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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5-12 19:14:25

금 따는 콩밭



1. 개요2. 줄거리 및 해설3. 여담

1. 개요

김유정의 단편소설. 1935년 3월 『개벽』에 발표되었으며, 같은해에 발표한 다른 소설 <금>, <노다지> 그리고 1937년에 발표한 <연기>와 더불어 당시 시대상황을 반영하여 모티프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2. 줄거리 및 해설

농사를 지어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던 영식이가 금광을 떠돌던 수재의 꾐에 빠져, 어떻게든 금을 캐내어서 눈앞의 가난을 면해보겠다고 애를 쓰다가 결국은 멀쩡한 콩밭만 다 망친다는 내용이다. 한때 금광을 전전했던 김유정의 체험이 반영된 작품이다.

단순히 허황한 일확천금의 꿈이라고만 해석할 수도 있지만 금을 소재로 한 김유정의 다른 작품들처럼 <금 따는 콩밭>도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한 사회적인 문맥 속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이 소설의 사회적 배경을 이루는 금광열(金鑛熱)은 일제의 수탈정책에 말미암은 것이다. 일제는 침략전쟁에 필요한 물품을 수입하기 위한 자금원으로 무엇보다 금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1930년대에는 일본령 조선의 산악지역이 금의 공급지로 변하고 말았다.

아울러 여기저기 마구 생긴 광산은 궁핍에 시달리는 수많은 농민들의 집결지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서 보다 중요한 문제는 왜 영식이가 그처럼 금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가 하는 점이다. 영식의 아내 또한 처음에는 망설이는 남편을 부추길 정도로 금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 이유는 아무리 노력해도 전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현실에 있다.

배고픔을 참아가며 쉬지 않고 일해도 아무리 좋아도 입에 겨우 풀칠만 할 뿐, 농사만 짓고 있다간 결국 비렁뱅이밖에 될 게 없다는 위기감에서 금에 대한 집착이 나타나는 것이다. 극한적인 궁핍으로부터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고 몸부림치는 당시 농민들의 절망적인 모습이 금을 캐겠다고 콩밭을 뒤엎는 영식의 허망한 삽질을 통해 잘 나타나고 있다.[1]

3. 여담


[1] 금이나 돈은 인간 욕망의 기호와 추구하고 소유하고자 하는 가치의 대상이며 부의 표상인 동시에, 파멸의 길로 통하는 마신의 미끼와도 같은 양가성(兩價性)을 지니고 있다. 이 작품은 이런 돈을 무모하게 획득하려는 주인공의 어리석은 탐욕과 허망한 망상을 그림으로써 탐욕의 무망함을 깨우치고, 아울러 그런 인간의 어리석음을 희극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를 날카로운 풍자로써 해부한 것이 아니라 연민을 동반한 해학으로 변용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