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백구여? 백구도 안 묶는걸 왜 내가 혀? 왜 내 씨를 말리려고 햐?!!!!
위트가 있으며 오지랖이 넓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그 성격을 십분 발휘하여 n년째 옹화마을의 이장을 연임 중이다. n년째면 느슨해 질만도 한데 나랏일이라며 이장직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 대단하다.
그런 그가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는 면이 한 가지 더 있는데... 그건 바로 정력(精力)! 사대독자로 태어나 어화둥둥 귀하게 자랐다. 대대로 손이 귀한 집안이라 고민이었는데 글쎄 결혼하자마자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떡하니 셋이나 낳은 게 아닌가. 부모님이 온 집안의 염원을 담아 지어주신 이름이 힘을 발휘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똥꼬발랄한 아들 셋만으로도 버거워하는 아내 신애에게는 미안하지만, 그저 예쁜 마누라 고대로 쏙 빼닮은 딸 하나만 점지해 주십사 간절히 바라며 호시탐탐 뜨거운 역사를 쓸 기회만을 노렸다.
“뭐여.. 두 줄이여?!” 예상치 못한 막둥이 소식에 걱정하는 신애 앞에서 티는 못 냈지만 뛸 듯이 기뻤다. ‘드디어 나도 딸바보 되는 겨...!’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이번에도 아들이란다. 저주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참다못한 신애가 정관수술을 제안한 것!
그 와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친구인지 웬수인지 둘도 없는 불알친구 사이였던 덕삼이 자신의 이장 자리마저 넘보기 시작하고...
옹화마을 이장님. 대대로 손이 귀한 집 4대독자라 애지중지 자랐고 이에 보답하듯이 세 아들을 낳은 정력왕이다. 이제는 아들보다 딸을 더 갖고 싶지만 무심하게도 막내 아들 그것도 쌍둥이가 생기며, 아내도 정관수술을 제안하여 고민 중! 결국 정관 수술을 받지만 이후 병원에서 온 전화를 기분이 팍 상한 상태로 끊고[1] 이후 춘심네의 인삼주를 거하게 마시고 신애와 사랑을 나누다가 또 임신이라는 사고를 치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그토록 원하는 딸이 나와서 위안이 되었다.
누가 명품백 사달래유? 다이아반지 달라냐구유... 그냥 쫌 묶으라고유!!!
연애할 때부터 그랬다. 눈이 내리는 날 읍내 다방에서 만나자고 하면 꼭 정류장까지 나와 따끈한 베지밀병을 손에 쥐여주었다. 말투는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남자란 걸 아는 순간 이 남자다 싶었다.
결혼한 후 단 한 번도 아침상에 따끈한 국을 올리길 거른 적이 없다. 매일 아침 수줍게 내밀던 그의 베지밀병을 기억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부부금슬이 좋아 떡두꺼비 같은 아들만 셋. 에너지가 넘치는 아들 셋 돌보기만도 버거운데 이 나이에 막둥이를 또 임신했다. 그것도 또 아들이다.
결혼생활 동안 남편에게 맞춰주며 현모양처로 살았다. 하지만 이 사안만큼은 더는 맞춰줄 수 없다고 굳게 마음먹었다. 더이상은 안 된다는 결연한 다짐으로 남편에게 정관수술을 제안한다.
옹화마을 이장 정자왕의 아내. 손이 귀한 정씨 집 4대독자 정자왕의 아내로 들어와서 내리 5형제를 가진 억척 아줌마.
왜.. 뭔일인디.. 나한테만 얘기혀 봐. 내 입 무거운 거 알잖여?
“이거 진짜 비밀인데...”하고 말했다간 읍내 사람들까지 다 안다고 해서 옹화마을 자칭 타칭 방송국으로 불린다.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라며 신나게 떠들지만 듣다 보면 사람 열불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눈치가 없는 건지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 건지 요상하다.
국민학교 3학년 때 일이다. 반장이 되고 싶었다. 반 친구들을 설득할 만한 공약이 뭘까 장장 열흘 밤을 고민했다. 드디어 반장선거 날. 달달 외운 대본을 달달 떨며 발표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다음 이장의 차례. 이장이 올라가 뱉은 선거 공약은 단 한 마디였다. “나를 반장으로 뽑아준다면 나가 우리 반 모두에게 돈가스를 쏘겠슈!” 이어지는 반 친구들의 환호소리와 박수갈채. 그렇게 덕삼은 그 학기 반장이 아니라 청소반장이 되었다.
늘 이장의 그늘에 가려 2인자의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딸 아름이가 태어났다. 항상 이장을 부러워하던 건 자신이었는데, 자신을 부러워하는 이장의 시선을 느껴본 것은 처음이었다. 이장이 딱하긴 하지만, 남몰래 정화수를 떠놓고 매일 밤 기도했다. “삼신할매, 요 딸은유... 지만 줘야 해유. 꼭이유.”
둘도 없는 불알친구지만 살면서 한 번쯤은 이장을 재끼고 1인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살았다. 드디어 때가 왔다. 차기 이장선거가 다가온 것.
말 못하는 짐승에게 몹쓸 짓 하면 천벌 받는구먼!!
마을 사람들이 ‘엄니 엄니’ 하며 잘 따른다. 옹화마을의 가장 큰 어른이자 모두의 어머니다.
