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메가 오디션

“요즘 한국에서 아기가 태어나는 숫자가 더욱더 격감했습니다.
이대로라면 한국에 자라나는 어린이가 점점 사라지고,
장차 한국 사람이 심각하게 줄어들게 됩니다.
곧 인구가 없어져서 자연스럽게 국가가 소멸되리라는 겁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정부에서 특별히 결단을 내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구부라는 정부 조직을 창설했습니다.
우리는 이 역사적 사명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어쩌고 저쩌고.


그냥 인터넷 검색해서 아무 뉴스나 읽어보면 다 알 수 있는 이야기를,
이런 행사 인사말에 애용되는 '중차대', '역량', '국가' 같은 단어만 넣어 말하는 것이 전부인 발표가 많았다.
다들 별달리 할 말이 없다는 뜻이었다.
“사람들이 요즘 아기를 낳으려고 하지 않아. 이제 우린 어쩌지? 정부에서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요약하면 그게 전부였다. 그래도 둘러보니 행사를 주최한 사람들의 얼굴은 밝아보였다.
행사장이 좋아보이고 불러온 사람들도 다 부서의 높은 분들이 좋아하는 높은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

≪그랜드 메가 오디션≫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