했다.

녹음하고 싶다.

녹음해. 녹음해! 염미정! 나 너 진짜 좋아했다~~

2.16. 16화

파일:나의 해방일지 16화 염창희.jpg
"내가 뭐든 입으로 털잖냐, 근데 이건 안 털고 싶다. 나란 인간의 묵직함, 나만 기억하는 나만의 멋짐. 말하면 이 묵직함이 흩어질 것 같아서 말하고 싶지가 않다. 영원한 나의 비밀."

"이 말들이 막 쏟아지고 싶어서 혀끝까지 밀려왔는데 밀어 넣게 되는 그 순간, 그 순간부터 어른이 되는 거다. 내가 이걸 삼키다니, 자기한테 반하면서. 나 또 반한다."

파일:나의 해방일지 16화 구자경.jpg
"정신이 맑으면 지나온 사람들이 우르르 전부 다 몰려와. 죽은 사람도.
그렇게 있으면 지쳐. 몸에 썩은 물이 도는 거 같아. 일어나자. 마시자. 마시면 이 인간들 다 사라진다."

"당신은 내 머릿속의 성역이야. 결심 했으니까. 당신은 건들지 않기로. 잘 돼서 날아갈 것 같으면 기쁘게 날려 보내 줄 거고, 바닥을 긴다고 해도 쪽팔려 하지 않을 거고. 인간 대 인간으로 응원만 할 거라고. 당신이 미워질 것 같으면 얼른 속으로 빌었어. 감기 한 번 걸리지 않기를. 숙취로 고생하는 일이 하루도 없기를."

"생각해 보니까 나 감기는 한 번도 안 걸렸다."

파일:나의 해방일지 16화 염창희 독백.jpg
형 나랑 둘이 있자.
내가 있어줄게.
나 이거 팔자 같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다 내가 보내드렸잖아.
내 나이에 임종 한번도 못 본 애들도 많은데
근데 내가 나은 것 같아.
보내드릴 때마다 여기 내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거든.
귀신같이 발길이 또 이래.
형, 내가 3명 보내봐서 아는데 갈 때 엄청 편해진다.
얼굴들이 그래.
그러니까 형, 겁먹지 말고 편하게 가.
가볍게.

파일:나의 해방일지 16화.jpg
"당신이 염미정! 부를 때 좋아."

"집에 갔다가 어려서 일기장 읽어 봤는데 깜짝 놀랐잖아.
내가 기억하고 있던 어린 시절의 나하고 일기장의 기록하고 너무 달라서 난 주변머리 없고 누구와도 뜨거웠던 적이 없었던 있으나 마나 한 그런 애라고 생각했었는데, 일기장 보니까 아주 좋아 죽어.
얘는 이래서 좋고 쟤는 저래서 좋고, 아주 뜨거운 애였던데?

몰랐냐? 너 뜨거워.

"가끔, 아주 가끔 마시지 않았는데도 머릿속이 조용할 때가 있어.
뭔가 다 멈춘 것처럼 그러면 또 확 독주를 들이 부어.
편안하고 좋을 때도, 그게 싫어서 깨 버리려고 확 마셔.
살 만하다 싶으면 얼른 확, 미리 매 맞는 거야.
난 행복하지 않습니다. 절대 행복하지 않습니다. 불행했습니다.
그러니까 벌은 조금만 주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앉는 게 힘듭니다.
왔던 길을 다섯 걸음 되돌아가는 것도 못 할 거 같아서
두고 나온 우산을 찾으러 가지도 않고 비를 맞고 갔습니다.
그 다섯 걸음이 힘들어서, 비를 쫄딱 맞고
아, 나는 너무 힘들고, 너무 지쳤습니다.
엄청나게 벌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제발 좀!"

"당신 왜 이렇게 이쁘냐. 아침마다 찾아오는 사람한테 그렇게 웃어. 그렇게 환대해."

"형 환대할게. 환대할 거니깐 살아서 보자."

파일:나의 해방일지 16화 염미정 2.png
"해방일지에 그런 글이 있더라? 염미정의 인생은 구씨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뉠 것 같다는."
"미 투."
"나 미쳤나 봐. 내가 너무 사랑스러워. 마음에 사랑밖에 없어. 그래서 느낄 게 사랑밖에 없어."
"한 발, 한 발, 어렵게, 어렵게."


[1] 추앙: 높이 받들어 우러러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