정작 아들은 덤프차를 몰고 가다 사고로 죽었다. 가슴에 묻기도 전에 2살이 된 복철이를 가슴에 안았다. 남편 없이 혼자서 어떻게 애를 키우나... 넋이 나간 며느리에게 춘심이 해줄 말은 그저 “이놈 두고 가... 니 인생 살어.”였다. 엄마 아빠의 빈자리가 느껴질 새라 40년 전 아들을 키울 때 보다 더 정성으로 키웠다.
손주 복철이와 함께 가슴으로 낳아 키우고 있는 자식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백구’다. 아들 재덕이 사고로 죽기 전, 혼자 있는 어머니 적적할까 사다 준 조그마한 새끼 강아지가 이제는 온 동네를 누비고 다니는 카사노바 견(犬)이 되었다. 동네에 암컷 개들이란 개들은 온통 건드리고 다니는 통에 백구만 떴다 하면 온 동네가 비상이다. 급기야 마을 사람들과 이장까지 나서서 백구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한다고 난리라 골머리가 아프다. 이장은 묶으라고 지랄. 동철네는 수술하라고 지랄. “말 못하는 짐승에게 그러면 천벌받는구먼...”
용화마을 왕어른 할머니. 남편과 사별 후 사고로 아들 재덕마저 떠나보내고 아들이 남긴 손자 복철이를 애지중지 키웠다.
자기 친손자 외에도 아끼는 진돗개 백구가 요즘 마을 내 암캐들을 호리며 씨를 뿌리고 다니자 "시방 중성화수술을 캐야겠네."라고 난감해하는 중.
지가 해보니깨... 사람이 할 짓이 아니더라구유.
두 살 때 사고로 죽은 아빠 얼굴은 사진으로만 안다. 재혼한 엄마는 가끔 전화통화만 해서 목소리로 안다. 그런 복철에게 가족은 할머니와 백구다. 아빠의 빈자리와 엄마의 빈자리를 춘심과 백구가 채웠다.
마을 사람들이 집에 찾아와 백구를 수술시키자고 한다. “우리 개는 아픈 데가 없는디...” 그저 돈가스 하나 던져주면 세상 행복한 진돗개를 왜....?
그러던 어느 날, 돈가스 먹으러 읍내에 가자는 춘심의 말에 신이나 개다리 춤을 췄더랬다. 오랜만에 외식이라 더 신이 났다. 그런데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비뇨기과. “돈가스 먹으러 가자고 했잖아유.... 이게 뭐예유!!” 9살 인생에 크나큰 시련이 찾아왔다. 이렇게 개아픈 걸 백구에게 한다고? 어떻게든 막아야겠다.
2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 재덕이 사고로 죽고 어머니의 재혼으로 할머니 춘심이 돌봐주어 할머니를 잘 따른다.
아버지가 남긴 또 다른 형제 백구의 카사노바질과 갑작스러운 포경으로 9살 인생 최대 시련이 다가오는데...[2]
서울에서 살다가 남편 현철을 따라 옹화마을까지 왔다. 난임으로 아이를 가지지 못해 강아지 샤론이를 자식처럼 생각한다. 남의 애는 절대 키울 수 없다고 선언했었지만, 이장네 애들을 돌보며 아이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다.
비뇨기과 의사 남편 따라 옹화마을에 온 도시 아주머니. 난임환자라 슬하에 자식 하나 두지 못해 적적하게 살던 중, 마을 아이들과 어울리며 아이에 대해 생각이 바뀌며 난임이라 적적할뿐이지 자신이 한 잘못을 책임지려는 개념인이다 이후 남편과 같이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며 표정이 밝아진다. 여담으로 병원에서 전화통화중에 남편의 이름을 부르자 남편이 쩔쩔매면서 존댓말을 쓰는것을 보아 남편보다 몇살 많은 연상으로 보인다.
미숙의 남편이자 비뇨기과 의사. 감정변화가 크지 않다. 옹화마을 사람들과 안 어울릴 것 같지만 초대하면 절대 빼지 않는다. 어쩌다 보니 ‘중동’모임을 하게 되면서 이장, 덕삼과 친해진다.
비뇨기과 의사[3]. 아내 미숙이 난임환자라 슬하 자식이 없어 적적하게 살던 중, 마을 사람들과 만나며 어울리기 시작한다. 여담으로 술자리에서 술김에 미숙을 누나로 부르거나 병원에서 전화 통화중에 미숙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쩔쩔매면서 미숙에게 존댓말을 쓰는 것을 보아 아내보다 연하로 보인다.
[1]
남은 정자를 배출하라는 내용.
[2]
복선이 있었는데 정관 수술을 받으려는 이장에게 춘심이 읍내까지 태워달려며 부탁하는데 이장이 이유를 묻자 춘심이 돈까스 먹으러라고 하자 마을 사람들이 어머나라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유는 즉슨 포경 수술하러 간다는 뜻을 알고 있다는 표정이다.
[3]
실력이 좋은지 미숙의 언급으로 1000번 넘게 수술했다는 것과 읍내에 있는 병원이 큰 편으로 나오고 옹화마을에 있는 전원주택도 다른 집과 달리 고급스럽고 큰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