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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7-04 00:14:17

그 여자네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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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attachment/L_16.jpg

1. 개요

1. 개요

박완서의 작품. 소설의 화자와 같은 마을에 살던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을 통해 일제강점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시대의 비극을 그린 작품이다. 7차 교육과정 고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된 작품이다. 정확히 말하면 위안부 자체를 다뤘다기보다는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젊은 나이에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해야 했던 당시 여성들의 비극과 시대의 비극을 나타내고 있다.

왠지 그 남자네 집이랑 제목이 비슷하다고 느끼겠지만, 사실 두 작품 다 박완서의 작품이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마을에 같이 살던 곱단이[1]와 만득이[2]는 서로 풋풋한 사랑을 이어갔으나, 만득이가 징병으로 일본군에 끌려가고 곱단이는 위안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하는 수 없이 평안북도 신의주시에 산다는 어느 중년 남성[3]과 결혼해서 마을을 떠나게 된다. 만득이는 해방 후 돌아와서 고향 마을의 다른 처녀인 순애와[4] 결혼해서 살게 된다. 이후 남북 분단으로 인해 행촌리가 남한 지역이 되다가 6.25 휴전 이후에는 북한 지역이 되면서[5] 곱단이의 소식은 남북분단이 되면서 영영 알 길이 없게 된다.

실향민들의 모임에서 화자는 만득이 부부와 오랜만에 재회하게 되는데, 순애는 화자에게 "아직도 남편(만득)이 곱단이를 그리워한다." 라고 말하면서 질투의 감정을 나타낸다. 물론, 이와 별개로 부부 관계는 나쁜건 아니었다. 어찌나 곱단이를 질투했는지 70대 노인으로 사망한 본인의 장례식장에 20대 시절의 영정사진을 놓으라고 남편이나 가족에게 유언을 남긴 듯 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때문에 오히려 순애의 젊은 시절과 어린 시절 곱단이의 외모가 비교를 당하는 역효과가 나타나 버렸으니 죽는 순간까지도 편히 눈을 감지 못하게 되었다.

순애의 사망 이후 화자는 만득이와 만나서 (이때는 장만득 씨라고 호칭한다.) "그동안 곱단이를 잊지 못하고 생전 아내의 속을 태우게 만들었나요?" 라고 불만을 이야기하자, 만득이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가졌던 감정을 듣게 된다. 의외로 만득이는 "그건 집사람이 오해했던거다. 나는 이미 곱단이에 대한 애정은 오래 전에 거의 사라졌고 이젠 얼굴도 생각나지 않는다." 라면서 순애와 사별한 이후 재혼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했다.

그보다는 곱단이와 헤어지게 된 계기인 위안부 문제와 남북 분단 문제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게 곱단이에 대한 애정으로 오해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제국주의 범죄에 대해) 당한 자의 억울한 한에다가 면한 자의 분노까지 보태고 싶은 내 마음 알겠어요?' 라며 눈물이 맺힌 만득이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소설은 끝난다.[6]

김용택이 쓴 동명의 시와 제목이 같은데, 김용택의 시에서 박완서가 영감을 얻어 썼다고 한다. 물론, 제목만 같을 뿐 주제는 전혀 다르다.


[1] 4남 1녀 중 막내 [2] 3녀 1남 중 막내 [3] 첫번째 부인이 아기를 낳지 못해서 쫒아내고, 곱단이를 보고도 "아기를 잘 낳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부정적인 인물 묘사가 나타난다. [4] 이 여자도 복 있게 생겼다는 것도 그렇고, 마을에서 가장 킹카였던 만득이와 결혼한 것도 그렇고, 순애도 일반인 기준에서는 상당히 위너였고 집안도 나쁘지 않은 듯한 묘사가 나온다. 그런데, 비교 대상이 하필 절세미녀 곱단이인지라... [5] 작중에서 언급한 행촌리는 대략 경기도 북부 또는 황해도 남부에 있을 듯하다. [6] 사실 만득이 본인은 강제징용까지 끌려갔으니 더더욱 억울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