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Squeeze bore[1]포구 방향으로 갈 수록 포신의 구경이 점차 줄어드는 화포를 의미한다. #
2. 상세
1939~40년 사이에 독일의 마우저에서 2.8 cm sPzB 41 구경감소포를 개발하고, 크루프가 1941년에 7,5cm PaK 41 구경감소포를 개발하면서 군사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구경감소탄의 제조 기술 문제와 독일의 텅스텐 보급 문제로 오래 지나지 않아서 쓰이지 않게 되었다.
한편 영국에서는 체코슬로바키아 출신 설계자 František Janeček가 개발한 구경감소포의 원리를 활용한 리틀존 어댑터가 2파운더 대전차포에 부착되어서 사용되었다[2]. 본 어댑터의 경우 화포의 끝에 총구제동기나 소음기같이 고정되는 식으로 장착되는 어댑터라서 그냥 화포도 구경감소포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 단 구경감소포와 마찬가지로 어댑터를 장착한 상태에서는 압축되는 링이 탄체에 달린 특수한 포탄만을 사용해야 한다. 독일제 구경감소포와 달리 포구 끝에 장착되는 어댑터만 손상되기 때문에 포신 자체의 수명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3. 원리
구경감소포의 구조 |
- 포구쪽으로 갈수록 포신의 직경이 감소하도록 특별히 가공하여 포신을 제조한다. 예를 들면 포탄이 포미에서는 75mm급 포탄이 들어가게 한다면, 포구쪽의 구경은 50mm 정도로 서서히 줄어들도록 만드는 것이다.
- 포탄은 기본적으로 내부에 텅스텐 관통자가 들어간 경심철갑탄의 구조이지만, 포신의 직경이 점차 줄어드는 설계이기 때문에 포탄도 포신의 직경 변화를 따라서 점차 직경이 줄어들게 변형되어야 한다.
- 포탄 본체의 크기는 관통자와 외장을 싼 경금속 링을 합해서 포구의 구경정도로 줄이고, 외곽에 연금속으로 링을 만들어서 포탄 전체의 구경을 포미쪽의 구경에 맞춘다. 예를 들면 관통자가 내장된 포탄 자체는 50mm로 맞추고, 그 위에 링을 25mm 정도 둘러서 최종적인 포탄의 구경은 75mm를 만드는 것이다. 독일제 화포 기준으로 구경은 최대 40% 줄어든다고 한다.
- 포탄을 장전하고 발사하면, 포탄이 포신을 통과하는 동안 테두리의 링은 포신 내벽과 부딪히면서 생기는 압력에 의해 가래떡처럼 찌그러들면서 포구의 구경에 맞게 변형된다. 이렇게 해서 장약의 힘을 100% 포탄에 적용하는 것이며, 포탄의 운동에너지 크기는 변함 없으나[3]포탄 단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포탄이 받는 압력이 더 높아지면서 포탄이 더 빨라지게 된다. 이렇게 찌그러진 링은 포탄이 포구를 떠나면 분리되며, 날아가는 탄자는 탄속이 늘어났기 때문에 관통력이 높아지게 된다.
- 포신의 직경이 줄어들면 포탄이 지나가는 총열 내부의 단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약실 압력이 증가한다. 이때 포탄이 받는 압력이 증가하므로 포탄이 더 많이 가속되면서 포구초속이 더 빨라진다. 따라서 철갑탄같은 운동 에너지탄의 관통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3.1. 장점
1920~30년대 기술로 철갑탄과 같은 운동 에너지탄의 관통력을 높일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이었다.3.2. 단점
이것만 보면 참 훌륭한 발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만, 문제점이 아래와 같이 산더미같이 많았다.- 포신제작에 고난이도의 기술과 재료가 필요하다. 일단 일반 포신과 달리 구경이 서서히, 일정하게 작아지게 만들면서 강선까지 파야하기 때문에 제작하는 것 자체가 힘든데다가, 포탄을 말 그대로 쥐어짜야 하므로 포신의 강도와 내구성도 특별하게 강해야 한다.
- 포탄의 겉 링이 총열의 내벽과 충돌하면서 압축변형되기 때문에 포신 내벽과 강선에 가해지는 충격과 손상이 보통 포보다 크다. 위에 언급한 과정을 거쳐서 강도와 내구성이 특별히 강하게 포신을 제작해도 일반적인 포신보다 수명이 격감한다. 따라서 심할 경우 포신을 소모품처럼 계속 갈아주어야 한다. 게다가 사용중에 좀 수상한 낌새가 보이면 포신을 즉시 갈아줘야지, 그냥 방치하고 사격을 지속하면 포신이 파열하면서 의도치 않게 자폭을 할 가능성이 컸다.
- 예시로, 보통 화포인 7,5cm PaK 39는 포신 수명이 발사 횟수 기준으로 5000~7000발인데 비해 구경감소포인 PaK 41은 수명이 고작 1000발 수준이다.
- 구경감소포 전용으로 개발된 특수 철갑탄인 구경감소탄[4]만 사용이 가능하다. 고폭탄같은 화학 에너지탄을 이런 방식으로 쏘면 포신 내부에서 폭발하기에 사용할 수 없고, 그런 현상을 막으려면 구경에 비해 작약이 조금만 들어가서 사실상 수류탄급 위력을 가진 고폭탄을 특별 제작해야 한다. 그 외의 탄도 통상탄은 절대 사용할 수 없다. 문제는 아무리 대전차포가 전차 잡는데 특화된 포지만, 전차가 보병만큼 썩어넘치게 많아서 모든 전장에서 조우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적 진지로 돌격하는것은 보병이기 때문에 일선에서는 다용도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명중률이 저하한다. 억지로 탄을 쥐어짜기 때문에 이상적인 경우라도 앞서 언급한 링이 깔끔하게 떨어지기보다는 일부라도 불규칙하게 포탄 본체에 붙으므로 무게중심이 흔들려서 탄도가 개판이 돼버린다. 덤으로 이녀석도 경심철갑탄처럼 고속경량탄이라 근거리를 벗어나면 명중률이 더 떨어지는 것이 기본이다. 즉, 초기의 APDS와 HVAP(APCR)의 문제점을 다 가지고 있다.
-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다. 앞서 언급했듯이 포신의 내구성이 떨어지므로 어느 순간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는데 포신이 파열하거나, 탄이 미처 포신을 벗어나지 못해서 포신을 막아버리는 사고가 나기 딱 좋다. 그러면 해당 포는 다시 공장에 보내지 않으면 사용이 불가능하며, 숙련된 포병이 여러 명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게 된다.
게다가, 이런 방법을 동원해도 관통력은 경심철갑탄보다 약간 더 늘어나는 것에 그치므로 분리철갑탄에 비해서는 확실하게 위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여러 국가에서 시험품이 제작되었지만, 이를 소수라도 실전에 보낸 것은 영국군과 독일군이 유일하며, 이들도 앞서 말한 단점 때문에 곧 사용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기술의 발전으로 분리철갑탄이나 성형작약을 활용한 대전차고폭탄같은 포탄이 등장하면서 구경감소포는 퇴출되었다. 분리철갑탄의 경우 구경감소포와 유사하게 포탄이 받는 압력을 키운 물건이지만[5], 포탄의 겉 링이 직접 변형되는 대신에 관통자를 감싸는 이탈피가 포구를 떠나서 분리되는 방식이라서 이탈피 설계와 제조에만 문제가 없다면 포신에 큰 손상이 가해지지 않으면서도 더 높은 관통력을 얻을 수 있다.
4. 미디어
- 워 썬더에서는 Sdkfz221 장갑차에 장착된 s.Pz.B.41 대전차 소총이 구경감소 원리를 이용하는 유일한 전차포다. 28mm에서 20mm로 감소하는 경심철갑탄을 사용하여 높은 관통력을 보여주나, 탄종의 인게임 특성상 내부 피해는 부족하다.
- 위키백과 APCNR 항목 참조. 실제로도 이 포탄을 사용한 무기가 몇개 안된다.
- 스틸 디비전 2 그로스도이칠란트 사단에 75mm 구경감소 대전차포가 등장한다. 최강유닛인 IS-2 정면까지 뚫어버릴 수 있으나 사거리가 1500m고 비싸고 수가 적다는 단점이 있다. 공수사단에는 42mm 구경감소 대전차포가 있는데 사거리는 짧지만 T-34나 셔먼급 중형전차들을 적절히 처리할 수 있는 관통력이 있다. 영국 공수사단에 다임러와 테트라크 리틀존이 등장하며 역시 4호 전차나 3호 돌격포정도는 전면관통 가능하다.
5. 관련 문서
[1]
이외에도 끝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포신의 형상이
원뿔같다고 해서 코니컬 배럴(conical barrel)이나 콘 배럴(cone barrel)로 불리기도 한다. 테이퍼 보어(taper bore)라는 명칭도 있다.
[2]
2파운더의 관통력을 늘려서 운용 기간을 늘리기 위해 사용되었다.
[3]
포탄의 최대 운동에너지는 연소되는 장약의 양에 종속된다. 장약이 충분할 경우 포탄이 힘을 더 오랫동안 더 긴 거리를 이동하면서 받게 하는 적당히 긴 장포신 주포를 써야 포탄이 받는 일이 커지기 때문에 포구를 탈출할때 기준의 운동 에너지와 탄속도 늘어난다..
[4]
이중에서도 연금속 링이 둘러진 종류.
[5]
차이라면 구경감소포는 억지로 포탄의 구경을 줄여서 같은 장약 폭발력으로 더 높은 압력을 얻는 방식이지만, 분리철갑탄은 처음부터 더 큰 화포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관통자를 가진 포탄을 발사하는 방식이다. 분리철갑탄의 이탈피는 포 직경보다 확연히 작은 포탄의 관통자가 발사되는 동안 넓은 면적을 통해서 안정적으로 힘을 받게 해주다가 포구를 이탈한 다음에 분리되어 포탄 관통자만이 목표물을 향해 고속으로 안정적으로 나아가게 해준다.